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산에는 뱀이 많더군요.
산행시 뱀을  조심합시다.
아래글은 지난 99년 산행시 격은 내용을  며칠전에 클럽홈에 올린 사항입니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것 중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저승 갈 뻔했던 일이다.
때는 1999년 7월 29일 여름 휴가 때 일이다.
그날도 비가 억수로 내렸다.
그러나 황금같은 휴가를 그냥 보낼 수는 없는 일.
미리부터 계획 잡았던 황석산 산행에 나셨다.
집사람의 만류도 뿌리치고 베낭을 챙겨 차를 몰고 용추계곡으로 갔다.
주차장에 차를 두고 황석산을 가려는데 길목을 찾을 수가 없다.
진입로를 찾을려고 해메고 있는데 나 같이 산에 미친분을 만났다.
마을로 함께 가서 주민에게 등산로를 물어 산행을 시작했다.
산을 오르면서 통성명을 했는데 삼천포여중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였고
등산을 무척 좋아했으며 방학을 이용하였고  집을 나오면 열흘동안 이산 저산 찾아 다닌다고 했다.
주로 민박을 이용하고 아침을 먹을 때 주먹밥 한개 만들어 베낭속에 넣으면 준비 끝이라 했다.
함께 황석산에 오르니 비가 그쳤다.
칼날능선은 한쪽은 운무로 덮혀있고 한쪽은 청명하게 보여 정말
잘 왔다고 생각했으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황석산 칼날능선을 지나자 거망산까지는 억세능선이 이어졌다.
억세는 비에 젖어 갈길을 방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독사가 젖은 몸을 말리기 위해 길을 가로 질러
억세위에 있는 곳이 많아 뱀에게 물리지 않으려고 신경이 많이 쓰였다.
오를때 보니 뱀을 잡기 위해 그물을 친 곳이 보이더니 뱀이 많은 산이었다.
내가 본 것만 열마리가 넘었고 보지 못하고 밟을 뻔했는 숫자도 그만큼 된다.
왜냐하면 영어교사는 반바지만 입어서 내가 앞장서서 갔는데
뒤에서 뱀을 또 밟을 뻔 했다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었으니까.
거망산을 지나 점심을 해결하고 하산하였는데 물이 불어 계곡을 건너기가 곤란했다.
베낭을 머리에 이고 급류를 건너니 가슴까지 물이 찼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둘이서 헤어지려니 아쉬워서 한잔 하자니까 OK싸인이 떨어져
식당으로 가서 소주 두병을 마셨다.
내가 주대를 지불하니 함께 민박집으로 가자해서 민박집에 가서 세병 더 마셨다.
그는 삼천포여중 교사로 이름은 김종균이라고 했고 등산과 술도 나만큼이나 좋아했다.
민박집에서 대학생들을 만났는데 이야기 하다보니 그분의 학교후배가 되었다.
그래서 반갑다면서 학생들의 댓병 소주를 주거니 받거니 또 많이 마셨다.
집으로 전화해서 비도 오고 술도 먹어 못가니 그리 알아라 전화해 놓고 또 마시는데
영어선생님이 술에 골아 떨어져 코를 곤다.
나는 혼자 냇가로 가서 목욕을 하니 술이 좀 깨는 것 같았다.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술 때문인지 귀신에게 홀긴 것인지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만취된 상태에서 차를 몬다.
소나기가 억수로 솓아진다. 도로가 완전히 계곡이다.
천천히 내려오는데도 빗길에 미끌어져 언덕에 차가 떨어진다.
다행히 계곡까지는 떨어지지 않고 중간에 걸렸다.
엉겹결에 창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목숨을 건졌다.
억수같이 비는 내리고  캄캄한 밤에 혼자 서 있으니 마침 내려가는 차가
나를 발견하고 레카차를 불러 줄까요 하길래 불러 달라고 부탁하였다.
근처에 화장실이 있어 비를 피해 15분을 기다리니 렉카차가 왔다.
잠시 작업 후 도로위에 올려놓고 15만원을 요구하여 지불하였다.
훗날 용추계곡에 놀러 가 봤는데 내가 떨어졌던 지점을 보니 20M가 넘는 절벽이었다.
만약에 계속 굴러 계곡에 떨어졌다면 큰물에 휩싸여 떠내려 가다가
시체와 차는 3일 후에나 발견되지 않았을까 생각되었다.
차는 크게 손상된 것 같지 않았다.
다시 차를 몰고 대구로 오는데 연료탱크가 깨어져 휘발유가 세서 아침에 만탱크 넣었는데
연료경고등이 켜진다.
해인사 톨게이트에 내려 다시 연료를 만땅 채우고 연료를 흘러 가며 비속을 헤치며 집으로 왔다.
집에 도착하니 밤12시가 넘었다.
그때 목숨을 살려준 하나님 및 부처님께 감사드렸고
비가 오면 가끔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여러분 빗길 운전 조심하시고 음주운전 하지맙시다.


[황석산 산행 내용]
◎ 산행일시 : 1999.07.29  
◎ 산 이 름 : 황석산(1,190m)
◎ 등산거리 : 15km
◎ 등산시간 : 4:00
◎ 산행코스 : 주차장 →황석산 →거망산 →용추폭포 위 →주차장
◎ 동 행 자 : 삼천포 교사 김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