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5년5월21일~22일(무박2일)

산행자:나,후배하나,그리고 그의 산악회후배를 포함해 39명(산악회 백두대간등정에 따라)

산행지:중산리-법계사-천왕봉-장터목-세석-영신봉-칠성봉-선비샘-덕평봉-벽소령-음정

날   씨:맑음

  

매주 산행을 시작한지도 8개월이 넘어 38회의 산행을 하던차에 후배에게서 백두대간을 시작하는 산악회가 있으니 참가할수 있냐는 전화를 받고 주저없이 승낙한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 해보고 싶던 차였다.

  

21일(토)밤10시40분 우리를 실은 버스가 사당를 출발하여 몇군데에서 등산객을 태우고 경부고속도로를 경유 대전에서 대전 통영간의 고속도로로 내달리다 산청에서 나와 중산리 매표소에 도착하니 새벽 3시50분이다. 요즘은 도로사정이 좋아 참 편해졌다.

산악회에서 나눠주는 시루떡 한조각 받아들고 해드랜턴을 착용하고 매표소를 4시정각에 통과 한다.

  

산악회를 따라 등산한 경험이 한번밖에 안되서 약간 긴장이 된다. 나의 산행속도가 혹시 민폐가 되지 않을까 해서..다른데서도 많은 산행을 온 모양이다. 그런데 새벽에 산행을 하는데 왜 음악을 크게 틀어 남에게 피해를 주는가? 후배가 야단을 치니 그제서 끈다. 도대체 남을 위한 배려가 그렇게 없는지...또 된비알를 오르면 누구나 힘든데 왜 기압소리(?)를 지르면서 오르는 자들은 뭔가? 이번엔 내가 한마디 한다. 큰소리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고..

  

로타리 산장에서 물을 마시고 법계사를 쳐다보며 잠시 32년전을 회상한다. 대학1학년 겨울방학  암울한 유신시대를 보낼때 무전여행을 하면서 중산리에서 올라 법계사에서 일박하고(그당시에는 그냥 암자에서 재워줌)천왕봉을 거쳐 마천으로 하산하였다. 청바지에 군화에 새끼를 묶고서 기타까정 들러 메고 세명이서 초행 지리산을 그것도 겨울에 올랐으니 지금 보면 너무 무모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이 맞나보다..그때 하산중 길을 잃어서 죽을뻔 하였으나 운좋게 내려온 기억이 새롭다. 

  

천왕샘을 지나다 버너소리에 고개를 들어 보니 취사 야영금지 팻말 아래서 라면을 끓여 먹는게 아닌가? 길옆에서..나중에 올라온 사람의 말에 의하면 관리소 직원에게 적발 됬다고 한다. 천왕봉을 오르니 구름을 뚫고 햇살이 비친다. 오전6시53분이다. 2시간53분만에 오른셈이니 그리 늦은건 아닌것 같다. 바람이 불고 추워서 자켓과 장갑을 착용한다. 산악회의 백두대간출정식 의식을 지켜보다 7시30분 장터목으로 출발한다.

  

통천문을 지나 제석봉을 지나며 도벌의 아픈 상처를 느끼면서 장터목에 도착하니 아침준비로 그야말로 시장터 같다. 간단히 용변을 보고 후배에게 흡연을 할시간을 주고(물론 흡연 장소애서) 세석으로 출발한다. 연하봉을 거쳐 촛대봉를 거쳐 세석대피소에 10시에 도착한다. 라면을 끓여 김밥과 포도주를 곁드린 조찬겸중식(?)을 마치고 10시30분 벽소령으로 출발한다.

  

식사후 산행이 가장 힘든것 같다. 곳곳에 산오이뿌리를 먹으려고 멧돼지가 파헤친 구덩이가 있다. 산행시간이 7시간이 넘으니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낀다. 평소에 좀더 열심히 등산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칠성봉을 지나 선비샘에 도착한다. 헌데 그곳에서 등산객3명(여자1 남자2)이 있는데 남자둘은 웃통을 벗은 상태다. 참 한심하여 말도 않고 물만 받아 자리를 떠난다.

  

날씨가 좋아 지리산의 장엄한 줄기를 보면서 그리고 동행한 후배의 산악회후배의 산나물 현장학습(채취는 안하고)을 하면서 걷고 또 걷는다. 곰취나물의 생김새도 보고 금낭화도 보고 더덕 냄새도 맡으면서 벽소령고개에 온다. 옛날에는 여기 까지 사륜구동 택시가 4천원에 왔다고 한다. 벽소령대피소 오후 12시 50분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한다. 전기시설이 되어 있다.

  

이정표를 보니 음정까지 5.5키로인가 적혀 있다. 1시15분경 음정으로 출발한다. 너덜지대를 지나 하산하니 임도가 나타난다 근데 여기 이정표에는 음정7,7키로가 아닌가? 아마 벽소령의 이정표는 등산로 길이고 이곳은 임도 길이 인것 같다. 허여간 지루한 임도을 하염없이 걷는다. 저절로 노래가 나온다 오늘도 걷는다~만은 정처없는~이 발길...물론 입속으로 줄얼 줄얼..

  

임도 끝지점 차량 차단기를 지나 우측 소나무 숲으로 내려간다. 산악회후배가 깻잎 비슷한 잎을 주면서 먹으라고 한다. 흰머리가 검게 된다니 안먹을수 없다. 먹을만 하다. 마을을 지나 계곡물에 얼굴을 닦고 산악회 버스에 3시에 도착 한다.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후미등산객이 4시30분에 도착하여 4시50분에 서울로 출발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사당에 9시가 넘어 도착 일행과 생맥주로 자축및 산행 평가를 하고 집에 11시50분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