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에서 굴러 떨어져 큰일날뻔 했던 명지산 산행기



o 산행일시 : 2004.2.8(일) 08:50~16:30(휴식시간 포함 7시간 40분)


o 산행장소 : 명지산(1,267m)

- 명지4봉(1,079m)~명지1봉(1,267m)~명지2봉(1,250.2m)
- 소재지 : 가평군 북면 도대리 산 1번지


o 준 비 물 : 물2병, 컵라면, 커피, 사과, 과자류 등


o 산행지까지의 교통이용 : 분당 무지개사거리~가평군 북면 익근리까지 승용차 이용

- 집에서 출발 : 06:40
- 가평군 북면 익근리 주차장 도착 : 08:40


o 산행코스

- 익근리 주차장~승천사~명지폭포~명지4봉과 2봉 갈림길 삼거리~나무계단 급경사~명지4봉(화채바위 정상)~명지산 정상(1봉)~명지2봉(남봉)~백둔봉 갈림길 삼거리~명지1봉,2봉 갈림길~화채바위 갈림길 삼거리~명지폭포~승천사~익근리 주차장


o 코스별 소요시간

-08:50 익근리 주차장 출발
-09:10 승천사 뒤 등산안내도 표지판
-09:24 명지폭포 방향과 사향봉 갈림길 삼거리, 아이젠및 스패치 착용 3~4분간 지체
-09:46 명지폭포 앞
-09:59 명지산-15 이정목 표시
-10:07 명지산-19 명지4봉과 2봉 갈림길 삼거리
-10:45 나무계단 시작 급경사
-11:35 명지4봉(1,079m), 우측으로 잘못 러셀하여 10여분 허비
-12:08 명지산 정상(명지산1-6)=명지1봉(1,267m), 정상주,점심식사등 35분정도 휴식
-13:10 제3봉거리표시(1,600m) 이정표지역(밧줄로프 오르막)
-13:34 명지산 제2봉(1,250.2m), 일동22 삼각점, 여기부터 출입통제 지역 러셀 없음
-13:54 백둔봉,백둔리,익근리 갈림길(백둔봉 주 능선)
-14:05 익근리 6,400m 이정표시(1,000m 고지)
-15:20 급경사 하산 마지막 계곡의 명지1봉과 2봉 갈림길 삼거리
-15:25 명지 제4봉과 2봉 갈림길 삼거리(출입제한 지역표시)
-15:40 명지폭포 앞
-16:11 승천사
-16:30 익근리 주차장



o 명지산의 특징


명지산은 경기 가평군 북면과 하면을 경계로 솟아있는 경기도내에서 화악산 다음으로 높 은 산으로 가평에서 북쪽으로 18km 정도 떨어져 있다. 명지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에는 굴참나무 군락, 전나무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익근리계곡과 천연림의 조화가 장관이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으로 유명하고, 가을단풍은 가평팔경 중 제4경으로 지정 되었으며 수십년 묵은 고목과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루며, 겨울철에는 적설량이 많아 더욱 매력적이고, 봄철 화사한 진달래 군락은 상판리 귀목마을에서 아재비고개로 올라서는 길과 화채바위에서 사향봉에 이르는 구간으로 1킬로미터 이상이 진달래로 뒤덮인다.

산행기점은 계곡을 끼고 시작하는 익근리와 상판리 귀목고개 두 기점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상판리 귀목고개에서 시작하여 익근리계곡으로 내려가는 코스가 비교적 무난하다고 하는데, 그렇지만 산행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산행기점인 상판리 장재마을에서 계곡을 따라 귀목고개에 올라, 진달래 능선길을 따라 오르다 가파른 급경사 길을 올라서면 정상에서 시야가 탁 트이며 화악산, 국망봉, 운악산 등이 펼쳐지고, 하산은 북쪽능선길을 따라 1시간 정도 가면 익근리 계곡이다.



o 산행출발 및 시작


지난 주(1.31~2.1)는 설날에 못 갔던 시골을 다녀 오느라고 토,일요일 연 이틀간 산행을 못했다. 그래서 이번 주는 꼭 산행을 하리라고 계획을 했는데, 어제(2.7) 토요일에도 금요일에 오랜만에 만난 옛 동료들과 과음을 한 탓도 있지만 특별히 집사람의 부탁으로 집사람 사무실에서 봉사 활동을 할 수 밖에 없던 처지라 할 수 없이 오늘에야 산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사실은 오늘도 시골에 계시는 장모님 생신이라 집사람이 같이 가자고 하는데 둘째 아들놈과 갔다 오라고 하고는 늑장을 부려 큰 아들놈과 나는 집에 남았다. 집사람은 작은 아들놈이 운전을 해서 어제 저녁 9시경 시골로 떠나고, 난 조금 일찍 잠을 청하여 새벽에 일찍 일어나 당초 계획했던 명지산을 오늘은 꼭 오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지난번 검단산,용마산 종주시 만나 함께 산행을 했던 S님께 연락을 한다.

사실 오늘 산행을 못하면 다음주에도 좋지않은 두번째 잇몸 수술이 잡혀있기에 3주째 산행을 못할 형편이어서 강행을 하기로 한 탓도 있다. S님도 지난 산행시 약속대로 흔쾌히 받아들여 새벽에 집 앞 사거리로 차를 가지고 오겠다는 언약을 했었기에 이른 새벽인 5시40분에 일어나 뜨거운 물을 끓여 보온병에 넣고는 배낭을 메고 약속시간인 06:40분에 집을 나선다.

분당의 무지개마을 사거리를 벗어난 차량은 광주방향의 43번 국도를 거쳐 팔당댐을 경유 양수리를 거쳐 화도삼거리로 향한다. 중간에 잠시 나홀로 다방에 들른 것 외에는 곧장 청평을 거쳐 가평으로 내달리다가 깜박하여 강원도 방향의 다리를 벗어나 다시 적당한 곳에서 U턴해서 북면으로 접어든다.

목동에 도착하여 슈퍼에서 막걸리 한 병을 사서 배낭에 집어 넣고는 곧장 달려 지난번 연인산 산행시 기억이 있는 백둔리 방향의 다리를 지나쳐 화악산 산행시의 관청리 쪽으로 달린다. 얼마간 지나니 왼쪽으로 명지산 표시가 있는 익근리의 넓은 주차장에 당도한다.

두세대의 차량과 간간이 개 짖는 소리만 있을 뿐 주변은 조용하다. 바로 배낭을 메고는 명지산 방향으로 접어드니 차량통행 금지라는 팻말과 승천사 방향의 안내판, 그리고 이정목이 익근리라는 표시와 함께 명지산 5.7km라고 안내하고 있다.



O 익근리 주차장~승천사~명지폭포~ 명지4봉과 2봉 갈림길 삼거리


어제 밤에 조금 내린 눈 때문인지 길을 하얗게 덥고 있는 눈길이다. 지난번 내린 눈이 아직 채 녹지도 않았는데 어제 밤에 또다시 눈이 내려 미끄럼이 더할 것이라 예상하며 10여분정도 넓은 길을 따라 오르니 승천사 일주문을 지나고, 조심조심 언 길을 따라 승천사를 지나치니 승천사 뒤쪽에 등산안내도가 길을 알린다.

안내도에는 명지1봉부터 4봉의 위치와 등로가 잘 안내되어 있다. 이곳을 지나쳐 10여분 이상을 올라서니 우측으로 향하는 길과 직진하여 계속 오르는 넓은 계곡길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나중에 하산시에 안 것이지만, 우측은 사향봉 능선으로 오르는 등로이고, 직진방향은 명지폭포를 경유 화채바위 정상인 제4봉과 제1,2봉을 이어지는 등로였던 것이다.

이곳에서 일단 아이젠과 스패치를 착용키로 하고 잠시의 휴식을 취한다. 이곳의 이정목에는 명지산-04라는 표시와 함께 명지산 정상4.7km, 익근리 1.2km라고 안내하고 있다. 아이젠을 착용한 탓에 좀 편하게 오를 수 있다.

09:46분을 지날 즈음 명지산-09 위치인 명지폭포 앞에 도착한다. 좌측 계곡으로 내려가면 명지폭포이나 겨울이어서 보는 것은 생략하고 그냥 오르기로 한다. 이곳의 이정목에는 명지산 3.3km, 익근리 2.6km, 명지폭포 60m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옆의 아내판에는 익근리 명지계곡의 아름다움에 대한 설명을 상세하게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부터 조금 가팔라 지는 넓은 산판도로는 언 눈 때문에 조금씩 미끄럽다. 10여분을 올라서니 명지산-15위치 안내와 함께 명지산 2.7km, 익근리 3.2km라고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제 정상까지 남은 거리가 지금껏 올라온 거리보다 적게 남은 것이다.

약 8분여를 더 올라서니 나무계단과 나무다리로 이어진 다리를 건너니 이제까지의 넓은 산판도로가 끝나는 명지산-19 지역으로 명지산 2.3km, 익근리3.6km라고 이정목이 안내를 하고 이곳에서 부터는 계곡길의 정상적인 산행 오르막이 시작되는 기점이다.

그런데 승천사의 등산안내도에 표시된 대로 명지폭포를 지나면 삼거리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보이지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계속되는 지그재그의 오름을 올라 서니 명지산-20이라는 위치 표시가 있는 개미의 지능적인 의사소통에 대한 설명의 안내판에 10:29분경 도착한다.



O 명지4봉과 2봉 갈림길 삼거리~나무계단 급경사~명지4봉(화채바위 정상)


나중에 하산시에 안 일이지만 넓은 산판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조금 올라서면 좌측의 계곡쪽에 로프로 줄을 쳐서 "출입제한"이라는 표시가 된곳이 있는데 이곳이 삼거리인 것이다. 좌측 도랑을 건너 가면 명지 1봉과 2봉을 이어지는 계곡방향이고, 우측은 화채바위 정상인 제4봉으로 이어지는 등로이기 때문이다.

개미에 대한 설명판을 읽은 다음 오름을 계속하니 나타나는 나무계단이 시작되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나무계단의 80%정도는 눈에 덮혀 계단의 일부만 간신히 나타날 뿐 전혀 보이질 않는다. 높은 곳으로 오를수록 많아지는 눈 때문에 약간씩 더 힘들어 지기 시작한다. 근데 오늘 우리보다 앞서 오른 선등자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어제 저녁 내린 눈 때문에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첫 산행임을 짐작할 수 있다. 10여분 가까이 계속되는 나무계단과 그리고 돌계단을 지나면서 약간의 휴식을 취하기로 하나 눈 때문에 앉을 곳이 적당치 않아 그냥 선채로 사과와 물로서 약간의 목을 축이고 다시 오름을 계속한다.

한참을 올라서니 능선의 조그만 안부에 도착하게 되는데 이곳 안부에서 우측방향의 능선을 따라 올라서니 약간의 좌측으로 이어지는 등로와 직진으로 오르는 등로가 있어 좌측은 우회하는 길로 착각하고 직진방향의 우측 길로 올라서니 능선 안부의 풍설이 예사롭지 않다. S님께서 저쪽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곳은 아마 우회하는 길 아니냐며… 러셀이 없는 우측능선으로 길을 열고 넘어서니 반대쪽에서 오는 산꾼들이 정상이 어디냐고 묻는다.

정상쪽에서 오시지 않느냐고 되묻자 이들은 무전기로 계속 연락을 한다. 정상방향은 반대쪽이고 이 산꾼들은 사향봉쪽에서 온다는 것이다. 좌측으로 다시 백하여 내려서니 이곳이 바로 화채바위 정상인 명지4봉 이다. 이곳의 이정목에는 정상 0.9km, 익근리4.9km라고 안내하고 있다.



O 명지4봉(1,079m, 화채바위 정상)~명지산 정상 1봉(1,267m)~명지2봉(1,25 0.2m : 남봉)


사향봉 쪽에서 한무리의 산꾼들이 먼저 산행을 시작하고 우린 그들의 뒤를 따른다. 이들은 김포에서 산악회 차량으로 산행을 온 분들이었다. 앞장선 분이 아마 산행을 안내하는 분 같은데 이들 역시 이곳 명지산을 확실하게 알지는 못하는 분들 같았다.

11:35분이 지날 즈음 이곳을 벗어나 정상으로 향하는데 오름이 계속되는 능선길은 심설과 풍설이 인하여 많이 빠지는 곳은 허벅지까지 묻혀버린다. 무릎까지 오는 눈길을 헤쳐 나가기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러셀이 되지 않은 곳은 앞선 몇 분들이 서로 이곳 저곳을 헤쳐 등로를 만들어 내는데, 뒤따르던 나로서는 여기가 아닌데 하는 곳이 있지만 다시 만드는 것 보다는 나은 것 같다.

어제 다시 내린 눈과 엊저녁에 불어 닥친 풍설로 엊그제까지 산객들이 만들어 놓은 등로의 러셀이 없어졌기 때문이리라. 가팔라 지는 오르막과 급경사의 능선을 아슬아슬하게 지나는 능선의 일부분을 달려가는 남자 산객들은 그래도 괜찮은 것 같은데 김포에서 같이 왔다는 여자 산객 한분은 엄청 힘드는 모양이다.

명지 4봉을 출발한지 20여분이 지날 때부터 다시 시작되는 급경사의 오름이 보통이 아니다. 심설 속을 산행하기란 그래서 힘든 것 같다. 900m의 거리는 평길 같으면 20여분이면 충분이 주파할 수 있는 거리인데 아직도 안개 속에서 조금씩 나타났다가 없어지는 정상을 쳐다 보니 15분 정도는 더 가야 할 것 같다. 날씨가 맑을 경우에는 능선의 전망은 엄청 좋을 것 같은데 안개로 인하여 특히 북쪽 방향은 더욱 보이질 않는다. 간간히 안개가 걷힐 때 나타나는 능선의 산맥의 흐름은 장관이다.

오름을 올라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곳이 또 바로 앞에 큰 산이 가로 막는다. 12:08분경 다시 오름의 가파른 계단을 헉헉거리며 치고 올라서니 이정목이 정상임을 알린다. 명지봉 정상 1,267m라고 표시하고 직진방향 명지2봉 1.4km, 뒤 익근리 5.9km라고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옆에는 경기소방본부에서 설치한 긴급구조 표시판이 명지산 1-6의 위치를 알리고 있고, 좌측의 바위 위에는 산객들의 흔적이 전혀 없이 눈으로만 덮혀 있다.

김포에서 온 한무리의 산객들과 정상안부에서 하산 방향이 어디가 좋을 것인지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 정상에 정상석이 보이질 않는다고 하자…… 한 산꾼께서 바로 저쪽 바위쪽으로 올라가시면 그곳에 정상석이 있다고 하여 이곳으로 첫발을 딛고 올라 서니 오늘의 명지산 1봉 정상은 내가 제일 먼저 오른 셈이다.

정상에는 가평군의 여느 정상석과 똑 같은 정상석이다. 화악산, 운악산 등과 같이 별 특색 없는 이곳 명지산의 정상석의 정면에는 “明 智 山 1,267m” 라는 표시와 뒷면의 “1998년 8월 1일 설립 가평군수”라는 글씨, 그리고 측면의 한쪽에는 “북면 도대리 산1번지”라고 표시하고 있다.

불어 닥치는 찬바람에 의해서 간간히 걷히는 안개의 사이사이로 펼쳐지는 산맥들의 줄기능선과 화악산의 웅장함, 그리고 익근리 방향의 전망과 연인산 방향의 설산을 내려다 보면서, 안개 사이로 가끔씩 내리쬐는 햇살에 의해 빛나기 보다는 눈이 부실 정도로 발하는 눈꽃들의 장관과 상고대를 이룬 나뭇가지들을 바라보며 산꾼들은 환성을 토해낸다.

3평 남짓한 정상에는 늦게 올라 온 여자 산객 두어분이 같이 온 남자 산객들에게 사진을 찍어 달래며 분주하여 아래로 내려선다. 불어오는 찬 바람을 조금 막을 수 있는 바위틈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각자가 준비한 점심과 컵라면 등을 준비하는데 찬 기온에 의해 금새 식어 버린 컵라면을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그냥 먹어 치운다. 아까 목동에서 산막걸리로서 정상주를 두어잔씩 하고는 남은 따뜻한 물로서 커피 한잔을 하고 나니 몸 속이 후끈하는 것이 그래도 조금은 낫다.

서둘러 배낭을 챙겨 하산준비를 하는데 벌써 정상에서 머문 시간이 35분을 경과하고 있다. 12:43분경 출발을 하려고 하는데 S씨와 잠시의 실랑이가 벌어진다. S씨는 그냥 올라왔던 제 4봉쪽으로 해서 익근리로 하산하자는 제의이고, 나는 조금 더 제2봉 방향으로 가다 보면 익근리 방향으로 하산할 수 있는 등로가 있으니 그 쪽으로 가자는 제의로 실랑이를 벌인다.

사실 지도상으로 보았을 때 제1봉과 제2봉 사이 어느 곳에서 익근리 방향으로 하산하는 등로가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포 관광버스 산악회 그분들도 2봉 방향으로 먼저 내려간 탓으로 S씨도 나의 제의를 받아들여 그대로 따라온다. 얼마간을 달려가니 밧줄로 로프가 설치된 곳에 이르러 로프를 잡고 올라서니 산객 두분이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의 이정표시에는 제3봉 1,600m라고 표시하고, 좌측 아래방향으로 하산길이 보여 이곳으로 내려서려고 하는데 바위 위에 서 계신 분이 그곳으로 내려가면 안 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올라서서 직진을 하려는데 이정표시가 뒤 정상 800m 라고 지금까지 온 길을 안내하고 있다.

한참을 작은 오름과 내림을 계속하여 달려 오니 제1봉 600m, 제2봉 500m라고 이정표시가 있으나 이것은 분명 잘못된 표시임을 금방 알 수 있다. 아까 지나온 이정표시에서 정상인 제1봉이 800m라고 표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3:34분이 지날 즈음 제3봉 0.7km라는 안내 표시와 함께 좌측 30m방향으로 제2봉이라는 안내가 나타나는데 제3봉 또는 귀목고개, 아비재고개 방향으로 향하는 산객들은 제2봉은 들러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왜냐하면 능선을 지나다가 제2봉으로 갈려면 또다시 오르막을 올라 좌측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정목에는 더불어서 정상 1.2km, 귀목고개 2.6km라는 안내도 곁들이고 있다

제2봉에 못 미친 경사길에 익근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안내도가 나타나고, 이곳을 지나 올라서니 제2봉의 정상석 역시 제1봉과 마찬가지로 1998년 8월 1일에 설립했다는 것과 1250. 2m라는 표시가 있고 옆에는 삼각점이 설치되어 안내판에는 일동22 삼각점이라는 설명과 위치는 동경 127도 25’58”, 북위 37도 55’44”이라고 표시하고 있다.



O 명지2봉(남봉)~백둔봉 갈림길 삼거리~명지1봉,2봉 갈림길~화채바위 갈림길 삼거리~명지폭포~승천사~익근리 주차장


명지의 남봉인 제2봉을 벗어나 좌측 방향의 내리막을 내려서려는데 이곳 역시 봣줄 로프로 가로막아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못 가게 경계를 하고 있다. 2봉의 바로 아래의 바위틈에 네 분의 남자 산객이 추위에 불을 피우고 앉아 쉬고 있어 익근리 방향을 물으니 모른다고 하면서 익근리 방향은 제1봉으로 돌아가서 가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도상에는 1,250봉에서 내려가는 것이 표시되어 있다고 하자 산객들의 왕래가 전혀 없어 발자국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길이 있으면 내려가면 발자국이 생긴다며 내려서니 조심하라는 말을 남긴다. S님도 아무래도 쉽지 않음을 예감하고는 뒤를 따른다. 러셀이 되지 않은 내리막의 급경사 길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경사도 급하지 아니하여 그런대로 지팡이로서 심설의 깊이를 측정해 가면서 서서히 발걸음을 옮겨 내려서는 20여분이 지날 즈음인 13:54분경 백둔봉의 주능선인 삼거리 갈림길이 도착한다.

이곳의 이정표시에는 우측 백둔리(양짓말), 좌측 익근리(도대리)라고 표시하고 있으나 직진 방향의 표시는 없다. 그러나 지도상으로 보았을 때 직진 방향은 백둔봉 능선임을 짐작할 수 있다. 조심조심 내려서려는 급경사의 바위틈에서 일이 벌어졌다.

돌과 돌사이를 내려서는데 갑자기 푹 꺼지면서 한 두어 바퀴를 굴러 머리가 눈속으로 꺼꾸로 박히고…… 일어나니 정신이 없는데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왼쪽 다리의 무릎쪽이 따가워 옴을 느낀다. 스패치를 하고 있는 탓에 당장에는 볼 수 없으나 괜찮겠지 하고 뒤 집어 쓴 머리의 눈을 털고 일어나니 S씨는 그제서야 내 뒤를 따라 내려오고 있는데 나 딩굴어지는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아 다행이다.

실은 S씨는 이렇게 많은 눈이 쌓인 산행을 처음 하기 때문에 겁이 좀 많은 편이기 때문이다. 왜 눈을 그렇게 뒤집어 썼느냐고 물었으나… 미끄러졌다고만 하면서 조심해서 내려오라고 일러고는 다시 내리막 경사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정말로 급경사의 러셀이 없는 심설의 눈길은 보통 힘든 것이 아님을 오늘 뼈저리게 느낀다.

너털지대의 눈길을 내려서니 14:05분경 익근리 6,400m라는 방향표시가 있는 곳을 통과한다. 또다시 시작되는 급경사를 20여분 지나 조그만 안부의 능선로에 도착하니 14:24분으로 도대리(익근리) 5,600m라고 표시한 안부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의 경사길은 정말로 마지막 경사이길 빌면서 바짝 긴장하여 다리에 힘을 주며 미끄러지듯 내려서다가 S씨가 갑자기 보이지 않아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는 정말로 기어서 내려오고 있다.

마지막 급경사의 30여분에 걸친 하산길은 오늘의 산행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서는 거의 썰매를 타듯하며 내려오니 조그만 개울을 건너 제1봉과 제2봉의 갈림길 삼거리에 15:00경 도착한다. 이곳의 이정표시는 좌측 제2봉, 우측 제1봉의 표시와 1봉까지는 3.5km라고 안내하고, 직진으로 가면 폭포라고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익근리계곡에 내려섰음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이곳에서 잠시의 휴식을 취하면서 정상에서 남겨 놓은 막걸리를 전부 먹어 치운다. 남아 있던 과자류도 모두 먹고 물 한 모금으로 목을 다시 축이고는 평탄한 내리막을 내려오는데 취기가 살살 돌기 시작한다. 그러나 무사히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했다는 생각으로 폭풍에 쓸어진 나무터널 3개를 통과하여 내려오니 저쪽 건너편에서 내려오는 산객들의 얘기소리가 들려온다.

15;25분경 계곡을 지나 가로막힌 로프를 잡고 넘어서니 로프에는 “출입제한”이라는 표시와 아울러 누군가가 써놓은 2자가 “출입”이라는 글씨와 “제한”이라는 글씨 사이에 써 놓은 것이 보인다. 아마 누군가가 이곳 삼거리에서 좌측 계곡을 건너 제2봉으로 오르는 길임을 알리고 있음을 짐작케 하고 있음이리라.

평상시 같았으면 1시간이면 충분이 내려 올수 있는 제2봉에서의 하산길이 오늘은 약 2시간쯤 걸린 셈이다. 나보다는 동행했던 S씨 그분이 너무도 고생했으리라……

삼거리에서 내려서서 넓은 산판도로의 등로에 도착하여 쉼없이 내려오니 15:40분경 명지 폭포 앞을 통과하고 “생태계보전지역” 팻말이 박혀 있는 백둔봉 오름의 들머리를 경유 16:11분경 승천사 앞을 지난다.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면서 S님께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하면서 이근리 주차장에 14:30분경에 도착 해우소에서 잠시 볼일을 본 후 쉬원한 수도물에 손과 얼굴을 잠시 훔치고는 익근리 주차장을 벗어나 서울로 향한다.

예상했던 대로 서울로 향하는 경춘가도의 휴일 차량행렬의 정체는 힘들었던 산행을 더욱 힘들게 하여 저녁 7시가 넘은 후에야 성남에 도착… 삽겹살과 함께 하는 소주 한잔이 오늘의 7시간이 넘는 산행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언제 기회가 있으면 다시한번 산행을 함께하길 말 없는 약속을 하면서 오늘을 마무리 한다.


▣ 산초스 - 정말 고생하신 산행이었습니다. 다치시지는 않았는지요. 가평군 북면의 산에는 눈이 많아 저희는 명지산행을 미루고 있습니다. 경춘국도에서 남이섬 못미쳐 철교밑을 지나 가평종고앞에서 좌회전하여 철다리를 건너 가평역뒷쪽에서 목동가는 우회도로가 있습니다.
▣ 산초스 - 정말 고생하신 산행이었습니다. 다치시지는 않았는지요. 가평군 북면의 산에는 눈이 많아 저희는 명지산행을 미루고 있습니다. 경춘국도에서 남이섬 못미쳐 철교밑을 지나 가평종고앞에서 좌회전하여 철다리를 건너 가평역뒷쪽에서 목동가는 우회도로가 있습니다.
▣ SOLO - 고생하셨군요.. 명지산이 겨울엔 눈이 엄청 많습니다. 저도 설 전날 익근리에서 사향봉쪽으로 올라가보니 엉덩이까지 빠지는 눈이 러셀이 전혀 안되어 있어 4봉까지 간신히 온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리 늦지않게 완주를 잘하셨군요. 모험정신이 아주 대단하십니다. 진짜 고생하셨습니다.
▣ SOLO - 그래도 뒷날 생각해보면 그 많은 눈과의 몸부림치듯 하는 산행.. 추억에 오래오래 남을듯합니다.
▣ 불암산 - 수고하셨습니다. 지난 12월7일 선배님과 똑같은 코스로 명지를 다녀왔는데 다시끔 명지산 욕심이 나는군요. 참 좋은 산이었지요. 조만간 다시 가도록 하겠습니다. 안전산행하시고 늘 행복하십시요.
▣ 김현호 -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그만큼 추억으로 남으리라 봅니다 항상 안전산행 하시길..
#### 산초스님,SOLO님,불암산님,현호님 모든 님들의 격려에 감사합니다. 특히 불암산님과 SOLO님의 산행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눈이 많은 지역의 겨울 산행 진짜 조심하십시요... 다행이 전 왼쪽 무릎과 다리부근에 타박상과 조금 벗겨진 것외에는 많이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송용민 - 그 만 하시길 다행 이십니다. 그래도 그 길이 힘 안 들이고 눈 맛 보기에는 제격인 곳 입니다. 2 보셨네요^**^
#### 그 2자를 용민님께서 써 놓으셨군요... 아무튼 큰 탈없이 잘 다녀왔습니다... 님의 산행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용현 - 산행기 잘보았습니다. 그날 같은 길을 산행한 사람으로 부끄럽습니다. 겨울산은 언제나 안전에 유의 해야 할것 갔습니다. 명지산이 초보 산행꾼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것 같습니다.
▣ S - 은빛의 설산을 만끽하고 왔읍니다. 정말로 산을 사랑하심은 다시 한번 느껴 보면서 언제 기회가 되면 설산을 한번 느껴봅시다
▣ jkys - 다녀오신다고 하시더니 다녀오셨군요.축하드립니다.글 잘 읽고 갑니다.
#### 용현님, S님, jkys님 모두 감사합니다. 특히 용현님과 S님은 그날 고생 많으셨습니다. jkys님의 지난 산행기도 많은 도움되었습니다. 겨울산행을 즐기시는 님들의 산사랑에 감동합니다. 얼마남지 않은 동절기에 즐산은 물론이거니와 안산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격려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