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심마니능선 (뱀사골~이끼폭포~심마니능선)

1:25,000지형도=덕동

2004년10월3일 일요일 맑음(7~20도) 일출몰06:27~18:11

코스:반선11:30<5.6km>뱀사골합수지점철교13:00<0.8km>이끼폭포13:30<1.2km>1380m봉15:40<5.0km>심마니능선경유 반선18:30

[도상12.6km/ 7시간 소요] 단축은 광산골경유 달궁마을

개념도
   개념도
 

개요: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에 위치한 지리산의 뱀사골은, 반야봉과 심마니능선의 동쪽 물들이 주능선상의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북능 사이의 물줄기들과 어우러져 기암괴석을 뱀처럼 칭칭 휘감아 달궁계곡으로 빠져드는 장장 12km의 기나긴 계곡이다.

뱀사골의 금포교 
  뱀사골의 금포교
 

이, 뱀사골의 상류지점 간장소 근처 철교아래의 합수지점으로 흘러드는 서쪽의 또 다른 무명계곡 속에 숨겨져 있었던 이끼폭포와 이 루트를 통한 반야봉 아래의 묘향대가 최근에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찾는 이가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끼폭포 
 이끼폭포 
 

그리고, 반야봉에서 뱀사골의 초입이 되는 전적기념탑까지 북쪽으로 가지쳐 내린 심마니능선 또한 꾼들의 입소문으로만 들락거리던 곳이었다.

뱀사골 따라 이끼폭포를 경유해서 심마니능선을 타고 원점회귀하는 이번 코스는 도상거리가 짧아도 결코 만만치 않은 지리산의 비경지대다.

 심마니능선의 시작과 끝 
   심마니능선의 시작과 끝
 

이끼폭포의 원류를 찾아보는 이끼폭포~1380m봉 1.2km구간은, 지형도상엔 산길이 있으나 현장은 등로가 없어 헤쳐오르기가 무척 힘든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코스의 계곡물들은 지리산 북부지역의 모든 물들이 운명을 함께하는 임천강~경호강~진양호~낙동강 따라서 남해바다로 흘러든다.

초추의 뱀사골 
  초추의 뱀사골
 

가는길: 수월한 뱀사골 계곡길따라 한시간정도 거슬러 올라 간장소근처에 다다르면, 서쪽의 지계곡이 흘러드는 합수지점 위로 철다리가 놓여져 있다.

이, 철교 직전에서 지계곡을 반시간정도 올라 커다란 암벽을 칼로 두부 자르듯 반듯한 절벽옆으로 내려서면, 계곡을 건너야만 하는 지점이 나타난다.

이끼폭포 초입 지계곡의 철다리 
  이끼폭포 초입 지계곡의 철다리
 

계곡을 건너서 오른쪽으로 살피면 신비스런 이끼폭포의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자칫, 먼 곳 보고 걷다간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여기서 계속 계곡을 거슬러 능선타고 오르면 묘향대 진입로 안내표식이 있는 지점을 거쳐 반야봉 아래 중봉 헬기장에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이번엔 이끼폭포 상단으로 향한다.  

중봉오름길의 묘향대 초입 
  중봉오름길의 묘향대 초입
 

표피수가 전혀 없는 마른계곡 너덜지대를 짐승들의 이동통로 따라 오르다가, 해발 1100m쯤의 꽉 막힌 정글에서 왼쪽의 능선으로 치고 올라 북쪽을 향한다.

가끔씩 암릉지역도 나오고 빼곡한 산죽이 진로를 방해해도 날등을 탄다는 생각으로 헤쳐 오르면 1380m봉 직전에서 키를 넘기는 산죽을 피해 왼쪽으로 비스듬히 올라가면 심마니능선길이다.

심마니능선길에서 본 천왕봉 
  심마니능선길에서 본 천왕봉
 

1380m봉에서나, 아니면 봉우릴 넘어 안부로 내려서도 하점골 진입로는 없다. 달궁마을로 내려갈려면 1380m봉에서 반야봉쪽으로 내려가다가 안부에서 광산골로 내려서거나, 아니면 [달궁5.0km/반야봉1.5km]이정표까지 가서 능선길따라 내려가도 무방하다.  

쟁기소 얼음골에서 능선따라 오르면 만나게 되는 삼거리의  이정표 뒷편이 심마니능선길의 초입이다.

반야봉 북능의 심마니능선 초입 
  반야봉 북능의 심마니능선 초입
 

심마니능선길에선 빼곡한 수림으로 조망을 즐기기란 난감하다. 간혹 바위지대로 올라 서 봤자, 토끼봉. 명선봉의 꼭지점이 어렴풋하고 가끔씩은 천왕봉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부지런히 능선길만 따라야 한다.

비슷한 지형이 많아서 거의 다 왔나싶어도 또 다른 봉우리가 불쑥불쑥나타나는 심마니능선길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미흡한 코스다.

묘향대 내림길에서 본 심마니능선상의 1380m봉 
  묘향대 내림길에서 본 심마니능선상의 1380m봉
 

산행후기: 지난 6월6일 대소골 산행에서 묘향대는 들렀지만 쫓기는 시각에 땅만 보고 걷다가 지나친 이끼폭포를 이번엔 확실히 살펴볼 수가 있었다.

내친김에 신비스런 이끼폭포의 원류를 찾아보기로 하고, 폭포 상단에서 계곡길로 접어들었지만 표피수는 한방울의 물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정면에서 본 이끼폭포 
  정면에서 본 이끼폭포
 

단지, 초반부의 넓고 큰 너럭바위들 밑으로 돌돌거리는 물흐름 소리만 들을 수 있었을 뿐이다.

너덜 속으로만 흘러내린 침출수가 그토록 아름다운 폭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새삼 신비스러움을 느끼겠다. 너덜지역을 올라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했다.

오미자 열매 
 오미자 열매
 

산짐승들의 왕래가 잦았던 탓인지 그런대로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고 가끔씩 눈에 띄는 오미자 덩굴엔 탐스런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게 되자 왼쪽의 능선길로 치올랐더니 여느 능선길에나 있을 법한 산길은커녕, 짐승들의 이동통로조차 산죽속으로 묻혀서 애매하긴 해도 1380m봉이 있는 북쪽으로 계속 치올랐다.

난쟁이바위솔 
 난쟁이바위솔
 

선두팀이 지계곡의 끝까지 따라 올라가서 일부는 광산골로 내려가고 일부는 1380m봉을 향하고 있다고 무전으로 알려오기에 고스락에서 만나자고 했다.

정상엔 모두 열네명이 모여들었다. 기념촬영을 하고 하점골 하산길 초입을 찾아 번번히 헛탕만 치다보니 일행들은 모두 앞서가고 없어 또 다시 외톨이가 되었다.

말라가는 지리고들빼기 
  말라가는 지리고들빼기
 

우리보다 먼저 이끼폭포 경유 묘향대 탐방하고 하산중인 거제도팀을 만나 반갑게 악수 나누고 헤어지는데, 뒤에서 누군가 힘들게 뒤따라 오더라고 알려준다.

잠시 기다렸다가 그 분을 만나 먼저 보내고 서서히 내려가면서 촬영포인트를 찾아보지만 만만한 곳 한 군데 없다.

산국 
  산국
 

칠년전에 와보고 재작년에도 와 봤던 심마니능선길은 오늘도 낯설기는 매 한가지다.

서서히 지쳐갈 무렵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마음은 바빠지지만 지루한 능선길은 끝간데를 모르겠다. 다 왔나? 싶으면 새로운 봉우리 또다시 나타나고...! 그 모습이 그 모습으로만 비치는 기이한 경험을 하면서 석양길을 내려섰다.

두메고들빼기 
 두메고들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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