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 1월 18일 일요일
산행지 :지리산동부지역 (안내원골/ 황금능선/써리봉/ 중봉/ 하봉/ 두류봉/독바위/쑥밭재/ 1.315봉 새재갈림길/벽송사.서암갈림길/노장대/ 함양오봉리/화림암)

산행자 : 나홀로.걸어서 하늘까지...

구간별 소요시간및 개요.

07시 45분 : 산청군 삼장면 내원리 안내원 (지리산식당도착.조재진씨댁)
07시 50분 : 식당옆길 바리케이트 설치된곳(차량통행금지)따라 임도로...
08시 23분 : 임도끝나고 작은 계류건너는 곳

08시 34분 : 산죽으로 터널을 이루는길 삼거리가 나오고(여기서 우측으로)
왼쪽길은 국사봉으로 바로오르는 길 가파름 우측길은 산죽으로 뒤덮임
08시 53분 :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 은신처 예전 민가가 있었던 곳으로 지금은 완전
폐허가 된채 무성한 억새와 찔레꽃나무. (봄철에는 장관을 이룸)
시골학교 운동장크기 만함

09시 16분 :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가파른 오름길(산죽.억새무성한곳)
09시 37분 : 국수재(이곳에서는 국사봉 국사재로 불림) 우측황금능선으로 ...
09시 51분 : 삼거리안부. 중산리청소년수련장 내려가는곳(그대로 북쪽방향으로)

10시 59분 : 마야계곡 내려서는 안부(그대로 북쪽방향으로 직진)
11시 43분 : 써리봉 1.642 (정확한 지명은 써래봉임.시골 논써래질하는 쟁기를 닮았다는 뜻으로 산봉우리들이 쭈빗쭈빗함.

13시 16분 : 중봉도착 1.875 (간단한 식사 바람이 엄청불어...)
13시 41분 : 중봉에서 하봉으로출발
14시 37분 : 하봉도착...

15시 22분 : 두류봉도착
15시 28분 : 두류봉아래 사거리안부. 왼쪽은국골. 직진은 두류능선.추성산성방향. 우측은 독바위.쑥밭재.새재.허공다리방향. (우측으로)

15시 43분 : 우측 새재내려가는 길(그대로 직진)
15시 58분 삼거리(약간 산허리 돌아가는길로 허공다리내려서는 길 자칫들어가면...)
여기서 좌측은 허공다리계곡으로 초행자는 절대들어가면 안됨. 직진

16시 26분 : 쑥밭재.독바위 안부 (쑥밭재에서 벽송사.서암.광점동으로 내려가는 길)
16시 40분 : 1.315봉(백두대간.태극능선 새재 웅석봉으로 대간이어지는 능선) 대간길을 버리고 함양군 북쪽방향으로...

16시 55분 : 무명봉 이곳에서 우측으로(왼쪽길은 벽송사.서암.노장대.선녀굴)화림암
17시 12분 : 우측 오봉리 화림암 내려서는 삼거리에서 화림암 방향으로...

18시 52분 : 오봉리 화림암도착.

산행소요시간 11시간 07분.

지난 봄 6월 6일 현충일 내원골 국사봉을 찾았다가 가슴저린 사연이 발길을 다시...

지리산의 아픈흔적들을 하나하나 얘기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동부지역에 감춰진 사연들은 세간의 기억에서 점점 멀어져 감을 느낀다...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

성명: 정순덕 鄭順德.
성별: 여
나이: 71세
태어난곳 :산청군 삼장면 내원리 안내월.

1950년 정월 정순덕은 인근 시천면(덕산) 사리마을(구장터가 있었던곳으로 지금은 남명 조식선생님의 산천제가 있는곳)의 한살위의 17세 함석조씨에게 시집을 간다.

시집간지 반년만에 6.25발발 신랑은 인민군의 부역(포터)을 하게된다
이후 빨치산 소탕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신랑 함석조는 부역한 두려움에 지리산으로 들어가고 이현상의 빨치산에 합류한다. 결혼 1년 꿈에도 그리운 사랑하는님을 찾아 혹한이 몰아치는 겨울밤 그는 지리산으로 들어가며 남편과 재회한다.

그러나 만남의 기쁨도 잠시 신랑은 한달도 채 되지못하여 국군토벌대에 의해 사살되고 이현상의 남조선인민공화국남부군은 대성리에서 최후를 맞는다.

그 와중에 정순덕은 살아 남았고 이후 혹한의 지리산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처절한 삶으로 이어진다. 그러나1963년 12월 11일 새벽 그가 태어난 이곳 안내원골에서 주민신고로 잠복중이던 경찰관에 의해 대퇴부에 총상을 입고 13년 지리산의 삶을 마감한곳이다.

한여자의 기구한 운명적 삶의 흔적이 배여있는 지리산 내원골...
찾는이 조차없어
적막감은 긴장감으로 이어지는 곳...

한동안 이곳은 철저히 출입통제구역으로 아니 저주받은 땅으로 인식되어 민가조차 없었던 지역...

한여자의 기구한 삶의 흔적을 찾아 길을나선다.

산문으로...

은백색으로 뒤덮힌 내원골...
임도를 지나 산죽우거진 비탈길 잎새에 얹힌 눈송이 제힘에 겨운듯 산죽나무 늘어졌다. 작은 계류를 지나 정순덕의 은신처였던 곳을 지난다...

지난해 봄 널부러져 있던 낡디낡은 양은냄비며 솜이불....
눈속에 덮였다.

지리산 오늘만큼은 침묵으로 가자구 한다...
아무도 걷지않은 눈덮인 그길에 산짐승들의 발자죽이 개울로 향해있다.

써래봉에서 구곡산으로 이어지는 황금능선 세찬북서풍이 매섭게 불어댄다.
정면으로 바람을 맞으며 걷노라니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중봉에 도착되니 아예 날려 갈듯하다.
그러나 지리산의 풍광을 영상에 담으려 중봉에서 야영하는 사진작가들의 모습은...존경스럽다. 간단하게 눈녹여 커피한잔에 여유를 담고 하봉을 향한다.

초암능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그아래를 칠선계곡이 자리잡았다. 태풍루사에 심하게 할퀴어 버린 중봉의 산사태지역도 하얀눈속에 가려 아픔을 잊은듯 하다.

이어지는 대간길...
두류사거리 안부를 우측으로 돌아 독바위로 향한다.
1.315봉을 능선으로 지나자 대구에서 왔다는 30여명의 인솔자는 허공다리골을 묻는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허공다리골을 그것도 겨울에 단체로.

대원사로 올랐다가 새재에서 길을 잘못들어 단체로 움직이고 있었다.
참고로 이곳지역은 국립공원통제구역과 함양국유림이 능선중간을 경계로 하기때문에 이정표는 아예없으며 표식기도 제거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지형도를 보며 송전리로 하산할것을 권하고 발길을 오봉으로 향한다.
급한경사의 내리막길 눈길에 몇번을 뒹굴다 화림암에 도착된다.
웬 낮선이방인의 출현에 스님은 뒷간에 있다 화들짝 놀란 얼굴이다.

지리산은 이미 어둠에 덮였고
경내를 밝히는 백열구 전등 불빛아래로 날리는 눈송이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아픈상처의 지리산
세월의 흐름속에...
그 아픈사연들... 망태기에 담지못하고 텅빈마음으로 길을 떠난다.

가야할곳 진주로...


▣ 김정길 - 새벽에 일찍 서둘러 05시 경에 시작하시고 오후 어둡기 전에 하산 하셨으면 좋았을 것을,, 님께서는 잘 아시고 자신있는 코스여서 그리하셨겠지만,, 그래도 저녁의 어둠속을 해매이시니 가련해보이고 또 그러시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마음이 아픕니다.
▣ 신경수 - 안녕하시죠 신경수입니다 또 지리에 드셨군요 처절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외로운 산행기 다시 한번 나를 조용히 둘러보는 그러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좋은 설 되십시요
▣ 권경선 - 전후세대인 저는 직접경험은 못했지만 남부군, 태백산맥등 책으로 간접경험은 하였습니다. 한 인간의 인생이 정치권력의 힘겨루기에 의해 이렇게 철저히 유린 당할 수 있을까요?.. 가슴이 아립니다. 그 집터에 찔레꽃이 피어 날 때쯤 처절한 아름다움을 보러 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범모 - 정순덕 할머니.. 그분이 얼마전 2004년4월1일에 돌아가셨더군요.향년70세.'53년 휴전이 되고도 10년이나 지나 '63년에 체포되어 무려 23년의 세월을 철창안에서 지내신 비전향장기수입니다.출옥후에도15년의 세월을 공단등에서 어렵게 살아오셨죠.그러면서도 몇몇 그분 사진속의 얼굴은 어떻게 그렇게 한결같이 밝고 건강하신지.. 이념의 옭고 그름을 떠나 참 가슴 아픈 삶을 사셨던 분이더군요. 현세에서 못누리신 그 '행복', 내세에서나마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나무지장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