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자 : 2004. 2. 13.

2. 소요시간 : 5시간 42분

3. 산행코스 : 간월산장주차장(11:10) – 임도(11:35) – 능선사거리(11:55) – 간월산아래능선(12:40) - 간월산정상(12:59) – 너른바위(13:28) – 갈림길(13:51) – 배내봉(14:04) – 헬기장,표지판(14:23) – 오두산방향 – 배내봉(14:47) – 삼거리(15:17) – 밝얼산정상(15:25) – 삼거리(15:50) – 채석장앞도로(16:02) – 삼거리(16:17) – 주차장(16:52)

11시 10분. 다소 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간월산장 앞에는 이미 많은 차량이 모여 있다.
산장을 지나자 마자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 시그널이 많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계곡 왼쪽으로 오르는 코스와는 달리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은 산행객이 드물다.
밋밋한 경사면은 다소 지루하게 하고 유달리 포근한 날씨에 이마에는 연신 땀방울이 맺힌다.

11시 35분. 간월재로 오르는 임도에 도달한다.
제법 가파른 길을 오른 덕에 좌우로 조망이 괜찮다.
임도를 가로질러 산사면으로 올라 잠시 땀을 식힌다.(5분 휴식)

11시 55분. 경사도를 약간 줄여 주긴 하지만 여전히 오르는 길은 힘들다.
능선사거리.
정면에 암릉이 버티고 섰다.
오늘 산행포인트 중 하나인 간월공룡이 시작되는 곳.
기듯 오르고 자일에 의지한 채 매달리며 오른다.
쉬엄쉬엄.
앞을 제외하면 훤하게 트이는 조망.
군데군데 날이 빠진 칼 같은 신불공룡이 왼쪽으로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오늘 산행의 두번째 포인트인 배내봉에 이르는 능선이 하늘을 가로질러 보인다.
하지만 간월공룡은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싱겁다.

12시 40분. 간월산 아래 능선(간월재에서 오르는 능선)에 도착.
언양쪽을 굽어 보며 낭떠러지 위에 돌탑 하나가 섰다.
간월재와 정상으로 이르는 길은 오고 가는 산행객이 제법 많다.
절벽위에서 배낭을 내려 놓는다.(5분 휴식)

등억온천지구와 언양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멀리 울산시내도 어렴풋이 보이고…
눈을 돌리면 영남알프스 산군들도 올망졸망 이어 보이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굽어 보는 즐거움.
이것은 산행 중에 그 어떤 즐거움보다 더 큰 즐거움이 아닌가.
모든 것들이 눈아래에서 펼쳐지고 또한 모든 것들이 고요하게 숨죽이며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집도 다리도 호수도 구불구불 산허리를 도는 도로도.

12시 59분. 간월산 정상에 선다.
예전에 보았던 나무 걸상도 그대로 있고 지난 여름에 다녀간 체취도 느껴진다.
어느 산에서보다 조망은 최고.
사위가 눈을 가리는 것이 없다.
오늘 날씨도 한몫을 하고.
시원하다 못해 통쾌하다.
수미봉, 사자봉, 운문산, 가지산, 고헌산, 능동산, 배내봉, 간월산을 지나 신불산, 영축산 그 중 한눈에 들어 오지 않는 것이 없다.

13시 19분. 정상에서 가지산 방향으로 내리막을 타고 내려와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른쪽은 등억온천으로 하산하는 길.
왼쪽길은 배내로 내려가는 길인 듯.
뒤돌아 보니 올라 온 간월공룡이 제법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13시 28분. 너른바위에서 점심.(15분 휴식)
점심이래야 간단한 행동식이지만 커피 한 잔과 같이 하는 맛은 그 어느 고급 레스토랑에서 하는 것과 비할 바 못 된다.
자연이 주는 배려가 함께 하기 때문은 아닐까.
천길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바위 정상에는 소나무 몇 그루가 꿋꿋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생명이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산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것들이 많다.

13시 51분. 갈림길 삼거리 도착.(오른쪽 : 등억온천으로 가는 가파른 길)
여기서부터는 호젓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좌.우로 멋진 조망이 계속되는 길.
오른쪽으로는 낭떠러지.
왼쪽으론 수미봉과 사자봉.
곳곳에서 전망이 가능한 암반들이 늘려 있고.

14시 04분. 배내봉. 헬기장 옆에 정상표지판이 서 있다.
제법 넓직한 공간이 어째 황량한 느낌까지 든다.
오늘의 산행은 여기에서 정점을 잡고 간월휴양림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잡았지만 시간이 괜찮아 오두산까지 진행해 보기로 한다.

14시 23분. 헬기장, 표지판이 섰다.(직진 : 송곳산 3.5K, 오두산 0.6K, 오던곳 : 간월산 2.5K, 장군메기 2K)
오두산이 가까워 보인다.

14시 30분. 무명봉우리. 어째 이상하다.
표지판에 의하면 여기쯤이 오두산일 것 같은데 아무 표식도 없다.
리본만 몇 개 걸려 있을 뿐.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것 같다.
정면을 보니 이제부턴 내리막이 시작되고 다음 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표지판이 잘못 된 건가.
바람이 세차다.
결국 되돌아 가는 것으로 마음 굳히고.(무릎이 시원찮아 무리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14시 47분. 다시 배내봉.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분다.
갑작스런 날씨의 변화.
수미봉과 사자봉에서 얼음골 쪽으로 이르는 능선과 분지가 시원스러워 보이고 수미봉 아래로 흘러 배내로 이르는 능선길 끝자락에 절벽을 이룬 봉우리가 아름다워 보인다.
다음 기회에는 그쪽 길을 찾아 다시 한 번 재약산을 올라 볼꺼나…
왼쪽으로 나 있는 하산길을 접어든다.
하산길 답지 않게 오목조목 완만한 길이 계속 된다.

15시 17분. 삼거리 갈림길.
오른쪽은 등억온천.
시간이 괜찮아 직진 길을 쫒아 바로 보이는 봉우리를 올라 보기로 한다.

15시 25분. 밝얼산정상.
어렵지 않게 정상에 이른다.
평평한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조그만 돌탑과 리본 대여섯만 있을 뿐 어떤 표식도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밝얼산이란다.
되돌아 나와 다시 하산. 평탄한 길은 계속된다.

15시 50분. 삼거리 갈림길.
오른쪽 급한 경사길을 택한다.
먼지가 풀풀 날으는 흙먼지길을 조심스레 내리기를 10여분.

16시 02분. 채석장 앞 도로 도착.
아래는 간월휴양림 입구가 보이고. 비포장 도로를 따라 온천지구쪽으로 이동.

16시 17분. 삼거리 갈림길.
오른쪽 길을 잡아 제법 너른 길을 따르니 휴양림으로 이르는 길로 접어든다.
터벅터벅 산행말미를 숨조절하 듯.
가는 길에 차 하나가 다가와 길을 묻는다.
젊은 청년 하나가 영남알프스를 종주할 목적으로 미리 여기 저기를 둘러 보는 중이란다.
이것 저것 물어 보는 것도 많다.
하지만 즐겁다.
산을 좋아 하는 사람들이 산에 대해 얘기 하는 것 보다 더 즐거운 주제가 있을까.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그 많던 차들은 이미 빠져 나가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