登山

오름길만 있겠나, 지금부턴 稜線 길
奇巖怪石에 孤高한 나무, 시원한 바람 바람
두고온
世上을 보며
山이 되고 峰이 된다.

50嶺 60嶺부턴 서둘러들 하산하네.
막 70嶺 올라서서 바라본다, 지나온 길.
어딜까,
頂上酒 마실
나의 頂上 里程標 는.

인생구십고래희(人生九十古來稀)

고희(古稀)란 70세를 뜻하는 말로 당 나라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의 준말이다.
곡강(曲江)은 중국 장안(長安) 근처에 있는 구불구불한 연못으로 당의 현종이 양귀비와 놀던 곳이다. 이곳에서 두보는 벼슬을 하면서 듣고 본 관료들의 부패에 실망하고 술만 마시며 살 때에 쓴 시가 곡강(曲江)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은데 이를 시조로 의역해 보았다.

朝回日日典春衣 (조회일일전춘의) *典:저당
每日江頭盡醉歸 (매일강두진취귀)  
酒債尋常行處有 (주채심상항처유) *酒債:술빚
人生七十古來稀 (인생칠십고래희)
穿花蛺蝶深深見 (천화협접심심견) *蛺蝶:나비
點水蜻蜓款款飛 (점수청정관관비) *蜻蜓(청정): 잠자리 *款款: 서서히
傳語風光共流轉 (전어풍광공류전)
暫時相賞莫相違 (잠시상상막상위)
                           -曲江



봄옷 잡혀 술 마시니
곳곳마다 술빚이라.
나비 잠자리 나는 봄에
만취하여 돌아오나
인생 길
칠십이 드문데
걱정할 일 무언가
     -일만 시조 역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를 노래하던 두보(杜甫)는 몇 살까지 살다가 작고하였을까? 두보(杜甫)는 회갑도 못 넘기고 59세에, 두보(杜甫)와 가까이 지내던 11살 위인 이 태백(李太白)은 62세에 갔다.
지금처럼 의술이 발전하기 전이어서 당시로서는 이분들은 그래도 장수한 분들에 속한다. 이조 27대 왕들은 어의(御醫)를 거느리고서도 60을 넘긴 왕이 5 분뿐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의술이 발달한 현대에는 고희(古稀)란 그 원뜻이 무색하게도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78세로, 선진국 유럽 인들보다는 조금 짧지만 미국인들보다는 높다.
그렇다면 질병이나 사고로 죽은 이들을 빼고 나면 한국인들은 대부분 70 이상을 살게 되는데 두보 시대의 70을 뜻하는 고희가 현대에 와서는 타당한 말이 아니다.
나이를 90으로 바꿔서 ‘인생구십고래희(人生九十古來稀)’라 하여야 맞는 말일 것이다.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 국민의 7% 이상을 고령화 사회(Ageing Society)라 하고, 14% 이상을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이 되면 초고령사회(Super-ageing Society)라고 구분하는데 한국은 그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국가라 한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걱정이 되는 일이겠지만, 우리 한국 노인들 개개인에게도 문제가 많다. 
준비 없이 노년을 맞으면, 비록 건강하다 해도 장수가 욕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하물며 나이가 깊어 갈수록 점점 나빠지는 건강을 가난 속에서 맞는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선진국에 가봤더니 거기는 젊어서 일하면서 세금만 열심히 내면, 아무 저축이 없이도 노후를 나라가 책임져 주는 사회였다.
그런데 그 노후 준비를 자신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아무런 대책이 없이 고령사회화가 진행되어 오고 있다. 우리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는 드물고, 게다가 노동의 나이는 점점 짧아지고 있으니 아아, 이를 어찌 하여야 한단 말인가.

한국인들이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이 똑 같은 나이는 몇 살일까?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남자는 37세, 여자는 41세였고 50살인 사람이 80살까지 생존할 확률은 남자 41%, 여자 64%였다. 그보다 빨리 일하던 남자가 죽는다면 그 가정 경제는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하고 준비하며 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