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볼일이 많지 않다.

평소엔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이고 도회에서 애써 별을 찿을 일도 없다.

 

어떤별은 내가태어나기도 전에 빛을 보내서 이제서야 내눈에 들어 오는데

우린 그냥 흘러 보낸다.

별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허무하게 빛으로 사라질 뿐이다.

 

후배에게 야간산행을 제의하니 별똥별이 50만개나 떨어지는 장관을 볼 수 있으니

청계산으로 가자고 한다.

 

사내 2명과 예쁜처자 2명이 만나 청계산으로....

 

잣나무숲에 이르르니 가지치기를 단정하게 한 숲은 한껏맵시를

뽐내고 꼭대기엔 제법튼실한 잣송이를 몇개씩 달고

이 더위에도 아랑곳없이 자태가 의연하다.

 

능선에 오르니 가로등이 켜지고 분주히 오가는 자동차들이

꼬리를 길게 늘어 뜨리며 도회는 바쁜 하루를 서둘러 마감하려 한다.

 

옥녀봉으로 오르다 선회하여 매봉으로 방향을 잡으니

가파른 계단길이 우리를 맞는다.

산에 자주다니고 마니아라고 입소문이 난터라

내가 앞장을 서고 오르니 바람한점없는 여름저녁은 뜨거운 숨만

거칠게 토해내게 한다.

 

" 에구~ 힘들어~ 한참만에 하는 산행은 초보와 똑같으니 원~"

 

" 알량한 체면에 먼저 쉬자고 할 수 도없고~"

 

오랜만에 산에 온다는 처자들은 쉴생각도 없이 잘도 따라온다.

 

" 독한것들~"

 

헬기장에서 잠깐쉬고 매봉에 오르니 건너편 관악산에 노을이

걸리고 우리는 혈읍재방향으로 조금 내려서서 소나무아래

평평한 바위아래에 자리를 폈다.

에어컨바람처럼 시원한바람이 땀을 식히고

슬러시상태의 생맥주를 마시니 서늘하기 까지 하다.

 

잠깐의 생각이지만 가을이 문턱에 와있다는 예감~

 

다시 헬기장으로 내려서니 여름의 무성한 숲은 사위를 가려

별을 보기엔 그만이다.

별들이 하나둘씩 등장을 하고 쉽게 구분 할 수 있는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찿아 내곤 별똥별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성이 흐를때 소원빌면 이루어 진다고 처자들에게 설명을 하고

눈이 빠지게 하늘을 보고 있는데 유성은 보이지 않고

흐르는 건 비행기 불빛뿐..... ( 아 ~ 눈 아퍼~)

처자들도 포기하고 살내림 굿을 펼치고 있었다.

 

아래로 내려가며 보자고 하며 걸으면서 하늘을 보니

숲에 가리어 손톱만큼 보이는 하늘에서 유성을 찿는 것은 불가능이었다.

 

" 50만개가 떨어진다고???? "

 

야간산행이 처음인 처자들은 신이나서 자주가자고 난리다.

전도에 성공한 전도사가 된 우리는 다음엔 수락산이라고 말하고

내산도 아닌 수락산을 자랑하기에 입에 침이 마른다.

 

팔각정에서 랜턴을 끄고 미련이 남아 처자들은 하늘을 보고

사내들은 계곡에서 얼굴을 씻었다.

 

초입의 넓은 길엔 더위를 피해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일행은 아무도 없는 텅빈식당에 들어가 흔들지 않은 맑은 막걸리를

두어사발 마셨다.

 

조금지나니 불빛을 따라 들어 온 매미 군단의 축하비행이 시작되고

기량을 뽐내기 위해 저공비행을 감행하던 놈은 급기야

처자의 국그릇에 불시착하기에 이르렀다.

 

우주쇼 대신 매미쇼를 본것으로 만족하고 여름밤의 청계산행을 접는다.

 

두명의 처자를 예비산꾼으로 만들었으니 우리는 산행 전도사??......

 

다음날 아침에 신문을 보니 먼 나라(중동인지, 아프리카인지..)에서

우주쇼가 있긴 있었나보다.

그런 줄도 모르고 청계산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니.....ㅉㅉㅉㅉㅉㅉ

 

**예쁜 처자들(옛 직장동료)에게 잘 못된 정보로 현혹시킨점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