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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길따라, 구름따라 44(영암 월출산)

 일시: 2011년 1월 23일(일)

 코스: 천황사 주차장->구름다리->바람폭포->통천문->천황봉->천황사 주차장


 

 전남서부 지방이 요 며칠 사이 눈 폭탄을 맞았다는 소식을 듣던 차, 눈 속의 설경 산을 그려보니 막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생각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면 뭔가 일이 손에 안 잡히는법. 일부러 일을 만들어 그쪽 지역을 가게 되고 호남의 명산 월출산을 만나게 되었다. 월출산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아주 오래 전 여름에 땀을 흘리며 올라간 적이 있다. 천황사 코스로 해서 도갑사로 내려간 적이 있는데 그 때의 기억이 너무 오래 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무척 가슴 속에 남았던 명산이었음을 잊을 수없다.


 

 영암 월출산으로 가는 도로가에서 내 애마를 통해 차창 밖으로 펼쳐진 월출산의 전체 윤곽을 보니 참으로 아름답다.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한 그 모습 그대로다. 더욱 더 멋진 건 눈꽃 세상이다. 국립공원인 월출산은 크게 천황사지구와 도갑사지구로 나누는데 그 경계 상에 천황봉이 우뚝 솟아 있다. 높이는 809M.


 

 천황사 주차장의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 걸 로 봐서 정상 쪽은 대단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마음이 급해진다. 계곡입구에 도착하니 온통 세상이 눈과 얼음으로 장관이다. 얼음계곡은 그대로 얼어붙어 거대한 빙벽을 만들고 그 밑으로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바위 위에는 두껍게 얼음이 깔렸다. 구름다리로 오르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 주변을 조망하니 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다. 따듯한 커피한잔으로 몸을 녹이고 다리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려고 하니 막아놓았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막아놓은 것 같다. 아뿔사! 다시 내려와 바람폭포 쪽으로 가야 정상으로 갈 수 있다 한다.


 

 바람폭포에 도착하니 폭포자체가 얼어서 거대한 빙벽을 만들어 놓았다. 주변의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다. 월출산은 자연이 만들어 낸 작품들이 많기로 유명한데 책바위도 그 중 하나다. 자세히 보니 진짜 책처럼 생겼다. 때마침 눈발이 날리니 온 세상이 더 하얗게 흐려진다. 시야도 좋고 바람도 안 불어 산행하기에는 최적이고 가끔 눈발이 날려주니 너무너무 멋지다. 직접 눈으로 보는 설경이 진짜 겨울산의  매력인 것 같다.


 

 육형제봉을 지나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에 오르니 진짜 하늘로 들어가는 듯 한 줄기 빛이 환하게 들어온다. 신비한 마음까지 든다. 사람 하나 간신히 통과 할 수 있는 작은 암봉 사이로 길이 나 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지척이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답게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진다. 눈 속을 걸어서 그런지 더 힘이 든다. 이곳에서는 월출산 전체의 암봉들이 조망된다. 영암일대의 조밀조밀 사람사는 모습들도 보이고 빙 둘러 기암 암봉들이 눈을 부시게 한다. 이곳에서 도갑사 쪽으로는 약 6Km정도이다.


 

 자가용을 가지고 온 관계로 아쉽지만 다시 천황사 쪽으로 내려가야만 했다. 내려가면서 미끌어지고 넘어지고 자빠지고 했지만 무척 재미있었다. 눈이 쌓여 쿠션 역할을 하니 아프지도 않다. 아줌마 부대들은 아예 어린아이처럼 누워서 미끄럼 타며 내려온다. 어린아이의 동심의 세계로 들어간 것 같다. 환한 웃음이 보기 좋다.


 

 영암 월출산. 호남의 명산답게 멋진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문득 영암아리랑이 생각난다. “월출산 천황봉에 보름달이 뜬다. 아리랑 동동 쓰리랑 동동. 달뜨는 아리랑, 님 보는 아리랑”

천황사지구에서 바라본 월출산.

얼어버린 물줄기.

얼음바위.

이정표.

눈과 얼음과 빙벽.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

 

 

 

 

 

 

 

 

 

 

육형제봉.

 

눈내리는 육형제봉.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