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속으로 굳게 다짐했던 행주담.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이틀 연속으로 산을 오르다. 어제. 그러니까 2014년 갑오년이 시작되던 때에 신년 산행을 기분 좋게 마쳤지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너무 많은 인파로 인해 눈에 보이는 쓰레기들을 그냥 두고 온 것. 마음이 쓰여 견딜 수 없어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태백산으로 출발했다. 유일사 입구에서부터 등산로 주변은 남들이 버리고 간 복덩어리들이 가득했다. 눈에 띄게 많았던 것 중 하나가 핫팩이었다. 겨울에 핫팩은 아주 유용하지만 이렇게 길에 버린다면 골칫덩어리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핫팩 만큼이나 골칫덩어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귤껍질. 귤껍질의 농약성분을 야생동물이 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귤껍질을 산에 버리지 말라고 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하얀 눈밭에 널브러져있는 귤껍질은 누가 보아도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귤껍질과 핫팩을 수도 없이 주워 담고 있었는데 한 일행의 등산객들이 지나가며 칭찬해주셨다. 그 중 한분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지 좋다고 처먹어놓고 이렇게 버리면 되나.” 너무나 공감되는 말이었다. 등산을 시작한지 30분 만에 비닐봉투가 가득 채워졌다.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양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유일사로 내려가는 계단 갈림길에서 태백산 정상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지 5분이 지났을까? 마대자루를 들고 내려오는 한 무리와 마주쳤다. 처음에는 그냥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인가 하고 인사만 하고 지나치려 했으나 인사가 대화로 이어지고 그분들께서는 도립공원 직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수시로 올라와 정화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당골쪽에서 올라오셨다고 했다. 약 6명의 직원 분들의 마대자루를 보았을 때 정상부에 떨어져있던 복덩어리들의 양은 어마어마했으리라 짐작했다. 행복을 빌자고 추운 바람을 맞아가며 산에 올랐으면서 정작 작은 쓰레기들은 버리고 갔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엄청난 크기의 정종을 들고 와 마시고선 벤치 밑에 숨겨 두고서 새해 일이 잘 풀리길 빈 사람은 누구일까 궁금하고 답답했다. 산신령님이 제 집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놈들의 소원을 들어주실지 의문이다. 아무튼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았으면 했다. 도립공원 직원 분들의 정화활동으로 정상부는 생각보다 깨끗했다. 하지만 정화활동 이후에 버려진 것인지.. 비닐봉투 두 개를 더 채우고서야 나의 행주담 산행도 마무리될 수 있었다. 2014년! 행주담 산행을 꾸준히 실천하며 남들이 버린 복덩어리를 주워 담아 대박 나는 한 해이길 간절히 소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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