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04.3.27(토) 09:16∼15:35 (총 6시간19분소요)

☞ 산행코스 : 전재 출발(9:16) - 계곡도착(9:43) - 헬기장도착(10:07)
- 매화산 도착(10:37) - 정상출발(10:42) - 북바위밑에서 헤맴(11:30)
- 매화산 정상 재도착 및 재출발 (11:35) - 천지봉 방향 헬기장 통과(12:05) -
진달래 능선 1/2지점 통과(12:25) - 천지봉도착(13:35) - 세렴폭포도착(15:00)
- 구룡사매표소도착(15:35)

☞ 산행참가자 : 필자 외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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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산은 내가 살고 있는 관내 산이라 그동안 몇번이나 오르면서 그때마다 정상위에서 멀리보이는 천지봉과 치악산 비로봉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천지봉을 지나 비로봉을 꼭 밟아 봐야 겠다고 수없이 다짐하면서 각종 산행기를 뒤져 산행정보를 사전취득하여 드뎌 오늘 매화산과 천지봉을 거쳐 치악산 비로봉 산행을 감행하기로 다짐했다.
(필자는 그동안 전재에서 우천면 오원리 국도변 방향으로만 산행을 하였기에 금일 산행기점인 매화산 →천지봉→비로봉 코스는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였음)

아침 집을 나와 오늘 함께 산행하기로 한 미스터 J를 치악산 입구 원주한지공예박물관 주차장에서 8시 40분에 만나기로 해 도착해 보니 그는 이미 약속장소에 와있었다.
우린 비로봉에서 내려올 것을 생각하여 J의 차를 그곳에 파킹 시킨후 다시 내차로 횡성군 안흥면 전재까지 이동하여 전재에 도착하니 9시10분경 등산복과 등산화 끈을 지끈 동여매고 전재의 예비군 초소를 출발한 시각이 9시16분이었다.
목장 경계 울타리를 모두 지나 100여m 지나니 계곡이 나타난다(9시45분).
-매화산에선 이곳이 유일한 계곡으로 물이 필요한 분은 여기에서 물을 담아 가야함-

우린 이곳에서 계곡물을 음료수 삼아 목을 축인후 이곳에서 20분정도 더 올라가니 매화산 정상이 바로 코앞에 보이는 헬기장이 나타난다(10:09) 다시 헬기장을 지나 30분정도 올라가니 드뎌 매화산 정상(해발 1,084m)에 도착(10:40)했다. 매화산 정상에서 다시 간단한 행동식(과일등)을 먹고 이정표(북바위골,천지봉등 표시 되어있음)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천지봉이라 생각하고 천지봉을 향해 정상출발(10:50)

아뿔싸!!! 이게 어떻게 된일인가?
누가 산행기를 썼는지는 모르나 분명 그분의 산행기에 암릉이 있고 암릉위의 소나무를 통과하고 어쩌고 하는 산행기를 읽은 기억이 있어 더욱 이길을 확신하여 우린 그분이 써 놓은 듯한 그 암릉위의 소나무를 통과하고 정말 죽을 힘을 다하여 암릉끝 절벽바위 옆에 우뚝 서있는 소나무를 발판으로 하고 바위암벽까지 타면서 죽을 힘을 다하여 억지로 억지로 내려 왔는데, 이게 어떻게 된일인가?

있어야 할 등산로는 온데간데 없고 앞은 바위절벽이요 우리가 내려온 바위암벽은 도저히 다시 올라갈수 없는 상황이고, 양옆 모두 까마득한 바위절벽... 발을 잘못 헛디디면 그 즉시 천국행

순간 119가 떠오르나 나와 J의 핸드폰은 안테나가 하나도 서있지 않아 폰도 할수 없는 상황 또다시 각종 산악사고로 사망했다는 과거에 보았던 뉴스가 파노라마 처럼 스치며, 우린 거의 절망적인 생각에 까지 미치자 서로 안절부절, 여기서 죽는다면 다른 사람이 아마 우리들의 시신을 찾을수는 있을런지...

잠시후 우린 이성을 찾자며 서로 격려하며 다시한번 주위를 살펴보니 우리가 내려온 방향에서 좌측으로 큰나무,잔가지 등을 이용하여 비스듬히 내려가면 갈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에 미치자 필자가 선두를 서며 조심조심 한발짝 한발짝 움직이려는데 등산배낭이 커다란 장애물이 된다.

절벽 밑으로 떨어뜨리면 배낭안의 내용물들이 모두 망가질 것은 뻔한일 배낭안의 내용물도 보호할겸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 배낭을 조심스럽게 앞으로 내밀며 한발한발 드디어 50분을 북바위 밑에서 헤맨후 매화산 정상에 다시 도착하니 11시30분경
팔과 다리에 얼마나 힘을 주었던지 팔,다리는 모두 후들후들...(휴! 이제 살았다)

※ 매화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는 잘 이해를 하여야 함. 전재 방향에서 올라 왔다면 올라 온길 부근 바로 옆에 나있는 길로 잘못 내려가면 안됨.(북바위골임.) 따라서 전재방향에서 올라오신 분들은 정상위의 묘앞을 지나면 (횡성군 우천면 오원리 방향임) 등산로가 나 있는데 10m가량 지나면 다시 2개의 등산로가 나있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 갈림길에서 천지봉 방향으로 가려면 좌측길로 내려서야 하며, 우측길은 횡성군 우천면 오원리(전재방향 국도방면)로 내려 가는 길임.
- 매화산과 천지봉등은 개방된 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이정표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음-

일순간 비로봉을 밟아 보겠다는 출발전의 자신감과 패기는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우린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매화산 정상을 재출발(11:35)하니 우리가 참고한 산행기에서 설명한 암릉과 가운데 커다란 소나무가 나타난다. 어쩌면 이렇게 북바위골과 형상이 비슷한지...

정상을 출발하여 30분여를 산행하니 헬기장을 지난다(12:05)
1시간여를 갔을까 앞에 커다란 봉우리가 나타나길래 천지봉인줄 알고 힘겹게 올라가 보니 봉우리만 봉긋하니 정상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름없는 봉우리 인 것 같다. 우린 다시 천지봉을 향해 계속하여 고!

진달래 능선을 한참지나니 배가 몹시고파 오기 시작한다. 북바위골에서 헤매지만 않았으면 우린 당초계획대로 12시경 천지봉에서 충분히 점심을 먹을수 있었을텐데 벌써 12시 40분이 되었다. 우린 허기진 상태에서 도저히 산행을 할수 없어 일정한 장소를 택하여 점심을 먹은후 천지봉(정상 표지석에 해발 1086.5m로 표기되어 있음)에 도착하니 13:35분경

시간을 보니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산행보폭으로 보아 잘하면 17시전에 비로봉에 도착할수 있을 것 같아 비로봉 방향이라 생각하고 표시기가 많은 방향으로 앞으로 전진하니 어째 계속하여 내리막인걸 보니 또다시 길을 잘못들은 것 같다.

나와 동행했던 J의 말에 의하면 우리가 내려온 방향이 아닌 좌측 능선방향으로 등산로가 나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우린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고,30분여 내려온 상태에서 더이상 온길로 다시 되돌아가 비로봉 방향으로 산행을 할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하는수 없이 간혹 붙어있는 표시기를 이정표 삼아 어디로 내려올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내려오기로 했다.

한참을 내려오니 계곡물은 없으나 계곡이 시작되었고 또 20분여 내려오니 드디어 계곡물이 흐른다. 우린 감로수 같은 계곡물을 마신후 또 한참이나 내려오니 폭포같은 느낌이 들면서 주변에 사람들이 꽤나 보이는 것이었다. 아! 이곳이 세렴폭포구나(15:00)

그동안 한달에 한두번씩 치악산에 오면서도 정녕 세렴폭포밑 철다리만 지나면서 철다리 부근이 세렴 폭포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철다리 커브에 이처럼 좋은 폭포가 있었다니...(비로봉으로 건너가는 철다리에서는 세렴폭포가 보이지 않으나 철다리에서 약100m 커브길에 세렴폭포가 있음)

각종 매화산 산행기에서도 세렴폭포로 나오는 산행기는 본 기억이 없어 비로봉이 아니면 청소년수련원, 또는 드림랜드로 내려 오리라 생각했건만 세렴폭포가 눈앞에 있다니 우린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세렴폭포를 지나 구룡사매표소앞 도착(15:35분) 산행종료 (*총산행시간 6시간19분)

☞ 꼬랑쥐 : 치악산의 새로운 산행코스를 알았다는데 자위하며, 금일 산행후 새롭게 느낀것은 산행기가 때론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도 주게 되지만 때로는 산행기를 믿고 초행길에 나선 사람들에게는 혼돈에 빠지게 하고, 일부는 위험에 빠뜨리게 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또한 깊은산이나 특히 개방되지 않은 산행길에는 표시기(리본)가 생명을 구할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매화산과 천지봉 주변에 표시기를 달아 놓은 많은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