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09-14 (화)  8:40-18:52 (10시간 12분)


산행코스 : 전재-매화산-수레넘이고개-천지봉-배너미재-비로봉-향로봉-남대봉-상원사-성남매표소 (약 29키로)


날    씨 : 청명하게 맑은 후 흐려짐

  


나 홀로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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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지도 -- 북에서 남으로 진행)


<소개>
매화산은 1,085m의 꽤 높은 봉우리로 꼭대기에서 서남쪽으로 능선이 이어지면 치악산과 합쳐지며, 동쪽으로는 백덕산과 마주보고 있다. 이웃한 치악산의 명성에 가려 일반 등산객들의 발길이 뜸한 산으로 치악산에 반해 그윽한 여성미를 자랑한다.
예전에 신선이 살았다고 해서 지금도 주민들은 신선봉이라 부른다. 872m의 고개길을 지나 참나무류와 잡목이 우거진 능선길을 헤치고 올라가면 꼭대기에 이르게 되며, 봄철의 철쭉, 진달래꽃이 가히 장관이다. --- 한국의 산하에서---

  

치악산은 우리국토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허리에서 남서쪽으로 내리 뻗은 차령산맥의 줄기에 위치하며,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매화산(1,084M)와 삼봉(1,073M), 남쪽으로는 향로봉(1,043M)과 남대봉(1,182M) 등 여러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1,100M)에 위치한 사찰인 상원사를 비롯하여 구룡사 등 오래된 절이 많으며 큰골, 영원골, 사다리골 등 깊은 계곡과 기암괴석,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1984년 우리나라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 치악산 국립공원 관리소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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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장거리 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6월에 도솔봉-소백산 종주를 하느라 하루 휴가를 낸 이후에  3달만에 휴가를 하루 냈다.

오래 전부터 맘먹고 있었던 매화산-치악산 종주를 하려고...

  

간밤에 잠을 다섯시간 잘 자고 새벽 4시에 혼자 일어나 간단하게 도시락과 먹을 것을 준비를 하고 5시 10분에 집을 나서서 버스, 지하철을 타고 강남고속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5시 40분. 매표를 하고 6시발 원주행 우등고속 첫차에 몸을 싣는다.


시원하게 달리는 버스 안에서 주변 산들을 보니 안개가 많이 끼어 있다.

문막을 거쳐서 원주에 도착을 하니 7시 30분.


매화산을 먼저 오르려면 안흥으로 넘어가는 전제 고개에 가야 하는데 이곳에 가는 시내 버스가 원주에서 있지만 횡성을 거쳐서 가고 시간도 거의 한시간 반이 걸린다.


버스 시간을 어제 물어 보았더니 06:03, 06:54, 07:22, 08:11... 이란다.

이미 7:22 버스는 떠났을 것이고 8:11 버스를 타자니 너무 늦고...


버스를 타도 시간이 너무 걸리고 고속터미널 부근에는 횡성가는 버스도 없어 시내쪽으로 다른 버스나 택시를 타고 나가야 있다고 하고 하여 고민 고민을 하다가 일단 시내쪽으로 버스를 타고 들어 가서 버스나 택시를 타자 맘 먹고 시내에 들어가서 횡성가는 버스가 있는 정거장에 와서 시간을 보니 벌써 8시가 되었다.


마침 개인택시 한대가 정거장근처에 서 있고 기사 분이 수퍼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들고 나오시길래 전제까지 얼마에 가냐 여쭈니 2만원이란다.


망설일 것 없이 택시를 탔다. 매화-치악을 종주하려면 시간이 너무 빠듯하니 말이다.


아들 둘이 다 군대에 가 있다고 하니 나 보다 서너살은 더 드신 것 같은 택시기사분과 이런 저런 얘기를 재미있게 하면서 가는데 이 분도 치악산 이곳 저곳을 누비실 정도로 등산을 매우 좋아하신다고 하신다. 자기는 버섯, 더덕, 드룹... 등등을 마누라랑 함께 산에 다니면서 많이 캐서 늘 냉장고에 쌓아 두고 드신다고... 좀 있으면 버섯중 제일인 능이버섯을 캐러 다닐건데 버섯은 1능이, 2송이 라고 하시며 능이가 송이보다 더 귀하고 좋은거라고...

날 보고 오늘 산에 가는 김에 버섯 좀 캐 보라고 모양을 알려 주시려 해서 그럴 시간이 없고 뱀이 무서워서라도 캐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산에 가게 된 동기는 몇 년전에 고혈압으로 진단이 되어 약물치료를 하다가 이젠 약 없이 등산만으로 정상혈압으로 떨어 지셨다고 하고 뱀에 대해서 여쭈어 보니 자기가 그동안 잡아 본 많은 뱀 들 얘기를 하시면서 치악산은 높은 산이기에 살모사, 까치독사 등이 좀 있으니 조심을 하라고 하신다.

하지만 등산복 긴 것을 입고 목이 긴 두꺼운 등산양말을 신으면 물려도 피부에 이빨자국이 나지 않으니 괜찮다고 하시니 좀 안심이 된다.


산에 관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삼십분이 금방 지나서 어느새 전제 고개에 도착을 해서 인사를 나누고 택시를 되돌아 가고...


전재 고개는 안흥면과 우천면의 경계인데 여우재 라고도 하는 것 같고 이곳에서 내리면 바로 우측에 그 유명한 횡성한우를 엄청 많이 기르는 큰 목장이 하나 있는데 등산로가 어딘지 잘 모르겠어서 목장입구에 가서 아저씨께 여쭈어 보니 입산금지라고 쓰여 있는 안내판 그것을 넘어 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신다.


8시 40분에 쬐금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 팻말을 넘어 가니 바로 등산로가 전개가 된다.

이 등산로는 목장의 울타리를 따라 가는데 울타리는 철사 줄 4개가 쳐져 있다.


잡목이 우거져 있어 스틱으로 헤치며 가야 하지만 등산로는 분명하고 잡목에 맺혀 있는 이슬방울들이 바지를 적시지만 매우 상쾌한 아침이고 안개도 걷히고 청명한 하늘을 보여 주고 있다. 좌측의 목장에서 쇠똥냄새가 풍겨와 이 냄새를 맡으면서 낙엽송이 우거지고 폭신한 감촉의 등산로를 계속 진행한다.


등로에는 잣과 밤이 많이 떨어져 있고 우측계곡에서는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원두막을 지나서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 드디어 된비알이 시작된다.


이제 부터는 등로도 널찍하고 해서 아무 어려움 없이 그저 경사진 오르막을 땀을 빼면서 꾸준히 올라 가니 전망 좋은 헬기장이 나오는데 이곳에는 야생화가 깔려 있고 이곳에서 매화산은 우측방향으로 우뚝 솟아 있구나.


헬기장에서 우측으로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다시 오르막이 이어지면서 매화산으로 다시 가파르게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매화산 정상에 도착을 하니 시간은 9시 55분...


무덤이 하나 정상을 차지 하고 딱 드러 누워 있다.

정상에 무덤이 있는 산이 매화산 말고 또 있을까 싶다. 

하지만 산행기에서 이미 읽었기에 별로 놀랄 이유는 없다.

  

정상석도 없고 스텐판에 매화산이라고 쓰여 있고 네 방향 등로 표시가 적혀 있다.

이곳에서 동쪽의 조망이 트여서 파란 하늘과 구름과 함께 어울려 잘 보이고 비로봉과 천지봉이 잘 보인다.

  

사진도 찍고 잠시 쉬었다가 묘지는 해가 쨍하게 쬐니 바로 매화산을 떠나 천지봉으로 향한다.

  

매화산에서 약 30미터쯤 내려 오면 등로가 둘로 갈리는데 좌측길을 타야 천지봉쪽인 수레넘이 고개로 가게 된다. 만약 직진을 하게 되면 우천면 쪽으로 그냥 하산을 하는 코스인 것 같다.


수레넘이 고개쪽으로 내려 가다 보니 산행기에 늘 쓰여 있는 그 유명한 암릉에 있는 아주 수령이 오래 된 소나무가 나온다. 큰 소나무 아래에는 작은 소나무도 하나 또 있는데 이 소나무 주위는 아주 위험하고 가파른 암릉이고 새말쪽이 잘 조망되는 바위는 그 아래가 바로 절벽이라서 매우 위험하다.


이곳에서 서쪽 조망이 좋은데 멀리 보니 용문산 백운봉이 아주 잘 보인다.

요즘에 백운봉을 멀리서 참 많이 보는 행운이 따른다. 멋진 봉우리라서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눈에 띄기에 그런 모양이다. 너무 반가워 사진을 잘 찍어 보고...


아침도 안 먹고 매화산을 넘어서인지 시장기가 느껴져 여기 전망 바위에 앉아서 아침 식사를 한다. 밥과 반찬은 김, 김치, 깻잎무침 딱 세가지... 오늘은 계란말이가 빠졌지만 그래도 엄청 꿀맛이다. 도시락 반을 먹은 후 참외를 하나 깍아 먹고 암릉을 내려 서는데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 우측으로 가게 되어 있는데 경사가 심해 조심 조심 내려 선다.


이곳을 통과하여 능선을 타고 좀 내려 오다가 큰 바위가 있는 우측사면으로 하산을 하는데 이 내리막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반대쪽에서 올라 오려면 땀 꽤나 흘려야 하고 결코 쉽지가 않은 긴 경사로이다.


경사로를 조심 조심 내려 오니 비교적 완만한 등로가 수레넘이고개까지 이어져 드디어 수레넘이 고개에 도착한다.


수레넘이 고개는 말 그대로 수레 하나 넘을 만한 임도로 되어 있다.


고개를 넘어 바로 천지봉을 향하는 오르막이 이어진다.

천지봉을 오르는 길인 진달래 능선도 길고 된비알이라서 매우 힘이 든다.

열심히 올라 천지봉인가 했더니 다시 내리막 약간 이어지고 능선을 가다 보니 우측으로 하산로가 나오는 쉼터 같은 고개가 나오고 여기서 다시 오르막을 힘들게 올라 가니 드디어 천지봉에 도착한다. 시간은 11시 50분.


천지봉도 역시 스텐판에 쓰여 있기만 하고 정상석은 없다.


천지봉을 지나서 약 오분 정도 내려 오면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곳에 꼬리표가 붙어 있어 그리로 향하기 쉬운데 이는 역시 구룡사쪽 하산길인 것 같으니 직진을 해서 능선을 고집을 해야 한다.


지금부터 비로봉까지는 능선만 타면 된다.

고만 고만한 봉우리를 넘고 넘고 하면서 진행을 하는데 등로변에 산죽이 계속 이어져서 반갑다.


천지봉에서 비로봉 가는 능선은 좌측으로 빙돌아서 비로봉으로 접근을 하는 모양이고 비로봉이 바로 가까이 오게 되면 아깝게도 한참을 길게 내리막을 내려와 고갯마루에 도착을 하는데 이곳이 배너미재이고 이곳에서 우측으로는 하산로가 있다.


배너미재에서 좀 쉬면서 호흡을 가다 듬고 나서 이제 비로봉을 향하는 가파르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오른다. 이미 매화산을 넘어서 다시 천지봉을 힘들게 올라 능선을 타고 꽤 길게 오느라 체력 소모가 꽤 많이 되어서 힘이 들기 시작해 배너미재에서 비로봉까지는 평소속도 보다 좀 느리게 차근 차근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간다.

  

비로봉에 오기 까지 아무도 못 만나고 나 홀로 호젓한 산길을 걷고 또 걸었다. 평일날 깊은 산에 오면 이런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나 혼자 산을 전세 낸 듯한 뿌듯한 마음과 너무 인적이 드믈어 외로움과 일말의 불안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비로봉에 가까이 오니 이젠 사람 소리가 들리게 되니 한편으론 반갑고 한편으론 조용한 분위기에 몇시간 익숙해져서 그런지 오히려 생소한 느낌도 들고... 게다가 정상에 가까워 올수록 등로에 쓰레기는 점점 많아져서 안타깝고...


드디어 비로봉 정상... 시간은 1시 55분. 매화산에서부터 4시간, 천지봉에서부터 2시간 걸렸다. 


정상엔 평일인데도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많은 산님들로 북적인다.

사방의 조망은 푸른 하늘, 햐얀 구름과 어울려 아주 좋고 수많은 산들이 눈에 들어오지만 어디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소백산이 멀어서 그런지 잘 안 보여서 아쉽고...


이제 오늘 산행의 절반을 한 셈이니 나머지 절반을 계속 잘 해야 할텐데 하고 생각을 하니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


계속 가야할 향로봉, 남대봉쪽을 바라 보니 아니 왜 이렇게 멀리 보여 거리는 장난이 아니고 또 문제는 비로봉에서 향로봉 아래 까지 왜 그리 고도가 많이 떨어지는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구나. 한참을 내려 가고 나서 향로봉을 다시 오를 생각을 하니 끔찍하고...


사람들이 치악산을 치가 떨리고 악에 받히는 산이라고 한다던데 여기 비로봉서 끝없이 내려간 후에 다시 향로봉으로 오를 생각을 하니 정말 치가 떨리기 시작하는 구나...


지금까지도 매화산을 넘어 천지봉을 지나 비로봉에 오는 동안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전반엔 체력이 좋아 별 무리없이 유쾌하게 잘 걸어 왔는데 앞으로가 걱정이 된다.

남대봉이 저리도 멀었던가...

비로봉-상원사가 10.5 키로란다...


어짜피 가야 할 길 떠나는 수 밖에 없지 뭐...

나는 오르막이 내리막 보다 더 강하니 아무리 내려간다 해도 차근 차근 오르면 되지 뭐...


예상대로 비로봉에서 남대봉 가는 길은 끊임없는 내리막의 연속이었다.

한참을 내려 가다가 배가 고파서 쉼터에서 쉬면서 남은 절반의 도시락을 또 맛있게 먹고 이번엔 큼지막한 사과를 하나 깎아 먹는데 정말 맛이 그만이구나...


갈길이 멀어서 식사를 하자 마자 다시 짐을 꾸려 또 계속 내려 간다.

정말 지겹게 내려 가는 구나. 어디 원주시내까지 내려 가려나 보다...


이제 다 내려 갔다 싶어서 이제 다시 올라 가는데 좀 올랐다 싶으니 또 내려 가니 죽을 맛... 한두번 이를 반복을 하면서 비로봉을 좌측에 두고 등로가 곡선을 그리면서 진짜 내리막의 끝인 곧은치에 도착을 한다.


내 느낌으로는 해발 약 500정도까지 내려 왔다고 느꼈었는데 곧은치의 이정표에 보니 해발 860M.  생각보단 해발이 많이 안 떨어졌으니 엄청 다행이다. 


이제 부턴 진짜 향로봉과 남대봉을 향하여 또 긴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남대봉까니 300 이상을 올라야 하니 지쳐 가는 몸에 엄청 힘이 들겠지...


다행인 것은 강렬하게 내리쬐던 햇님이 구름속으로 들어가 준 것이었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흐려진다고 하더니 맞아 가고 있구나.

구름에 가려서 덥지는 않아 좋았는데 이젠 서서히 구름이 몰려 오고 날이 어두워지려 하는 것 같아서 아직 갈길은 먼데 맘이 조급해진다.


향로봉을 열심히 올라서니 영원산성에 대한 설명판이 있구나.


잠시 쉬었다가 다시 갈길을 재촉한다.

비로봉쪽과 남대봉, 사명봉쪽은 구름에 가려서 잘 안 보일 정도이구나.


향로에서 남대봉으로 향하는 길은 군데 군데 바위지대가 있어 위험한 곳이 있어 조심스럽다. 다리도 이젠 지쳐 가니 더욱 더 조심을 해야 한다. 만에 하나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발목이 접히거나 전과 같이 무릎에 삐끗하기라도 하면 죽음이니까...


간간히 헬기장을 지나는데 야생화가 만발이고 억새가 힘든 산객으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한다.


향로봉에서 남대봉은 표고차가 200 정도 되니 역시 오르막이지만 완만하고 길게 이어져 그리 힘들지는 않다.


작년 1월에 성남매표소에서 시작하여 비로봉까지 가려고 맘 먹고 시작했지만 눈이 50센티나 쌓여 있고 군데 군데는 허리춤까지 차는 눈 땜에 러셀을 포기를 하고 되돌아 간 아쉬운 경험이 있어 되돌아 간 비로봉이 잘 보이는 그 암봉에 도착을 하니 감회가 새롭구나.

  

그때 무모하게 더 진행을 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포기를 해서 아쉬웠지만 오늘의 내가 걸어 온 등로를 보니 만약 계속 진행을 했다면 무슨 사고를 치르고 말았을 것 같아 지금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그 며칠 후에 국망봉에서 몇분이 조난으로 동사를 한 것을 뉴스에서 보고 포기를 한 것에 대해서 휴 하는 한숨을 쉬었었던 기억이 새롭고...

  

그때 흰눈에 쌓여 멋지게 보였던 비로봉은 지금 구름에 쌓여서 전혀 안 보인다.


여기서 부턴 한번 온 길이라서 기억도 다 나고 해서 전혀 힘이 안 든다.

꽤 긴 로프가 설치된 바위지대를 작년에 눈이 쌓여 있어 넘느라 무척 애를 먹었는데 오늘은 가뿐히 넘는다.


이젠 하산을 어디로 할 것인가 고민이 된다.

원래 계획은 남대봉에서 사명봉-가리파재로 하기로 되어 있어 얼마전에 다녀 오신 SOLO님 산행기도 복사를 해 왔지만 사명봉쪽이 구름에 쌓여서 전혀 안 보이고 해서 도저히 초행길이 자신이 없다.


가리파재로 가는 것이 거리도 짧고 버스편도 훨씬 양호하니 유혹을 느끼지만 오늘은 거리는 길지만 상원사-성남매표소로 내가 아는 길로 내려가자 맘을 먹었다.


남대봉에 도착을 하니 5시 19분이다. 쉬지 않고 그냥 상원사로 내려 가는데 작년에 이 부근의 설화는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멋졌던 기억이 다 나면서 속으로 웃어 보고...


상원사에 가서 물도 채우고 절 구경도 다시 하고 서둘러 하산을 한다.

상원사에서 성남매표소는 5.2키로나 된다.


상원계곡을 따라 하산을 하니 계곡의 물 소리가 너무 시원하고 군데 군데 물 있은 곳에서 시원한 세수를 하니 찌든 몸의 각 세포가 활기를 찾는 것 같구나.

  

이젠 물소리가 폭포 소리로 변한다.

계곡을 보니 하얀물길이 여기 저기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연신 등로변에 있는 계곡의 물줄기를 구경하면서 셔터를 누르면서 세수를 반복하면서 하산을 한다.

멋진 물줄기가 너무 많아 하산길이 바쁜 산꾼의 발걸음을 자꾸 멈추게 한다.


가리파재로 가지 않고 상원계곡으로 내려 오기 너무 잘 한 것 같다.

어제 그제 비가 와서 수량이 엄청 풍부한데다가 상원계곡이 워낙 깊고 길어서 폭포가 장관 그 자체이구나.


이 곳의 멋진 물줄기들을 감상을 하지 못 했다면 너무 아쉬울 뻔 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수차례 시원한 물을 머리에 끼 얹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했던지... 역시 종주산행의 끝은 계곡하산으로 마무리 하는 것이 좋긴 좋은 것 같구나.


상원사에서 2.6키로를 내려 오니 아쉽게 상원계곡과 작별을 하게 되고 이제 부터는 차가 다닐 수 있는 시멘트포장과 비포장 도로가 섞인 널찍한 도로를 따라 내려 오는데 옆에는 계속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려 심심치 않다.


2.6키로를 도로를 따라 내려 오는데 길가에 눈에 익은 야생화가 만발해 있어 눈도 심심치 않다.

  

상원매표소 통과 시간을 보니 6시 52분.
전제에서 이곳 까지 10시간 12분이 걸렸구나. 무사히 하산을 하니 맘이 뿌듯하다.


매표소를 지나서 버스 타는 곳이 어딘지 잘 몰라서 계속 내려 오니 동네의 아주머니가 계셔 버스가 있냐고 여쭈어 보니 여덟시에 원주가는 시내버스가 있단다. 지금 시간은 일곱시...


몸이 지쳤으니 여덟시까지 한시간 동안 길가 바위에 앉아 기다리자 맘을 먹고 쉬고 있는데 할머니가 지나가시길래 여기서 신림까지는 먼가요? 거기 가면 버스가 많은가요? 여쭈어 보니 많은데 걸어가긴 꽤 멀다고 하시며 신림 못 가서 주유소가 있는데 거기는 다른 곳에서 오는 버스도 있는데 하시길래 거기까진 얼마나 걸릴까요 하니 장정걸음으로 한 삼십분 걸릴라나? 하신다.


그냥 한시간 무료하게 기다리는 것도 여간 힘든게 아니니 오늘 발품을 판 김에 더 팔자 맘 먹고 지친 다리를 또 끌고 맘 먹고 걸어 가는데 약 3키로 가까이 삼십분 이상을 걸었는데도 주유소는 안 나오고 다리는 피곤하여 그냥 도로에 주저 앉아서 8시 차를 기다렸다.

  

결국 종점에서 되돌아 오는 그 버스를 타고 원주에 도착하여 택시를 타고 고속버스터미널에 오니 8시 45분. 8시 45분발 서울행 우등고속이 바로 떠나려고 하고 있어 운좋게  잘 타고 서울에 편히 올수 있었다(참고로 원주에서 고속버스 막차는 9시).

강남터미널 도착 10시 20분, 집 도착 10시 55분...


길고 힘든 하루가 결국 이렇게 지나 갔다.


-요약 -

오늘은 가을날씨 치고는 좀 더웠지만 날씨가 청명하고 계속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주어서 산행에는 그만이었다. 매화산은 아늑한 느낌을 주는 멋진 산이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 들머리 접근 교통이 좀 불편한 것이 단점이었다. 자가용을 가지고 가도 차량회수가 좀 애매하고... 매화산-치악산 종주는 오르내리막이 심하기 때문에 거리도 길지만 체력 소모가 꽤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등로가 뚜렷하고 한두군데를 제외하고는 위험한 코스가 별로 없으니종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 해 볼만 하다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가리파제에서 시작을 해서 매화산을 지나 전제나 우천면쪽으로 거꾸로 종주를 한번 해 보면 어떨까 한번 생각을 해 보니 오늘 비록 힘들었지만 다음이 또 기대가 된다.

  

감사합니다.... 산모퉁이


<산행시간>
전제도착      08:32
산행시작      08:40
헬기장        09:31
매화산 정상   09;55 - 10분간 휴식
소나무바위    10:13 - 15분간 식사
수레넘이고개  11:00
천지봉        11:50
배넘이제      13:10
비로봉        13:55 - 20분간 휴식
쉼터          14:34 - 15분간 식사
곧은치        15:42
향로봉        16:05
남대봉        17:19
상원사        17:31
성남매표소    18:52

 

아래 사진들은 제 블로그에 가셔야 보실 수 있습니다.

방문하셔서 감상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blog.daum.net/syuanatomy/4320451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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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인 전제 고개... 횡성군 우천면과 안흥면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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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입구... 목장을 바라 보고 바로 우측 산 사면에 입산금지 안내판이 보이고 그곳이 산행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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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0분 열심히 오르니 헬기장에 다다르고... 우측에 매화산이 우뚝 서 있고 헬기장 주변엔 야생화가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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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산 정상... 무덤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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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산 정상 스텐표지판을 배경으로 한 컷... 산모퉁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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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산 정상에서 바라 본 아름답고 멋진 치악산... 사진 가운데가 천지봉이고 여기서 좌측능선을 진행하게 되면 멀리 우뚝솟은 비로봉에 이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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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넘이고개쪽으로 하산시 만나는 유명한 암릉의 소나무... 이 주변이 전망을 좋으나 매우 위험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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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의 소나무가 둘인데 아랫 소나무 옆에 있는 전망바위에서 우천면쪽을 내려다 보니 저수지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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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멀리 용문산 백운봉이 아주 선명하게 잘 보여 엄청 반갑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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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아침식사이지만 꿀맛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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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넘이 고개.. 좌우로 수레가 다닐 만한 크기의 임도.직진을 하면 천지봉쪽 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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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봉을 향하다가 능선에서 만난 바위위의 멋진 고사목... 파란 하늘 하얀 구름과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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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봉 정상... 1086.5 미터  정상이 잡목만 우거지고 넓지도 않고 그냥 조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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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봉을 지나서 능선상에서 바라 보니 멋진 비로봉이 많이 가까워지고... 좌측 멀리 남대봉쪽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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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넘이제... 비로봉 바로 못 미쳐 고개. 여기서 부터 비로봉 오르려면 땀 좀 흘려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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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시원한 비로봉에 드디어 올라서고... 산모퉁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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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엔 큰 돌탑이 세개쯤 있더군요. 그중에 하나를 배경으로 찍어 보니 원주시내가 다 내려다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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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천지봉에서 부터 열심히 걸어 온 능선길... 그 뒤로 멀리 매화산이 잘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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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반쯤 왔는데 또 가야할 나머지 절반(비로봉-향로-남대봉)을 바라 보니 우측의 능선의 고도가 왜 그리 한 없이 낮아지는지 걱정이 됩니다...  멀리 좌측의 남대봉이 정말 멀게 느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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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에서 소백산의 비로봉이 보이려나 하고 찾아 보지만 아쉽게도 안 보이더군요... 이쪽이 영월쪽이라고 누가 그러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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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 정상에 있는 팻말... 상원사가 10.5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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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봉에서 상원사쪽으로 내려 와서 다시 비로봉을 이 방향에서 올려다 보니 참 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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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내리막을 진행하여 고도가 가장 낮아진 지점인 곧은치... 그러나 해발이 860미터이니 생각보단 손해를 덜 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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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봉... 영원산성에 대한 안내판이 설치가 되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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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을 지날때면 어김없이 억새와 야생화가 반기고... 멀리 비로봉쪽을 되돌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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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에 눈을 헤치고 이곳까지 왔다가 다시 되돌아 간 전망 바위... 비로봉이 구름에 가려서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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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봉..1181.5미터.  전방의 헬기장 그 뒤로 사명봉쪽은 구름에 쌓여 안 보여 성남매표소로 하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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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사를 구경하고 상원사 약수가 너무 멋있어서 찍고... 물맛이 참 좋고 엄청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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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수량의 상원골은 이런 수 많은 폭포와 소가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하여 눈을 떼기가 싫어서 하산이 늦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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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매표소로 무사히 하산. 사진이 흐려서 죄송...내가 본 매표소 중에 가장 멋지고 예술적인 모양. 담에 한번 구경하시죠)

  

감사합니다... 산모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