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탑동~구정봉~환희대~구룡봉~연대봉~불영봉 코스

 

Mt. 1209 天冠山(▲723.9m) - 전남 장흥군

 

산 행 일 : 2012년 3월 10일 토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모 산우회원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9.2km

                  탑동 주차장 <3.7> 환희대 <0.6> 구룡봉 <1.7> 연대봉 <1.5> 불영봉 <0.6> 탑산사 주차장 <1.1> 천관 문학관

 

산행시간 : 4시간 51분 (식사 휴식 1시간 21분포함)

             탑동 주차장 <0:14> 체육공원 <0:29> 환희대 2.2km 표지석 <0:40> 금강굴 <0:11> 천관사 갈림길 <0:18> 환희대 · 식사 <0:13> 구룡봉 <0:13> ×723봉 · 진죽봉 갈림길 <0:15> 연대봉 <0:22> 불영봉 <0:16> 탑산사 주차장 <0:19> 천관문학관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장흥(2003년 수정 본)지형도

 

 

 

진죽봉 능선

 

 

뒤돌아본 구정봉 능선

 

 

불영봉 능선의 암릉

 

 

오늘 산행구간도

남해고속국도 광양~목포 간 신설현장을 수시로 보면서 2번 국도를 달리던 버스가 장흥읍에서 남쪽으로 뻗은 23, 77번 국도로 들어선 뒤 자율재를 넘어간다.

바로 눈앞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갑작스런 비바람을 만나 환상방황을 했었던 사자지맥의 두 번째 구간의 출발점으로 감회가 남다르다.

지금 찾아가는 천관산은 사자지맥의 양암봉(△464.8m)에서 남동방향으로 불과 3.7km의 거리에 있는 산으로 전라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주차장을 출발하면서

 

 

등산안내도

 

 

도립공원 빗돌과 영월정

10 : 37 주차장 출발

언제 생긴 지 모르는 널찍한 주차장을 거슬러 매표소 앞에 이르렀다.

“안녕하세요. 주차비를 내고 가십시오.”

직원이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며 말하자 자연스럽게 주차장을 뒤 돌아본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천관문학관을 향해 떠나버리고 없으니 그냥 통과한다.

콘크리트길을 따라 영월정에 이르러보니 장천재로 갈 수 있는 장천교 옆으로 길이 나있다.

도대체 내가 몇 년 만에 여기를 찾은 것인가?

2002년 10월 금수굴 코스를 걷다 일본 동경에 거주하는 나가토 야스시 씨를 만나 촬영한 사진을 국제우편으로 주고받았으며, 2004년 11월에는 진주 친구들을 천관사 코스로 안내했으니 오래되긴 했다.

 

 

구정봉 코스 들머리

 

 

금수굴 능선

 

 

수석 전시장(?)

09 : 51 체육공원

계획했던 대로 구정봉 코스를 따르고자 우측 들머리를 향해 간다.

통나무 계단을 타고 오른 능선을 잠시 따르다 구정봉 능선과 금수굴 능선 사이 계곡 나무다리를 건너 조금만 가면 환희대가 2.2km 거리에 있다는 작은 표지석이 세워졌다.

한동안 갑갑하던 산길이 이제부터 좌우로 조망이 조금씩 트이기 시작한다.

앞을 막아선 암봉을 우회하여 다시 능선으로 오르기도 하며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을 감상하느라 두 다리는 편해 좋고 두 눈 또한 호강한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곳곳에 머물기를 반복하며 즐기는 산행을 한다.

 

 

구정봉 코스 능선

 

 

금강굴

 

 

좌측으로 돌아 오르는 계단 길

12 : 00 금강굴

신선봉을 지난 종봉 아래에 금강굴이 있다.

좌측 능선의 금수굴은 바위 중턱에 있어 낡은 사다리를 타고 오른 기억이 난다.

구정봉(九頂峰)은 밑에서 위로 오르면서 차례로 만나는 삼신봉, 홀봉, 신상봉,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 문수보현봉, 천주봉, 대장봉 등 각기 기묘한 모습으로 솟구친 아홉 개 암봉을 통틀어 일컫는 이름이다.

 

 

천관사 갈림길 이정표

 

 

 

천관사가 보인다.

 

 

기암괴석

12 : 11 천관사(天冠寺) 갈림길

계단을 타고 오른 능선 좌측에 우람한 대세봉이 자리 잡고 있으며 천관사로 내려가는 길과 이정표(→ 천관사 1.6km)가 있다.

천관산은 지제산(支提山)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지제산이란 불교의 천관보살이 머무는 산 이름이며 옛사람들은 수많은 바위들을 부처의 모습이나 탑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김유신에게 버림받은 천관녀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는 산이다.

어쨌든, 천관사는 송광사의 말사로 보물 제796호로 지정된 고려 전기의 삼층석탑이 있다.

 

 

환희대

 

 

연대봉으로 이어진 억새능선

 

 

구룡봉

12 : 29~13 : 22 환희대(歡喜臺)

대장봉 정상의 평평한 석대를 말하며 사방팔방이 시원스럽게 트인다.

동쪽과 남쪽으로는 바다와 섬들이 보이고 북쪽의 제암산 사자미봉(사자산)에서 분기한 사자지맥이 서쪽 울타리를 치고 있다.

여수 분들의 도시락은 진수성찬이나 진배없다.

푸짐한 아나고회, 서대회, 싱싱한 굴 무침을 비롯한 해산물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긴 점심시간을 가진 뒤 연대봉으로 가는 사람들과 달리 구룡봉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구룡봉에서 본 연대봉

 

 

사자지맥

 

 

가야할 불영봉 능선

 

13 : 35~40 구룡봉(九龍峰)

용신들께서 못마땅한 일이 있으신지 갑자기 강한 바람을 불러들인다.

모자를 벗어들고 안전한 자세를 취한 채 지나야할 불영봉 줄기와 탑산사 그리고 문학관 쪽을 잠시 내려다본 뒤 안개로 인하여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으나 사자지맥을 눈으로 더듬어 내리다 오성산에서 멈추자 무의식적으로 긴 한숨이 터져 나온다.

심술궂은 아이처럼 구덩이에 고인 물을 지팡이로 튕겨가며 암봉을 거슬러 탑산사 갈림길을 지나 진죽봉 삼거리를 향해 부지런히 올라가는데 손병현 님이 내려온다.

 

 

 

 

진죽봉

 

 

연대봉으로 가다 뒤돌아본 환희대

 

 

헬기장도 지나고

13 : 53~58 ×723봉 · 진죽봉(鎭竹峯) 갈림길

진죽봉을 지나 우측 계곡으로 향하면 자연휴양림이나 천관사로 갈 수 있으며 직진하는 능선을 따르면 깊은재를 거슬러 사자지맥의 양암봉으로 올라서게 된다.

 

11 : 18 키 작은 산죽을 헤치고 오른 넓은 바위로 이뤄진 양암봉.

지형도에 삼각점이 표기되었지만 찾을 수 없었으며 우측에 있는 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농안제와 청교제를 좌우로 두고 깊은재를 지나 천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이제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지재를 향해 부지런히 걸어야 하나 마음 뿐, 험한 산죽지대와 억센 잡목을 헤쳐 나가면 오를 수 없는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아 길을 만들면서 돌아 올라야 한다.

 

11 : 42 암벽 좌측을 돌아 조심스럽게 기어 오른 등고선 상 470봉인 암봉.

양암봉이 바로 코앞에 있는데 이리 어렵게 왔다니...

진행 방향에 또 다른 암봉이 있으니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해야 할 지 대책이 안 선다.

- 2005년 5월 15일 (탐진기맥)사자지맥 종주 산행기에서-

 

 

천관산 표지석과

 

 

천관산 삼각점

 

 

연대봉에서 본 구룡봉과 구정봉

14 : 13~19 천관산[▲723.9m 연대봉(烟臺峯)]

오늘은 감로천 샘물을 마시지 않고 헬기장과 갈림길 등을 지나 ‘장흥 11. 2001 복구’ 삼각점이 설치된 천관산 정상인 봉수대로 올라선다.

산행을 마친 뒤 덤으로 들리기로 한 정남진 전망대가 내려다보인다.

거의 모두 탑동을 향해 내려가고 불영봉 능선으로 가는 사람은 일행뿐으로 여겨지는데 구룡봉을 다녀오는 사이에 벌써 내려가 버렸는지 한 사람도 안 보인다.

불영봉을 향해 내려가는 능선 길의 구들장 같이 납작하고 작은 돌이 발밑에서 덜컥거린다.

 

 

 

탑동으로 내려가는 사람들

 

 

 

정남진 전망대가 보인다.

 

 

 

수동마을 갈림길

 

 

13 : 28 수동마을 갈림길

‘↖ 수동마을 2.5km * ↗ 불영봉 0.8km * ↓ 연대봉 0.7km’

천관산을 수차례나 방문했지만 수동마을 코스는 아직 걸어보지 못했다.

윗부분이 평평한 바위 옆에서 수동마을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살펴보며 숙제로 남긴다.

거북바위로 생각되는 지점에 이르자 석문 사이로 앞서가는 한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두 눈은 좌우를 살피느라 분주한 가운데 발밑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탑산사가 보인다.

 

 

 

불영봉 전망대

 

 

암봉을 우회하는 나무계단 길

14 : 41~44 불영봉(佛影峯)

천관산을 걷다보면 이르는 곳마다 제각각의 특색이 있는 훌륭한 조망처로 어느 곳이 가장 낫다고 말하기가 곤란하다.

오늘 코스의 마지막 조망대에서 일행들을 만나 잠시 머문 뒤 탑산사 주차장을 향해 내려가다 나무 계단 길을 만나고 포봉(浦峯) 앞에 닿는다.

포봉 우측으로 돌아 내려가면 나무를 얽어 만든 사다리가 나오고 탑산사는 바로 옆에 있다.

 

 

다리를 건너면 탑산사 주차장이다.

 

 

천관산 문학공원

 

 

계곡 쪽으로 쌓아놓은 성벽 같은 돌담

 

 

깨끗한 물

15 : 00 탑산사 주차장

계곡을 가로지른 아치형 나무다리를 건너면 탑산사 입구로, 등산 안내도와 문탑(文塔) 그리고 문학공원 표지석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다.

문탑은 문인들의 육필 원고와 작품을 캡슐에 담아 보관한 탑이라고 한다.

콘크리트길을 버리고 문학공원으로 들어가자 문인 쉰 네 분의 글을 각각 새긴 빗돌이 세워졌으며 계곡 쪽으로는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게 낮은 돌담을 성벽처럼 만들어 놓았지만 몇 곳에 출입구가 있다.

마치 피라미드처럼 생긴 바위 앞 출입구를 통해 들어가자 아주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는데 수량도 풍부하다.

 

 

천관문학관

 

 

 

정남진 전망대

15 : 28 천관 문학관

안내 팸플릿에는 관람료를 표기했지만 무료입장이었다.

대충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김치찌개 냄새가 구수하고 양조장에서 직접 구입했다는 한 말 들이 막걸리 통이 기다리고 있다.

모든 분들의 얼굴에서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 없고 마냥 즐거운 표정들이다.

부담 없이 즐기는 산행, 이제 나도 옛 산행방식을 되찾아가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