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하가족들과의 조우, 억새 그리고 푸른 조망

 

 

 

2005. 10. 02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신불산 - 영축산 -지내마을

 

마이너님, 운해님, 산거북이

 

 

 

 

★ 산행의 개요 ★

 

 

인천의 운해님이 멀리 영남알프스 탐방을 하러 온다하니, 들날머리 차량회수는 도와야겠다는

뜻을 밝혔고, 기왕에 같이 산행을 하는 즐거움을 가지기로 하였다. 동행하신 마이너님도 익히

아는 사이인데, 관절 수술 후 시험산행을 겸하는 지라 코스를 길게 잡기가 부담스러웠다. 다만

영남알프스의 일면을 보고 억새의 풍광을 즐기며 오랫만의 만남의 정을 나누는 한담( 閑談)산

행과 영남알프스 수학산행을 겸한 건강산행을 제안하였던 바다.

 

 

산행 중 뜻하지 않게 '산사랑방"님 부부를 만나는가 하면, 혹 만날지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은

근히 기대했던 진맹익님도 만난 것이 큰 기쁨이었다. 내 친구 히어리도 급히 연락해 같이 산행

하기를 바랬으나 선약으로 인해 뜻을 이루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코스가 약간 길어 걱정했는데, 마이너님은 예상대로 무릎에 큰 부담이 되어 하산시에는 무척

고생스러워했지만 영남알프스의 매력에 흠뻑 젖은 기쁨 덕으로 붓기 시작하는 무릎통증을 견

디어 낼 수 있었다.   

 

 

 

 

 ★산행의 시작

 

 

아침일찍 만난 우리는 마이너님의 차로 셋이서 같이 출발하였다. 집사람과 시간을 정해 날머

리로 오기로 하였으니 어쨌든 4시반까지는 산행을 해야만한다. 소위 '시간우선식" 산행이다.

"거리우선식"은 혼자 산행할때 자주 쓰는 방식이지만, "시간우선식"은 실로 오랫만이다. 물론

자유방식이 가장 흔히 쓰는 방식이지만.....

 

 

엄광산, 백양산, 금정산(상계봉, 파리봉, 고당봉, 장군봉, 계명봉), 신어산, 천성산...............

오봉산, 토곡산, 오룡산, 시살등, 한피기 고개, 죽바우등, 함박등,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우리가 오늘 능선에서 볼 수 있는 산들이 죄다 이동 중에 차 창 밖으로 보여 가능한 한 설명

을 하고, 석남사를 향해 가지산 아래로 접어들었다. 우로는 고헌산 운문령이 들어오고, 좌로

는 배내봉에서 이어져 가는 능선이 간월산 까지 칼능으로 보인다. 우리가 걸을 거리가 죄다

볼 수 있는 것이 새삼 신기하다. 배내언덕에 올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언덕 끝단에 서서

영남알프스를 처음 대하는 인사를 드린다. 탄성이 먼저 나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배내고개 언덕 주차장에 서면 단장천의 흐름을 안고 배내계곡으로 깊숙히 빨려드는 시선

이 끝을 모른다. 우로 바위덩이를 내밀고 솟은 능선 뒤로 재약산 수미봉의 머리가 보인다.

이 위치에서 우로 오르면 능동산(천황산-재약산 이음)이요, 좌로 오르면 배내봉(간월산-

신불산-영축산)이다.   

 

 

 

 

초입을 오르자 마자 일단의 야영객들이 아침잠을 털어내고 있는 중이다. 영남알프스의 야영.

이름만 되내어도 설레인다. 금년들어 일박이일 산행이 무척 자주 눈에 띈다. 나는 작년에 두

번을 영남알프스에서 하였지만, 저렇게 늦게 일어나면 이른 아침의 멋진 산행은  놓친 셈이다.

아마도 야간산행이 길었나보다. 새벽까지 비가 뿌려서인지 많이들 젖었다.

 

 

 

배내봉 - 간월산 ★

 

 

 

 

 

배내봉의 북쪽 언덕 삼거리에거 올라 배내봉 거쳐 지나 온 길을 되돌아보며 휴식을 하였다.

마이너님의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느리게 진행한다는 것이 너무 느린 것인지 모르겠

다고 하니 이 페이스로 견딜만 하다고 하였다.

 

 

 

 

 

진행방향을 약간 오른쪽으로 틀어 간월산의 북쪽 능선을 향해 올라야한다. 여름에 이곳까지

오면 목이 타 지치고, 겨울이나 봄에는 눈이 잘 안녹는 곳이라 미끄러움에 고생하는 곳이다.

이번 가을은 힘이 남아 도네.....^^

 

 

몇번 헉헉거리며 땀을 뚝뚝 흘리니 어느새 간월산 정상이다. 60년대 학교 걸상이 있었는데,

없어진 것을 언제쯤 확인했던가?  의자는 재미있는 도발처럼 느겼다. 신불산 정상에서 서

릉으로 가다가 간월재로 꺾어지는 "ㅏ"자 지점에 어울리지 않은 하얀 서양식 벤치들이 놓여

있었는데 비해, 간월산정에는 관청의 어울리지 않는 발상을 놀리기라도 하듯, 오래 된

학교걸상 하나가 설치예술처럼 놓여져 있었다. 비바람에 젖다가 쓸모가 없어진 모양이다.

 

 

 

 

 

간월산 정상에서 인근 산군에 대한 지형복습을 하고 영남알프스의 줄기개념을 안내하였다.

신불산 서릉의 끝에 있는 공비지휘소 터가 사방팔방 열남알프스가 조망되는 곳이라는 사실

에 공감하는 산우들. 열심히 신나게 떠들어대고 싶어도 말이 술술 나오지 않는다. 향로봉이

라는 산이름도 가물가물하다가 한시간만에 기억에서 복사해 낼 지경이니....... 벌써부터 입

력되는 정보보다 소실되는 정보가 많아지는지..... 원 참.....!!  

 

 

 

 

 

간월재가 몇년 사이에 사람 발길로 무수한 가짓길이 나는 바람에 피폐해졌는데 드디어

인공설치물로 지정등로를 확보하나보다. 이 정도로 공원화하는 것은 좋은데, 간월재까지

임도로 차량진입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문제로 지적하는 산님들이 많은 줄 안다. 산을 공원

화하여 사람들의 발길을 끌게 하는 것이 행정의 욕구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조

금 아쉬운 대목이다. 임도야 옛날 작전도로로서의 기능을 수행 한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치더라도 묘수를 발휘했으면 좋으련만. 시장 군수 도지사 산림청장 환경부장관 대통령이

모두 산꾼이면 좋으련만^^

 

 

 

 

간월재 -신불산 - 신불재 ★

 

 

 

간월재에서 이른 점심 식사. 진맹익님이 댓글에 가지산-영축산 종주하고 싶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전화를 넣었더니 꺼져있다. 나중에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는데 과연 종주 중

이다. 하지만 그는 운해님이 전화를 했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지 우리가 같은 코스에

 진입해 있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다. 잘하면 만날 수도 있겠다.

 

 

부른 배를 껴안고 신불산 오름길을 오르노라니 자연히 더디어진다. 오늘따라 거의 북새통

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이 붐빈다. 특히 간월재부터 신불산 까지는 차로 올라온

유산객들과 뒤섞여 우리조차 각자 따로 올라가야만했다. 

 

 

 

 

 

 

 

 

 

<간월재-신불산 오름길에서 뒤돌아본 간월산. 그리고 뒤로 가지산 정상과 구름덮힌 상운산 인근>

 

 

 

 

 

<산님들 (1)>

 

 

 

 

<간월산-신불산 정상부능선>

 

 

문득 고개를 드니, 투 스틱으로 익숙하게 하산하는 여자산객이 눈에 띈다. 언제나 사람에

둔감한 나인지라 어디선가 안면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하였지만 그 생각을 신뢰하

지 않고 괜한 눈맞추기로 오해받지 않도록 시선을 거두는 순간, 뒤에 따라오는 익숙한 얼

굴을 만나게 되었다.

 

 

어??!! 사랑방 형님!, ......아니 이게 누구야?? 야~! 이게 누구야. 엉??

얼싸않고 서로 기뻐 어쩔 줄 모른다. 산사랑방님도 감정표현이 이런 면도 있구나. 뉘라서

이렇게 반가울 소냐. 한참을 껴 안았다 서로 띄었다하며 하던 중에, 지난 주에 신불산했

으면서 왠 재탕이냐고 한다. 빙긋이 웃고 말을 하려는데.... 그제서야 내 앞에 먼저 서있던

운해님을 발견하고..... 가만.... 운해님 아이가?? 맞나?? 멀리 인천에서 이곳에 와 있으리

라 상상이  안되었던지 내게 눈빛으로 확인까지 한다.

 

  

 

 

 

 

 

 

 

<산님들(2)>

 

 

길 모퉁이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한참만에야 서로의 방향을

잡고 작별을 하였다. 정상을 향해 신불산 서릉을 타고 진행하니 좌우로 눈을 뗄 수 없는 정경

이 펼쳐진다. 이러니 알프스라고하지..... 아침내내 흐리고 찌푸린 날씨에 무겁게 드리운 구름

낀 날씨였던지라 다소 실망했었는데, 산행 시작과 더불어 마치 팡파르를 울리듯 하늘이 열리

고 일대의 구름이 걷혔으니 두분의 즐거움은 감격과 찬탄으로 연신 발길이 멈춘다. 

 

 

 

 

<맨 뒤쪽 푸른 산빛으로 늘어선 산릉이, 좌측부터 운문산, 가지산 그리고 문복산이다.

바로 앞에 능동산이 봉분같이 부드럽게 솟아있고, 우리가 걸어온 배내봉 능선이 간월

산에 이어지다가 간월재로 떨어져 신불산 정상부 능선을 잇게 된다.>

 

 

 

 

 

정상을 향하는 우측. 신불산 최고 경치가 펼쳐진다. 신불평원-영축산-함박등-죽바우등

-시살등-오룡산-염수봉 건너 토곡산..... 끝모르게 이어지는 영남알프스의 남쪽 줄기를

바라보면 영남알프스의 경계 자체가 없어지는 느낌이다. 다시 구름이 두터워지고 햇살

을 거두니, 평원전체가 짙은 녹갈색으로 변한다. 맞아. 지난 주도 그랬었지. 그러나 채도

가 더 높아진 느낌이고...... 지난 주엔 간간히 역광이 억새 꽃술에 부서지기도 했었지.

억새만 볼 작정이었다면 조금은 아쉽다.

 

 

엄청 붐빈다. 신불산에 이렇게 산람이 많았던가. 최근들어 가장많은 산속의 인파에 뒤섞

이는 느낌이다. 정상의 움막집은 거의 붐비는 시장판이다. 산사랑방님이 그토록 추천했건

만, 막걸리는 엄두도 못내고 도망치듯 정상을 내려왔다. 말이 없으신 마이너님은 이 혼잡

에 넋을 잃은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신불재로 내려서면서 이젠 좀 한적해졌나......

하고 정상을 뒤돌아 보는데,  한 눈에 줄무늬 바지와 빨간 티 차림의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 온다. 진맹익님!!!  

 

 

가지산 오르고 능동산 거쳐 우리 발걸음을 따라잡았으니, 그도 준수한 말의 발걸음을 지녔

고 우리도 어지간히 느린 걸음으로 진행하였다. 중도에 산사랑방님도 만나 사태를 파악했

던 모양이다, 하지만 넓은 정상부 산길에 사람도 많거니와 길도 많아 스치는 인연도 많고,

아예 흔적도 없이 지날 수 있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눈길도 나눌 수가 없을 수 있지 않는가.

기쁘고 다행이다. 손목을 부여잡고 신불재 아래의 산막으로 접어들었다.

 

 

 

 

 

'조카눔은 ... ,걸핏하면 디카를 디밀며 명산에 찌그러진 면상 박어 달라며 칭얼돼

여간 귀찮지가 않더라..'

라고 언급한 지난번 산행기도 생각나 이리저리 세워 사진을 찍자고 부산을 떨

가 당연히  머쓱하였던 바다. 후에 산행기 쓰면서 산하가족들을 만났더니 이러자 저래라

하면서 지청구를 늘어놓더라~ 라는 둥의 이야기는 옮기지 마시라 청을 미리 넣어 두었으니

어느 정도는 안심이지만^^

 

 

신불산 대피소에서 친숙한 사람들이 바깥 비닐 천막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막걸리가

써 동났다고 한다. 지긋한 산님 한 분이 자기 것 같이 마시자고 기꺼이 남은 병을 건네시고.

 

 

-- 허어..... 신불산 억새를 제대로 볼려면 여기 막걸리를 걸치고 봐야 제대로 보일낀데.....

맹익님의 너스레에 산장지기(엄성효님)와 그의 아내가 반색을 한다. 낯익은 안주인이 만면의

소로 한마디 거든다. 산장 생활 중 가장 멋진 찬사를 들어본 것 같아예. 과연 산하의 문사다.

 

 

비가 흩뿌린다. 구름이 그리 무겁지는 않으니 지나는 비려니 생각했다. 시간이 촉박한 진맹익

님은 이곳에서 가천리로 하산해야만 했다. 만난 기쁨도 잠시, 작별의 기나긴 여운을 안고 구름

무거운 신불재로 되올라 영축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불재 - 영축산 정상 : 억새에 이는 바람 ★


 

 

 

< 비가 그친다. >

 

 

 

 

<다시 밝아지는 평원>

 

 

 

 

 

<시간 이른 노을 띠와 능선과 억새>

 

 

 

 

 

 

오락가락하며 흩뿌리던 비가 그치니 아직 해거름이 멀었는데 하늘에 노을띠가 드러난다.

구름이 가리운 적당한 어둠은 빛의 산란을 막아, 멀고 푸른 조망을 열어준다. 저 푸른 산

아래에 밀양의 단장면이나 삼랑진읍의 사람살이가 있다. 억새는 아느냐. 산은 바위와 함

께 언제나 사람살이를 굽어보는 방향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마치 너희들이 바람결을

따라 비스듬히 누워있듯.(억새와 같이 산아래를 굽어보던 운해님의 생각이다.)

 

 

 

 

 

<사람과 산-1->

 

 

 

 

<사람과 산 -2->

아리랑 릿지의 하단부 구간을 오르는 크라이머들.

 

 

 

 

<뒷열의 긴 암릉이 아리랑 릿지.

앞열의 짧은 암릉을 쓰리랑 릿지라고 하나보다.>

 

 

 

 

<한담(閑談) 산행>

 

 

 

 

 

<1.억새에 이는 바람>

 

 

 

 

 

<2.억새의 노래>

 

 

 

 

 

<3.억새의 춤>

 

 

 

 

 

<4. 고요>

 

 

 

 

산행의 참맛 : 영축산 정상의 조망 ★

 

 

드디어 영축산 정상에 섰다. 뭔가 가능할 것도 같은 예감은 평원을 거쳐오면서 내내 조바

심을 자아내었다. 울산 쪽의 쌍봉, 문수산과 남암산이 보이는 또렷함도 물론이거니와, 무

엇보다 오후햇살의 산란이 걷히고 운문산이 손에 잡힐듯 다가오는 조망은 겨울 맑은날이

아니고는 처음 겪어보는 눈부신 감청빛깔이었다. 그 무언가의 심증은 한눈에 확인되었다. 

 

 

 

 

 

 

가까운 조망을 잠시 참고를 하고.....

 

 

 

 

 

 

의구심을 거두고 잘 들어보세요.

우리는 지금 서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정면에 보이는 봉우리는 우리가 줄곧

보아온 향로산입니다.

 

정각산 뒤에

반석처럼 짙푸르게 누운 산이

청도의 화악산이고

그 왼편으로 아스라한 능선 이음새가

창녕의 화왕산 연봉 일대입니다.

 

그 왼쪽으로 더할 수 없이 높은

산이 희끄무레하게 보이죠.

 

놀라시겠지만

저것이  바로

 지리산입니다.

 

 

 

-산상 성명서-

"이른바 140 킬로(나중에 확인해보니 122킬로) 조망이 열린 날

입니다. 여러분은 바로 그날 이곳 영축산에 오르신겁니다.^^"

 

 

 

 

 

 

 

마이너님의 손이 빠르게 움직인다.

GPS 를 확인하니, 이곳에서 정서(正西 : 방위각 270도) 뻗어나가니 지리산 운봉이다. 이곳

에서의 거리는 약 130 킬로. 내가 말한 125 킬로 조망이 거의 일치한다.(여담이지만 나는 대

둔산 정상에서도 덕유산 주능선을 또렷하게 보고 확인하고는, 촬영한 적이 있다 . 그때는 필

름카메라여서 아주 또렷하게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도 역시 직선거리 140 Km 였는데..)

 

 

이어서 (아래 운해님의 사진) 재약산 사면 능선에 비친 가야산을 확인하였다. 가야산은 그 특

이한 기울어진 삼각봉의 형상을 또렷이 유지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가야산 보기는 비슬산

서 보는 각도와 유사하여 모양새가 틀림이 없다. 비슬산재약산 수미봉의 경사면에 살짝

스친다. 

 

 

 

 

 

 

 

 

<죽바우등과 오룡산 방면의 조망.>

 

 

구름 노을이 비껴든 색깔 아래로 일단의 산군이 늘어서 또렷하다. 오룡산 오른쪽으로

폭넓은 치마입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고연한 자태의 대칭형 산(사진에는 왼쪽 끝에 반이

잘림)이 양산의 토곡산이다. 오룡산 우측과 바로 위에 걸쳐 대칭적으로 펼쳐진 산이 김

해의 무척산이다. 바로 그 사이에 아득히 보이는 저 산군들은 어디일까. 계산이 빨라진

다. 집에 와서 도면 확인을 하니 짐작대로다.

 

 

 

 

 

 

 

일전 겨울새벽에 정병산에 올라, 영남알프스의 산군을 짐작한 바가 있었는데, 각도가

 틀리지 않았다.    창녕의 화왕산 쯤에서는 영남알프스 각각의 산이 또렷한 모습으로

구분되는데 저 정도의 거리는 각각의 형태를 구분하기가 좀 어렵다. 물론 심도가 깊은

필름사진을 얻어 확대해보면 어느정도 각각의 봉우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가까운 천성산 방면이다. 천성산 너머로 지난 여름 연이어 다녔던 대운산 철마산

줄기가 보여 반가웠다.> 

 

 

 

 

 

 

<좀더 정남(正南)방향으로 눈을 돌리니, 금정산 (고당봉, 장군봉, 계명봉 구분까지)이

보이고, 백양산과 흐릿하지만 승학산-엄광산 선도 관측된다. 우리 집이 바로 눈 앞이다.>

 

 

 

 

 

<아름다운 영남 알프스, 영축산 남향줄기>

 

 

 

 

★ 영축산-지내마을 그리고 헤어짐

 

 

초보시절에 가천리, 지산리에서 영축산을 오르는 것이 제일 쉬운 것으로 판단하고 혼

자서 얼마나 헤매고 다녔는지.... 지금도 오름과 내림길을 꼭 같이 두번 밟아 본 적이

없다. 길이 혼동스러워 매번 다른 길로 오르고 다른 길로 내려가서 잘 선택하지 않는

다. 그래도 산림감시소라 알려진 산장대피소에는 잘도 찾아다녔다. 한번은 어찌어찌

하다가 가천에서 아리랑 릿지 아래로 왔다가 혼비백산한 경험도 있다.^^

 

 

오늘도 지산리에 내려설 작정이었는데 갈림길에서 지내 방향으로 둘러오고 말았다.

동행한 두분께 미안스럽다. 가장 대중적인 코스에서 망신을 자청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영남알프스를 다녔어도 지극히 일반적인 등로만 알고 있는 수준이다. 오늘 보니

신불 서릉을 비롯해 가야할 등로가 많음을 새삼 느꼈다. 혼자가니 때론 망설여지기도

하는 바가 있어서 그렇다.

 

 

저녁에 두 분과 집사람이랑 함께 차량 회수를 하면서 영남알프스에 대해 심도있는 이

야기를 나누었다. 산줄기 개괄과 아울러 등산 스타일, 특히 정상에서 주변을 찬찬히

조망하는 나의 경건한(?) 자세에 멋을 부여해 주신 두분께 감사드린다.^^ 내친 김에

내일 다시 영남알프스의 다른 코스를 가든지, 화왕산을 가자고 하였으나, 마이너님의

무릎 상태가 안좋아 산행을 접기로 하고 헤어졌다.

 

 

"멀리서 친구가 방문하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에 공자가 그랬다지......

"백여킬로의 조망을 확인하니 이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산거북이의 조잡한 패러디다.

하지만 지인이 있어,수백킬로의 거리를 달려와 눈 앞에 같다대어 주는 시공의 초월이

백사십 킬로의 조망보다 더 신기한 것이 사실이긴 하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