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영각사매표소-남덕유산 (3.4km/1시간30분) (10분 휴식)
남덕유산-월성재 (1.4km/30분) (5분 휴식)
월성재-삿갓골재대피소 (2.9km /55분) (간식 5분. 삿갓봉에서 5분 휴식)

삿갓골재대피소-무룡산 (2.1km/50분)
무룡산-동엽령 (4.2km/1시간15분) (5분 휴식)
동엽령-백암봉(송계삼거리) (2.2km/35분) (5분 휴식)
백암봉-향적봉 (2km/40분) (향적봉 대피소에서 10분 휴식. 향적봉 휴식 10분)
향적봉-백련사 (2.5km/40분) (백련사 돌아보고 간식하고 20분)
백련사-삼공매표소 (5.9km/1시간)

산행거리 / 산행시간
1일 : 7.7km / 3시간 20분 (휴식시간 25분포함)
2일 : 18.9km / 5시간 50분 (휴식시간 50분포함)

산행일자
2004년 2월 14일 13시 30분 영각사매표소 출발 - 16시 50분 삿갓골재대피소 도착
2004년 2월 15일 08시 00분 삿갓골재대피소 출발 - 13시 50분 삼공리매표소 도착

산행구간별 거리/시간
◎ 영각사매표소 13:30 출발
(3.4km : 지루한 계곡길을 오르면서 일행을 기다리느라 잠깐씩 휴식하면서 400여개가 넘 는 철계단을 눈보라를 맞으면서 올라)
남덕유산 정상(1,507m) 15:00 도착 (10분 휴식)
◎ 남덕유산 정상(1507m) 15:10 출발
(1.4km : 눈보라속 내리막길 지나)
월성재 15:40 도착 (5분 휴식)
◎ 월성재 15:45 출발
(2.9km : 눈보라를 피해서 5분 간식하고, 삿갓봉(1,418.6m)에서 5분휴식하고)
삿갓골재대피소 16:50분 도착 (1박)

◎ 삿갓골재대피소 08:00 출발
(2.1km : 날씨가 좋아서 사방을 둘러보면서 쉬엄쉬엄)
무룡산(1,492m) 08:50 도착
◎ 무룡산(1,492m) 08:50 통과
(4.2km : 능선을 따라 편안한 걸음으로)
동엽령(1,320m) 10:05 도착 (5분 휴식)
◎ 동엽령(1,320m) 10:10 출발
(2.2km : 사방을 둘러 보면서 조금 빠른걸음으로)
백암봉(1,503m)/(송계삼거리) 10:45분 도착 (5분 휴식)
◎ 백암봉(1,503m)/(송계삼거리) 10:50분 출발
(2km : 향적봉 대피소에서 10분 휴식)
향적봉 (1,614m) 11:40 도착 (10분 휴식)
◎ 향적봉 (1,614m) 11:50 출발
(2.5km : 올라오는 사람들로 인하여 약간 지체)
백련사 12:30 도착 (백련사 돌아보고 간식하고 20분)
◎ 백련사 12:50 출발
(5.9km : 대로따라 1시간)
삼공리매표소 13:50 도착

산행기
하루는
어느 산악회에서 덕유산 종주를 한다기에 필요경비를 부담하고 동행하기로 했다.
아침 9시 40분경에 천호동을 출발하여 영각사매표소에 도착하니 오후1시 27분이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산행을 시작한 시간이 오후 1시 30분경.

눈발이 날리면서 계곡임에도 바람이 제법 분다.
마스크를 포함한 겨울산행의 완전무장을 하고 오르기를 25분가량, 남덕유산 2.1km 남은지점에 도착한다.
혼자오신 남자 분이 쉬고 있었는데 서상에서 택시(요금 7000원)로 영각사 입구까지 왔단다.
나도 완전무장을 조금 풀고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오른다.
능선에 올라서니 세찬 바람과 눈보라가 앞을 가린다.
이정표에는 영각사매표소 2.5km로 그리고 남덕유정상이 0.9km로 표시가 되어 있다.
그때 시간이 오후 2시 30분 산행시작하고 1시간이 지났다.
다시 완전무장을 하고 돌아보니 뒤따라오던 일행이 보이질 않는다.
10분쯤 기다려도 오질 않아 남덕유산에서 기다릴 생각으로 천천히 오르니 급경사와 계단이 나타난다. 계단의 수를 세면서 눈으로 미끄러운 계단을 조심조심 하나씩 올라간다. 이제 계단이 끝났나 싶으면 절벽과 눈보라와 함께 또 나타나고 그러기를 여러번 반복하니 남덕유산이 가까이에 있었다. 계단의 수는 413개 정도였는데 두 서너개쯤은 잘못 셈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남덕유산까지 3.4km를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정상이라 그런지 눈발은 더욱 세차고 배낭이 제법 젖어 있다.
배낭카바를 쉬우고 물 한모금 마시고 사과를 먹으려는데 손이 얼어서 펴지질 않는다.
입김에 젖은 마스크는 그대로 얼어버린다.
다시 새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과는 장갑을 낀 손에 든 채 서성거려보지만 일행들은 보일 기미가 없고 눈보라가 시야를 가려 천지를 분간하기가 어렵다.
혼자서 너무 멀리 와 버린 것 같다. 언제나처럼 나 홀로 산행이 돼 버렸다.
난 언제나 혼자서 하는 산행이 너무 좋다. 그래서 일행과 함께 출발하고도 항상 혼자가 돼 버린다.
눈보라와 세찬바람으로 추위를 피할 방법이 없어 그냥 혼자서 목적지까지 가기로 생각을 굳히고 오후 3시 10분경에 남덕유산 정상을 뒤로하고 서서히 걸음을 옮긴다.
내리막길에는 눈보라가 심해서 길이 모두 묻혀 버리고 없다. 그러나 꼬리표가 여기저기 붙어 있어서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얼마를 가니 남자 한사람이 올라온다. 출발지를 물으니 삿갓봉까지 갔다가 뒤돌아 오는 길이란다. 영각사 입구까지 다시 간단다.
혼자냐고 나를 염려한다. 일행이 있다고 하니 삿갓골재대피소까지는 수월하게 갈 수 있다고 나를 안심 시킨다. 서로 조심하라는 인사를 남기고 다시 혼자가 된다.
아이젠이 필요치 않을 만큼 눈이 많아 미끄러지면서 30여분이 지나 오후 3시 40분경에 월성재에 도착하니 이정표가 눈에 보인다. 남덕유산에서 손이 얼어 먹지 못한 사과로 갈증을 해소시키고 물 한 모금 마시고 나니 5분이 지났다.
오늘 숙소인 삿갓골재대피소까지는 2.9km 남았다.
어둡기 전에 도착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그래도 추위 때문에 더 지체할 수가 없어서 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
앞이 보이지 않고 눈보라가 심해서 마스크를 해도 얼굴이 얼어서 감각이 없다.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람을 막아주는 아주 좋은 장소가 있었다.
점심 먹은지도 3시간이 지나 시장기가 든다. 간식으로 요기를 하고 삿갓봉을 향한다.
오후 4시35분에 삿갓봉에 새겨진 1,418.6m의 돌기둥을 쓰다듬어 본다.
바람은 여전히 세차게 불어도 언제부터인가 눈발은 없어지고 날씨가 개이기 시작한다.
바람을 등으로 막으면서 조금 있으려니 구름이 걷히면서 크고 작은 산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여기 저기의 멀리 동네도 보이나 꼭히 어딘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걸어온 힘들었던 순간들이 일시에 환희로 변한다.
이게 이 세상을 살고 있는 행복이다 싶은 생각이 가슴으로 스며든다.
행복해도 추운건 추운거다.
얼마남지 않은 대피소를 향하는 길은 올라온 길이 가파른 만큼 내리막 길도 가파르다.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다리를 약간만 들면 저절로 내려 가진다.
그러기를 몇 차례하고 나니 대피소가 눈앞에 있다.
그 시간이 오후 4시 50분. 산행시간이 3시간 20분이 소요됐다.
오늘 하루의 산행은 여기서 끝내고 일행들과 산장에서의 하룻밤 추억을 만들어 본다.

또하루는
아침 6시가 되니 여기저기서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여유있는 아침식사와 후식까지 다 챙겨먹고 나니 7시 30분이다.
어제 산행의 이런저런 이야기와 오늘 산행의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을 메우고 08시 정각에 대피소를 뒤로하고 향적봉을 향해 출발한다. 향적봉까지는 10.5km라고 대피소 앞에 이정표가 있다.
일행들 일부가 앞서간 뒤를 따라 서서히 걷는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날씨가 아주 쾌청하고 바람도 그렇게 세지는 않다.
앞사람의 발자욱을 밟으면서 조금 오르니 완만한 계단이 나오면서 시야가 확 트인다.
옆도 보고 뒤도 보고 겹겹이 쌓여있는 산들을 보면서 가슴으로 스며드는 행복감을 또 한번 느껴본다. 많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무룡산(1,492m)의 표기가 눈에 들어온다. 대피소에서 50분을 온 것 같다.
칠연계곡(4.4km)과 황점매표소(3.4km)코스가 자세히 표시되어 있다.
다음에 기회가 주워지면 그곳들도 가 보고 싶다.
완만하고 조망이 좋은 길을 하루종일 행복해 하면서 힘든 줄 모르고 1시간 15분을 가니 동엽령(1,320m)에 도착된다. 5분간 휴식하고 물 마시고 다시 출발하여 35분이 지나니 송계삼거리란다. 돌에는 백암봉(1,503m)이라고 쓰여있다. 5분동안 다른 코스로 올라온 사람들과 얘기 나누고 20분쯤지나니 중봉(1,594m)에 도착된다.
오는 길에는 아고산대가 넓게 분포되어 있다는 표시가 있고 바람에 키가 자라지 않은 나무들의 수형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고산대는 해발 1,500m - 2,500m의 지역이라고 표기된듯하다. 사진동호회에서들 와서 무거운 작품용 카메라들로 아름다운 풍경들을 찍기에 열중들 하고 있었다.
우리 산꾼들이 최후의 살 수 있는 힘만 남겨놓고 산을 오르듯이 그들도 그 무거운 카메라를 메고 올라왔으리라고 생각함에 각 사람들마다의 살아가는 방법이 그리고 취미가 이렇게 다를수 있음을 실감케 한다.
눈앞에 보이는 향적봉을 향해 오르는 발걸음은 3시간이상을 걸었음에도 가볍기만 하다.
시간이 넉넉한 관계로 철탑이 있는봉에도 올라보고 향적봉 대피소에서 관리인과 얘기도 나누고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는 행운이 있은까하여 두리면 거려도 보면서 여유를 부려본다. 아마도 20대 어느때 왔을 때 샘터가 있던 자리에 대피소가 자리한 것 같았다. 향적봉에 오르니 많은 사람들이 고지를 점령하고 있었다.
아침에 숙소를 떠나온지 10.5km거리이고 3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11시 30분이다.
오늘도 무룡산에서부터 일행들과 만날 수 없는 나홀로 산행이었다.
아마도 버스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향적봉에 표시된 멀리의 산들을 실재의 산과 그림과 비교해 보면서 멀리 무주리조트도 바라보면서 하산지점을 눈으로 표시하고 향적봉을 출발한 시간이 오전 11시 50분.
올라오는 인파가 적지 않다. 산악회명찰을 부착한걸로 봐서는 단체로 온듯하다. 그것도 각기 다른 산악회의 명찰임이 많은 산꾼들이 향적봉을 향하고 있다.
양지바른 내리막길이라 일부의 눈들은 녹아 질벅거리고 여간 미끄럽지가 않다.
곡예하듯 미끄러지면서 올라오는 인파를 피해 묘기를 부리기를 40분이 지나니 백련사에 도착한다.
20대 어느날 한번쯤 왔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백련사를 한바퀴돌고 돌틈새로 흐르는 물도 마시고 간식을 끝내고 나니 20분이 지나 버렸다. 삼공리매표소까지 5.9km의 이정표를 보면서 백련사를 뒤로한 시간이 12시 50분.
길이 좋아서 백련사에서 삼공리매표소까지는 1시간도 채 안 걸려서 도착했다.
도착시간 오후 1시 50분경이다.
산행거리 약18.9km로 5시간 50분이 소요된 것 같다.
삿갓골재대피소에서 향적봉까지의 코스는 능선을 따라 주변의 조망이 한눈에 보이는 코스라 오늘같은 좋은날씨에는 지루하지 않게 산행할 수 있는 코스인 것 같다.
어제의 코스도 그러하긴 했으나 눈보라와 세찬 바람으로 인하여 한치 앞을 볼 수 없었으나 오늘 같은 좋은날이었으면 역시 지루하지 않은 코스일 것으로 생각된다.
주체한 산악회에 고마워하면서 28인승 리무진 버스에 몸을 누이고 서울로 향하는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이글이 덕유산 종주를 계획하시는 산사랑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