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 앞산 종주기

 

 

 

 

                                                         2005. 10. 09

                                             산친구 H, C 그리고 산거북이 3인

                      대구 달성의 소재사 - 대견사 터 - 비슬산 정상(대견봉) - 청룡산 - 앞산

 

 

 

 

 

<나름대로 애써 만들어 보았다. 청룡산 외에 뚜렷한 기준점이 없는 것이 산행계획

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이 그림을 보강해 좀더 요긴한 개념도가

하나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곳에 다른 산줄기와 거리와 시간대는 일부러 기록

하지않았다.> 

 

 

 


       ◆▶이동, 산행경로 및 시간◀◆ : 임의구간 설정

 

 

       부산(05:30) → 칠서휴게소(아침식사) : 시간대는 5분 기준 반올림

 

      → 현풍 소재사 아래 주차장                (07:00)

      → 대견사 터                                     (08:30)

      → 비슬산 정상 대견봉                       (09:45)

 

      이상 제1구간 (소재사 비슬산 정상)      2시간 45분

 

 

      → 옥포김흥 갈림길                           (10:30)

      → 용연사 갈림김                              (11:00)

      → 샘터 갈림길                                 (11:30)

 

       이상 제2구간 (정상-샘터 갈림길)      1시간 30분


      점심 식사                           45분

 

      → 정대초곡 갈림길                          (12:20)

      → 용문사 갈림길                             (12:30)

      → 마비정 갈림길                             (13:20) 

      → 첫번째 도원지 정대초곡 갈림길    (13:45)

      → 두번째 도원지 정대초곡 갈림길    (14:00)

      → “앞산 두시간” 페인트 바위표시    (14:20)

      → 청룡산 정상                               (14:50)

 

     이상 제3구간 (샘터갈림길-청룡산)    2시간 30분

 

      → 앞산-산성산 갈림길 시멘트도로  (16:20)

      → 앞산 정상 전 헬기장                   (16:50)

      → 케이블카 윗 종점                       (17:20)

 

     이상 제4구간 (청룡산-케이블카 윗종점)     3시간

 

      케이블카 정류소-앞산 공원                       20분


  

      총 산행 소요 시간           약 10시간

      총 산행 거리                 약 22 Km (대견사지-앞산정상구간 : 20 Km)


 

 

 

 

<산행의 초입인 소재사의 일주문>

 

 


     ▶비슬산-앞산 종주의 매력은 ......

 

      스스로 묻는다. 왜 비슬산-앞산 종주인가.

      오늘따라 짙은 운무에 덮힌 비슬산을 통과한지라 시원한 조망 한번 못하고 통

      과한 것이 종줏길 내내 아쉬움이었다. 구름이 걷힌 낮에도 산길은 내내 숲길이

      다. 이따금 칼능을 따르기도 하지만 그나마도 나무 그늘 속이다. 내 위치를 가

      늠하기가 어렵고, 능선 약간 아래로 트래버스 하는 길이 많아 더 그렇다.

     

 

      청룡산을 지나고부터 앞산과 거리 표기가 전혀 없다. 지도상 산릉의 구성

      을 머리 속에 넣어두고 이따금 확인도 해보지만 조망 없는 초행인지라 쉽지 않

      다.

 

      그러나 나는 10시간 중 비슬산 산릉을 제외하고는 거의 숲 속 길을 걸었다. 마

      르기 시작하는 활엽수의 이파리를 스치는 바람이 소슬한 느낌이 베인 부드러운

      가을 바람이었다. 바로 이것. 16 Km 의 숲 속 산책로. 최저 고도 500 m 이

     하로 떨어지지 않는 완만한 이음새에 부드러운 발바닥 감촉의 종주길.

 

 

      바로 그런 매력인가 한다.


 

 

 

 

 

<소재사에서 비슬산 정상 지나가는 등로>


 

      비슬산은 5번째 산행길이다.

      왠지 비슬산은 내게 포근하여 자주 발걸음이 닿았다. 집사람과 나는 비슬산 코

      스 중에서 특히 수도암 거친 능선 오름길과 수성골을 좋아한다. 찾을 때마다 물

      리지 않는 즐거움을 주는 산이다.

 

 

      이제 비슬산-앞산 종주할 때도 무르익은 것이다.

      중간에 비슬산 만한 고봉이 없어 나지막하니 연결되는 이음새가 아기자기할 것

      도 같았고, 20 킬로가 넘는 장거리라 여러 산인들이 매혹을 느끼는 코스라하니

      산거북이도 끈기를 발휘해 대열에 합류해 보고 싶은 치기도 있다.


  

      이미 비슬산-앞산 종주는 산인들의 도전영역을 넘어서 일반화되고 대중적인

      코스처럼 여기지는 듯하다. 수십회 종주 기록을 쌓아가는 가하면, 속도전에 불

      을 댕겨 평균 9시간-10시간 소요시간대를 대폭 줄여 산행하는 것도 성에 안차,

      왕복종주까지 심심찮게 눈에 띈다.


  

      그런 것을 부러워하다가는 필시 가랭이가 찢어질 일이고, 나름대로 산거북이

      스타일로 25 킬로 장정에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보는 것이다.

      반갑게도 산친구 H 와 C 가 동행하여 자연스레, 허약한 선배의 호위를 해주었

      다.   

 

 

 

 

 

<대견사터에 잠시 구름이 씻겨나가는 듯하더니.....>

 

 

     <소재사 자연휴양림 - 대견사지 : 7:00 시작, 1시간30분 걸려 대견사지 >


 

 

      노련한 산친구인 H, C는 비슬산이 초행인지라 종주한다는 내 계획에 기꺼이 동

      참한 것이다. 비슬산에서의 화려한 조망을 꿈꾸던 나는 놀라운 장면들을 구경시

      켜 줄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에 들떠 있었다.


  

      하지만 짙은 운무가 산허리부터 두텁게 드리워져 조망을 커녕 지척분간을 걱정

      해야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바람 따라 쓸려가는 운무사이로 대견사 터의 쓸쓸함

      과 고즈넉함을 엿볼 수는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다시금 운무가 뒤덮힌다.>

 

 

 

 

<운무 탓으로 조화봉은 버려두고 정상을 향한다. 병풍바위의 대부분이 운무에 가리웠다.>

 

 

     <대견사지 - 비슬산 정상 : 1시간 15분>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분다.

      가을녁부터 겨울까지 황금빛이던 억새들은 바짝 엎드린 채 누워있다. 지금은 적

      갈색을 띄고 있어, 짙은 운무와 텅빈 산정의 적요와 더불어 그 황량함이 더하다.

      해마다 혹시 정상의 감시초소가 철거되지않았나 생각하며 오르건만 항상 그대로

      다. 어디 그 뿐인가 벽그림까지 예쁘게 그려 입히니 저절로 미소가 돈다.  오늘은

      초소 벽에 기대 잠시 바람을 피하니 되려 톡톡히 신세를 지게 된다.

 

 

 

 

 

 

<정상부 산불감시초소벽에 그려진 그림-대견사지의 봄을 표현하였다. 이 정도의 치장으로 이 건물

이 비록 산정의 풍치를 훼손하지만 제발 잘 봐달라는 부탁인것 같다. 극장간판 그림이 부활한 듯.>

 

 

 

 

 

<동쪽에 대견봉이 있고, 남쪽에 대견사 터가 있고, 비슬산 정상에는 대견봉 정상석이 있다.

점차, 비슬산이 대견산이 될 지도 모르겠다.>

 

 

 

 

 

<유가사-수도암 거쳐 도성암-도통바위로 오르는 등로와 만나는 점에서 비슬산 정상을 보다> 


 
 

     <이정표 (대견봉0.4 km, 도성암1.4 km, 앞산16 km, 용연사8km)>

 

 

      도성암 쪽에서 능선을 타고 오르면 앞산 가는 길과 비슬산 정상 가는 길의 Y 자

      갈림길에 닿게 되는 곳. 조망이 좋은 곳. 언제나 멀리 가야산이 구름 위에 떠있고

      멀리 팔공산도 아련하던 곳. 비슬산 정상봉의 경관이 좋은 이 곳.


 

      이제부터 본격적인 앞산으로의 종주길이고 우리모두가 초행인 등로로 접어든

      다. 가슴 셀레임. 혼자가면 내내 그 설레임에 휩싸여 가지만 오늘은 이내 담담해

      진다.

 

 

 

 

 

<가야할 방향을 가늠해본다. 바로 앞에 880 봉이 푸르게 누워있고, 뒤로 첩첩히 봉우리가

이어진다. 좌측 제일 끝의 작은 봉이 앞산인가 한다. 흐린 조망이 안타깝다.>

 

 

 

 

 

 

<고도를 한참이나 낮추어 뒤돌아보니 비슬산 주릉이 보이는 모습이 재미있다.>

 


 

     <옥포김흥 갈림길 : 10시 30분>

 

      이정표 (옥포김흥3.3km, 용연사3.8km, 비슬산정상1.8km).

      완만하게 계속 하강하는 느낌은 옥포김흥마을 분기점에 이르러 안부를 형성한다.


 

     <우씨 합장묘 1기 : 10시 50 분>

 

 

     산행기에 단골로 등장하던 우씨 묘가 옥포김흥 갈림길 지나 곧 나타났다.

     우씨 묘는 이곳에 처음으로 나타나고 880 봉 꼭대기에 두 번째가 있다.

     -살아생전에 지극한 사랑이라 합장묘를 이루고, 죽어 묘 터를 아끼니 나라사랑

     이라. 장례문화에 대해 C 가 한마디 거든다.


 

 

 

 

 

<우씨 합장묘, 첫번째>

 

 

     <용연사 갈림길 (09:34) : 11시>
 

      이정표(용연사2.5km, 정대잿들2.8km, 비슬산정상2.8km, 청룡산7.5km, 앞산13km).

      이곳부터 880봉 방향으로는 길이 거친 편이라고 한다. 능선따라 진행하는 원칙

      에 따르자면 직진하는 길로 경사진 산릉을 올라야한다. 꼭대기에 우씨 묘 1기를

      만나고 이곳에서 직진하지 말고 좌측 길로 급히 내려서야 한다고 한다.


 

      이곳 이정표는 그간의 원성(?)대로 지시판이 휘휘 맘대로 돌아간다. 게다가 용연

      사 방향과 앞산방향이 같이 나란히 되어있다. 용연사로 내려서는 길이 앞산 가는

      방향과 같이 되어 있다는 것은 두 길이 어느 지점에서 만난다는 증거다.


  

      산행기에서 이미 숙지하였기에 의논 끝에 용연사 하산길을 택해본다. 후답자를 위

      한 배려이기도 하다. 의외로 길은 지그재그로 계속 내리 꽂힌다. 이러다가 진짜 용

      연사 일주문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었다.


 

      음습하고 칙칙한 등로는 계곡을 벗어나면서 편안하고 폭신한 산길이 된다. 오른쪽

      으로 급한 산길이 바짝 붙어 내려와 하나로 합쳐진다. 아하... 880 봉에서 내려온

      길이구나......


 

 

 

 

 

<샘터가 있는 산장 : 종주능선 상에 안전한 식수가 있는 지 궁금했다. 목판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급하게 좌측으로 100 미터 내려서면 된다. 식,음료와 휴식이 가능하다.>

 

 

 

     <샘터와 산장 갈림길 : 11시30>


 

      목판 등산안내도가 있는 갈림길. 청룡산 4시간 비슬산 2시간이라고 적혀있는데

      목판의 새김꼴이 우리의 옛 지도와 흡사해 정확성은 별로지만 정감이 간다. 샘터

      산장은 왼쪽 급한 길로 100 여미터 내려가면 아담하게 숨어있다. 물맛이 이상하

      지만 사람들이 약수라고 하니 참고 물보충을 한다. 종주길에는 상당히 중요한 포

      인트가 되겠는데 산행기에 자주 볼 수 없었다. 점심식사와 휴식 후 무거워진 몸을

      일으켜 산행을 시작하였다. 


 

 

 

 

<약수터에서부터 계속되는 등로>

 

 

     <곧 이어 나타나는 이정표 : 12시 20분>

  

      이정표 (정대초곡2.5km, 비슬산정상4.2km, 청룡산6.0km, 앞산11.5km)    

      얼마안가 등로가 좁아지면서 미끄러지듯 급한 경사면으로 내려선다. 

 

 

 

 

 

 

 

     <용문사 갈림길  :  12시 30분>


       이정표 (용문사2.1km, 청룡산5.5km, 앞산10.9km)

 


  

      <또 나타나는 용문사 갈림길>  

 

 

 

      이정표 (용문사1.5km, 청룡산4.9km, 앞산10.3km)    

      조그만 계곡을 건너는데 돌로 괴어놓은 샘물이다. 산행기에서 본적이 있다. 떠

      먹기 좋도록 배려를 해두었지만 정수상태는 역시 불량하다. 이곳에서 위로 오르

      는 좁은 길과 아래로 유지되는 넓은 길은 얼마안가 다시 만난다.


  

 

 

 

<마비정 삼거리 이르기 10분전에 초록햇살 가득한 안부를 지난다.>


  

      <마비정 갈림길 : 1시 20분>

 

 

      이정표 (마비정1.5km, 용연사3.1km 청룡산3.4km, 앞산8.8km)

      마비정 갈림길은 수림이 울창하여 어두운 숲 속이다. 땀을 축이고 휴식을 취했

      다. 오가는 사람들이 간혹 보인다. 잔디를 잘 가꾼 무덤 공터가 두군데 차례로

      나타난다. 코스 중에 드물게 겪는 양지바른 곳이며, 동쪽으로 펼쳐지는 전망

      도 시원하다. 수림은 다시 울창해지고 이어 도원지 갈림길이다.


 

 

 

 

<잔디를 잘 가꾼 공원같은, 양지바른 묘지터가 두곳 이어진다.>

 

 

 

     <첫번째 도원지 정대초곡 갈림길 : 1시 45분>

 

 

      이정표 (도원지2.8km, 정대초곡2.4km, 청룡산2.6km, 앞산8km)

      도원동 보훈병원 옆의 삼각형 도원지가 수림사이로  왼쪽에 계속 보인다.

      곧이어 두번째 갈림길이 나나탄다.

 

 

 

 

 

 

 

 

 


     <두번째, 도원지 정대초곡 갈림길 :  2시 >


  

 

 

       이정표 (청룡산1.8km 앞산7.2km)  

      두번째 도원지 갈림길을 지난 지 3분만에  페인트로 "앞산 두시간 반"이라고

      쓴 바위를 만난다. 아직까지 다리가 아프거나 피로하지 않은 것이 내심 신기

      하였다. 청룡산을 향해오른다. 길이 약간우측으로 꺾어지면서 전면에 높이 솟

      은 암봉이 보이는데 고도감이 이상하다.


  

      뻔히 보이는 암봉이 청룡산이라면, 현재의 내 위치 고도가 600 여 미터 밖에

      되지 않는데, 금방 오를 수 있는 것 같으니 청룡산 고도를 잘못 기억하고 있나

      싶다. 하지만 암봉의 경사면에 오르자 아직 정상이 한참 멀었다는 것을 알게된

      다. 헉헉거리며 오르게 된 비슬산을 떠난 이후 가장 긴 오르막이지 싶다.

 

 

 

 

 

<앞산 두시간 반이라...... 청룡산도 못보았는데 앞산 소식을 먼저 듣는다.

아직 다리가 아프거나 힘들지 않다. 꾸준하게 선두를 유지하는 H 의 리드

가 무척 편안하게 느껴진다. 내가 사진을 찍고 있으면 낌새를 알아채고

으면 어김없이 멈춰서서 기다려 준다. 동료가 아니라 거의 보호자 수준. >

 

 

 

 

 

<청룡산 정상을 향해 고도를 높히니 사면의 암봉에 다다르고 우리가 걸어온

산릉이 가늠된다. 종주는 이런 맛에 하는 것이다.!!>

 

 

     <청룡산 정상에 다다르다. 2 : 50 >

 

 

      청룡산 정상에 다다른 시간은 세시가 못된 시간이었다.

      종주길이 생각보다 편하고, 비슬산 대견사지 까지 컨디션이 좋아 무난하게 마

      칠 수 있을 걸로 여겼으나, 청룡산 정상까지 무리없이 온 것이 마냥 기쁘다.

 

 

      일부러 배낭을 최소한으로 꾸려 가볍게 하였으나, 사진 찍으며 이런 속도와 주

      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산거북이 산행에 반단계 상승된 그 무엇이 있다. 

      희망의 메시지를 산하의 모든 느림보들과 나누고 싶다.^^

      하지만 다음 주부터는 다시 그 느린 산행으로 돌아갈 것이다.  

 

 

 

 

<낙동강이 굽이치는 돌출부가 다산면이고 대구 쪽이 화원읍 일대다.

"낙동강 : 강따라 길따라" 세편을 완료하고 남은 것은 강에 대한 애정

이다. 강줄기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산줄기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런 관심은 가슴에 머물러 있지 발과 다리에는 아직 멀었다.>

 

 

 

 

<정상 사진은 재미는 없지만 빠질 수 없는 표식자다. 이따금 산에 관한 어렴

풋한 기억을 종잡을 수 없으면, 반드시 정상부를 기억해 낼려고 애쓴다.>

 

 

 

 

<가장 멀리 각진 산과 둥그므레한 반야봉 같은 산실루엣이 합쳐 비슬산릉을 이룬다.

철저한 능선 산행이 아니라서 정확히 이동간에 위치파악이 어려웠다. 청룡산에서

우리가 걸어 온길을 비로소 차분히 되짚어 보았다.> 

 

 

 

 

 

<그대 밖의 블루^^>

 

 

 

     <청룡산에서 앞산까지 : 표지기가 없다!>

 

      3시를 넘겨 청룡산에서 하산을 하였다.

      종주의 완료를 앞둔 안도감 때문인가,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두 시간이면 앞산에 도달해야 하는데 느낌이 그렇지 못하다.


 

 

 

 

<의외로 평탄한 길. 뒤돌아보니 일단의 사람들이 우측으로 내려간다. 청소년 수련관 방향이란다.>

 

 

 

 

<질문 : 이곳은 어디인가요? 이곳이 달비고개인가요? 사진설명이 아니라 독자님들에게 여쭙니다.-산거북이>

 

 


 

      청룡산-앞산 구간은 아쉽게도 구간거리 표시가 하나도 없다.

      비슬산-청룡산 구간은 표시기가 너무 많더니......

      (길이 너무 좋아 그런지 몰라도 관리자가 성의를 가졌으면 한다. )

      도대체 얼마쯤 왔을까. 산성산 부근에서 낫처럼 오른쪽으로 휘감

      아 돌아가는 산세는 짐작하겠는데 숲 속에서 어디 쯤 가고 있는 지

      가늠할 수가 없다.

 

 

 

 

 


 

      산성산-앞산 정상 분기점 시멘트 도로에 도착해서야 낡은 표지목

      하나를 만난다. 피로가 밀려왔다. 다리보다 발바닥이 더 아프다.

      청룡산에서 출발부터 앞산 정상까지 1시간 50분이 걸렸는데, 느낌

      으로는 세시간 쯤 걸은 듯했다.

 

 

 

 


 
 

      - 앞산이 왜 이리 뒷산같냐?

      청룡산에서 앞산 가는 길에 솔직한 감상으로 한마디 던졌다.

      킬킬 웃던 산친구 둘이서 한마디씩 응대를 한다.

      - 도심지 뒤켠이라 뒷산 같을 걸요.

      - 너무 성의 없이 지은 이름 같지 않습니까. 앞산이 뭡니까.

      그 말에 또 키들거린다. 앞산을 흉보는 것이 아니라 지친 발걸음

      에 괜한 농짓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종착지 앞산 정상에 도착하다. : 4시 50분>


 

      덤덤했다.

 

 

      대구시내를 바라보니 달구벌이라는 이름의 느낌이 절로 난다.

      시가지에 큰 산들이 솟아 울퉁불퉁한 도심과 해안이 보이는 부산과 는 사뭇 느낌

      이 다르다. 멀리 팔공산 능선은 외곽의 병풍 같고 도심 전역이 옴팍하니 감싸여

      있는 평온함이 베어있다.

      보수적이며 결속력이 강한 대구의 정서(일반적으로 그렇다고들 하니) 가 지형지

      세에 영향 받은 바, 관련이 없지 않을 것이다.


 

 

 

 

<앞산 정상 전 초소 전망대에서>

 

 

 

 

<헉헉..... 정상격인 앞산 헬기장이 보인다.>

 

 

 

 

<팔공산 능선이 여유로이 펼쳐지고 대구는 과연, 분지형으로 감싸여져 있다.>

 

 

 

 

<풍경...>

 

 

      제 2차 목표지점은 대덕식당이다. 산사랑방님도 강력추천을 하였던 바다.


 

      -앞산 공원 구경 언제 한번 해보겠습니까. 케이블카는 언제나 신기하다. 앞산

      정상에서 걸어내려 종주의 끝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싶긴 했지만 그런 점에

      전혀 걸림이 없는 두 친구들 뒤에서 슬쩍 무안해진다. 앞산 공원을 걸어 휘둘

      러보고, 택시로 대덕식당 이동. 음식 맛보다, 붐비는 인파에 놀래자빠질 뻔 하

      였다. 식사를 마치고 동대구역으로 이동하여, 난생 처음 KTX를 타고, 그것도

      소문난 역방향좌석으로^^, 부산에 도착하니 길고 긴 하루가 어둠에서 시작하

      여 어둠에서 끝난다.

 


 

        <나 같은 초행자를 위해 되도록 산행기의 일반원칙에 입각해서 써 볼려고

       노력했는데 잘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初心님과 표영식님의 산행기에 도

       움 받은 바 많고, 이수영님과 산사랑방님의 산행기도 힘이 되었습니다.>

 

 

 

 

<앞산 헬기장에서 20여분 수고로운 발걸음을 더하여 케이블카 종점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