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 낙엽산행 -  단풍이 지나간 남도의 산하에 낙엽은 쌓이고...

산행일자 : 2005년 11월 12일
산행코스 : 선암사-행남절터-장군봉-장박골정상-연산봉-천자암-운구재-송광사
산행시간 : 5시간 20분


대청봉을 물들이며 남으로 남으로 남하하며 한반도를 물들이던 단풍이 지나간  남도의 산하에도 낙엽을 두툼히 쌓아 놓아 5시간 여 동안 낙엽에 취한 발걸음이었다.
작년 춘삼월 봄비에 젖어 꽃에 취한 발걸음이 이번 산행은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따사한 햇살아래 낙엽에 취한다.


조계산은 바위가 없는 전형적인 육산으로 산세가 수려하지는 않지만 태고종 본산인 선암사와 삼보사찰의 하나인 송광사가 있어 사찰산행과 사찰여행으로 인기 있다. 사통팔달 고속도로가 뚤리면서 남도 순천도 서울에서 4시간30분에서 5시간 이면 갈 수 있다. 서울에서 7시에 출발한 차량이 12시에 선암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매표소에서 선암사에 이르는 길은 낙엽만이 뒹군다.


복원된 선암사 승선교 - 한국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돌다리  
승선교는 홍예(무지개 다리)이며 조선 숙종 39년(1713년)에 호암화상이 6년여 공사 끝에 완공한 길이 14m, 높이 4.7m로 보물 제400호.


2004년 승선교 보수공사 완료
강선루, 주변의 자연경관과 어울려 아름다운 자태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의 감탄을 자아내던 승선교가 기초부분인 자연암반이 균열로 떨어져 나가고, 홍예석(아치석)의 부분적인 침하로 붕괴위험이 있자 2002년 11월 전체 해체보수 공사를 시작하여 2004년에 완공되었다. 파손된 기초 자연암반을 화강석으로 보충하고, 홍예석 147개
가운데 깨어지거나 강도가 약하여 재사용이 불가능한 32개를 새로 교체했다 한다.

원형미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승선교를 복원함에 있어 철저한 고증과 전문가의 기술지도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어 보수공사는 6차례나 재시공 하는 등 원형복원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교체된 홍예석 부분이 기존의 홍예석과 색깔 차이가 나 고색스러운 원형미를 잃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태고종의 총본산인 고풍스런 선암사
 



선암사 경내 해우소 옆으로난 등산로를 따라 장군봉으로

선암사 경내로 들어서 둘러보고 해우소를 물어 물어 찾는다. 해우소는 경내를 둘러보고 다시 경내 입구쪽으로 내려와 왼쪽에 있었다. 근심을 풀어준다는 뜻의 ‘해우소(解憂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 한다.



시인 정호승이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고 읊은 바로 그 해우소,
400여년이 되었다는 해우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고 아름다워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눈물이 나서 온 것은 아니지만 해우소 문을 열어보았다. 아쁠사 깊기는 깊다.

선암사 -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딱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해우소를 뒤로하고 장군봉까지는 다소 가파른 오름길, 장군봉만 오르면 나머지 구간은 완만한 능선을 탄다. 단풍이 지나간 자리에는 남도의 산하까지 낙엽이 두툼하게 쌓여있다.
장군봉을 지나니 연산봉까지 군데군데 산죽군락이 어어진다.



천자암- 따사한 햇살에 은행잎만이 아직 남아있다.


송광사의 3대 볼거리의 하나인 천자암 쌍향수 나무

송광사의곱향나무 쌍향수 (松廣寺의곱향나무雙香樹) - 천연기념물   88호
송광사의 곱향나무 쌍향수는 수령 약 8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12.0m,  4.10m이다.
두 그루가 쌍으로 나란히 서 있고 줄기가 몹시 꼬인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보조국사(普照國師)와 담당국사(湛堂國師)가 중국에서 돌아올 때 짚고 온 향나무 지팡이를 이곳에 나란히 꽂은 것이 뿌리가 내리고 가지와 잎이 나서 자랐다고 한다. 담당국사는 왕자의 신분으로 보조국사의 제자가 되었는데, 나무의 모습이 한 나무가 다른 나무에 절을 하고 있는 듯하여 예의 바른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모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조계종 송광사
합천 해인사(법보사찰), 양산 통도사(佛寶)와 더불어 삼보사찰(三寶寺刹)로 불리고 있는 송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