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기>

* 종주 일정 : 2004년 1월3일

* 산행 거리 및 시간 : 32.3km / 13시간
<1월2일 >
집 출발(22:00)->수원역 도착(22:40)-> 여수행무궁화(23:22)->
<1월3일>
구레구 도착(04:05)->택시로 성삼재 도착(04:40)->산행시작(04:50)->노고단 산장(05:30)-> 아침식사 및 출발(06:20)->돼지평전(06:55)->임걸령(07:17)->노루목(07:40)->삼도봉(08:00)-> 토끼봉 및 휴식(08:30~40)->연하천 대피소 및 휴식
(09:40~50)->형제봉(10:30)->벽소령(10:55)->점심식사(11:40)->세석 대피소 및 휴식(13:45~14:05)->장터목 대피소,휴식(15:20~16:00)->백무동(17:45)->남원행 버스(18:05~18:55)->수원행 무궁화(19:56)->수원도착(23:45)-> 집 도착(24:20)

* 사용경비
교통비 : 수원-구례구 : 18,800원, 남원-수원역 : 16,500원 , 구례-성삼재:10,000원, 백무동-남원:3,500원, 수원역-집 : 14,000원, 수지-수원역 :1,000원
식비 : 5,500원, 음료수 1,000원
총 경비 : 70,300원

* 후기
새해 신년 산행의 의미도 있었고 오래 전부터 바랬던 지리산 종주를 처음으로 하게되었다. 특히 인터넷상에 올려진 지리산 종주기를 읽으며 가족 동반 ,부부 종주, 단독 종주등에 글들을 읽으면서 나도 한번 꼭 체험하고 싶은 바램이 생겼다.
계획은 1박2일 종주하는것으로 하여 준비를 했었다.
따라서 준비물도 약 50 리터 배낭에 옷가지며 음식물등을 포함해서 가득 채웠다.
결국은 당일 종주를 해서 준비한 음식물이나 옷가지가 필요없게 되어 버렸고 무거운 짐만 짊어지고 다닌 꼴이 되어 버렸지만. 수원역에서 23:22분 여수행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다. 오랜만에 타보는 열차다. 차안에는 나 외에도 등산객이 많이 있었다. 차에 타자마자 잠을 청했고 자는둥 마는둥하면서 열차는 곧 구레구역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는데 밖에 공기가 그렇게 차갑게 느껴지지는 않았다.날씨가 포근한것
같다. 열차에서 내릴때는 등산객이 많았는데 화장실에 다녀와서 택시를 합승할려고 보니까 사람이 없다. 성삼재까지 3만원의 택시비를 달라고한다. 동승자 두명을 구해서 함께 타고 성삼재로 갔다. 30분이 소요되었다. 성삼재에 도착해서 보니까 길에는 눈이 쌓여 있고 바람이 엄청분다. 겁이난다. 다행이 동행인이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다. 불이 켜진곳을 찾아보니 화장실이 있다. 여기서 짐을 꾸리고 산행준비를 하고 나섰다. 길에 눈이 쌓여 있지만 아이젠이나 스패치를 할 필요가 없을것 같아 그대로 같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나무들이 울어제낀다. 노고산 산장까지는 잘 닦여진 등산로라 힘들지 않고 도착했다. 함께 동행 하는 사람도 수원에서 살고 있고 1박2일 일정으로 왔다고 한다. 나와 마찬가지로 마라톤을 하고 가끔씩 산행을 한다고 한다.
노고단 산장에 도착하여 공동 취사장에 들어가니 이미 취사하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취사 준비를 하였다. 가져온 햇반을 라면과 끊여서 동행인과
함께 식사를했다.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종주 산행을 시작했다.
나는 나의 체력으로 종주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내 걸음이 빨라지면서 동행하는 사람이 뒤로 처진다.
어둠 속에서도 주위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사방이 하얐다.
임걸령을 지나자 주위가 밝아지면서 사물을 제대로 인식 할 수가 있게 된다.
지나온 뒤쪽으로 노고단이 나타나 보인다.
조금 더 가자 앞서가는 세명에 무리를 만났다. 세석까지 간다고하며 내가 장터목까지 간다고 하자 자기들보다 조금빠른 스피드로 가면 된다고 한다. 성삼재에서 화개재까지는 크게 힘든 구간이 없고 평이한 등산로인것 같다. 집에 애들과 함께와도 전혀 무리가 없을것 같다. 토끼봉을 오르는 구간부터 조금씩 힘이 드는것 같다.
쉬지 않고 걸어가니까 한시간에 3km 정도 가는것 같다.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니까 09:40분 이다. 아침 식사를 노고단 산장에서 하지 않고 바로 왔으면 여기서 아침 식사를 하면 될것 같았다.
아이들이 많이 있다.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자 뱀사골에서 올라왔다고한다. 우리 애들 또래인것 같은데 대단하다. 겨울에 지리산을 오르고.
여름에는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한번 지리산 종주를 해보아야겠다.
연하천에서 목에 물 축이고 귤 하나에 초콜렛으로 보충하고 다시 출발.
형제봉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았다. 꽤 먼거리를 온것 같은 느낌이들고 앞으로 갈 천왕봉쪽을 보니 까막득하다. 노고단에서 천왕봉 까지가 25km 라고 하는데 보는 느낌으로는 훨씬 먼거리인것 같다. 벽소령을 향해 가는길이 점점 힘들고 피곤하다. 점심을 먹고 나면 좋아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다. 지리산은 중간중간에 대피소가 있고 식수원도 많아서 산행하기는 더 없이 좋은 코스인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세석에 도착하니 1시45분이다.
세석평전이다. 주위에 나무도 없고 작은 관목과 풀만있는 평원같다. 세석에서의 달구경이 일품이라고 하던데. 여기는 내가 방을 예약 해놓은곳인데 장터목까지 가기로 작정을 하였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야한다. 취사장에는 식사하는 사람으로 가득하다. 여기가 대피소중 사람이 제일 많은것 같다.
식수를 보충하고 에너지원인 귤과 초콜렛을 먹고 장터목으로 향했다.
장터목까지는 3.4km, 한시간 정도면 가는거리인데 가는길이 제일 피곤하다.
타이즈 바지를 입어서인지 젖은 땀에 피부가 쓸려서 항문쪽이 쓸려 아프다.
걷는것이 불편하다. 힘들게 도착하여 보니 천왕봉이 손에 닿을듯한 곳에 있다.
한달전에 예약을 했는데 방이 없어 대기자로 그대로 있었다. 6시 이후에 예약자가 오지 않아 빈자리가 생기면 순서에 의해 방을 배정 다고한다. 안내원의 이야기가 오늘같은 토요일에는 예약자가 다오지 않겠느냐 한다.
설령 빈자리가 않난다고 해도 밖에서야 재우겠는가 싶지만 일행없이 혼자서 대피소에 자리없이 있는것도 그렇고 종주도 다 마쳤고해서 당일 종주하는것으로 끝맺음하기로하고 16:00에 백무동을 향해 출발했다.
백무동까지는 5.8km 인데 중간부터 한시간 동안 3.0km가 너덜지대로 계속 되는데 이렇게 힘들고 피곤한 길은 첨인것 같다. 특히 종주 마지막 코스를 지친상태에서 가는길이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것 같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무릅은 아파오고 엉덩이 항문은 쓰립고 가도가도 끊이 없다. 짜증이 나고 다음부터는 이길로 절대 못올것 같다. 매표소 입구에 도착하니 17:45분이다. 성산재를 출반한지 꼭 13시간이 걸렸다. 식사,휴식 시간을 제외하고 10시간을 꼬박 걸은 것이다.
이로써 나도 사십을 넘긴 나이에 지리산 단독 종주를 하고야만것이다.


▣ 포도사랑 - 축하드립니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저도 얼마전에 같은 길을 다녀왔습니다만 저보다 엄청나게 빠르신거 같네요...시간에 쫓겨서 천왕봉에는 못 들리신거 같네요. 아쉽습니다.
▣ 山용호 - 새해 벅찬 희망을 건지셨군요 ..늘 건강한 산행 되세요.
▣ 김성기 - 엄청 고생하셨군요 앞으로는 여유있게 산행하심이 좋을것 같군요 안전산행 기원합니다
▣ 김태훈 - 전 작년 10월에 갔었는데 같은 시각에 출발해서 연하천에 11시에 닿았으니 무척 빠르게 다니셨네요 축하드립니다.
▣ 미완성 - 천왕봉도 안 갔는데 종주라고 하기엔 좀 거시기 하네요. 그래도 수고는 했네요.
▣ 권경선 - 축하합니다. 지리산 종주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고 다른산을 갈때나 힘들때 진통제처럼 작용하더군요. 시간이 허락하시면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천왕봉을 거쳐 치밭목으로 하산하는 종주를 해보심이....
▣ 비비추 - 저도 지난번 등반시 항문주위통증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기능성 속내의를 입고난뒤부턴 아무 문제가 없더군요. 귀하의 고생을 알만합니다. 참고하세요
▣ 지리산 - 성삼재에서-장터목까지 무얼보셨는지-앞만보고 달렸군요-다음엔 여유있는 완전종주를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