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알프스의 진면목 - 구병산 (2008.11.01)


ㅇ 산행지 : 구병산 (보은, 876m)
ㅇ 산행코스 및 시간 : 적암리(10:10) -> 능선(11:30) -> 853봉(12:00) -> 정상(13:50) -> 철계단(14:50) -> 적암리(15:40) (총 5시간 30분)

이번 산행은 충북알프스의 구병산(九屛山)이다.
산의 모습이 9폭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그동안 속리산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에 충북알프스로 알려지면서 찾는 산꾼이 많다고 한다.
충북알프스는 구병산에서 속리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암릉의 줄기를 의미한다.

부서 동호회원 12명이 3대의 자가용에 나누어 타고 충북 보은으로 향한다.
거리도 멀고.. 돌아오는 길이 막힐 것을 염려해서 아침 일찍 출발한다.
청원-상주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보은까지 오는 길이 많이 가까워 졌다.
오지가 가까워지는 만큼 자연훼손의 속도도 빨라질 것 같아 걱정되지만.. 이렇게 쉽게 구병산을 찾을 수 있는 것은 기쁨이다.
이른 아침의 고속도로는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낀 날은 대체로 맑은 날이 많으니.. 오늘 날씨는 기대해도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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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 (안개가 자욱하다.)


산행 들머리인 적암리에 도착한다.
아직도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다.
구병산 방향을 쳐다보니 산 전체가 안개속에 묻혀 있어 말 그대로 뵈는 것이 없다.
마을의 길을 따라 오르다 적당한 곳에 애마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길은 생각보다 의외로 넓직하고.. 산행 들머리의 많은 리본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한다.

통나무 다리를 지나고.. 절터까지.. 길은 평탄하다.
절터의 안내문에는.. 예전에 스님들이 이곳의 샘물을 마시고 끓어 오르는 양기를 참지 못해 절을 나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쓰여있다.
절터를 지나고 길은 급경사의 너덜지대 오르막.. 능선을 오를 때까지 계속 너덜지대가 이어진다.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고.. 능선에 다다를 무렵.. 안개가 발 아래로 낮아지고..
안개에 싸인 주변의 산들이 눈에 환상적인 경관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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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오름길에 남쪽방향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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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산 능선


능선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신선봉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앞으로 올라야 할 구병산 정상까지의 암릉이 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는 천왕봉에서 시작하는 속리산의 주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지난번 도명산에서 속리산 북쪽능선의 모습을 보고.. 이제 구병산에서 속리산의 남쪽능선 모습을 본다.
역시.. 충북알프스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주변 경치가 아름답고.. 암릉이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다.

산 아래에서 안개때문에 산을 못 보고 올라온 터라 그 기쁨이 더하다.
암봉을 하나 하나 오르고.. 조금 위험해 보이는 853봉은 우회해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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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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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봉으로 향하는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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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속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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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신선봉


853봉을 우회해서 오르고.. 다시 내려와 넓은 공터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오늘은 구병산까지 오는 길에 휴게소에 들르지 못해서 컵라면 만 준비했으나.. 동료들 덕에 푸짐한 식사를 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구병산 정상을 향한다.
817봉, 792봉, 873봉을 한봉 한봉 넘으며.. 충북알프스를 감상한다.
속리산 줄기야 무슨 말이 필요하랴만.. 속리산을 제외한 충북알프스 암릉 중에서는 아마도 구병산의 암릉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아름다운 암릉이 아닐까 싶다.
853봉에서 보는 정상의 모습이 쌍봉낙타의 등을 연상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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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봉과 뒤로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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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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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봉에서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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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본 853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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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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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봉에서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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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산 정상


구병산 정상에 오른다.
충북알프스를 계속 보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계속 능선을 따라가야 하나..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다.

앞쪽으로 남아있는 충북알프스의 모습과 뒷쪽으로는 지나온 바위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고.. 수무골 방향으로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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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본 구병산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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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충북알프스


하산길은 다시 너덜지대와 계단이다.
급경사의 계산을 내려오는데.. 나무토막과 밧줄을 이용하여 간이식으로 만든 계단이.. 설치한 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데..
중간 중간에 계단 따로 길 따로의 부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산을 완료한다. 오를 때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적암리 옆으로 우뚝 솟은 시루봉이 잘 보인다.
그리고.. 적암리 뒷쪽으로 아침부터 올랐던 구병산의 바위봉들이 병풍을 펼쳐 세워놓은 듯이 우뚝 솟아있다.
바위봉을 세어본다. 세는 이에 따라서 9개가 되기도 하고.. 10개가 되기도 하고.. 그 이상이 되기도 한다.

적암리 마을 고추밭의 수확하지 않은 붉은 고추와 감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노랗게 익어가는 감이 가을의 정취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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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부실한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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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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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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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후 구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