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산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시: 2004. 4. 5.(한식, 식목일) 월요일 날씨: 그야말로 청명
인원: 9명 차량: 스타렉스( 9인승)

■삼산 (765m)
위치: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수곡리, 용봉리
■비래산(690m)
위치: 전남 곡성군 죽곡면, 석곡면, 주암면

▶교통: 동광주IC-호남고속도로-석곡IC-석곡면-목사동1교-평리3거리-용사쪽으로 좌회전
구룡교 -수곡2구에 주차

▶우리의 산행코스
수곡2구-임도-원달4거리-헬기장-삼산-비래산-구룡리-용산단-수곡2구의 원점회귀 산행.

▶산행시간 (4시간 15분)
수곡2구-임도 끝(2.9km, 약45분), 임도 끝-삼산정상(2km.약1시간)
삼산-비래산-용산단(거리는?. 약2시간30분)

★ 산행 안내도(평사 삼거리)의 삼산, 히아산 산행코스 ★
1)임도끝↔삼산정상( 2시간)
2km
2)용사1구↔형제산↔삼산(3시간30분)
2km 2.9km
3)임도끝↔삼산 ↔ 월등재 ↔ 흑석리 ↔ 닭재마을(5시간}
2km 2.2km 2.8km 1.4km
4)용봉2구 ↔ 월등재 ↔ 희아산정상 ↔ 흑석거리 ↔ 닭재마을(4시간)
4.1km 0.5km 2.3km 1.4km

종종 산행을 같이 하는 이 선생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광주, 전남의 700m 이상의 산중에서 아직까지 안 가본 산이 네 개가 있는데, 이번 식목일에는 그 중 한 개인 광주에서 가까운 삼산(765m, 전남 곡성군)을 가고 싶은데 같이 가자"고 한다. 광주 근교의 안 가 본 산인지라 무조건 "O.K"

처음 들어보는 산 이름인데 어떤 산인가 궁금하여 `한국의 산하`에 들어가 본다. 산행기는 한편도 찾을 수 없고, `지역별 분류- 전남의 산`에 삼산의 개요와 특징이 나와 있어 반가웠지만 간단하여 感이 잘 잡히지 않는다.

부산 국제신문의 근교 산행기에는 많은 산행기를 알기 쉽게 잘 올려놓는데, 광주. 전남의 신문에는 근교 산행란이 없는 것 같아 아쉽게 생각한다.
지역이 여러 가지 면에서 뒤떨어져 있는데 근교산행 자료 하나 구하는데도 마찬가지구나...
이럴 때는 근처에 가서 물어보고 직접 가본 다음에야 알 수 있지 않겠는가?

9시30분. 동광주의 약속 장소로 나가니 생각지도 않았던 9인승 승합차에 일곱 분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성당의 레지오 팀 2부부와 모 산악회 산행이사 한 분이 합류하셨단다.

드디어 신나게 울려 펴지는 음악소리와 함께 출발.
봉고가 처음 나왔을 때 여럿이 나들이 가면서의 찢어지는 기분을 모처럼 다시 느껴보는 것 같다.

정말 부러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동광주 I.C를 지나 호남고속도로 진입하여 석곡 I.C로 나온다. 구례, 압록 유원지 표시판을 따라 보성강변을 달린다.
개나리, 벚꽃 속에 화창한 날씨의 봄나들이.
연휴를 맞아 이미 많은 차들은 빠져나갔는지 소통은 원활하다.

목사동 1교를 건너 조금 지나니 평리 삼거리다.
〈삼산, 히아산 등산 안내도〉가 바로 보인다. 히아산(764m), 삼산(765m), 비래산(690)의 능선이 이어져 있어 세 개의 산을 다 가보자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노인 한 분이 오시더니 "여기서는 삼산을 오른 후 비래산을 거처 용산단 쪽으로 내려오면 좋을 것이요, 히아산 가는 길은 잘 안나있을 거 같으요" 하신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일단은 삼산에 가서 어디로 갈지 결정하기로 한다.

구룡교를 지나 수곡2구 마을 쪽에 주차시키고 임도를 따라 걸어가기로 한다. 마을에는 주차시킬 수 있는 넓은 공터가 있다. 수곡2구부터 임도 끝까지는 차가 진입할 수 있고, 2,9km라는 표지석도 있다.

임도 길과 계곡을 거슬러 45분 가량 가니 별장 같은 집1채 위로 임도가 끝나고 여기부터 삼산2km라는 표시판이 붙어있다. 계곡이 임도 끝까지 이어지는데 여름에 와도 좋겠다.
계곡 물도 깨끗하고 쓰레기도 없이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은 찾기 힘들다.

산길에 들어서니 삼림욕장 조성하려는지 편백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기분이 아주 상쾌해 이야기하면서 잠시 머무른다. 이제는 리본도 가끔 1개씩 보이는데 부산 어느 분인가의 `전국400개 명산 등정 기념` 리본이 눈에 뛴다.

산행이사와 함께 백두대간 이야기와 `1500산을 향해 가시는 분`의 이야기도 하며 가니 원달4거리다. 오른쪽으로 월등재, 히아산가는 길이고 왼쪽으로는 삼산. 우리가 지나온 옆길인 형제산으로의 갈림길이다. 헬기장을 지나 마지막 가파른 길을 올라서니 삼산 정상이다. 임도 끝에서 2km를 1시간 걸려 올라왔다.

산행이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조망을 즐긴다. 저쪽으로 천왕봉이 잘 보이고 그 옆에 반야봉, 그리고 광양 백운산, 무등산, 여수 쪽의 섬들, 바로 앞쪽의 태안사와 봉두산, 도림사의 동악산 등등... 정상에서의 조망을 즐기시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정상인 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어느 분이 점심을 재촉하신다. 정상은 그리 넓지 않는데 묘까지 자리잡고있어 조금 내려가 자리를 잡는다.
봄나물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더덕 고추장 구이에 젓가락이 먼저 간다.
요즘 아이들이 봄나물을 즐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봄철에는 쑥국이 제일 맛있고, 산채 정식에 입맛이 당기는 것은 세월이 흐른 징조일까?

이제는 비래산을 거쳐 용산단으로의 하산길이다.
히아산은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여기서부터는 거리 표시판이나 비래산 정상 표시판 하나도 없다. 우리가 어디쯤 가고 있고 얼마나 더가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물론 우리 일행말고는 내려올 때까지 한사람도 만나지 못해 물어볼 수도 없다.
하루종일 우리 일행 9명이 삼산과 비래산을 독차지 한 것 같다.
샘이나 계곡도 없으니 가실 분은 물을 충분히 준비하시는 게 좋겠다.

인적이 드무니 나쁘게 말하면 개발이 안 된 것 같고, 좋게 말하면 오염이 안된 것 같다.
경사가 조금 심한 길도 지나고 나뭇가지가 종종 잡아당기는 걸 뿌리치고 나와서, 평지 쪽에 새로 지은 집이 있어 가보니 신 숭겸 장군의 용산단(龍山壇)이다.

신 숭겸 장군의 출생지인 곳이며, 군인들의 학습장으로 만들기 위해 성역화 한다고 곡성 소개에 나와 있다.

신 숭겸 장군은 왕건을 받들어 고려를 개국한 개국공신이다.
태조10년(서기927년) 왕건은 대구 팔공산 전투에서 수가 많은 후백제 군에게 포위를 당해 위험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왕건과 비슷한 용모를 갖춘 신 숭겸 장군이 왕의 복장을 하고서 대신 싸우다가 장렬히 전사하셨다.(대구의 표충사가 신 숭겸 장군의 유적지다.)

용산단을 둘러보고 여자 분들은 쑥을 캔다.
이 선생님은 목이 마르다고 슈퍼를 찾아보지만 아직까지 구룡리 마을에는 가게가 없단다.

삼산에는 삼이 있는가, 산삼이 있는가 속으로 은근히 기대했는데 ...
석곡면으로 가서 흑돼지 석쇠구이로 산삼을 대신하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연휴를 보내고 돌아오는 차량으로 정체된 길속에서 심금을 울리는 노래도 들어본다.
다음 산행을 약속하며 bye, by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