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교산 종주- 형제봉 ~ 바라산재 까지


^^ 산행일시 : 2004년 4월 4일 일요일 11:30~ 17:00

^^ 산행인원 : 우리부부(김종권, 황정미)

^^ 산행코스 : 광교저수지- 형제봉- 비로봉- 시루봉- 백운산- 바라산- 바라산재-
백운호수 학의동


- 지난 밤 늦은 잠으로 인해(TV 영화 보다) 운악산을 포기하고 광교산을 종주하기로 하고
출발 합니다.

일단 금정역 까지 승용차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전철과 버스를 이용할 계획입니다.

헌데 금정역 부근의 효성공장의 진달래 동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잠시 들러봅니다.

작은 야산의 앞 부분이 온통 진달래꽃으로 덮혔습니다.

진한 색과 향과 본위기에 취하여 이리 저리 진달래 숲속을 돌아다닙니다.

마침 유치원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맛을 더해 줍니다.








- 1호선 전철을 이용 수원역 5번 출구에서 광교산행(경기대행) 버스(13번)를 이용하여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광교산 입구에 도착하니 광교저수지 때문에

시야가 확 트이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점심시간에 임박한 도착으로 부근에서 1,000원 짜리 김밥 3줄을 삽니다.

그리고 수원에서 자랑하는 반딧불이 화장실을 들러 산행 준비를 하니

119 소방대원들이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산불예방을 위한 노고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 11: 30 산행의 시작은 계단이지만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습니다.

화창한 봄날에 연휴를 맞은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산으로 올라갑니다.

이런 모습을 상춘인파라고 하던가....

초입의 등산로는 산 자체가 육산인데다 평탄하여 전형적인 동네 산책로 입니다.

제일 첫봉 형제봉을 앞에 두고 물을 보충하기 위하여
천년약수 방향으로 길을 잡습니다.


- 12: 20 천년약수터는 체육시설이 구비된 주민들의 체력단련 장소로

휴식공간과 함께 잘 정돈 되어 있습니다.

아내가 물을 보충하는사이 돌미나리꽃과 낙엽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제비꽃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리곤 물 한바가지를 시원하게 들이키고 형제봉을 향한 고개를 올라갑니다.

언덕에 올라보니 길은 여러갈래 이건만 표지판이 잘 안보입니다.

뒷사람의 도움으로 형제봉으로 향합니다.














- 12: 43 형제봉을 지척에 두고 박제삼의 시 "산에서"가 새겨진 입간판을 만납니다.

시원한 바람에 심호흡을 하고 잠시 시 구절을 읽어 봅니다.

" ...년중들어 간장이 저려오는 아픔이거든 가을날 울음빛 단풍에 젖어 들거라."

라는 구절이 인상에 남습니다.


- 12: 50 제 1봉 형제봉에 올랐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곳은 형봉, 건너편에 있는 봉은 아우봉...

두 봉을 일컬어 형제봉이라 한답니다. 높이는 448m 입니다.

아담한 정상에서는 용인의 풍덕천과 수지등의 APT들이 눈 아래에 들어오고

형제봉임을 알리는 표지도 자연적인 멋이 풍깁니다.

형제봉을 내려서면 94개의 계단이 맞이합니다.

그리고 내려감의 경사가 잠시후의 가파름을 예고하고.....

여전히 사람들의 물결이 등산로를 채우고 있습니다.











- 13: 22 두번째 봉인 488m의 비로봉입니다.

이 정상에는 팔각정이 있어 힘들게 올라온 등산객들에게 편히 쉴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며

사방으로 통하는 바람은 시원스럽기 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황사를 동반한 강풍이 쉴새 없이 불어

차가운 기온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합니다.

비로봉에서 다음봉 까지의 거리가 약 1.9km 이상의 거리이고

정상을 향한 깔딱고개가 상당히 깁니다.

지난주 산행으로 아직 다리가 덜 풀린 듯 힘이 제법 듭니다.

그래도 뒤쳐진 아내는 잘 따라 옵니다.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에도 힘든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한 귀퉁이에 소담스럽게 핀 남산제비꽃과 양지꽃이

힘든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 13: 50 세번째 봉인 582m 의 수리봉 즉 광교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서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수원시 관할임을 증명하듯 화성 형상의 지명석이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광교저수지와 소류지의 풍광이 시원함을 더해 줍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시루봉 하단의 능선에는 수많은 소나무들이

끝없는 사람들의 발길 때문인지 중병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저마다 수액(링거)을 꽂고 애처롭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 13: 59 시루봉에서 백운산으로 접어드는 길목 안락한 곳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입구에서 사온 김밥 2줄과 사과로 식사를 간단하게 끝내고 다시 길을 서두릅니다.

노루목 삼거리를 지나 억새밭 삼거리에 왔습니다.

지금은 억새철이 아니라 그런지 억새밭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길은 없고

그저 이정목 만이 이곳이 억새밭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백운산이 1.8km 남았음도 알려줍니다.





<- 14: 29 통신대로 가는 길이 시설물에 의해 단절되어 능선 아래길로 우회를 합니다.

시설물 철망 사이로 제비꽃과 양지꽃이 환한 미소로 지나가는 산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잠시 몸을 낮추어 인사를 해 줍니다.

이 곳의 시설물의 규모가 크고 길이도 엄청나게 깁니다.

한참을 우회한 뒤에야 백운산 정상이 보입니다.


- 14: 38 네번째 봉인 567m 백운산 정상입니다.

이곳은 정상이 좀 넓습니다. 벤치도 있고 백운산 지명석도 있습니다.

정상에서 굽어보면 의왕시가와 의왕 고속도로가 한눈에 보이고,

저 멀리 부곡저수지도 보입니다.

하지만 뿌연 날씨 탓에 더 이상은 조망하기가 어렵습니다.

사전에 조사한 바로는 바라산재 까지 6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하여

부지런히 발품을 한 탓인지 지금까지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상당히 빠른 걸음을 걸었습니다.








- 백운산에서 바라산 까지의 거리가 2.4km... 좀 멀어 보입니다.

능선을 오르며 한없이 걷는데 시루봉을 깃점으로 뜸해지던 인파가 이곳에선 한사람도 없고,

새소리 마저도 들리지 않는 적막함 속에서 우리 둘만이 걸어 갑니다.

강한 바람 탓인지 진달래도 아직 꽃을 못피우고 작은 야생초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를 가다 내리막에서 한무리의 제비꽃을 발견하고 이리 저리 한참을 들여다 봅니다.


- 15: 15 바라산 못미쳐 고분재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이 코스는 만나는 삼거리 마다 모두 하산길이 접해집니다.

이곳에서 하산을 하면 임도로 연결되고 백운호수 학의동교회로 갈 수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면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산객이 얼마나 반갑던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어디서 오시는지요?'... 갖은 수다를 다 떨어 봅니다.

그리고 또 한가족 3명이 한 봉우리에서 조우하고 지나치려는데
큰 소나무 가지에 걸린 지명목에 이곳이 바라산임을 표시하고 있는데

그늘 때문에 그냥 지나칠 뻔 합니다.


- 15: 32 다섯번째 봉인 428m의 바라산...

이 정상에서는 나무숲이 우거져 주변 조망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나무 사이로 백운호수는 볼 수가 있습니다.








- 잠깐 정상임을 확인하고 내려오면서 남은 김밥 한줄과 다른 먹거리로 다시 휴식을 취합니다.

주위에 나무 등걸에 붙어 생을 다한 운지버섯과 이제 막 순을 내 놓은 두릅을 만납니다.

계절의 힘이란... 봄의 힘이란... 이렇게 위대합니다.


- 15: 45 경사가 몹시 가파른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조심스럽게 발 걸음을 놓는데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꼬리를 물고 힘들게 올라 옵니다.

내가 봐도 정말 힘들 것 같은 경사입니다.

산악 모임인지 대략 15명 정도인 것 같습니다.

양재동에서 청계산을 경유한 팀인데 많이 지쳐 보입니다.

서로의 안전을 기원하는 작별을 하고 마지막 네거리에 내려 섭니다.


- 15: 54 오늘의 마지막 목표인 바라산재입니다.

내려서는 방향에서 곧장 가면 청계산 국사봉으로, 오른쪽은 고기리로,

왼쪽은 우리가 가야할 백운호수 학의동 입니다.

맞은편의 잘 만들어 놓은 이정목은 표기가 잘못되어 지저분 하게 고쳐 놓아

별 도움이 안되고 뒤편의 산허리 언덕에 불성사납게 붙어 있는

조그만 합판의 표기가 오히려 제대로 구실을 합니다.















- 바라산재에서 조금 내려오면 왼편에 서낭이었던 듯한 자취가 그대로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에 노란, 빨간, 흰색의 천이 오래된 듯 지저분한 체로 걸려있고

그 앞에는 돌무더기가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아마 지금도 이 앞에서 두손 모아 지성을 드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 16: 10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 도중에 계곡물이 줄어듬을 걱정하여

그래도 조금 흐름이 있는 곳에서 탁족을 합니다.

아직도 살이 에이는 듯한 차가움이 뼛속 까지 전해옵니다.

두번 세번 발을 담그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집니다.

하지만 그 상쾌함은 지금까지의 피로를 모두 몰아내는 듯 가뿐한 기분입니다.

신발을 다시 신지만 얼얼함이 계속 전해옵니다.


- 무너내릴 듯한 비탈에 곱게 핀 남산제비꽃과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누고

본격적인 하산을 합니다.











- 중간에 쑥, 냉이 등 봄나물을 한봉지 캐고 천천히 걷습니다.

백운호수 학의동에서 기다리던 2번 버스를 타니 졸음이 몰려옵니다.

호수 순환도로엔 차량들이 가득하고....

다왔다는 기사님의 큰 소리에 잠에서 깨니 어느새 인덕원입니다.

2번 출구로 들어가 전철에 몸을 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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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오늘 한북정맥 5봉을 종주 하였습니다.

다음엔 반대로 양재동- 청계산- 광교저수지 까지 한번 해볼 계획을 하면서 마무리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은 차갑습니다.













▣ RTY - 종주를 축하드립니다만 광교산은 한북정맥이 아닙니다. 정맥에서 잉태한 기맥이나 지맥이 맞겠지요... 아무튼 긴 구간 산행에 수고하셨습니다.
▣ 김종권 - 감사합니다. 잘 못 알았군요... 아마 한남정맥에 속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수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