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산행일자:06년 2월4일

ㅇ산행코스:성판악 - 백록담 - 관음사

ㅇ산행인원:인터넷산악회(34명)

ㅇ산행시간:약6시간30분(출발10시 - 도착16시30분)

 

ㅇ산행내용

 

겨울의 끝자락 한라산은 어떤 모습일까?

한라산 산행을 한지 두달...

산행기를 쓴다고 했지만 차일피일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 보니 디카에 남아있는 풍광이 아까워 올리게 되었다.

늦은감이 있지만 한라산의 설화를 맘껏 구경하시고 푹 빠져 보길 바란다.

 

1월 임원 회의 중 겨울 한라산에 설화 구경가자고 먼저 화두를 던지니 임원님들의 폭발적인 성화에 이리저리 전화를 걸어 산행인원을 모집하고 부랴부랴 한라산 전문 산악회에 연락을 하여 예약을 한다.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이 산행은 이렇게 시작을 알린다.

철원 동송에서 관광버스를 한대 대절하고 인천 연안부두에 도착하니 주말 산행인지 엄청난 인원이 오하마나호에 승선을 한다.

 

대략적으로 보니 정원을 초과해도 한참을 초과 한 것 같다.

안전 불감증이 이렇게 눈에 보여도 한라산을 가겠다는 일념으로 모인 등산객들을 어떻게 할수 있을까?

선상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인원15명인 방에서 30명이 모여 누워 잘려고 보통 칼잠이 아니다.

도저히 좁아서 밖의 로비에서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만든다.

배안에선 선상 이벤트 여자 팔씨름,불꽃놀이를 하니 눈요기감은 충분하다.

 

특히 배 앞 선상에서 디스코 파티겸 불꽃놀이는 설레이는 등산객의 마음에 한껏 흥을 돋구어 준다.

기상악화로 인하여 배는 한시간 늦게 연착을 한다.

보통 8시에 도착해서 9시에 산행을 시작하여야 하나 10시에 산행을 시작하니 여유가 없다.

진달래 대피소 까지 정오 12시까지 올라 가야지만 백록담 등산로를 개방 해주고 이후는 통제를 한다고 하니 아름다운 설경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앞사람 다리만 보고 올라가는 산행이 된다.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니 추월을 할수 없어 곤욕스러운 산행이다.

성판악 매표소에서 잠시 볼일 보고 스틱 꺼내서 맞추고 잠깐 머뭇 거렸더니 회원님들은 인파에 훱쓸려 보이질 않고 또 늦게 가면 백록담을 올라 갈수 없어 진짜 쉬지 않고 죽기 살기로 올라간다.

작년 5월 어머니 고희 잔치가 끝나고 형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와서 혼자 한라산 산행을 온게 꿈인가 싶을 정도다.

 

여유부리며 약수터에 들려 목을 축이고 진달래 대피소에 들러 따뜻한 오월 햇볕을 쬐이며 마루바닥에 두다리 쭉 뻗고 샌드위치를 먹어가며 진달래 감상을 하고 한라산 정상 구름 두둥실 떠 다니는거 잡을려 하다가 백록담에 올라서 훈풍을 맞으며 베냥을 뒤로 베게 삼아 한숨 자고 마음껏 한라산을 감상 하고 왔는데 현실을 시간에 쫒기어 허둥대고 있으니...- -;

그렇게 바삐 올라갔서도 12시는 지나고 약 10분 늦게 올라서니 그래도 관리공단 직원들이 조금은 사정을 봐준다.

 

대피소를 조금 지나니 회원님 몇분이 점심 식사를 하고 계신다.

쉬지 않고 올라와서인지 나도 상당히 배가 고파 같이 도시락을 먹는다.

매서운 제주도의 바람에 밥은 점점 얼어만 가고(쌀밥위가 얼어 하얗게 변해간다)관리공단 직원은 왜 빨리 안올라가고 식사를 하고 있냐고 산객들을 다그치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나 탐방객으로서의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화를 참는다. - ,. -

 

구름대에 보이는 제주도의 둘레와 바다가 선명함을 자아내며 늦기전 백록담으로 올라가야 겠다는 크나큰 사명감에 발걸음을 재촉한다.

나무는 내머리 위 보다 훨씬 커야 정상이지만 많은 적설량에 거의 나와 동급을 유지하는 나무가 마냥 정겹고 눈쌓인 가지가 무거운게 애처롭다.

가파른 계단은 눈에 묻혀 경사진 눈을 지그시 한발두발 밟고 올라서니 따뜻했던 봄날의 마루바닥은 없고 매서운 바람과 눈 덮인 백록담이 차갑게 반겨 준다.

 

간단히 기념 촬영을 하고 관음사 코스로 하산을 한다.

약 세시간 정도의 기나긴 내리막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돌길이 상당히 무릎을 애먹게 하더니 오늘은 많은 눈에 자취를 감추어 버린다.

명색이 오늘은 봄이 들어서는 입춘이라 했지만 따뜻한 남쪽 지방의 고산이 추운 철원지방의 고산보다 더 매섭기만 하다.

 

거의 급경사 시피한 용진각 대피소까지 미끄럼도 타고 미끄러지기도 하고 마냥 즐거워 지루하지 않았는데 대피소에 도착하니 많은 텐트가 쳐져 있는걸 보고 두리번 거려 본다.

저쪽너머 백록담 옆 1860봉에는 상당한 된비알의 급경사면에 동계훈련이 한창인 산악인들(박영석씨의 에베레스트 횡단원정대:Park's Everest Cross Expedition)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상이 갑자기 흐려지더니 눈이 조금 내리기 시작한다.

 

수많은 나무가지가 눈에 힘겨워 하는데 또 눈이 내리고 있으니 그 무게를 어찌 감당해 낼꼬...ㅉㅉ

군데 군데 눈사태 때문에 인공적으로 설치한 등산로 나무 방벽이 무너져 내린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따뜻한 봄날 관리공단 직원들이 애를 먹겠지...ㅋㅋ

하산길도 차시간에 쫒겨 작년에 잠시 쉬어간 개미목을 그냥 지나쳐 간게 아쉽다.

개미목에서 삼각봉을 보면서 점심식사를 한곳인데....

 

관음사 매표소에 눈길을 사뿐히 즈려밟고 도착하여 버스애 올라타니 설경에 쌓인 한라산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시간에 따라가지 못해 설경을 제대로 감상하지는 못하였으나 겨울 ,봄을 느껴 본것만 해도 좋았고 시간이 허락되면 가을의 한라산이 어떤 모습일까 한번 보고 싶다.

제주항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달님에게 밀려난다.

 

둿풀이겸 선상에서 푸짐한 회에다 이슬이와 Kiss를 하니 이슬이가 부끄러워서 볼이 빨개지는게 아니라 내 볼이 빨개진다.거참....ㅎㅎ

배는 유유히 바닷길을 가르며 이렇게 한라산을 뒤로 하게 한다.

 


 

- 연안부두의 오하마나호

- 선상에서 바라본 초승달

- 선상 이벤트 불꽃놀이



 



 



 

- 선상에서 바라본 제주도

- 성판악 매표소



 

- 진달래 대피소



 

- 한라산 정상

-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도



 

- 나무계단은 없고 가파른 눈만 쌓였네...

- 정상에서 바라본 운해

- 백록담



 



 

- 나무가지가 무거워 보인다.



 

- 관음사 매표소

- 부안 앞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