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4년 3월28일(일)/ 날씨 : 맑음(황사 탓인 지 조망 별로)
▶어디로? : 부산 부전역-좌천역-옥정사-달음산(587.5m)-천마산(447.2m)-함박산(457.2m)-곰내고개-웅천 중리마을
▶누구캉? : 수덩이와 아내 단둘이만
연속으로 4번을 산악회를 따라 다니다 모처럼 기차타고 지금은 부산으로 편입된 기장의 팔기산과 더불어 2대 명산이라는 ‘달음산’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산하’ 게시판에 ‘오항선 님’과 “죽장망혜 님‘의 산행기를 읽기전엔 부산에 이제껏 살고 있으면서도 달음산의 명칭조차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마침 달음산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1장도 없어 궁금증이 더해갔고, 수덩이의 사진산행에는 안성마춤일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구나 산행을 할수록 집쪽이 가까워지는 매력이 있어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4주 연속으로 일요일 새벽이면 입시를 앞둔 고3 딸내미와 고1 아들내미가 곤히 자고 있어 혹시 깰까봐 도둑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현관문을 나섰는데 오늘은 여유가 있습니다.
“아빠... 오늘은 산에 안가시유?”아들내미가 토끼눈으로 묻습니다.
“찡호야... 오늘은 같이 한번 가자.” 카이... “오늘 오후 1시에 친구 만날 약속있는디유...”칸다.
문디자쓱... 내 그럴 줄 알았다. 요새는 눈치가 하도 빨라서 하지 않아도 될 약속도 일부러 맹그는 모양입니다.
올 1월 초순에 원동 천태산 원점회귀 산행때 온 가족이 같이 간 것이 마지막입니다. 대학들어 가기전까지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올 여름방학때에는 억찌라도 지리산을 데려가려합니다만 가능할 지 장담은 못합니다. 최후엔 돈으로 꼬셔볼랍니다.^^
▲ 오늘 현대식으로 새롭게 단장한 부전역에서는 난생처음 기차를 탑니다. 오전 10시 6분발, 부전포항간 통일호입니다.
좌천까지는 요금이 1,200원입니다. 며칠 후 고속철이 개통되면 통일호가 없어진다는데 이곳 통일호도 그런 운명인가요?
▲ 좌석배치가 이색적입니다. 예전에 비둘기호의 향수가 조금은 남아있는 듯,
나물케러가는 할머니들의 톤높은 이야기소리, 나들이가는 가족들의 웃음소리...시끌벅적하지만 모두 정겹습니다.
동래역을, 해운대역을 거쳐 달맞이고개쪽 바다옆으로 시원하게 달립니다.
▲ 기차안이라 비릿한 소금끼 있는 바다내음은 맡을 수 없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가슴을 튀이게 합니다.
▲ 오전 11시경에 자그마한 시골역 풍경의 좌천역에 도착합니다.
▲ 역앞에는 단체로 온 산님들이 인원체크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만큼은 프~리합니다.
도로를 건너 부산슈퍼옆 골목으로 가기직전 그 슈퍼에 들러 동동주 한병을 삽니다. 결국은 한모금도 먹지 못하고 집까지 들고 오고 맙니다.
아내가 몇 달전에도 그렇게 해 동동주 한병이 아직 냉장고에 그냥 모셔져 있답니다. 식초되었겠네요. ㅎㅎㅎ...
▲ 장안초등학교로 보이는 학교 축대옆으로 파릇파릇한 미나리밭을 지나 10 여분, 길옆에 ‘하리마을’ 이라 표기된
자그마한 표석이 있는 갈림길에 이르는데 그 곳의 마을로 들어가지말고 좌회전을 해야 달음산 들머리되는 광산마을로 가게 됩니다.
달음산은 팔기산과 더불어 기장군의 2대 명산 중 하나로 산꼭대기에 있는 닭벼슬과 같은 모양의 기암괴석이 수려한 자태로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새벽 햇빛을 제일 먼저 맞는 기장군 제1경의 명산으로 꼽힌다합니다. 영암 월출산이 그랬듯이 해변이 가까운 곳이라 600m도 되지 않는데도 꽤 높아 보입니다.
▲ 달음산 안내도를 잠시 보고, 오르면 광산촌 냇가답게 철분으로 오염된 듯 바닥은 붉은 색을 띱니다.
저 물 마시면 제가 철이 들까요? 철 들자 노망한다더니... 그냥 그대로 지내렵니다.^^
▲ 옥정사 입구. 매표소 같은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오랜만에 공짜로 통과합니다.
▲ 옥정사-고찰은 아닌 듯 보였고, 한참 내부공사중이라 자재들이 입구에 널려있었습니다.
▲ 약수가 쏟아져 나오는 약정각에서 물맛을 보니 그런대로 시원합니다.
경북 구미에서만 하더라도 모 산악회에서 단체산행을 온 관광버스 3대분(최소한 100명이 넘을 듯 합니다.)의 산님중 2~3분 정도만 경내에서 보게됩니다.
오늘도 무척 바쁘신 모양이지요? ㅎㅎㅎ... 그러나 수덩이부부는 항상 느긋합니다.
▲ 석탑과 대웅전, 그리고 범종각을 차례로 둘러봅니다.
▲ 마지막으로 벚꽃을 응시하는 미륵불 뒤편으로 슬그머니 빠져 수 많은 산님들과 뒤섞여 오릅니다.
▲ 이 등로는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험준한 준령이나 해외 고산들을 본격적으로 오르려는 산악인들이 훈련을 위해
자주 이용하는 산이기도 하다는데... 70도 경사길을 아내는 씩씩하게 잘도 오릅니다.
▲ “드디어... 드디어...수덩이도 야생 생강꽃을 보는구나.”하고 꽃을 따 냄새를 맡아 보니... 날샜습니다!! 산수유입니다. ^^
▲ 암봉에서 망망대해 東海와 정관공단과 공사중인 신도시의 전경이 조망됩니다.
▲ 우측에 달음산 정상인 취봉도 보입니다.
▲ 날씨가 맑으면 대마도까지 조망된다더니, 좌측에 있는 고리원자력도 간신히 보입니다.
▲ 움푹 파여진 해안선이 아까 기차 창밖으로 보이던 일광해수욕장인가 봅니다.
▲ 우회로도 있지만 옥녀봉(?)위를 조망하기위해서 높이 3m가량의 암벽을 통과하기 직전입니다.
▲ 달음산에 밧줄이 걸려있는 유일한 암릉코스인데 아내는 암벽에 걸려있는 밧줄만 보면 환장합니다.^^
▲ 이곳에서 5~6m정도의 암벽을 밧줄을 타고 올라야합니다. 산행은 줄을 타야 제맛이라나요? 내 참...나는 무서바 죽겠꾸만...
제가 이런 전직 실미도 공작원같은 무서븐 뇨자하고 용케 버티고 삽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 딸내미랑 아내랑 3명이 (아들내미는 오전에 친구들과 보고)
보러 갔더랬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슬픈 장면이 미처 끝나기전에 전기가 들어 왔습니다.나도 모르게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는데...
그것을 본 아내가 옆 딸내미보고 ... “야... 아빠 운다! 눈물 함 바라!“안캅미까?
우리 가족만 보고있는 것또 아이고...
앞 뒤 관객들도 있고 하는데... 챙피해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딸에게는 안그래도 없는 아빠의 카리스마... 그 날 완죤히 박살나 버렸습니다. 결혼 전 ‘챔프’라는 영화 볼 때도 그러더만... ^^
▲ 여기를 타고 올라가다 수덩이는 부상당했습니다. 아니... 손가락 조깨...끍켰습니다. 아내는 멀쩡했습니다.
▲ 많은 산님들은 우회를 해 이미 정상에 올라가 있습니다.
▲ 정상 못미치는 지점에서 내려다 본 곳 철마방면입니다.
나중에 수덩이는 저 아래 보이는 저수지옆으로 지나쳐 가게 됩니다.
▲ 절벽과 산님의 검은라인이 잘 어울립니다.
▲ 좌측 저 옥녀봉 좌측으로 올라왔답니다.
▲ 달음산 정상석입니다.
▲ 아마 구미에서 단체산행을 오신 산님들께선 저 능선으로 하산하려나 봅니다.
▲ 정상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식사중인 수많은 산님들을 뒤로하고 청소년수련관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 중계탑 좌측으로 난 등로로 하산합니다. 이곳을 벗어나니 인적이 뚝 끊어집니다.
▲ 오후 2시가 되어 적당한 곳을 찾아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일어서려...
자세히 보니 발옆에 이름모를 야생화가 앙증맞게 피어있습니다. 하마터면 밟을 뻔 했습니다.
▲ 천마산(447.2m)으로 오르는 너덜길에서 달음산을 뒤돌아 봅니다.
▲ 이곳에서 유일하게 본 매화입니다. 매화를 이렇게 가깝게 본 기억도 없습니다.
▲ 이 작은 꽃들... 이름 전혀 모릅니다. 아내도 모른답니다.
▲ 삼각점과 정관신도시 공사현장이 내려다 보입니다.
▲ 천마산 정상인 것 같은데 리본만 보입니다.
▲ 측량지점 뒤쪽으로 우리가 또 넘어야할 함박산이 보입니다.
▲ 함박산(457.2m) 삼각점옆으로 정관신도시 공사현장이 지척입니다.
쉬고 계시는 연세 높으신 산님께 여쭈었더니 도로를 만나면 1Km전방에 팔송으로 가는 버스종점이 있다길래 그냥 그 곳까지 걷기로 합니다.
▲ 좌측 하산길을 놓치고 그냥 통과해 하산하니 3갈래의 임도가 나오는데, 철탑이 있는 길로 내려와야 도로와 빨리 접합니다.
▲ 도로윗쪽에 관공서같은 건물이 보이는 자동차 도로가 곧장 나옵니다.
▲ 무서운 속도로 오가는 인도도 없는 도로 옆으로 바짝 붙어 걸어오니 추어탕집이 여러군데 보입니다.
▲ 계곡이 깊어보여 눈길이 자꾸 갑니다. 언제 한번 가볼까 눈도장을 미리 찍어둡니다.
▲ 역시 명당자리에는 여지없이 사찰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동래정씨 문중 재실이랍니다. 일부러 가게에 들어가 여쭈어 확인까지 했습니다.^^
▲ 사정단-임진난때 공신이신, 부산 양정에 동상으로도 세워져있는 정발장군과 연관을 지어봅니다.정씨분들 맞찌요?^^
▲ 차길 건너편 우측 언덕에는 고가옥이 보이는데 재실인가요? 줌으로 당겨 봅니다.
▲ 하산지점에서 이곳까지 아스팔트길을 꼬박 30분을 걸었습니다.
1km라는 그 어르신... 혹시 축지법을 하시는 도인은 아니신지? 수덩이에게는 십리길입니다.^^
종점슈퍼 옆의 수이정(愁離亭)이라는 곳인데 정자는 보이질 않고 수령이 꽤 된듯한 고목들만 서있습니다.
▲ 종점수퍼앞에서 두구동을 지나 범어사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립니다.(@750원)
▲ 다시 한번 달음산을 조망합니다. 좌천에서 원을 크게 그리듯 해변에서 내륙쪽으로 온셈입니다.
▲ 팔송(범어사)으로 가는 마을버스 시간표입니다.
가게 주인께서는 반송을 거쳐 안락동 동래고교앞으로 가는 73번 버스는 매시간 50분에 있다고 합니다.
▲ 오후 4시 30분... 팔송으로 가는 마을버스는 오후 5시에 있다해서 남은 30분동안 그냥 놀면 뭐합니까?
열쇠고리에 달려있는 작은 칼을 달라해서 주었더니 쑥을 캡니다. 이제 아내가 가정주부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 오후 6시, 집에 도착해 활짝 핀 하얀 목련과 벚꽃을 봅니다.
▲ 며칠 후면 하얀 꽃눈이 내리겠지요. 철쭉이 피고 지고, 장마가 한바탕 온 후 여름은 오겠지요.
▲ 금정산 대륙봉에 노을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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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cago의 'Hard to say I'm Sorry'
▣ 산초스 - 작지만 아담하고 예쁜 바위산과 동해바다의 내음이 나는듯합니다. 잘 봤습니다.
## 항상 건강하시겠지요?^^ 항도 부산에 살면서도 바다를 자주 접하지 못합니다. 어릴적부터 바다보다는 산과 계곡을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개헤엄도 못치거든요. 원자력잠수함급입니다. 누가 데리러 오지 않는 한 나오지 않는답니다. 물밑 고기하고 논다고 바빠서...ㅎㅎㅎ
▣ 이우원 - 부부지간의 다정한 산행과 님의 글이 잘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통일호 열차를 타고, 산을 타고, 버스를 타고 하루를 곁님과 함께 보낸 님이 정말 아름다워 보입니다. 늘 행복하시고 즐산 안산하시기를 빕니다.
## 고맙습니다. 이우원님의 멋진 산행기... 빠짐없이 읽고는 있지만 댓글 하나 남기지 못했네요. 다음부터 댓글 달아도 괜찮으시겠지요? 감사합니다.
▣ 타래 - 봄내음이 ....살포시 전해옵니다...아름다운 야생화 확실한지는 잘모르겠지만요.. .. 양지꽃-노란색 산자고-횐색 현호색- 옅은보라 제비꽃 ...보라색 산행기...봄꽃 한아름 머금고 갑니다...감사드립니다
## '타래'님께선 야생화에 탁월한 지식이 있으시네요.^^ 저도 이젠 자그마한 야생화도감이라도 하나 사서 가지고 다녀야겠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 불암산 - 다정다감하고도 아기자기하게 정성이 가득찬 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역시 남자는 항상 여자에게 이길 수 없고 모시고 살아야 하는것 같습니다(?) 구수한 부산 사툴까지도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항상 안산하시고 지금처럼 늘 행복하십시요.
## 헉! 불암산님... 미천한 산행기에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지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이다." 옛 선인들 말씀, 틀린게 없더군요. 산행을 하면서 대자연과 함께 하면서 건강도 다지고 부부애도 돈독해짐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 김정길 - 수덩이님의 산행기는 항상 정성덩어리이며 감동을 받습니다. 이번에는 부부동반으로 추억의 옥정사~위험한 달음산을 오르고 내리시어 천마산 함박산까지의 울산~부산 사이 30여 산 중애 가장 훌륭한 코스 종주를 무사히 마치심에 축하합니다. 수덩이님, 산행피로 바쁜 일상 중에 산행기를 작성하고 올려주심에 늘 감사합니다. 5월2일 의상봉 남도행사에서 부부동반으로 꼭 뵙기를 소망합니다. 아셨죠?
## 바쁘실것인데 오늘도 이렇게 댓글을 달아 격려해주시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5월 2일 남도 상견례행사... 꼭 참석해서 인사드릴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 산사랑방 - 에구~~@@ 제 댓글이 얼루가고 없네요 .. 날아갔나봐요.. 컴이 한번씩 도나봐요 좋은 그림들 잘보고 갑니다. 두분 즐산하시고 남도에서 뵈요..^^
## 반갑습니다. 산사랑방님! 야생화교육 수강료... 지불해 드리려면 남도에 꼭 가야할텐디...^^ 부도 안나기를 바랍니다. ㅎㅎㅎ...
▣ 구름산 - 산행기와 사진 잘보구 갑니다. 산위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 너무 좋습니다.부부산행 보기도 좋군요...^^
## 감사합니다. 구름산님.^^ 산님들이라 바다를 볼 기회가 많지 않은 것 같군요. 조만간에 부산의 해운대나 광안리, 그리고 송도 등의 바다 그림을 올려드리고는 싶은데, 산그림이 아니라 산님들에 혼나면 우짭니까? ㅎㅎㅎ... 즐산, 안산하시기를...
▣ 박동준 - 수동씨, 긴가민가 했더니, 여기 사진을 보니 분명한 수동씨구만, 즐거운 산행과 즐거운 부부모습을 보니 부럽기만 하다우, "지축"에서 맹활약하시고, 여기서까지....우리집에도 놀러좀 오시구랴. san2.co.kr ("달빛사냥"의 달빛대장이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