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에도 봄은 찾아오고...


□ 일      시 : 2004. 3. 1 (월) 08:45∼17:10
□ 지      역 : 중산리매표소∼유평매표소
□ 날      씨 : 구름없이 맑음
□ 산  행 자 : 나홀로


□ 산행코스
 중산리매표소→칼바위→망바위→로타리대피소→개선문→천왕봉정상(1,915m)→중봉(1,874m)→써리봉(1,602m)→치밭목산장→무제치기폭포→새재와대원사갈림길→새재마을→대원사→유평매표소


□ 산행시간 : 8시간 25분(식사·휴식시간포함)
○ 05:40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출발(→진주, 6,000원)
○ 07:05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출발(→중산리, 3,800원)
○ 08:15 중산리 버스정류장 도착
○ 08:45 중산리매표소 출발(산행시작)
○ 09:10 칼바위
○ 09:45 망바위
○ 10:15 로타리대피소
○ 11:05 개선문
○ 11:40 천왕봉 정상 도착(점심식사)
○ 12:20 하산(→대원사)
○ 12:45 중봉
○ 13:30 써리봉
○ 14:10 치밭목산장
○ 14:45 무제치기폭포 표지판
○ 15:00 새재와 유평리 갈림길
○ 16:00 새재마을
○ 16:35 유평마을
○ 16:50 대원사
○ 17:10 유평매표소 도착, 하산완료
○ 17:20 진주행 버스 출발 (3,400원)
○ 18:30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도착
○ 19:00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출발(6,000원)
○ 21:00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도착
○ 21:30 집 도착


□ 산행거리 : 21.4㎞
 중산리매표소(1.3㎞)→칼바위(1.1㎞)→망바위(1.0㎞)→로타리대피소(1.2㎞)→개선문(0.8㎞)→천왕봉정상(0.9㎞)→중봉(1.3㎞)→써리봉(1.8㎞)→치밭목산장(1.1㎞)→무제치기폭포(0.7㎞)→새재와유평리갈림길(3.0㎞)→새재마을(3.7㎞)→유평마을(1.5㎞)→대원사(2.0㎞)→유평매표소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능선(좌-중산리, 우-칠선계곡)



□ 산행후기 


 올해도 어김없이 건조기 국립공원의 산불방지기간(3.1∼5.31)이 돌아왔다.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3일동안 황금의 연휴기간이라 이번 겨울의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지리산을 종주하기위해 대피소 문을 두드렸으나 한달전에 이미 잔여석까지 예약이 끝나버렸다. 아쉬움을 뒤로하면서 할수없이 천왕봉만 등정하기로 한다.


 부산에서 천왕봉을 여유있게 갔다올려면 최소한 진주행 첫차(05:40)는 타야 가능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니 간밤에 흙먼지 비가 내렸는지 차량 본넷트가 흙먼지로 뒤덮혀있고 비도 약간 뿌린다. 진주(함양)행 첫차를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타고 진주에 내리니 7시다.


 7시 5분 중산리행 버스를 겨우 갈아타고 중산리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포장도로가 끝나는 매표소로 오른다. 생각보다 쌀쌀한 날씨에 구름많던 하늘이 여기는 구름 한점없이 맑다. 이제 5월말까지는 밟아보지 못할 지리산... 이번 겨울에 마지막 올라가는 지리산...


진주→중산리행(첫차 06:20, 07:05, 08:05, 09:00 이후부터는 21:00까지 매시간 운행)
중산리→진주(부산) 마지막 차 19:35


◈ 중산리매표소 08:45 출발
 매표소에 도착하니 등산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등산준비를 하고있다. 오늘 날씨가 더울걸 예상하고 칼바위와 경남자연학습원 갈림길에서 자켓을 아예 벗어 배낭안에 넣고 산행을 시작한다. 갈림길의 들머리를 지나면 돌부리가 계속되는 완만한 길이 칼바위까지 이어지고 바로 흔들다리를 통과하면 장터목대피소와의 갈림길(좌-장터목대피소, 우-법계사)인 넓은 공터가 나온다.


 오르는 사람은 처음으로 쉴 수 있어 좋고 하산하는 사람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쉴 수 있어 휴식공간으로서는 안성마춤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쉬고 있다. 지금 이시간에 내려오는 사람은 일출을 보고 내려오는 사람들이리라... 잠시후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법계사쪽으로 올라간다.









망바위(사진클릭 확대)



헬기장에서보는 법계사(사진클릭 확대)


 망바위까지 계단길과 가파른 오름길을 계속 오르니 좌측 계곡에서는 희미한 물소리가 들리는게 정말 봄인가 보다. 망바위 지나 오름길 계속하면서 완만한 능선길로 들어서니 곧 이어 법계사가 바라보이는 헬기장이 나타난다.



◈ 로타리대피소 10:15 도착, 10분휴식후 10:25 출발









로타리대피소(사진클릭 확대)



법계사 입구(사진클릭 확대)


 법계사 위로부터는 내일부터 출입통제라 그런지 로타리대피소에는 등산객이 별로없다. 샘터는 여전히 얼은상태로 있고 법계사 좌측길로 결빙구간을 아이젠없이 올라간다.



 조금 지나 전망좋은 암벽구간을 통과하고 철계단과 가파른 암벽이 또 나온다. 중산리계곡과 더불어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불감시초소옆 문(?)을 통과하여 본격적으로 가파른 길로 들어서나 자주 다니던 길이라 큰 힘들이지않고 올라간다.









중산리 마을(사진클릭 확대)



개선문앞 고사목(사진클릭 확대)



 통상 개선문을 지나면 아이젠을 착용하나 오늘은 그냥 올라간다. 그만큼 눈이 많이 녹아 결빙구간이 별로없다는 말이다. 예년과 달리 올해는 추위도 그렇지만 눈도 결코 많이 왔다고는 볼수없다. 이제 800m 남았다. 바람도 없는 날씨에 땀도 제법 훔치면서 천왕샘 바로 아래의 마지막 암벽으로 되어있는 능선에서 휴식을 취해본다.



 아래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계속 올라오고있고 위쪽의 천왕봉 정상 아래에는 깨알같은 사람들이 마지막 안간힘을 쓰며 오르는게 보인다.









개선문(사진클릭 확대)



천왕봉아래의 천왕봉(사진클릭 확대)


◈ 천왕봉 정상 11:40 도착, 점심식사후 12:20 하산(→대원사)



 많은 사람들이 표지석앞에 모여 얼굴도장 찍기에 바쁘다. 천왕봉 정상의 맑은 날씨는 그리 흔한게 아닌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 사방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어느 누구나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최소한 한번쯤은 오른다는 지리산 천왕봉. 사시사철 등산객들로 끊이질않는 천왕봉 정상에도 봄은 오고 있다.









천왕봉 정상(사진클릭 확대)



지리산 주능선(사진클릭 확대)


 예의 특이한 두 봉우리의 반야봉이 지척이다. 대부분 등산객들이 장터목대피소로 향하나 나는 홀로 대원사로 하산한다. 중봉으로 하산하는 내리막길은 가파르고 험하다. 아주 깊게 패인 눈이 얼어서 결빙구간으로 되어 더욱 힘들다. 내려온 만큼 또 오르는 중봉의 등로는 반대로 눈이 녹아 길이 질퍽한게 엉망이다.


◈ 중봉 12:45 도착, 출발


치밭목대피소 3.1㎞, 대원사 10.8㎞









중봉에서의 천왕봉(사진클릭 확대)



중봉표지판(사진클릭 확대)


 중봉(1,874m)과 천왕봉(1,915m)의 높이가 40여m 밖에 안되는데도 중봉에서 보는 눈덮힌 천왕봉은 위엄스럽고 거대해 보인다. 중봉에서의 조망도 괜찮은 편이다.



 지금은 출입금지 지역인 중봉골(일명 마야계곡)과 하봉, 웅석봉, 앞으로 가야할 써리봉 등이 눈앞에 장대하게 펼쳐진다. 중봉은 지리산에서 두 번째 높이의 산인데도 천왕봉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지리산의 3대 고봉(천왕봉,반야봉,노고단)에 포함이 안된다. 천왕봉의 지척에 있다보니 많은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중봉을 벗어나자마자 좌측에 출입통제 안내판이 나타난다. 하봉가는길이다. 웅석봉에서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동부능선길... 올해안에 가야할 길이다. 중봉에서도 가파른 길을 계속 내려간다. 쉬지않고 10여분정도 내려오니(550여m) 안부가 나오고 이어서 철계단이 나타난다.


 하산하면서 간혹 돌아보는 천왕봉과 중봉은 남성미가 넘치는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아직까지 음지에는 눈이 쌓여있고 양지에는 눈이 녹아 질퍽한 길이 연이어지고 가파른 암벽과 철계단 결빙구간 등 상당한 험로가 연이어진다.









칠선계곡 주변 (사진클릭 확대)



써리봉(사진클릭 확대)


 써리봉 표지판까지는 여러차례의 오르내리막이 이어진다. 계속되는 내리막길에 치밭목 1㎞ 지점에 오니 우측에 출입통제라 적혀있는 안내판이 나타난다. 국수봉으로 해서 구곡산까지 이어지는 황금능선... 남부능선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심한 산죽길... 아직까지 못가봤으나 이번 가을에는 반드시... 치밭목 1㎞지점부터 다소 가파른길도 있지만 완만한 길이 산장까지 이어진다.


◈ 치밭목산장 14:10 도착, 10분휴식후 14:20 출발


무제치기폭포 1.1㎞, 새재와 유평리 갈림길 1.8㎞, 새재 4.8㎞, 유평리 6.2㎞, 대원사 7.7㎞, 유평매표소 9.7㎞



 적막에 쌓여있는 치밭목산장. 평소 이용객이 많지않은 아주 한적한 곳이기도 하다. 중봉에서 여기까지 오는동안 한사람도 못봤는데 여기서도 딱 한사람만 보인다. 치밭목산장에서는 계속 너덜길을 내려가기도 하고 때로는 계곡길로, 넓은 길로 내려가기도 한다.


 나무계단을 지나 무제치기폭포 표지판을 통과하고 얼마안있어 새재와 유평리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의 유평리길은 하산길인데도 오르내리막도 많고 길어 다소 지리한 코스이기도 하다.


◈ 새재와 유평리 갈림길 15:00 도착, 출발


새재 3.0㎞, 유평리 4.4㎞, 대원사 5.9㎞


 오늘은 새재쪽으로 방향을 틀어 좌측으로 올라간다. 잠시 올라가다가 내려가니 잘 정돈된 산죽길이 이어진다. 부드러운 육산길이 이어지건만 눈이 녹아 걷기가 힘들다. 등산화는 엉망이 되고...


 새재마을 가는 3.0㎞ 구간은 약간의 오르막도 있으나 거의 완만한 내리막길로서 수월하게 내려올수있다. 산과 계곡에 둘러쌓여 고요한 적막속에 봄의 전령인 계곡의 얼음이 녹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하산하는 길이 마냥 즐겁다. 조개골다리를 15:15에 통과하고 새재마을 1.2㎞(치밭목산장 3.6㎞) 지점을 15:40에 지나니 통나무계단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편한길이다.


 아! 드디어 새재마을이 저 아래 보인다. 유평리 가는길보다 새재마을 가는길이 아주 편하다. 능선길에서 보는 새재마을은 평화롭기만 한데 가까이서 보니 마을이라기 보다는 거의 민박집이고 식당이다. 때로는 빈집도 보인다. 흘러가는 세월의 변화는 막을수 없는 것인가...


 마을입구표지판을 보니 뜨악! 대원사까지 5.2㎞라 적혀있다. 그러면 버스정류장까지는 7.2㎞. 아스팔트길을 7.2㎞나 더 내려가야 하다니... 포장도로의 7.2㎞는 보통 힘든게 아니다. 새재로 내려오는 길이 마냥 편한것만은 아니었다.









치밭목 산장(사진클릭 확대)



대원사 경내(사진클릭 확대)


 


☞대원사를 보실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대원사


◈ 유평매표소 17:10 도착, 하산완료
 깊은 계곡의 물소리를 들어가면서 터벅터벅 내려간다. 유평마을까지 지겹게 내려간다. 비구니 사찰인 방장산 대원사를 지나고 한참을 더 내려가니 주차장이 보이고 이내 유평매표소다.


 17시20분발 진주행 버스를 겨우 타니 오늘의 산행도 이렇게 끝이났다. 오늘 근 20여㎞를 지나왔지만 산행후의 마음만은 항상 뿌듯하다. 몇 달동안 밟아보지 못할 지리산... 기다려지는 지리산... 다시보자 지리산...


 




▣ 산거북이 - 눈여겨 보던 님의 산행기가 반갑습니다. 어제 스쳐지났을 것 같아 더 반갑습니다. 일박이일로 계획했던 코스인데 일기예보에 주눅들어 월요일 천왕봉만 오르고 되돌아왔답니다. 새벽녁에는 싸락눈에다 빙판이던 고지대가 낮에는 질펀한데다 산죽이 푸른빛을 더해 과연 봄기운을 머금었더군요. 뿌듯한 마음 제게 조금만 나눠주세요.^^
▣ 박산사로 - 반갑네요.저는그날 09;00시에 천왕봉에올랐지요..칼바람이휘몰아치는데 몸을 가누기가힘들어서 바로 하산하였지요..우리는 성삼재에서 29일 07;00시에 시작해서 세석에서 자고 3월1일 백무동으로 하산했음..차량을 성삼재에 두고와서,,,,아쉬워죽겠음..대원사로 하산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