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하 가족 여러분

갑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항상 사랑하시고

사랑 받으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새해 해맞이 산행기를 올립니다.

번거롭겠지만 저희 홈페이지로 링크시킵니다.


일시 : 2004년 1월 1일 (목요일)

해맞이 장소 : 경남 진해시 천자봉

천자봉 소개 : 천자봉 1, 천자봉 2

 

 


대망의 2004년 1월 1일 (수요일) !!

비록,
'보라 !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이 아닌, 국토의 끝자락인 남해의 진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맞으러 우린 천자봉을 오르려한다....

일출시각과 천자봉까지 오르는 시간등을 치밀(?)하게 계산을 해서
대발령 주차장에서 새벽 6시 30분에 모이기로 했다.

아직 밤인듯 캄캄한 새벽길은 대발령쪽으로 가는 차들로 가득하다.

교통순경까지 곳곳에...
"야~... 이거 심상치 않은데?"

주차장 못미처 이미 도로 양편에는 주차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아니? 관광버스까지...

갓길에 세워진 차뒤에 주차를 시킬까 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요행을 바라고
주차장까지 미련스럽게 가 봤지만, 역시나 였다...


한참이나 더 내려와서, 그것도 불법 U 턴까지 해서 갓길에 줄지어 서있는
차의 꽁무니에 겨우 갖다 대는데 성공했다.

"에이구~~~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 오던길에 세울걸..."

한치앞을 가늠하지 못하는게 바로 우리네 인간이 아닐까?

시행착오란 과욕에서부터 오는 것이리라.

새날엔 내안에 있는 욕심부터 조금씩 덜어내며 살아야겠다고,
새해 첫날 새벽부터 새로운 다짐을 해본다. ^ ^*


거의 7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우린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이미 날은 옅은 여명으로 희뿌연하기 시작하니, 준비해온 해드랜턴은
주머니에서 거낼 필요도 없이 바로 배낭으로 들어간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참~ 많기도하다.

갓난애기를 포대기에 안고 온 사람, 슬리퍼를 신은 임산부인 젊은 새댁,
치마에 뾰족구두를 신은 아가씨, 어린아이들의 짜증섞인 투정들...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저들은 무엇을 얻고자 이 새벽, 산을 오르나?
나 역시 무엇을 위하여?


구불구불 임도를 따라 30 여분을 오르니, 안골포언덕이다.

천자봉까지는 일출시각까지 무리일것 같아서 우리들은 이곳에서 일출을 보리라
각자가 알아서들 자리를 잡는다.

멀리 동쪽 하늘엔 뿌연 구름층이 내려와 앉아있고 그위로 붉은 기운이 감돈다.

잠시후 실눈썹같은 모습으로 2004년 갑신년 첫 태양이 수줍은듯 그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한다.

모두들의 환호소리에 맞춰 새해는 동실동실 온전히 제모습을 완성시켜나간다.

붉은 다홍빛의 새해는 감홍시인듯, 계란 노른자인듯 탐스럽다.
(신령스러운 태양에 웬 먹는 것? ..ㅎㅎㅎ...)

분명 어제도 떠 올랐을 태양일진데, 오늘 새삼스레 더 경외스러운 이유가 무얼까?

그 모습을 감상하느라 미처 새해 소원을 빌어보지도 못한채 이미 태양은 높이 쏫아버려 이젠 더이상 신령(?)스럽지 않다.

우리들은 포도주로 건배를 하며 올 한해의 무사안녕을 빌었다.

모두들 좋은 한해되십시요~~~

 

  

  

  

진해만의 첫해 (04.1.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배 ~ (04.1.1)

  

 


일시 : 2004년 1월 2일 - 3일

산행지 : 전남 고흥 팔영산 (608m)


전라남도 고흥군 점암면에 위치한 ◈ 팔영산
전남에서는 보기 드물게 스릴 넘치는 산행을 즐길수 있는 곳으로
산자락 아래 징검다리처럼 솟은 섬들이 펼쳐진 다도해의 풍정을
감상하기에 둘도없이 좋은 곳이다.

고흥읍에서 동쪽으로 25km 떨어진 소백산맥의 맨 끝부분에 위치한 산으로
8개의 봉우리가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솟아있다.

일설에 의하면 세숫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의 그림자를 보고 감탄한
중국의 위왕이 이산을 찾으라는 어명을 내렸고
신하들이 조선의 고흥땅에서 이 산을 발견한 것이
그 이름의 유래라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저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되는 등 눈 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이다.

1봉/수영봉, 2봉/성주봉, 3봉/생황봉, 4봉/사자봉, 5봉/오로봉, 6봉/두류봉, 7봉/칠성봉, 8봉/적취봉
각 봉의 고유이름을 표지석에 새겨져 있다.
-펌-

11시 10분..능가사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나서, 산을 쳐다보니....

사진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너무나 멀고, 너무나 높아보여,
포기하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능가사에서 한참을 걸어 왔는데도...팔영산은..아직도 저 멀리에... 

이때만해도 여유만만, 유유자적? ..ㅎㅎ... 

스릴만점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팔봉들...

그러나 곳곳에 안전설치는 완벽했다.

유일하게 전혀 손대지 않은 제 1봉이다.
아예 시도를 하지 말라는듯 안전시설 全無!!


그래도,반쯤은 도전했는데...

조그만 돌위에 한발을 디디고, 두 팔로 바위를 안고 건너야 하는 지점이다.

발밑은 낭떠러지..
응달지고, 세찬 바람...
왼쪽 발바닥에 와 닿는, 약간 경사지고 미끄러운 돌의 감촉..
안정된 자세도 잘 나오지 않고,....
으이구~~~~

평소와 달리,오늘은 웬지 기분이 좀 그렇다.
이런 날은 무리(?)하지 말자..

"안전이 제일이다" 하며 중도포기...

먼저 건너간 남편이 다시 건너온다.

아쉬움 반, 허탈감 반으로 도로 내려오고 있는데, 한 무리의 아저씨들이 오고 있다.

"야~ 벌써 내려오고 있습니까?.

대~단하십니다~!!"

처음에는 그냥 웃음으로 얼버무렸는데...

칭찬(?)이 계속된다....

에이구.... 할 수없다..

"아닙니다. 중도포기하고 도로 내려오고 있는 중이랍니다." .

그 아저씨들....
시도도 안 해보고 우리말만 믿고, U턴(?)을 한다..

이곳까지 오는데도 힘이 들었나보다...^ ^* 

제 1봉부터 실패하고나니, 戰意상실!!

휴~~~ 8봉까지 언제 다 오르나....

묘한 바위들

4봉이다!!

중반은 넘어섰구나~~~ 

쇠밧줄에 온 몸을 의지하여...

올라온 길, 내려다 보는 이 기분.. 

5봉을 통과한 후 잠시 망중한...

봉우리에 사람들이... 

드디어!!! 8봉에 오르다!! 

하산길은 온통 너덜겅지대.

등산로가 또렷이 없다.

간간이 매달려 있는 노란 리본!!

평소와는 달리,이 순간만은 너무나 고마운 리본이라 기념 촬영까지 했는데...


그런데...

그 리본이 엉뚱한 길로 안내하는 등대일줄이야....

등산객 대부분이 7봉과 8봉 사이의 하산길로 내려갔는지
8봉을 넘어 하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

정상인 제 8봉과 7봉 사이엔 능가사 몇 km 라는 이정표가 있지만,
8봉을 지난 하산길에는 이정표가 없다.

앞서가는 초로의 아저씨가 , 이리로 가면 능가사 하산길과 만난다고 하며, 그 길로 내려갔다.

우린 양지바른 곳에서 점심과 매실주 몇잔씩을 먹고 난뒤,
그 아저씨 말만 믿고 하산길에 접어 들었는데....

웬걸? 온통 너덜겅지대였다.

간간이 눈에 띄는 노란 리본에 의지하며 내려왔는데,
더이상 리본은 보이지 않고 골짜기가 계속된다...


"어? 이러다 정말 골(?)로 가는게 아닐까?"

우리가 넘어 온 8봉에서 점점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며 내려가고 있는듯 하다.

뚜렷한 등산로도 아닌것 같고,,,
오른쪽 산 능선위로 하늘이 보이는게 어쩜 저 위에 오르면 길이 보일까?

우린 내려가던 계곡길를 버리고 비탈길로 올랐다.

마른 나무 둥치들, 가시덤풀, 잡목과 쓰러져있는 나무...
겨우 겨우 8부 정도를 올랐지만, 이건 아니다 라는 판단을 내리고
또다시 골로 다시 내려왔다.

골을 따라 내려가면 언젠가는 산아래로 가겠지... 라는 일념하나로...

바지를 뚫고 들어온 가시들로 다리에는 긁힌 자국들이 무성...

드디어 산판길같은 넓은 도로와 반갑게 상봉!!

잡초 무성한 오른쪽길을 택할까 하다, 그래도 왼쪽길이 희망(?)이 있어 보인다. 결정적인 실수가 될줄이야...

그 길이 비록 강원도(?)로 이어진다 해도-이곳은 전남이 아니던가?- 내리막길의 산판도로에 들어서니 일단은 안심이다.

20 여분을 내려가니 포클레인 소리가 들렸다.

인부인듯한 아저씨에게 길을 물으니, 능가사쪽과 완전히 반대방향이란다,,,,,뭐,,영남면이라던가?
아이고~~~


또다시 왔던길로 되돌아 올라오는데 ...
구비구비 휘돌아 도는 산판길을 기를 쓰고 걸었다.

오늘의 主인 8봉 정복보다 산판길 오르는게 더 힘이 들었다..

산판길따라 계속 올라가면 능가사가는 길이 나온다고는 했지만...

산은 첩첩..

산판길은 이제 잡초가 무성해지기 시작하고...

과연 길이 나오기는 하는걸까?

서산에 있는 해가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짧은 겨울해가 언제까지 저렇게 있어주려나...

그러고 보니, 하산길 초입에 분홍색 트레이닝복의 똥똥한(?) 아줌마가 우리들 앞에 있었는데...

뭐, 그리 산을 잘 타게 보이지도 않았는데(^ ^*)
금방 우리들 시야에서 벗어났던 게 뒤늦게야 생각난다.

아마도 하산길 초입에 정식 능가사쪽 하산길과 만나는 길이 있었던걸 놓쳤나 보다....

우여곡절끝에 겨우겨우 만난 이정표!! 

뒤로 보이는 8봉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이 있었는데...
우린 너덜겅지대와 가시덩쿨 산비탈길, 산판길을 오르락내리락 수 km....
먼길을 돌아온 끝에 이곳까지 왔다...

그리고, 하산길 초입부터 능가사까지 등산객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하산후 다시 돌아 본 팔영산....휴~~~~

이날, 일박은 이곳에서 수십 km 떨어진,
보성의 율포해수욕장에 위치한 모텔에서...

녹차해수탕을 찾아서 이곳까지 왔다.

시간이 너무 늦어, 녹차해수탕은 내일 아침으로 미루고,
간단히 샤워 후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는데 생선회가 아니면,
보성 녹돈(녹차먹인 돼지)이다.


길거리엔 온통,
녹차 수제비, 녹차 냉면, 녹차칼국수,녹차 된장찌개,,,심지어 녹차 호떡까지...

바닷가에 왔으니, 회를 먹을까 하다 녹돈 삼겹살로 정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선, 음식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여늬 삼겹살집과는
전혀 다르게 은은하고 고소한 냄새가 난다.

참기름도 찍지않고, 막 구워진 고기 한점을 입에 넣으니....

아....~~ !!

녹차를 먹고 자란 돼지라서 그렇다나?


주인아저씨에게 추가주문을 두번씩이나 하면서...

"사장님, 억~쑤로 맛있네예?"

못 알아 들었나? 별 반응이 없다...


"사장님, 고기맛이 겁~나게, 거시기하요오이~"

그제서야...
씩~ 웃던 주인 아저씨. ^ ^*


맥주 한병, 백세주 한병을 둘이서 사이좋게 나눠 마시고,
1월의 겨울 기온같지 않게 포근한 밤바다를 거닐다,
내일의 일출을 보기 위해 숙소로 돌아 왔다....

 

 

 

 

팔영산을 오르며 (04.1.2)

 

 

 

 

팔영산 제 8봉 (04.1.2)

 

 

 

 

서해바다 해맞이 (04.1.3)

 

 

 

 

새해 일출 (04.1.3)

 

 



▣ 이수영 - 안녕하세요? 이수영 입니다. 천자봉과 고흥 팔영산 두산 모두 제가 갔다온 산이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팔영산 제1봉인 수영봉은 좀 위험하지만 산악인 이라면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수 있는 코스인데 너무 쉽게 포기하셨군요. (좀 아쉽고요) 8봉에서 내려오는 길을 잘못 내려와 영남면 까지 가셨다가 다시 안부 삼거리로 올라 오셨다니 수고 하셨네요..허허^^*
▣ 창원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내 만사형통하시기를 바랍니다.. 선생께서 쓴 천자봉-시루봉-안민고개  산행기를 저희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모두들 멋진 산행기라고 감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