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일)
각흘산-명성산

동생과 나,그리고 우연히 알게 된 동행인 한 분.

*.버스에서 내릴 때(자등현) 기사분에게 부탁 또는 애원 또는 떼를 쓰는 한이 있더라 도 자등현 고개마루에게 꼭 내릴것.
*.명성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을 때 바닥이 진창이라 깔것을 준비할것.
*.서울로 올 때 산정호수 주차장에 의정부까지 오는 좌석버스(1300원)가 있음.
운천까지가서 직행버스를 탈 필요가 없음.

수유리에서 6시 40분발 이동행버스(5300원)에 몸을 실었다.
고향이 포천인지라 차창 밖 풍경이 모두 눈에 익은것들이다.
이런 저런 얘기하다 어느덧 차는 이동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산행코스가 똑같은 어느 분을 뵈었는데 연세가 지긋하신분이다.(62세)
아뭏튼 셋이서 동행하기로하고 와수리행버스에 올랐다.

우리의 산행 들머리가 자등현 고개마루인데 그곳은 정류장이 아니라 버스가 서질 않는단다.
부탁말씀 잘 드리면 다섯에 네분은 세워준다고 해서 고개마루가 가까워지자 우리는 기사분께 부탁 아닌 애원을 했다.
그런데 이 기사분 막무가내다.
절대로 안된단다.
그리고는 약 3km 쯤 가서 우리를 내려준다.
뻔히 알면서 그곳에 내려 준 기사분이 야속했다.
휴! 셋 모두 투덜 투덜이다.
" 성질 박사! ", "오늘 재수에 옴 붙...!" , "망할 & %!"

40분 걸려 자등현 고개마루에 와서 산행시작이다.
산에 오르는 사람은 우리들뿐이다.
이렇게 교통이 나쁘니 누가 오려나.
어떤 일이든 열심히 긴 세월동안 계속하면 그 일이 쉬워지는법인데 이 산에 오르는것은 그렇게 많이 올라도 힘 드는것은 매번 똑같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능선을 타고 죽 가는길이 즐겁다.
약 40분 후에 각흘산 정상에 올랐다.
국망봉,화악산,석룡산,명지산이 아련히 보인다.
그 중 백미는 명성산이다.
명성산에 오르는 능선길이 하얗게 또렸히 보이는데 참 장관이다.

각흘산에서 약사령으로 내려오는 하산길이 많이 가파르다.
스패츠는 없어도 되겠지만 아이젠은 필요하다.
아이젠 착용이 귀찮아 그냥 하산하다 보기좋게 넘어진다.

약사령에서 명성산 능선까지 오르막도 참 가파르다.
등산로이기보다는 군사용 같다.군데 군데 초소가 있다.
안부에 도착하여 좌측 산 밑을 보니 성냥갑 처럼 작게 보이는 탱크들이 훈련에 정신이 없다.수십대가 이리 저리 이동하며 내뿜는 엔진소리가 산중에 진동한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탱크들이 다행히 사격을 안한다.그곳 군인들의 말로는 사격이 있을시 명성산 등반이 통제가 된단다.

정상에 다가서니 아침 이후 처음으로 사람을 보았다.
정상에는 제법 등반객들이 많다.
단체로 오신분들께 어디서 오셨냐고 하니 강원도 횡성에서 오셨다한다.
정상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데 자리가 좁고 축축하여 무릎만 구부리고 간신히 끼니를 때웠다.

이제 여우고개를 지나 사향산으로 가야한다.
능선을 타려는데 탱크들이 훈련중이라 능선을 탈수없고해서 중도에 포기하고 산정호수로 내려왔다.

산에 가서는 최후의 순간까지 조심해야한다는 교훈을 내려오다 몸소 체험하는데, 주차장에 거의 다 와 약간 내리막길 아스팔트에서 살얼음에 쿵하고 넘어져 나가 떨어지는데 그 충격이 보통이 넘는다.
뒤에 오는 동생이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다 배꼽을 잡듯히 웃는다.
전화를 걸며 내려오는데 앞서가는 내가 별안간 허공에 약 1m 정도 붕 뜨더니 바닥에 꽝 일자로 넘어졌단다.
되게 아팠다.

2월 18,21,23
북한산(홀로)

*.아이젠이 있으면 좋으나 얼음구간이 좀 짧다.
*.봄 기운이 완연하다.기분 좋은 산행이다.

18일은 정오에 약속이 있어서 아침 일찍 진달래로 올라서 진달래로 내려왔다.
등반하시는분들의 연세가 지긋하신분들 일색이다.
내 나이에 그것도 평일 오전에 산에 오른다는것이 좀 민망하다.
바쁘게 올라서 바쁘게 내려오니 땀에 옷이 흠벅 젖는다.

21일(토)은 비가 왔다.
우이동 6번 종점에 내리니 비가 와 우산을 쓰고 올랐다.
꼭 여름에 오는 비같다.
빗물이 우산을 때리는 소리가 시끄럽다.
소나기 수준이다.
백운대로 가는 매표소 앞에 여러명이 망설인다.
비가 많이 와 오를것이냐 내려갈것이냐로 망설인다.
결국엔 모두 일회용 비옷을 사서 입고 오른다.
백운산장 200m밑에 얼음판계단이 빗물에 무지 미끄럽다.
없어서 고생들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너무 미끄로워 위험하다.
나도 아이젠을 두고 온것이 후회스럽다.

23일(월)은 봄날 같다.
내 직업 특성상 오늘도 시간이 있다.
도선사로 가는 아스팔트길이 마냥 즐겁다.
옆에 시냇물이 장마 때 흐르는 물 같다.
어제 비가 많이 왔고 기온이 올라 얼음과 눈들이 많이 녹아 수량이 많다.
졸졸졸이 아니라 콸콸이다.날이 좋아 그런지 오르시는분들이 가끔 있다.

하루재 고개까지는 완전 봄날이다. 따뜻하다.
헌데 그 고개를 넘자마자 바람이 세차다.
밑에 아직도 얼음이 있다.
백운산장까지 조심 조심해서 오른다.

백운산장에서 위문으로 오르는데 앞서 가는 어느분 배낭 양쪽에 막걸리가 두개 꼿혀있다.평소에 내가 생각하길 막걸리는 아무리 잘 잠가도 술이 새는것 같았다.
내가 그 분에게 물었다.
" 막걸리가 안새요?"
" 네, 하나도 안새요. 한 병 드실래요."
"아녜요.그냥 물어본거예요."
" 한 병 드세요.두 병은 너무 많은것 같아요."
"허허 괜찮은데..."
미안해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 값을 치루려는데,손사래를 치며 뿌리친다.
"아! 고맙습니다.잘 먹겠읍니다."
그 분이 너무 고마웠다.
그 분은 위문에서 백운대로 오르고 나는 위문을 통과해서 북한산장으로 막걸리를 먹으려 떠난다.

소귀천으로 내려오는데 시냇물 소리가 여기 저기서 세차다.
계곡 전체가 시냇물 소리로 가득하다.
이건 완전히 봄이다.
예전에는 추워서 산장에서만 식사들을 하셨는데 오늘은 여기 저기에서 식사로 바쁘다.
이번주 일요일에는 북한산에 인파로 넘실거릴것같다.


▣ holo - 님 께서도 그런경험을하셨군요 저 역시 애원을했지만 버스기사는백골부대앞에다가 내려주어서 자등현까지 눈밭을걸어서 각흘산에오른경험있씀니다.
▣ jkys - holo님께서도 그러셨군요. 많이 짜증이 나더라고요.
▣ 김용진 - 사창리행 버스 기사님과 와수리행 기사님은 좀 다른가 봐요.. 사창리행 기사님은 부탁하면 잘 들어 주는데 와수리행 기사님은 화부터 내더라고요... 참 속 많이 상하시죠..기사님들도 산행을 즐겨 할텐데.. 왜 사정을 몰라 주는지요.. 고생하셨습니다. 북한산도 잘 다녀오셨는데 이젠 봄 기운이 서서히 오고 있겠죠.. 언제 산에서 뵈올 날을 기다리면서... 잘 읽었습니다.
▣ 산초스 - 저는 작년 가을에 승용차로 각흘계곡 주차장에서 각흘봉-능선-정상-각흘계곡으로 산행하였는데, 디카를 처음 찍었었지요. 각흘산정상의 전망이 참 좋던데... 약사령 지나가는 곳이 위험하지 않았는지요?
▣ 산초스 - 저는 작년 가을에 승용차로 각흘계곡 주차장에서 각흘봉-능선-정상-각흘계곡으로 산행하였는데, 디카를 처음 찍었었지요. 각흘산정상의 전망이 참 좋던데... 약사령 지나가는 곳이 위험하지 않았는지요?
▣ jkys - 김용진님 안녕하세요. 김용진님은 댁이 분당쪽이라 북한산에 오시기가 불편하시겠어요.산쵸스님 안녕하세요.약사령 지나는곳이 위험합니다.낙엽밑에 숨겨진 얼음에 넘어지고도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