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18 연수구청을 출발한 버스는 송내에서 태화산우회 산우님들을 태우고  경북 상주시 화북으로 달린다.

고속도로부터 시야를 가려 놓은 안개는 일반도로로 들어서서도 불과 수십미터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짙게 깔려 있더니 상주시 화북면경계를 지나면서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화북지원센터에 도착을 하면서 태화산우회를 축복이나 하여 주는 듯 안개는 완전히 걷히고 하늘은 구름 한 점없는 푸른 하늘로 바뀌었다.

약간은 차면서 시원한 아침공기는 들숨을 할때마다 폐부 깊숙히 시원하게 하여준다.

올려다 보이는 속리산의 기암들은 불끈불끈 솟아오르며 파란하늘과 맞닿아 우리들을 반긴다.

문장대 3.3키로 방향에 따라 발길을 옮긴다.

오송1교, 2교를 건너면서 가는길은 넓고 붉은 빛의 아스팔트길이다.

오송폭포와 성불사 그리고 문장대 가는 길로 갈라진다.

문장대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탐방객 쉼터를 지나 탐방인원을 조사키위하여 설치된 계수기 입구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행길이다.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시작되는 돌길과 돌계단길에 길섶에는 산죽이 맞이한다.

수량이 줄어든 겨울 계곡에서는 흐르는 물소리가 가늘게 들린다.

이파리를 떨구어낸 활엽수 그리고 수북히 쌓인 산비탈의 낙엽 위로 아침햇살이 비친다.

계속되는 돌오르막길을 한발한발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오른다.

문장대 1.2키로 이정표가 커다란 암벽앞에 세워져 있다.

나무테크다리를 건너면서 계속되는 오르막길 이다.

나뭇가지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가는 바람이 골위에서 불어오면서 이마를 스친다.

돌계단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며 물도 흐르지 않는 겨울 계곡과 이파리를 떨구어낸 나목들이 왠지 쓸쓸하게 보인다.

문장대 1키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바위위에 올라 가뿐숨을 고르면서 다리쉼을 한다.

또 한번 돌계단을 오르면서 우측바위를 엉금엉금 기어 올랐다.

 

조망이 아주 좋은 바위로 계곡 아래 화북마을이, 마을 건너는 청화산과 대야산 줄기가 파란 하늘과 맞닿아 있고 바로 앞 계곡은 나목과 소나무의 모습이 음영이 되여 쓸쓸한 겨울산의 모습을 보여 준다.

양옆으로는 불끈하게 솟은 암봉들과 음지의 산사면에는 약간의 잔설도 보인다.

문장대 600미터 산죽과 관목사이에 서리가 얕게 깔린 나무테크 게단을 조심스럽게 오르고 마지막 돌계단을 기를 쓰며 올라 능선위에 올라섰다.

경상북도를 알리는 표지석이 큼지막하게 세워져 있는 넓쩍한 바위와 휴게소가 있다.

이곳 안부는 네갈래로 문장대 100 미터, 법주사 5.8 키로, 천황봉 3.4 키로, 화북 3.3 키로 방향 표시판이 세워져 있다.

문장대로 발길을 옮긴다.

통신 시설탑을 지나 문장대를 알리는 빗돌앞에 도착 하였다.

빗돌에는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장암리 산33번지 문장대.

"도는 사람을 떠나지 않았는데 사람이 도를 멀리 하였고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았는데 세속이 산을 떠났네"하여 붙여진 속리산.

구름속 갈무리져 운장대(雲藏臺)라 이름 붙여졌다가 세조가 이곳에 올라 시를 지었다 하여 암봉이름이 문장대로 바뀌었다는 설명이 빗돌 뒷면에 쓰여 있다.

10시 50분 문장대 정상석을 지나 바위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문장대 정상을 오르기 위하여 철계단을 이용하여 1,054 미터 문장대 정상에 올라섰다.

 

 

 

 

 

 

우선 알이 부화하여 바위가 움푹파여 졌다는 구덩이에는 물이 마르지 않는 다는데 오늘은 얼음이 얼어있다.

문장대 정상위로는 속을 드러낸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맑고 푸르면서 사방이 탁트여 가슴까지 시원하여 진다.

사방 아래 먼 산들은 운해가 이루어져 있다.

마치 큰섬 한가운데 가장높은 봉우리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동남쪽으로 가까이 문수봉과 비로봉, 천황봉을 능선이 이루어 지더니 더 멀리는 구름이 바다를 만들고 봉우리들은 점점이 섬을 이루고 있다.

동쪽은 끝없이 하늘과 구름이 맞닿아 있으면서 산봉우리들은 마치 수평선 아득히 멀리 떠 있는 섬과 같다.

서쪽의 관음봉과 묘봉, 상학봉의 흰갈색의 암봉들이 꿈뜰거리며 이어진 능선에 관음봉 옆으로 운흥리 마을이 아련히 보이고 마을 넘어로는 운해가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는 도장산, 청화산, 조향산이 산줄기 따라 파도일듯 겹겹이 이어져 있다.

문장대아래 계곡은 이파리 떨어진 나무사이로 기암들은 속살을 보여주고 있다.

정상에 올라선 사람들은 이러한 풍광이 선경의 세계인가... 힘든 산행을 잊고 잠시나마 속세의 번뇌도 잊는다.

문장대 철계단을 내려와 휴게소옆 넓은 바위에서 산우님들을 만나 간식시간을 갖으며 즐겁게 휴식을 취한다.

돌계단을 오르면서 문수봉은 스쳐 지나가고 부드러운 곡선의 청법대를 지나가는 길은 산죽과 같이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되는 능선 길이다.

신선대휴게소에 도착하였다.

배낭을 내려놓고 막걸리 한사발로 입술을 촉촉히 적시며 통신탑이 보이는 문장대를 바라보고 발길을 옮긴다.

벌써 문장대에서 1.3키로 다리품을 하였고 천황봉은 2.1키로 더가야 하는 세갈래 길은 옆으로는 경업대 가는 길이다.

 

 

눈이 약간 쌓여 있는 한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산죽이 무성한 산길을 구불텅 구불텅 걷는다.

천황봉 1.6키로 표시점을 지나면서 나무계단을 오른다.

 

뒤에서 대장님이 입석대를 가리킨다.

나는 입석대를 우회 한 것 이다.

입석대를 가까이 하지 못 한 아쉬움속에 계단을 올라 섰다.

비로봉을 지나면서 넓은 산비탈은 산죽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허리를 넘는 키큰 산죽길에 햇살에 비친 산죽은 파릇하다.

까마귀가 날개짓을 하며 산 주위를 맴돈다.

 

천항봉으로 가기 위하여 통과하여야 하는 석문을 지나 천항봉 600미터, 법주사 5.1키로 이정표 앞이다.

2년전 이곳에서 천황봉을 오르지 못하고 법주사로 내려간 기억이 난다.

천황봉으로 직진하면서 계속되는 오르막길 좌측에는 헬기장이 보이고 한번 더 기를 쓰고 속리산 정상 천황봉에 올라 섰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속리산을"돌의 형세가 높고 크며, 겹쳐진 봉우리의 뾰족한 돌 끝이 다보록하게 모여 마치 처음피는 연꽃같고 또 횃불을 멀리 벌려 세운 것 같다"고 하였다.

문장대보다 불과 3.5미터 높아 속리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1,057.7 미터 천황봉이다.

산정에서의 조망은 문장대 보다는 못하다.

아직까지 운해는 펼쳐지고 있으니 문장대에서 느꼈던 운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다시 한번 맛본다.

그리 넓지않은 정상에서 먼저온 산우들을 만난다.

오석으로 세워진 정상석에는 삼파수(三派水)를 설명하였다.

빗물이 내리면 세갈래로 갈라지는데 동으로는 낙동강 남으로는 금강 서로는 남한강으로 한구름에서 떨어진 빗물은 각자 흩어져 내려간다.

동쪽 저아래에는 상주 장각동 마을이 보이고 넘어는 도장산이 보인다.

청화산, 조향산, 대야산등 백두대간의 연봉들이 힘찬 모습으로 뻗어 있다.

남으로는 구병산 산줄기가 늘어서 있다.

서쪽 저 아래에는 상수원 구역과 속리산 집단시설지구가 보인다.

우리 산우들은 저 아래 집단시설지구까지 내려 가야한다.

북으로는 비로봉, 신선대, 문수봉, 문장대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보인다. 저 봉우리 저 능선을 넘고 넘어 이곳에 도착 한 것 이다.

 

많은 산행객들로 발 디딜틈도 없을 정도의 헬기장에서 산우님들과 산정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5.1키로 법주사 갈림길에서 법주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나무계단을 내려가기도 하고 바위를 정으로 쪼아 계단을 만들어 놓은 길도 내려간다.

길섶에는 죽순이 있는 흙길도 내려간다.

 

집채만한 바위들이 겹쌓여 생긴 공간으로 상환석문이다.

법주사로 내려가든 천황봉을 오르든 상환석문을 지나야만 한다.

법주사 3.6키로 방향따라 내려간다.

앞장섰던 대장께서 산길을 벗어나 좌측으로 들어서란다.

쉽게 스쳐가기 쉬운 상환암이다.

 

 

신라성덕왕때 창건한 암자로 조선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백일기도를 마치고 뜻을 이루었다는 곳 이다.

상황암 건너편 직벽에는 적송들이 의연한 품위를 유지하면서 뻗어 있는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다.

산메니아님 직벽의 적송을 바라 보면서 연신 감탄을 하고 있다.

상한암을 나서 다시 산길로 내려선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내리막길에 이끼낀 나무다리를 지나면서 법주사 2.6키로 이정표가 보인다.

지독히도 내려 왔다 천황봉에서 3키로를 내려왔지만 아직도 2.6키로 남았다.

 

좌측 계곡 바위위에서 작은 물줄기가 떨어진다.

작은 소에는 갈색낙엽이 맑은 물속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보며 자연속에서 겨울의 길목에 들어서 있음을 느낀다.

물레방아용 두개의 큰 절구가 있는 세심정을 지나면서 계곡과 같이 걷는 넓고 편안한 길로 자동차도 드나든다.

세심정 갈림길은 문장대 3.2키로, 천황봉 3.1키로 표시 되여 있고 쉬어가기 좋게 휴계소도 보인다.

조선조 세조가 피부병을 낫기 위해 목욕을 했다는 목욕소를 지나 태평휴계소와 태평교를 건너면서 철책이 쳐져있는 상수원보호구역 저수지다.

저수지 수면위에 잔잔하게 산이 투영되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저수지와 소나무숲의 넓은 길을 따라 법주사 방향으로 들어선다.

 

법주사 들어서기전 우측에 다향(茶香) 찻집으로 들어선다.

선음악이 흘러나오니 마음까지 차분하여진다.

오늘 하루 실컷 걸었던 피로를 따스한 대추차 한잔으로 잊고 있으려니 만병이님, 햇살님이 들어온다.

찻집에는 싯귀가 걸려 있다.

 

<처 음 처 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새날을 시작하고있다

 

 

 

 

다향을 나서 법주사 담장너머로 속리산의 다시 한번 바라보며 아름드리 참나무, 소나무, 전나무가 우거진 자연핫습탐방로를 지나 버스주차장에 도착하여 6시간이 훌쩍넘은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