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구봉산~복두봉(1007m)

1:25,000지형도=용담

2004년 8월 5일 목요일 맑음(21.6~31.3도)   일출몰05:41~19:30

코스: 윗양명11:30<2.6km>구봉산980m13:00<2.6km>복두봉14:30<6.5km>운장산휴양림주차장16:30

[도상11.7km/5시간 소요]

구봉산장입구에서 휴양림주차장까지 
  
   구봉산장입구에서 휴양림주차장까지
 

개요: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과 정천면의 면계선상에 놓여진 구봉산과 복두봉은 운장산(1125.9m)에서 동쪽으로 뻗어나간 일명 운장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해서 운장산에서의 종주코스로 인기가 있다.

복두봉에서 본 구봉산 전경 
  복두봉에서 본 구봉산 전경
 

최근에는 능선남쪽의 장장 7km에 달하는 갈거계곡에 운장산 자연휴양림이 들어서서 이 곳과의 연계산행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지만, 구봉산 원점회귀산행이 더욱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주봉을 향한 여덟 봉우리 
주봉을 향한 여덟 봉우리 
 

최고봉인 복두봉까지 오르는데는 3시간 가량 걸리고, 초반부의 구봉산은 장군봉을 주봉으로 9개의 봉우리가 천애절벽으로 형성되어 올라가기가 힘들다.

그러나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 운장산(1,126m)이 들어오고 남쪽으로 옥녀봉, 부귀산, 북쪽으로 명덕봉, 명도봉 등이 보이고 맑은 날에는 멀리 덕유산과 지리산의 웅자가 시야에 들어온다

 갈거계곡길 
  갈거계곡길 
 

하산길의 운장산자연휴양림은 갈거계곡에 위치하고 약7㎞에 달하는 내동천은 원시수림과 심산유곡의 풍광속으로 옥류수가 흘러내려 마당바위, 해기소등의 절경을 통과한다. 

갈거계곡과 섬바위능선 
  갈거계곡과 섬바위능선
 

운장산에서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북쪽으로 흘러내리는 물탕골, 연화골의 계곡물들은 동쪽에서 주자천과 만나 금강으로 흐른다. 특히 물탕골 계곡에는 상탕·중탕·하탕이 있어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뛰어난 지세와 경관을 자랑한다.

이번 코스 남북의 계곡수는 용담호에서 만나 금강으로 흘러들어 서해로 빠진다.

장군봉 오름길에서 본 용담호 
  장군봉 오름길에서 본 용담호
 

가는길: 윗양명주차장에서 구봉산장 초입으로 들어가면 구봉산 암봉 오름길과 왼쪽의 계곡길로 나뉘는데, 구봉산 다이렉트 오름길은 왼쪽의 계곡길로 올라서 바랑재를 경유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느슨하던 이 길은 계곡을 벗어나면서부턴 급경사로 이루어져, 두 군데나 길 게 늘어 맨 밧줄을 잡아야만 겨우 올라 설 정도로 무척 가파르다.

 오름길 초입 
  오름길 초입 
 

[구봉산0.6km/....]이정표의 바랑재에서 구봉산 가는길 오른쪽은 천애절벽이고 막힘이 없어, 주봉을 정점으로 하는 8개의 봉우리와 용담호를 내려다보면서 진행한다.

팔뚝 굵기의 해묵은 동아줄 잡고 구봉산 정상에 서면 서쪽 하늘 끝에 운장산 서봉이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오름길의 팔뚝만큼 굵은 동아줄 
   오름길의 팔뚝만큼 굵은 동아줄
 

[복두봉2.7km/운장산9.1km...]이정표를 보면서 복두봉 가는 길은 일단  서쪽의 계단길따라 내려섰다가, [구봉산1.1km/복두봉1.6km]이정표의 주능선으로 올라서면 조망이 꽉 막힌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복두봉 정상에 서면 사방의 조망은 막힘이 없어, 운장능선 뒤로 남북으로 이어진 금남정맥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복두봉에서 본 금남정맥 
  복두봉에서 본 금남정맥
 

북으로는 운일암, 반일암계곡을 감싸고 있는 명도봉과 명덕봉이 그 뒤편의 대둔산을 배경으로 눈 아래 보이고, 동으론 무주 적상산이 아련하다.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으로 돌변한 구봉산 주봉 아래의 암봉들 뒤편으로 덕유능선이 신기루처럼 떠 있고, 남쪽으론 갈거계곡 건너 섬바위능선 뒤쪽에 금남호남정맥 줄기가 산파를 이루고 있다.

구봉산 오름길의 희미한 마이봉 
  구봉산 오름길의 희미한 마이봉 
 

하산은 운장산쪽으로 내려서서 민듬으로 불리는, 예전엔 농장으로 조성됐었던 널찍한 초원지대로 내려선다.

초지를 벗어난 갈거계곡길에 휴양림이 들어서면서부터 이 꼭대기까지 도로가 올라왔는데, 계곡 아랫부분의 완경사지대는 비포장으로 남겨두었다.

하산길 초원지대 
 하산길 초원지대 
 

구봉산 원점회귀코스: 주차장의 등산안내도 옆으로 난 산길로 다리를 건너면 [2봉1.1㎞/ 9봉2㎞/ 구봉산3.3㎞]의 이정표가 있다.

완만한 산길이 경사도를 높여 주능선에서 오른쪽 길을 따르면 왼쪽 낭떠러지 밑으로 천황암이 보이고, 안부에 도달하면 1봉만 오른쪽이고 나머지 여덟 봉우리는 왼쪽에 도열 해 있다.

초입의 구봉산장 
  초입의 구봉산장
 

안부에 올라 1봉을 다녀와서 밧줄잡고 올라서면 2봉이고 정면에 3, 4봉이 잇따라 보이는데, 9봉까지는 불과 0.9㎞이지만 워낙 험준해서 밧줄이 없다면 엄두도 못낼 정도이다.

그러나 3, 4, 5봉을 연이어 지나서 6봉에 올랐다가 조심해서 내려와 7봉을 가볍게 오르내린 후 8봉은 워낙 위험해서 그냥 통과하는 게 좋다.

초입에서 본 1, 2, 3, 4봉  초입에서 본 1, 2, 3, 4봉  
 

9봉에 올라 바위터널을 지나쳐 돈내미재에 도달하면 구봉산은 750m거리에 있는데,  왼쪽 절벽 밑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반시간 쯤 가면 정상이다.

정상엔 4개의 벤치가 있고 동쪽엔 방금 올라온 9개의 봉우리가 비스듬히 보이고 그 뒤로 덕유산이 희미하게 다가온다. 남쪽엔 마이산이, 서쪽엔 복두봉이, 정면에 용당댐이 보인다.

바랑재 
  바랑재
 

하산은 천황사 방향으로 내려선 바랑재에서 밧줄이 매어져 있는 급경사의 왼쪽길을 택한다.

처음엔 가파르지만 이내 낙엽과 산죽이 번갈아 나와 발길을 가볍게 해주는 이 코스는 상양명주차장~주능선~정상~바랑재~ 구봉산장~상양명주차장은 왕복 9.2km 거리에 4~5시간 걸린다.

주봉과 여덟봉우리 
   주봉과 여덟봉우리
 

교통: 대전~통영고속도로 금산I.C(725번 지방도)→진안 주천→갈용리→휴양림 으로 들어오거나, 장계 나들목→진안→(795번 지방도)용담호→ 정천휴게소→(725번 지방도)상양명마을의 주차장에서 내려선다.

대중교통은 영동역 근처 영동터미널에서 무주경유, 진안에서 주천행 버스를 타고 상양명에 하차하면 된다.  진안 - 정천 - 상양명(07:50, 09:00, 11:30, 13:40, 14:50, 17:00, 18:20, 19:10) 상양명 - 정천 - 진안(09:25, 12:45, 13:00, 15:40, 16:30, 18:30, 19:30)

상양명마을 
 상양명마을 
 

산행후기: 2001년 7월 22일날 운장능선 종주를 한답시고 부귀면의 황금마을에서 운장산 남릉을 타고 올라 복두봉을 눈앞에 두고 갈거계곡으로 하산한 적이 있다.

그 날은 찜통더위에 식수가 동이 나서 내려 섰더랬는데, 갈거마을 초입의 지방도까지 비포장 7km를 한없이 걸어야만 했었다.  

산길에 즐비한 개회향 
  산길에 즐비한 개회향
 

오늘 마침 복두봉코스 가이드가 있어, 얼씨구나 따라 나선 구봉산 오름길은,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가팔라서 연신 땀방울 훔쳐내야만 한다.

그러나 바랑재에서 장군봉 가는 날등길은 불어오는 미풍에 경치가 너무 좋아 자주 쉬어가게 된다. 장군봉을 떠 받드는 8개의 암봉들과 강물처럼 굽이치는 담양호반....!

초원지대의 마타리 
  초원지대의 마타리
 

장군봉의 벤취에서 일행들이 삼삼오오 중식을 들고 있지만, 대장께 양해를 구하고 앞서가기 시작한다.

통나무계단이 싫어서 갓길을 내려가다가 잔돌에 슬립한번 당하곤 다시 계단길을 내려가는데, 안부 이후론 키작은 산죽이 질펀하다. 그 길에 독사 한 마리 버티고 앉아 나를 째려본다.

 곰딸기 
    곰딸기
 

스틱으로 쫓아내고 땅만 보면서 고갯마루로 올라서자, 그 때부터 선두팀이 추월해가기 시작한다.

가느다란 신갈나무에 투명한 날개의 애매미 한 마리 요란하게 노래하다가 가락을 멈춘다.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싶어 나무 밑둥을 흔들어대도 오히려 뒷걸음질만 해서, 스틱으로 살짝 건드리니 그제서야 찌지직~ 달아난다.

흰색 송장풀 
흰색 송장풀 
 

키를 넘기는 산죽밭을 통과해 드디어 암봉으로 이루어진 복두봉에 올라 사방을 휘둘러 본다.

운장산 오른쪽으로 마름모꼴의 장군봉이 제일먼저 눈에 띄어 아하, 저 능선이 금남정맥이로구나! 담박에 알아 보겠고 그 뒤편에 대둔산이 자그맣게 앉아있어 지난 겨울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사위질빵 
  사위질빵
 

남쪽으론 며칠후면 가야할 부귀산, 마이산이 조망되고 오늘 하산해야할 갈거계곡이 어찌나 긴지 그 끝을 산자락에 파묻어 전경을 포착할 수가 없다.

걸음이 빠르다면 지긋지긋한 그 길을 피해 맞은편의 섬바위능선을 타고 내려가련만, 정상에서 잠시 지체하는 사이 이미 후미팀도 다 떠나 버렸다.

 계곡길의 계요등 
  계곡길의 계요등
 

처음부터 함께한 일행 한 분과 어디로 갈지를 몰라 서성거리는 또 한 분과 함께, 초원지대를 내려서서 지긋지긋한 그 길을 3년만에 또 다시 터벅터벅 내려간다.

그러나, 그 때는 몰랐던 사위질빵, 곰딸기열매, 흰색 송장풀, 계요등을 카메라에 담고, 퇴색해가는 누리장나무꽃 대신에 작고 빨간 열매를 기대해 보는 여유도 생겼다.

 열매를 준비하는 누리장나무 
    열매를 준비하는 누리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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