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행 일 : 2004. 4. 15
2. 동 행 : 도야지 2, 깡지 2, 쥐약 2, 신록, 청포도, 도합 8명
3. 산행시간 : 매표소 기준 4시간 45분
4. 구간별 소요시간
-, 10:15 신탄리 역
-, 10:20 매표소 통과
-, 10:34 제1등산로 입구
-, 11:32 고대봉 1.22k 이정표
-, 12:00 삼각봉
-, 12:09 고대봉(정상)
-, 12:40 하산시작
-, 13:15 점심(1시간 20분여)
-, 15:00 매표소 통과
참 오랫동안 가보고 싶었던 산 고대산엘 간다
도야지님 내외와 깡지님 내외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기에 가끔(?) 술 한잔하게 되는데 이때 빠지지 않는 안주가 산이다
이번주엔 워디가유
아직 …
여기 좋다던디
그래유
그럼 같이 가쥬
좋아유
그런 의미에서 “위하야” “쨍”
뭐 이런식으로
투표를 마치고 주차장에서 출발한 시간이 7시 40분
철원 대마리 구간이 민통선 통제구간에서 해제 된지 모르고 연천으로 돌아가려고 영북면 근처 주유소에서 길을 물으니 대마리로 갈수 있단다
그런줄 알았으면 수피령을 넘는 건데
대마리와 백마고지
대마리 마을 너머로는 1년여 철책근무를 했던 곳
신탄리 역
대광리 신병교육대에서 6주 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치 받고 전령따라 내렸던 그 풀렛폼
(신탄리역, 이길로 쭉 가면 금강산)
언제 제대해서 성북행(지금은 의정부) 열차를 타나
그날이 올까?
두렵고 착찹한 심정이었었는데
신탄리도 많이 변했다
가게라고 해야 길 옆으로 술집 3곳, 다방 2곳이 전부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매표소에 도착하니 산악자전거를 타고 한 10여명이 앞서간다
그 뒤를 따라 제1 등산로 입구에 도착
등산이 시작된다
길가엔 현호색과 제비꽃, 양지꽃이 무리를 지어 피어있다
그땐 왜 이런 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조금 더 오르자 온산이 노루귀와 노랑제비꽃이 밭을 이루고 있다
좀 지나자 미치광이풀까지
안부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급한 경사면을 오르니 고대봉 1.22K 이정표가 있는 곳
집사람이 소요시간 1시간 10분이라 쓴 이정표를 보더니 주저 앉을 기색이다
좀 심했다
기껏해야 20-30분 거린데
삼각봉 가기 전 잡목사이로 언듯 보이는 옅은 보라색
실물로는 처음보는 처녀치마
꽃이 참 아름답다
느릿느릿 걸으니 이런 행운도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깨스가 끼어 저 멀리 백마고지와 북녘땅을 보지 못해 내심 아쉬웠었는데
고대산이 오랜만에 찾아온 전우(?)를 이렇게 나마 위로를 해주고 싶었나 보다
넓찍한 삼각봉을 지나 부식 수송레일을 따라 고대산 정상
(고대봉 오름길)
날씨만 좋으면 철원평야와 백마고지, 탱크 저지방벽, 철책, DMZ,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오는 곳인데
언제봐도 친근감이 가는 열쇠마크
전투복에 자랑스런 열쇠마크를 달고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후배
계급장은 이병, 작대기 하나(나도 저거 하나 달고 왔었는데)
안받는다는 걸 계급(비록 예비역이지만)으로 눌러 가져간 음식을 좀 나누어 주고
막걸리 한순배씩 도니 본색들이 나온다
뭐 만난것만 있으면 낚어 채다 남편 입에 넣어주기 바쁘고
간식시간 30분
간식을 먹은 건지
만찬을 즐긴건지
오름길에서 야생화가 지천이었는데 제3등산로 하산길은 삭막하기 그지없다
그 많던 야생화는 다 어데 갔는지
계곡이 가까워지며 개별꽃과 솜나물이 좀 보이기 시작한다
(개별꽃)
계곡으로 들어가 오늘의 주메뉴인 도야지 주물럭
도야지 어느 살을 떼왔는지 무지 맛있다
1시간 20분여 동안 먹고 또 먹었더니 입도 아프고 일어나기도 싫고 그냥 한숨 잤으면 좋겠다
하산길 아쉬운 맘에 눈길은 자꾸 뒤로 향하고
다음에 올때는 금학산으로 넘어 가 봐야지
철도 종단점
으리으리한 철구조물로 대체되고
이길로 쭉~욱 가면 금강산까지 갈수 있는데
82년 4월 따뜻한 봄날 자대배치를 받고 신탄리 역에서 내려 이 길을 따라 독서당하리로 향하며 혼자 읇조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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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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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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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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