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일요일), 10시 10분에 집을 나와서 전철을 타고 7호선 철산역 2번 출구로 나오니 11시 35분. 출구 뒤쪽의 버스 정류장에서 몇 분을 기다려 3번 버스를 타고 십여분 만에 광명 보건소에서 내린다. 광명시 보건소의 왼쪽에 있는 구름산 들머리의 나무계단을 오르니 바위가 드문드문 튀어 나와 있는 육산의 능선길을 걷게 된다. 십여분 오르내려서 닿은 사거리의 스피커에서는 바다르체프스카의 ‘소녀의 기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12월 하순이지만 따뜻한 영상의 날씨라서 땀이 많이 흘러 자켓의 지퍼를 열고 등로를 나아가 전망대에 오른다. 그러나 잔뜩 흐린 날씨라서 전망대 앞의 관악산은 희뿌옇게 가려져 있다. 전망대에서 10분쯤 쉬다가 3분을 나아가니 바위가 많은 봉우리에 닿고 7분을 내려가니 안부 사거리인 가리대광장이다. 가리대광장의 오른쪽에 있는 나무계단길은 도덕산에서 밤일마을을 거쳐 구름산으로 오르는 등로다.

 


들머리의 구름산 안내도.

 


광명시 보건소 옆의 구름산 들머리.

 


바다르체프스카의 ‘소녀의 기도'가 흘러나오던 사거리.

 


전망대. 
 


바위가 많은 봉우리. 
 


철탑이 있는 안부 사거리인 가리대광장. 
 

직진하여 가파른 나무계단이 설치된 등로를 십여분 오르니 산불감시초소가 설치된 봉우리에 이른다. 산불감시초소에서 짧은 내리막길을 지난 후에 바위가 많은 오르막길을 올라 석문을 지나서 내려갔다가 안부에서 잠시 오르면 팔각정과 정상표지석이 설치된 해발 237 미터의 구름산 정상이다. 광명 보건소 옆의 들머리에서 구름산 정상까지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산행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구름산 정상의 나무벤취에 앉아 식사를 하며 25분쯤 쉰다. 
 


나무계단 오름길. 
 


산불감시탑이 있는 봉우리. 
 


등로 옆의 기암. 
 


석문. 
 


구름산 정상의 전경. 
 


구름산 정상의 정상표지석 - 해발 237 미터. 
 


구름산 정상의 운산정. 
 

구름산은 이 지역 주민들의 산책로 역할을 해서 그런지 정상에 갈림길이 많다. 가학산, 서독산을 이어 종주하기 위해 군부대의 철책을 왼쪽에 낀 능선길을 따라간다. 능선길의 오른쪽 밑에 편한 등로가 있지만 종주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철책을 따라 20분 가까이 오르내리면 등로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되고 잠시후 이정목이 있는 삼거리에 닿는데 직진하면 소하동 하산길이고 가학산으로 가는 능선길은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완만한 오르막이다. 삼거리에서 5분쯤 오르막길을 오르면 산불감시초소와 삼각탑,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해발 216 미터의 가학산 정상이다. 여기서 15분쯤 쉬며 흐린 날씨 탓에 가까운 산 밑도 희뿌옇게 보이는 모습을 조망하다가 폐타이어가 깔려 있는 내리막길을 내려서서 10분 만에 두터운 낙엽이 깔려서 등로의 흔적이 희미한 삼거리에 닿는다. 무심코 직진에 가까운 오른쪽의 길로 가려고 하다가 왼쪽에서 올라오는 산행객들을 보고 왼쪽의 내리막길로 5분쯤 내려서니 비포장의 임도인 도고내고개다. 
 


군부대의 철책을 따라가는 능선길. 
 


능선 밑의 등로.

 


철책 옆의 능선길 1. 
 


철책 옆의 능선길 2. 
 


철책 옆의 능선길 3. 
 


산불감시초소와 삼각탑, 삼각점이 있는 가학산 정상 - 해발 216 미터. 
 


희미한 삼거리에서 왼쪽의 내리막길로 진행. 
 


도고내고개의 가학산 날머리. 
 

도고내고개의 가학산 날머리에서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서독산 등산안내도가 설치된 서독산 들머리다. 몇 분간 안내도를 살펴보다가 들머리를 지나서 5분쯤 오르면 안부 오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일직동 하산길이고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안서초등학교에 이르는 기나긴 서독산 능선길이고 왼쪽으로 꺾어지면 서독산 정상으로 오르는 왼쪽의 능선길과 약수터로 가는 오른쪽의 비탈길로 갈라진다. 왼쪽의 능선길을 5분쯤 오르면 서독산의 전위봉인 220봉에 이르고 여기서 능선을 따라 안부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 7분 만에 해발 222 미터의 서독산 정상에 닿는다. 서독산 정상은 아무런 시설물도 없고 낮고 평이한 육산의 봉우리다. 여기서 이어지는 능선길로 내려가다가 오른쪽의 지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서독산 정상에서 15분 만에 황룡사 입구의 버스 정류장으로 하산하게 된다고 한다. 아주 짧은 하산길인 셈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가학산과 구름산이 바라보이는 서독산 정상에서 10분쯤 쉬다가 좀 더 긴 종주를 하기 위해 다시 전위봉을 거쳐 안부 오거리로 되내려온다. 
 


도고내고개의 서독산 들머리. 
 


등로의 정경. 
 


안부 오거리. 
 


서독산으로 오르는 왼쪽의 능선길과 약수터로 가는 오른쪽의 비탈길. 
 


서독산의 전위봉 - 해발 220 미터. 
 


전위봉 내림길에 쳐다본 서독산. 
 


평범한 모습의 서독산 정상 - 해발 222 미터. 
 

안부 오거리에서 직진하여 군부대의 경고판이 설치돼 있는 등로를 3분쯤 나아가니 비탈길과 능선길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삼거리에서 왼쪽의 비탈길로 5분쯤 나아가니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읽은 적이 있는, 올랐다는 봉우리에 닿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 다시 되돌아와서 무수한 산행객들이 밟고 오른 흔적이 분명한 철조망을 넘어 능선에 오르니 폐광터로 추정되는 곳에 풍향계가 설치돼 있고 풍향계의 뒤로는 작은 봉우리가 있다.

능선길을 따라가니 바위가 많은 지대를 지나게 되고 군부대의 경고판이 여러 번 눈에 띈다. 휴일이라서 사격 훈련을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계속 능선길을 따라가는데 아까 되돌아온 비탈길이 사격장이 있는 능선지대를 우회하는 등로인 듯하다.

패러글라이딩장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니 곧 군부대의 철책과 만나게 된다. 철책을 왼쪽으로 끼고 긴 능선길을 30분 가까이 오르내리니 군부대의 철책은 능선의 바깥쪽으로 휘어져 내려가고 철책길은 가파른 내리막으로 변한다.

등로인지 분명하지 않은 능선길로 올라갈까 망설이다가 등로가 아니더라도 분명한 하산길로 생각되는 철책길을 따라 내려서니 작은 계곡과 철책 사이의 잡초가 무성한 비탈을 지나치게 되는데 서 있기도 힘든 무른 흙의 비탈에서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으려고 철책을 잡고 몸을 지탱하며 간신히 걸음을 옮긴다. 설상가상으로 철책의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키 작은 나무의 가시들이 성가시게 팔다리를 찌르며 바지에 달라붙어 진행을 방해한다. 가시를 떼어내며 간신히 철책길을 다 내려서니 철책의 끝은 고물상의 담이 가로막고 있다. 할 수 없이 작은 계곡을 건너 언덕의 비탈을 미끄러지면서 오르니 언덕 위에는 잘 꾸며진 무덤이 있다. 무덤이 있다는 것은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는 것. 무덤을 지나 짧은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안서초등학교의 정문 옆으로 내려서게 된다. 날머리는 제대로 찾아왔지만 능선길을 놓쳐서 산행의 마지막 30분은 꽤나 힘든 길이었다. 산행객들이 대부분 구름산만 찾고 이어지는 가학산과 서독산은 찾지 않는 것은 이정표도 거의 없고 길을 잃고 헤맬 가능성도 많으며 군부대의 불편한 철책길을 걸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정 때문이리라.

오늘 종주한 세 산은 200 미터대의 나지막한 산들이었지만 종주하는 거리가 그리 짧지 않고 철책을 낀 길은 비좁고 경사진 바닥이 불편해서 발목과 발바닥에 부담을 주는 산행이었다. 작지만 결코 작지만은 않은 광명의 세 산을 종주하고 나서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산의 매력에 은근히 젖어들게 됐다. 작은 산들이지만 쉽지만은 않은 5시간 30분의 종주는 겨울철에 즐기는, 초행길의 가벼운 산행의 맛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었다. 
 


안부 오거리로 되내려와서 반대쪽의 능선길로 진행. 
 


패러글라이딩장인 봉우리. 
 


군부대의 철책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능선길. 
 


흐린 날의 석양. 
 


능선을 벗어나는 지점 부근의 철책 옆으로 난 가파른 내리막길. 
 

서독산 날머리인 안서초등학교. 
 

오늘의 산행로(파란 선은 왕복한 구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