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담 산행이란,

복을 워 는 산행을 줄인 말로써
산을 다니며 등산로 주변을 정화하는 환경정화 프로젝트입니다.


산행일지 - 80

- 시작! 2014. -

산 행 지

강원도 태백시 태백산 (해발 1567m)

산행일자

2014.01.01

산행코스

당골 -> 천제단 -> 주목군락지 -> 문수봉 갈림길 -> 당골

산행거리

약 10km

소요시간

5시간

동 행 자

배준석, 홍용준

날 씨

맑음

멀리 창원에서 온 준석이와 밤늦게 도착한 용태형. 좋은 친구 두 명과 함께 2014년 첫 산행에 나섰다.

지난 2년간 새해 일출대신 강풍과 눈보라로 새해를 맞이해왔다. 이번 갑오년에는 전국 어디서든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등산로가 붐볐다. 속은 울렁거리고, 눈은 감기고... 진퇴양난!

무슨 정신으로 정상까지 올랐는지 모르겠다. 새해 첫 산행을 이렇게 하다니 부끄럽다. 망경사에 도착하니 문수봉 뒤로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고, 해오름 시간이 아직 남았기에 망경사에서 조금 시간을 보냈다. 약 07시 10분. 정상으로 향하였고, 천제단에서 새해 소원을 빌고 있는 많은 인파에 깜짝 놀랐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다행이었고, 친구들과 있었기에 더욱 따듯함을 느꼈다.


주목 군락지까지 구경한 후 하산을 위해 천제단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천제단에서 망경사로 내려가는 길은 한걸음 내딛기가 힘들었다. 반재를 통해 당골로 내려가는 건 무리가 있다는 판단 하에 망경사에서 문수봉가는 등산로로 발을 내딛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길이라 발이 푹푹 빠졌고 스패츠를 하지 않아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와 발이 점점 얼어갔다. 평소라면 문수봉까지 올랐겠지만, 문수봉을 400m 앞두고서 하산 길을 밟았다.아주 청명한 날씨는 아니었다. 얕게 구름이 깔린 사이로 해가 올라왔고 2014년 소망을 가득 담아 기도하였다.

감동적인 일출은 아니었지만, 2014년 첫 산행을 안전히 마무리했으며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한 산행이었기에 가슴속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2014년도 안전한 산행으로 건강을 지켜나가자!









산행일지 - 81

- 복을 두고 가면 안 돼요. -

산 행 지

강원도 태백시 태백산 (해발 1567m)

산행일자

2014.01.02

산행코스

유일사입구 -> 장군봉 -> 천제단 -> 당골

산행거리

약 8km

소요시간

4시간

동 행 자

-

날 씨

맑음

가슴속으로 굳게 다짐했던 행주담.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이틀 연속으로 산을 오르다.


어제. 그러니까 2014년 갑오년이 시작되던 때에 신년 산행을 기분 좋게 마쳤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너무 많은 인파로 인해 눈에 보이는 쓰레기들을 그냥 두고 온 것. 마음이 쓰여 견딜 수 없어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태백산으로 출발했다.

유일사 입구에서부터 등산로 주변은 남들이 버리고 간 복덩어리들이 가득했다. 눈에 띄게 많았던 것 중 하나가 핫팩이었다. 겨울에 핫팩은 아주 유용하지만 이렇게 길에 버린다면 골칫덩어리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핫팩 만큼이나 골칫덩어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귤껍질. 귤껍질의 농약성분을 야생동물이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귤껍질을 산에 버리지 말라고 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하얀 눈밭에 널브러져있는 귤껍질은 누가 보아도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귤껍질과 핫팩을 수도 없이 주워 담고 있었는데 한 일행의 등산객들이 지나가며 칭찬해주셨다. 그 중 한분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지 좋다고 처먹어놓고 이렇게 버리면 되나.”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었다.

등산을 시작한지 30분 만에 비닐봉투가 가득 채워졌다.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유일사로 내려가는 계단 갈림길에서 태백산 정상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지 5분이 지났을까? 마대자루를 들고 내려오는 한 무리와 마주쳤다. 처음에는 그냥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인가 하고 인사만 하고 지나치려 했으나 인사가 대화로 이어지고 그분들께서는 도립공원 직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수시로 올라와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당골쪽에서 올라오셨다고 했다. 약 6명의 직원 분들의 마대자루를 보았을 때 정상부에 떨어져있던 복덩어리들의 양은 어마어마했으리라 짐작했다.


행복을 빌자고 추운 바람을 맞아가며 산에 올랐으면서 정작 작은 쓰레기들은 버리고 갔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엄청난 크기의 정종을 들고 와 마시고선 벤치 밑에 숨겨 두고서 새해 일이 잘 풀리길 빈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하고 답답했다. 산신령님이 제 집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놈들의 소원을 들어주실지 의문이다. 아무튼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았으면 했다.


도립공원 직원 분들의 정화활동으로 정상부는 생각보다 깨끗했다. 하지만 정화활동 이후에 버려진 것인지.. 비닐봉투 두 개를 더 채우고서야 나의 행주담 산행도 마무리될 수 있었다.


2014년! 행주담 산행을 꾸준히 실천하며 남들이 버린 복덩어리를 주워 담아 대박 나는 한 해이길 간절히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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