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04.03 (토요일)

3일, 4일, 5일....
남의 회사에 매인 몸이 사흘 연짱(?)휴일은 그야말로 황금같은 연휴다.

그래서...
모처럼, 서울 동기들과 산행계획을 세워볼까 했는데...
웬걸? 그때를 맞춰 대구 시댁의 선산에 석(石)공사가 있단다.

어쩔 수 없지... 했는데,
순순히 포기하고, 인정한 탓일까? 한식날인 5일만 일한단다.
야호~~ 다시 연락을 취하고 새로 계획을 잡고...
드디어 중간 집결지인 대전으로 향하게 되었다.

남해고속 주변에는 절정기를 막 벗어 난 벚꽃, 이쁜 분홍빛의 복사꽃, 하얀 싸리꽃, 점점이 화려하게 빛나는 목련,
파릇파릇 새잎을 잔뜩 매달고 있는 나무들... 모든 게 봄기운으로 가득하다...
대진고속, 호남고속도로를 거쳐 유성IC 부근에서 합류한 우리(부부 다섯팀)들은 두대에 차에 몸을 싣고 계룡산으로 출발했다.



계룡산 가는 길 초입에 차를 세워두고,우측 산길을 따라 오른다.
병사골에서 장군봉을 거쳐 갓바위를 지나고 남매봉으로 향하는 길은 좁은 바위길로,
오르락 내리락 작은 봉우리를 수없이 넘나드는 재미난 코스였다. ..


** 산행중에 한국의 산하 패찰을 발견하고 반가워서 먼저 인사를 했답니다.
얼핏 본거라... 아마도 영어로 주왕 이라고 쓰여진것 같았는데..
잘 모르겠군요..어쨌든 반갑다는 그 기분!! 참 묘하더군요~~~ ^ ^*



# 2004.04.04 (일요일)

대전(유성 TG) - <호남고속도로> - 정읍 IC - <22번 도로> - 고창 선운사

산행지도

산행지 : 고창 선운산(336m)

산행코스 :
선운사 → (2.2km)도솔암 ↗ (0.4km) 용문굴 ↗ (0.5km)낙조대 →(0.3km)천마봉
→ (0.3km)낙조대 ↘ (0.5km) 용문굴 ↗ 소리재 ↗ 개이빨산 ↘(1.6km)참당암
↗ (0.7km)포갠바위 ↘↗ (0.5km)선운산(수리봉) ↘ (0.7km) 마이재↘ (0.8km) 석상암
→ (0.3km) 선운사

** 놀며놀며(?)...오른 산이라 산행참고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을 듯하여
자세한 시간기록은 생략합니다. ^ ^*


 

오전 10 :10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
산행준비를 하고 선운사로 가는 길양편의 벚곷들은 아직 피지않고 작은 꽃봉우리로 남아있다.
날씨가 꽤 쌀쌀하다.
일주문을 통과하니 오른쪽에 부도전이 나타난다.
우리들은 산고도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제법 여유를 가지고 이리저리 구경을 하며 느긋함을 즐겼다.

  

  

키높은 송림사이엔 유달리 윤기가 흐르는 파란 풀밭이다.
저풀은 무어길래 저리 윤기가 흐를까?
오후, 하산길에서 상사화란 걸 알 수 있었다.
저 넓은 풀밭에서 꽃이 핀디면 아마도 대단하리라? 상상만 해도 황홀하다.....



잎과 꽃이 한평생 만나질 못한다.
언제나 그리워하면서 홀로 지낸다 해 상사화(相思花)라 했다.
잎이 말라 죽은 뒤에야 꽃대가 올라와 꽃을 피운다.
꽃이 피긴 하지만 열매를 맺지 못한다.
이별초(離別草), 석산(石蒜), 환금화(換錦花)라 하고 홀로 살아야 하는
스님들의 신세라 해 중무릇, 또는 중꽃이라고도 한다.
개난초라고도 부른다.

이른 봄 가장 일찍 언 땅을 녹이며 노란싹이 돋아난다.
그 싹이 무성히 자라다 6~7월이면 갑자기 시들어 죽는다.
싹이 났던 자리는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흔적도 없어졌다가
서늘한 바람이 부는 9~10월이면 꽃대가 솟아오른다.
60cm가량 자라면 끝에 연보라색 꽃이 5~8개씩 뭉쳐서 핀다.
큰 절의 군데군데 넓은 공터, 그늘진 곳에 무리지어 핀 상사화 군락을 보면
10년 묵은 체증이 가시는 듯 현란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애잔함을 떨치지 못한다.

아주 오랜 옛날 산사 깊숙한 토굴에서 용맹정진 하던 젊은 스님이 있었다.
그러던 9월 어느 날 소나기가 장대처럼 내리던 날 스님은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한 여인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수행도 멈추고 가슴앓이를 하던 스님은 석달 열흘만에 상사병으로 피를 토하고 죽고
쓰러진 곳에 붉은 꽃이 피어났는데 바로 그 꽃이 상사화라는 것이다.
-펌

선운사 대웅전 뒤로 병풍처럼 감싸듯 자생하는 동백숲은 잔뜩 기대를 하고 와서 그런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덜 피어 있다.
가까이 가서야 수줍게 피어있는 동백꽃을 감상할 수 있었다.





선운사 동백(펌)


동백대신 영산전 앞뜰에 있는 수선화가 자꾸만 시선을 끈다.




선운사에서 나와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 왼편으로 나즈막한 넓은 시냇물이 흐른다.
물건너 차밭에는 차잎과 상사화 푸룬 풀잎들이 봄햇살아래에서 반짝인다.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은 거의 2km가 넘는 평지길이다.
도중에 멋진 장사송과 진흥굴을 구경하며, 다다른 곳, 도솔암이다. 



 




도솔암 찻집 앞 나무판에 쓰여진 詩 한편...


오 자네 왔는가
이 무정한 사람아
청풍에 날려 왔나
현학을 타고 왔나
자네는 먹이나 갈게
나는 차나 끓임세


계미년 이른 봄날에



도솔암뒤로 오르자, 손에 잡힐듯 천마봉이 보인다.














내원궁 입구에 피어 있는 동백꽃




마애불앞을 지나 용문굴로 향하는 길 도중에, 마치 거대한 바위를 지탱하고 있는 듯한 지팡이들....
무얼 기원하는 의미일까?



용문굴



낙조대에서..



천마봉



천마봉에서 내려다 본 도솔암



개이빨산에서,저멀리 서해바다가...



수리봉



고작(?) 336m의 나즈막하고 완만한 구릉지대인 선운산의 산세는 몇 천m의 어느 산 못지않게
웅장하고 아기자기한 기암괴석과 깍아지른 절벽을 품고 있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일컫는 말이 결코 무색하지 않다.

비록 험준한 산을 오르는 쾌감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산길, 매력적인 산죽터널길, 툭 트여진 서해바다쪽....
문화재답사와 산행, 산행 후의 해수탕, 그리고 복분자주를 곁들인 풍천장어로 이어지는
선운산(도솔산)은 다시 찾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을 지닌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선운산 참고자료 (산행지도, 산행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전북지역 '선운산' 자료모음 참조



 Dust In The Wind........ Kansas


▣ 유진호 - 저도 같은 날 같은 장소 선운산을 갔었는데요. 5/15일까지는 수리봉~개이빨산~소리재까지가 입산금지라 아쉬운 마음 금치 못하며 천마봉~낙조대만 보고 내려왔습니다. 우리모두가 산을 아껴야 더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초입에서 입산금지라해서 실망했었는데..모 유명한 산악회의 뒤를 쫓아 같은 코스로 내려왔답니다.^ ^* 반성합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 대암산 - 좋은곳 다녀오셨군요.. 산행기, 사진 잘 구경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불암산 - 멋진 산행, 멋진 조망, 그리고 멋진 새소리와 멋진 음악까지 써비스를 하여 주시니 고맙습니다.항상 즐산하십시요. 계룡에서 본 산하의 팻찰은 아마도 "주왕"일겁니다. 산하의 차기 총무감으로 무척 젊고 미남이지요. 행복하십시요....
맞습니다~ 젊으신 분이었고, 혼자 산행하시는듯 하였지요.어쨌든, 반가운 마음입니다. 모두모두 건강하세요~~

▣ 이두영 - 동백꽃이 절정인 선운사 대웅전뒤의 군락지의멋진 동백꽃 아름답읍니다 먼곳 까지 갔셨는데 낙조대 건너편 철사다리가 놓인 병풍바위와 그넘어로 보이는 배맨 바위를 거쳐 청룡산까지 다녀 오셨으면 더 좋았겠는데 먼곳까지 수고 하셨읍니다
그렇군요. 핑계거리가 생겼습니다.병풍바위,배맨바위,청룡산을 보러 다시 한번 가야겠군요...ㅎㅎ..

▣ 이지로 - 이지로 홈에도 올려주세요
얍!!

▣ 주왕 - 안녕하세요. 주왕입니다. 지난 3일 계룡산 장군봉~신선봉 산행시 만났던 패찰의 주인공 주왕입니다. 갓바위 우회길에서 만났고 제 팻찰을 먼저 보시고 인사 주셨죠? 그때 갓바위 올라가려고 하던 찰나라 저는 제대로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3일에 다녀온 계룡산 산행기 올려놓았구요, 제 얼굴은 4월8일 명지산 산행기에 올라가 있습니다. 불암산님 말씀처럼 미남은 아니구요.^^ 창원51님 을 코앞에서 그냥 지나쳤네요. 5월 별유산에서 다시 인사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리플을 보고 찾아갔지요.(No.17079) 반갑습니다!! 3일날 계룡산에서는 반응이 좀(?) 그래서... '혹? 사이비 산하가족?' 했지요...ㅋㅋㅋ.... 너무 재미있게 쓰신 산행기, 아름다운 사진... 정말, 정말 잘~ 보고왔습니다. 오늘부터 주왕님의 산행기는 저의 관심주(?)에 넣어둡니다!! ^ ^* 좋은 산행하시고, 좋은 글도 계속 부탁 드려요~~ 참, 그리고 주왕님 덕분에 박정자 삼거리의 의문도 풀렸습니다. 전, 웬 아줌마 이름이 지명에 붙었나? 했었지요...그리고 참고로,창원51 은 개인 ID가 아니고 회원들이 매주 돌아가며 산하 게시판에 산행기를 올리는 공동 ID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