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 산하가족모임이었는 데.......

오전예배보고 산행은 못하더라도 뒷풀이라도 꼭 참석하려고 했던 것이 그만....

참석 못한 것이 웬지 미안한 생각까지 들어 댓글도 못달고.... 
 

이런저런 이유로 한달이 넘게 산행을 못하다가 지난주 토요일 산하모임 전날

북한산연가분들하고 북한산에 오른게  첫산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목요일인가  바위산이 산행계획을 물어오길래 오랜만에

좀 길게 양주칠봉-해룡산-왕방산-국사봉-소요산을 생각한다고 하니

바위산이 흔쾌하게 동행을 약속합니다. 
 

그런데 집에와서 코스를 다시 검토해보니 11~ 12시간예상되는 너무 긴 코스길래

다시 바위산에게 전화하여 코스가 너무 길지않느냐.. 포천 왕방사에서 시작하는게

어떻겠냐 하였더니  바위산은 야간산행도 대비하고 한번 시도해 보자고 합니다.

아~~ 바위산의 패기여...     바위산의 그 패기에 눌려서 그냥

“어 그래...   그러면 한번... 해볼까...” 하고 얼떨결에 대답해버렸는 데 

상당히 걱정스럽습니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토요일 저녁먹고 산행준비하고 있는데
바위산에게서 산행을 못할 피치못할 사정이 생겼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포천 왕방사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얼른 다시 바꿨습니다.  ㅎㅎ.....  

  


 

황당한 알바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가 너무 사설이 길어져버렸네요.  죄송.. 
 

포천시청에서 내려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한국아파트로 그리고 왕방사까지

관광지에 여행온 기분으로 걸어갔습니다.   제가 워낙 걷는걸 좋아하다보니....... 
 

8시40분 왕방사에 도착하여  40~50분을 된비알을 쉬지 않고 치고 오르니

숨도 좀 가쁜게 약간 오버페이스한 듯 하더군요.

왕방산 정상에 올랐는데 짙은 운무로 시야는 거의 제로상태입니다 
 

먼저 도착하신 산님들이 계셔 인사를 나누었는데 

두분은 오지재고개에서 올라오셨다하며 왕방사로 내려가는 길을 묻는 것으로 보아

저처럼 초행길이었고   그리고 같은일행이 아닌 또 한분이 계셨는 데 이분은 ??? 
 

제가 지도를 꺼내보면서 저도 초행길이고 국사봉으로 갈 예정이라고 하자

홀로 오신 그분이 날씨가 맑으면 저기로 국사봉이 바로 보이고 그길은    

대간하는 사람들아니면 잘 안다니는 길이고 또 기타 등등...   설명을

아주 잘해주십니다.  그리고나서 헬기장 정상에서 90도 우측으로 조그맣게  

나있는 길을  가리키며 그쪽으로 가면 된다고  하십니다.

산에 다니는 분들 참 친절도 합니다.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그쪽으로

진행하는데 처음엔 확실하진 않지만 그래도 등산로처럼 보이던길이 조금 지나자

등로 같기도 하고  아니것도 같더니만 이내 급경사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하는데

좀 이상하단 생각이 드는겁니다. 
 

그래도 상당히 내공이 있어보이는 양반이 알려준 길인데 하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없는 길을 찾아 급경사를 계속내려가는 데  이제는 아예 잡목까지

헤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길을 잘못들은 것은 틀림 없었습니다. 지도를 다시 꺼내놓고 생각해보니

무럭고개에서 올라오는 길과 왕방이고개로가는 사이 지능선으로 빠진 것 같았습니다.

이미 상당한 높이를 내려왔고 좌측으로 붙으면서 가면 왕방이고개에서

깊이울계곡으로 가는 길과 만날 것도 같았지만 운무로 시야도 확보할수 없는

상황에서 더 엉뚱한 길로 빠져들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제 신발과 옷을 보니 이슬에 젖은 잡목을 헤치고 미끄러지고 내려오느라 이미

무장공비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순간 머리끝이 쭈뼛해지며 나도 모르게

“이런 @#”하고 튀어나옵니다.   그리고는 완전히 폭팔하여 “그 개@#..

잘 모르면 아는척이나 하지 말지 이런@#$%^**%^&*.>*&^@#$^%$###%“ 
 

하여간 걷는돌은 욕의 달인이 되어 한참을 큰소리로 퍼부어댔습니다.  

  

열은 좀 식었는데...  갈 방향은 다시 올라가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30분이상

내려온 급경사를 다시 오르려니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쥐어짜내어 가며 겨우겨우 다시 정상에올라와서  오지재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니

이정표가 정확하게 깊이울계곡쪽이라고 표시되어 있고 길도 뚜렷합니다.

또한번 “@#$” 나오려는걸 가까스로 참았습니다.

  

약 1시간20여분을 알바한 셈인데 문제는 알바하느라 체력도 많이 바닥났고

시간도 많이 지체되어 당초 계획대로 진행할지가 망설여집니다.

더구나 초행길에  또한번 알바를 한다면..... 
 

그래도 원안대로라면 칠봉산에서부터 야간산행까지 각오했던 산행인데....

예전에 불수사도북할 때를 떠올리며 그냥 진행하여......... 
 


 

왕방이고개 지나 국사봉을 넘고 (12:00)

안테나기지 휀스옆으로 돌아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쭉 내려가니

시멘트포장이 끝나고  산초스님 산행기에 사진까지 곁들여 보여주신 곳이

나옵니다..

아까 왕방산에서 엉뚱한 길을 일러준 그양반을 한번 떠올리곤

너무나 비교가 되어 산초스님께 정말 감사한 생각에 마음까지

따듯해져옵니다. 
 

어렵지 않게 649봉을 찾아오르고 계속 능선을 진행하는데 멋진 소나무가

저앞에 보입니다.   한눈에 산초스님 산행기에 나오는 그 소나무란걸

알아채고 그 밑에 자리를 폈습니다.

 

 

 

 

 

 

 

 

 

 

 

 

 

 

 

 

 

 

 

 

 

 

 

 

 

 

 

 

 

 

 

 

 

 

 

 

 

 

 

 

 

 

보온병뚜껑밑에 있는 것은 누룽밥이라고 처음 가져와봤는데 그냥 김치하고

먹으니 김밥보다 잘 넘어가더군요.  된장에 풋고추라도 가져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리고 바위산과 고추장북어로 안주해서 나눠먹으려던 막걸리는......

느긋하게 먹다보니 혼자서 다 비웠습니다....

 

 

그리곤 이내 황홀해지고...  무아지경이되어... 진달래능선길을 걸었습니다.

이곳 능선은 이제 진달래가 시작이군요.

 

 

 

 

 

 

 

 

 

 

 

 

 

 

 

 

 

 

 

 

 

그리고 소요산을 향해...

칼바위 능선을 지나 나한봉,의상봉은 생략하고 선녀탕으로 내려가서..

 

 

 

 

 

 

 

 

 

 

 

 

 

 

 

 

 

 

 

 

 

 

 

자재암 폭포앞에서 이쁜 아줌마에게 한 장 부탁했습니다. 

 

 

 

 

 

 

 

 

 

 

 

 

 

 

 

 

 

 

 

 

 

 

소요산 진입로에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작년 5월 중순경에 이 곳에 왔을때 아카시아 향기에 취했었는데......

 

 

 

 

 

 

 

 

 

 

 

 

 

 

 

 

 

 

 

 

 

 

 

 

 

 

 


 


 

주차장 지나서 식당에 들려 버섯육개장 한그릇을 시켰습니다.

아줌마가  음식을 내오며  제가 들어올 때 여기 자주 들리는 단골손님인줄

알았다는 겁니다.


 

“아  그분도 저만큼이나 멋있게 생기신 모양이죠.”   ㅋㅋ.


 


 

4.21(토).    걷는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