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2003. 12. 29(월), 날씨:맑음

[교통]
05:28 - 08:24 : 사상역 - 진주역(통일호)...(2,700)
08:30 - 08:35 : 진주역 - 진주TR(시내버스:15, 25번)...(800)
09:30 - 10:45 : 진주TR - 대원사P(홍계리)...(3,400)

[기타]
-유평 매표소 : 일반(1,600) -> 대학생할인(600, 학생증의 위력! ^^ㅋㅋㅋ...)
-치밭목대피소 : 개인산장(3,000)

[산행시간-휴식시간 포함(5∼10분)]
10:50 -> : 매표소 출발
- 11:20 : 대원사
- 11:45 : 유평계곡(갑을식당 비석)...유평리(마을)
-> 12:00 : ...점심식사(20분)
- 12:50 : 이정표(치밭목 4.2km)
- 14:35 : 이정표(치밭목 1.8km)...새재 갈림길
- 15:00 : 무제치기교
- 15:05 : 이정표(치밭목 1.1km)...무제치기폭포
-> 15:50 : 치밭목대피소(1박)

=> 총 산행시간 : 5시간 / 산행거리 : 9.7km

[식단]
조식 : 김밥
중식 : 김밥
석식 : 밥, 김치/참치찌개,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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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마지막을 향한 힘찬 발걸음... "

04:00 이른 새벽 핸드폰 알람이 요란스럽게 울린다. 항상 귀찮게만 느껴지던 알람이 오늘 만큼은
밉지가 않은것이 왠지 고맙당.^^ㅋㅋ 맘 같으면 따뜻한 이불 속에 더 오래 머무르고 싶지만 그럴
여유가 없기에 얼른 이불을 박차고 떠날 채비를 챙긴다.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어느새 나설 시간!! 늦었다!! --ㆀ 집에서 사상역까지 20분 거리. 할 수 없이
무거운 배낭을 휘어잡고 뛰기 시작한다. 이른 새벽 배낭매고 구보해보긴 군에 있을때 뛴 뒤론 넘
오랜만이라 다리가 다 후들거린다. ㅡㅡ^ 켁!

05:24 겨우 시간에 맞게 도착했당. 꾸물 거릴 시간이 없기에 막 표를 끊고나니 환이랑 아버님도
이마에 땀이 맺힌체 들어온다. ㅡoㅡ; 휴~ 산행 시작도 하기전에 세명은 이른 새벽부터 구보하
느라 진땀꾀나 뺀 상태라 꼴이 말이 아니다. ㅡㅡㆀ×10
('5분의 여유'라는 말이 어찌나 뼈저리기 느껴지던지...)
그렇게 일행은 첫 새벽열차에 몸을 싣고 구포역에서 영민이 합류. 열차안에서 숨 좀 돌리는 동안
우릴 실은 통일호는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새벽녘을 가르며 2003년 마지막 한 주를 시작한다.

3시간을 내리 달려온 통일호는 어느새 진주역에 닿았다. 열차를 내려서는 순간 진주역의 아침
공기가 코끝을 스치는게 참으로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이 새벽에 뺐던 기운들이 다시 회복되는 것 같다.
진주역을 빠져나온 일행은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후 9시 30분에 출발하는 진주발 대원사
(홍계리)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진주서 대원사까지는 1시간 15분 거리...
버스 밖으로 보이는 시내 아침 풍경들은 월요일이라 느끼기에는 힘들만큼 평화로워 보이는 것이
분주한 부산의 아침과는 너무도 비교되어 보였다.

10:45 유평 대원사 주차장. 텅 비어 있는것이 썰렁하이~ 좀 거시기 하다. 사람들이라곤 딸랑 우리
네명이 전부. ㅡㅡㆀ 유평 매표소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장부를 기록하는데 최근 2~3일간 이 곳을
오른 사람은 3~4명이 전부다. 하긴 대원사 쪽은 대부분 날머리로 잡는것이 보통이기에 대원사를
들머리를 잡는 등산객은 드물다고 할 수 있다.
매표소부터 대원사를 지나 유평마을까지는 1시간 정도의 임도를 걸어야 한다. 꾀나 지루한 거리다.
더욱이 큰 배낭등을 매고 다니는 등산객들에겐 인고의 시간이라 할 수 있다. ㅡㅡ^
45분쯤 지나면 유평리 유평마을에 닿게되고 갑을식당 옆에 유평계곡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다.
여기서 잠시 숨 좀 돌린 후 다시 10분정도 마을 길을 따라 걸으면 이정표가 나오며 치밭목 방향(왼쪽)
으로 걸음을 옮기면 여기서 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치밭목까지의 산행길은 대체로 순조로운 편이어서 좀 지루한 감이 없지않다. 그다지 가파란 길도
없는 편이며, 그냥 계곡따라 묵묵히 3시간여 걸으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중간 중간에 이정표가 나침반
역활을 톡톡히 하고 있어 갈 길을 잘 안내해 준다.
거기다 국립공원에는 표지목이 500m 가격으로 놓여져 있어 대원사 같은 경우 '유평리~천왕봉'까지
'07-27' 즉, 유평리-천왕봉 코스가 7번 코스며 총 27개의 표지목이 있다는 뜻 이므로 표지목을 보면서
얼마정도 걸어 왔는지 얼마정도 걸어야 할지 쉽게 가늠할 수 가 있을 것이다.

15:00 한 참을 달려오니 무제치기교가 앞에 보인다. 무제치기?? 당체 무슨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
길이 없다. 폭포 이름이니 분명 어떠한 형상을 닮았거나 아님 필연 우화 같은 사연이 담겨 있을 터...
다리를 건너며 계속 이런 저런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다. 다리를 건너 조금만 가면 철계단이 나온다.
그 철계단서 오른쪽으로 100m쯤 내려서면 무제치기폭포가 자리하고 있는데, 맘은 내려가서 보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기에(사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게 귀찮은 지라.^^;) 그냥 가던 길을 제촉한다.
여기서 부터 40여분간 치밭목 산장까지는 오르막 길의 연속이당. 오늘의 목표지점이 가까워 지기에 힘
을 다해 발걸음을 옮긴다.

15:50 치밭목 대피소다!!! 최대 수용인원 45명, 지리산 산장 중 가장 작은 규모의 산장으로 개인이 관리
하는 대피소이다. 그래서 인지 연하천 대피소 못지 않게 꾀나 허름에 보이는 것이 왠지 산장이라 하기엔
뭔가 부족한 듯 보인다. 사실 여태껏 가본 개인이 관리하는 산장 중에는 덕유산 삿갓재 대피소가 가장
화려한 시설 및 외관을 자랑하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선 비와 바람을 피 할 수 있는 곳 이라면 이 정도
도 금상첨화이므로 고맙게 여겨야 한다.
산장안에 들어서니 등산객이라곤 우리가 전부다. 예상되로다. 하긴 월요일 오후 사람이 있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할 거다. ㅡㅡ?

대피소 안은 2층 구조의 침실이 'ㄱ'자 형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추위를 벗어 버릴 수 있는 것은 난로가
전부다. 허나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차갑게 식어 있는것이 일행을 더 춥게 만드는 것 같다. @@....으~
그래도 치밭목 대피소에도 한가지 맘에 드는게 있다. 취사장이 침실 바로 옆에 있어 밥 먹기가 좋다는
것이다. ^^ㅋㅋ(보통 타 대피소에는 취사장만 따로 떨어져 있음.)

17:00 첫 날 첫 외식(?)이당! 주 메뉴는 밥, 참치/김치찌개, 그리고 반찬. 사실 산에서 뭘 특별히 해 먹
는다는 건 싶지가 않다. 아마도 거의 십중팔구 라면이 주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다. 특히 혼자서
산행일 경우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몇이서 같이 다니는 산행때엔 뭐든지 잘 만들어 먹을 수 있어 참
좋은 이점이 있다.
더욱이 우린 '먹는게 남는거다!' 라는 아주 기본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진리를 매번 산행때 느낀 봐 가
크므로 이번 산행역시 철저한 식단계획으로 준비를 해 온 것이다. ^^!
(물론 그 덕에 배낭의 무게는 배로 증가하기는 하지만 ㅡㅡㆀ......)

그렇게 맛있는 외식을 마치고 잠자리를 정리하고 나니 산장 주인이 고맙게도 난로를 피워 주신단다.
^o^ 유후~ 사실 뭐 침낭과 매트리스만 있으면 자는데 그리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그러나 사람이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쉬~ 못 이루는게 당연지사. 그래서 특히 겨울 산장에서는 실내
온도가 어느정도 따뜻하다면 잠자리 들기가 훨 수월하다.

19:40 잠자리에서... 첫 날 10km여 달하는 거리를 제법 걸어온데다 너무나 오랜만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가 비록 심신을 피곤하게 하지만 마음 만큼은 가볍다!
아마도 올 겨울 마지막의 대미를 지리산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나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나의 칭구들이 옆에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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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밤은 깊어 고요함이 자리하고 우린 좁지만 큰 침낭속을 이리저리 누비며 잠자리를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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