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9. 26
목적산 : 경주남산((471m)
코 스 : 삼릉-석불좌상-상선암-암봉마애불-금오산-용장골-용장리(4시간)
누구랑 : 집사람과 함께
날 씨 : 흐림



남산지도(클릭하면 큰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개요

‘부처님의 나라 미륵의 땅’ 경주 남산.
신라인들은 부처님이 56억 7천만년 뒤에 나타나실 것이라는 『용화세상』의 약속을 믿고 남산에 수많은 탑들을 세웠다고 합니다. 돌마다 부처를 새기고 터마다 탑을 세워 발원의 대상으로 삼았답니다. 그래서 신라 천년(BC 57년부터 AD 935년까지 56대 992년)사직의 서막과 종막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주남산은 서라벌 남쪽에 우뚝 솟은 해발 468m의 금오산과 494m의 고위산에서 뻗어 내린 약 40여 개의 등성이와 골짜기를 말하며 180여 개의 봉우리가 있답니다. 온 산 넓게 펴진 자락마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는 흥망성쇠의 유서 깊은 역사와 간절한 전설이 서려있고, 때로는 젊은이의 심신 수련장이었으며, 나라를 지키는 간성이 되기도 하고, 백성들의 영험 있는 신앙지이며, 불교의 성지입니다.

남산 서남쪽 탑동의 나정에는 시조 박혁거세가 탯줄을 묻었다는 탄강신화가 깃들여있고 서쪽 배동에는 신라의 종말을 예고한 포석정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경주도심 남쪽에 남북으로 길게 거북모양으로 누워있는 남산은 해발 495m의 고위산과 해발 471m의 금오산이 남북 12km, 동서 4km로 이루어져 있으며 산 전체가 국보급 보물로 가득 찬 야외박물관입니다.

7세기초-10세기초 불국토를 이루려던 신라인의 의지와 이상이 담겨있는 남산은 절터 127곳, 불상87체, 석탑71개가 즐비하며 사찰, 비석, 묘지 등 불교 유물 유적만도 422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 중 문화재로 지정된 것만도 22점.

산을 높이로 따지는 이들에게는 남산은 그 의미를 상실하지만 역사의 무게로 남산을 바라보면 신라 천년사직의 묵직한 중량감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산행기

오늘은 추석연휴라 교통혼잡을 피해 집사람과 함께 경주남산을 올라보기로 합니다. 신라인의 정취가 듬뿍 배여 있는 경주남산은 예전에도 찾은 적이 있지만 오르는 코스가 70개가 넘는다고 하니 서너번 둘러보고는 이 곳을 보았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온통 신라인의 흔적들이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어 어른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간다면 신라 천년을 고찰 할 수 있는 역사교육의 좋은 장이 될 것 같습니다.
경주는 부산에서 가까운 곳이라 느긋하게 출발하여 삼릉에 도착하니 09시 30분입니다. 오늘의 산행은 속도보다도 역사의 흔적을 살펴보기로 하고 천천히 오릅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등산객은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불상이나 비석마다 안내문이 서 있어 사진으로 대신하고 별도의 설명은 곁들이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주 남산일원 안내문



삼릉





삼릉을 지나 상선암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옛적에 올 때와는 다르게 잘 정비되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삼릉에서 상선암으로 오르는 잘 정비된 등산로



넓은 등산로를 지나 좁은 길을 20여분 오르니 정면에 목 없는 석불좌상이 아래를 향하고 있습니다. 목이 없는 석불이 섬뜩합니다. 불교가 숭배받지 못하던 시기에 누군가에 의해 파손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면서도 섣불리 예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석조여래좌상 좌측위로 30여m떨어져 있는 마애관음보살상 쪽으로 향합니다. 이 길은 신라의 유적을 둘러볼 수 있는 순례코스라고 합니다.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다시 돌아 내려와 왼쪽 비탈을 오르니 큰 바위에 여섯 부처가 새겨진 선각육존불이 나타납니다. 가는 곳마다 불상 앞에는 누군가 관리를 하고 있는지 촛불이 타오르고 있고 방금 음식과 잔을 올린 듯 깨끗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삼릉계곡 선각육존불





이번에는 바위벽에 조그마한 부처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삼릉계곡 선각여래좌상





다시 계곡쪽으로 경사를 따라 오르니 석불좌상이 나타납니다. 불상 높이 1.42m, 좌대높이 96.7㎝. 현재 밖에 드러난 상태인 이 석불좌상은 광배(光背)·대좌(臺坐)·불신(佛身)을 모두 갖춘 불상이었으나 광배는 두동강으로 파손되어 윗부분이 없고 남아 있는 부분으로 원형을 알 수 있습니다. 얼굴도 코 밑에서 턱까지의 부분이 결손되어 있는데, 턱부분을 시멘트로 보수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경주 삼릉계 석불좌상







출발한지 1시간 10분만에 상선암에 도착합니다. 절집이라지만 생각보다 초라합니다. 예전에 왔을때나 별반 변한 게 없습니다. 부근에 산재해 있는 신라 천년의 유적들을 관리하고 있는 듯 합니다.


상선암





상선암을 뒤로하고 10분정도 치고 오르니 왼쪽에 거대한 수직 암벽에 돋을새김한 불상이 나타납니다. 보살인 듯 아주머니 한분이 정성스럽게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







마애석가여래좌상 앞에서 경부고속도로방향 조망



경주 톨게이트 방향 조망



조망을 끝내고 능선에 올라서니 등산객들이 하나둘 보입니다. 능선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합니다. 날씨가 흐리긴 하나 그런대로 좌우로 조망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드디어 출발한지1시간 50분만에 정상에 도착합니다.


금오산 정상석



정상에서 휴식을 취한 후 고위산 방향으로 향합니다. 임도를 따라가는 길가에는 억새가 가을의 냄새를 짙게 풍깁니다. 그 전에는 고위산을 올라본 후 칠불암으로 하산하였기에 오늘은 용장골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임도를 따르다가 용장골의 정수리라 불리는 지점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듭니다.
임도에서 400m정도 내려오니 용장사가 있었다는 절터가 나타나고 탑의 흔적들도 보입니다.


탑은 흔적이 없고 기단만 남아 있습니다.



바로 아래로 내려오니 삼층석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4.5m의 작은 탑이지만 큰 바위 위에 탑을 올려 멀리서 보면 산 전체가 기단으로 한 웅장한 탑으로 보입니다. 이 곳 용장사는 통일신라시대 법상종을 개창한 대현(大賢)스님이 거주하신 곳이며 조선 세조때의 대 학자이며 승려인 설장스님(매월당 김시습 梅月堂 金時習)이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한 곳이라고 합니다.


경주남산 용장사곡 삼층석탑





그 당시 대현스님이 삼륜대좌불을 돌며 염불을 하면 부처님도 따라 머리를 돌렸다고 하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고 합니다.


경주남산 용장사곡 석불좌상





용장사지 마애여래좌상





용장사지를 둘러보고 용장골 계곡으로 내려오니 철계단과 다리를 놓으려고 자재를 많이 쌓아 두었습니다. 물이 너무나 깨끗하고 맑아 땀을 훔치고 바위에 앉아 점심을 해결합니다. 하늘에는 한줄기 소나기가 쏟아질 듯이 짙은 구름이 밀려오는데도 시간이 넉넉하여 느긋하게 여유를 부립니다.
한참을 쉰 후 쉬엄쉬엄 내려오니 경주언양간 국도에 닿습니다. 시내버스를 타고 삼릉으로 가서 경애왕릉으로 향합니다.


경애왕릉 입구 돌다리



경애왕릉





경애왕릉을 끝으로 경주 남산의 산행을 끝내고 감은사와 문무대왕릉으로 향합니다. 모처럼 만의 근교나들이라 함께 둘러보고픈 욕망 때문입니다. 감은사지는 옛날 큰 절이 있었던 자리라고 하는데 지금 절은 없어지고 이 터에 국보 제112호인 삼층석탑 2기만 남아 있습니다.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은 바닷가에 절을 세워 불력으로 왜구를 격퇴시키려 했으나 절을 완공하지 못하고 이 승을 마감했습니다.

이에 아들 신문왕이 부왕의 뜻을 받들어 681년 절을 완공하고 감은사라 하였다고 합니다. 문무왕은 죽으면서 '내가 죽은 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어 불법을 받들고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겨서, 죽은 후 시신을 화장하여 동해의 대왕암에 수장했다는데 대왕암은 이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경상북도 경주시(慶州市) 양북면(陽北面) 봉길리(奉吉里). 해안에서 200m쯤 떨어진 곳에 나지막한 바위섬이 있고, 그 가운데 문무왕의 능이 있다고 전해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지은 유홍준(현 문화재청장)씨의 글에 의하면 대왕암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문무대왕릉은 수중에 장사지낸 것이 아니라 화장하여 유분을 뿌린 산골처(뼈가루를 뿌린 곳)라고 말하기도 한 곳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감은사지











문무대왕릉이 있는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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