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4. 02. 01(일)맑고 더운 날씨

산행지 : 호미곶(포항) 일출과 오어사와 운제산(482m)

동행자 : 꼭지(아내)와 둘이서

교    통 : 자가운전 
 

05:00 대구출발

05:50 경주 I.C

06:15 강동(호미곶 37km)

07:10-08:35 호미곶 일출

09:30 오어사 주차장 
 

09:50 오어사 자장암 초입

10:05 자장암

10:50 대각온천 갈림길

11:20 운제산 정상

11:35 대왕암에서 원점회귀

13:00 오어사(원효암 0.6km)

13:15 원효암

13:30 오어사 주차장

       총산행시간 : 3시간 40분  


 

산행개요
 

포항은 어릴 적 유년기를 보낸 고향이기도 하고

학창 시절에 오어사에 소풍갔을 때, 오어지와 오어사의 아름다운 풍경이

희미한 기억 속에서도 추억으로 아스라이 떠오른다.

30여년이 훌쩍지난 지금 그곳은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호미곶에서 일출을 보고 오어사에 들렀다가 운제산으로 산행 한다면

겨울 아름다운 설경 산행 이상의 또 다른 의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또한 산행보다는 관광을 좋아하는 꼭지에겐 더 없이 안성맞춤..

 

하지만 <한국의 산하>에선 운제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산행기는 이송면님의 옛날 운제산에 대한 산행기가 딱 하나 있을 뿐이라서

인터넷에서 운제산과 오어사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정보를 검색하고 출발준비를 끝낸다.


 

운제산(482m)의 내력 
 

위치 : 포항시 오천읍 대송면

운제산은 고찰 오어사와 오어지를 품은 유서 깊은 산이다.

경주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에서 산줄기가 시작하여 북쪽으로 추령을 넘어

황룡사지가 자리한 664봉과 시루봉 503을 지나 마지막 운제산에서 솟구치고는

형산강과 영일만에 잠긴 산이다. 
 

또한 충신 정몽주의 후손인 연일정씨들이 대대로 살아온 문충리와

신라의 고승 혜공스님, 원효대사, 자장율사 가 수도한 1400년 고찰인 오어사와

깊고 푸른 물의 오어지를 품에 안은 자연경관이 수려한 산이기도 하다.  


 

산행기 
 

포항 호미곶에서 일출을 보려면 적어도 아침 7시까지 호미곶에 도착해야 함으로

대구에서 2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아 새벽 5시에 출발한다. 
 

이른 새벽이라 고속도로는 뻥 뚫려 신나게 달려간다.

경주I.C를 빠져나와 영덕, 포항 갈림길이 있는 강동에 도착하니 호미곶 37km라는

반가운 이정표가 보인다. 
 

1년여 포항에 가지 않았더니 도로가 많이 변해 있다.

국도는 형산강을 끼고돌던 예전의 급커브길 대신 터널 속으로 연결되어 있고

 

효자검문소를 지나 두 번째 대잠 교차로, 우회전 하라는 호미곶 이정표,

이곳부터는 이정표 따라 진행하면 찾기가 무척 수월하다.

 


↑호미곶 입구, 뜨거운 해님을 위한 선풍기인가.. 시원한 바람결에 빙글빙글 돌아가는 풍력 발전기

 


 

↑호미곶 상생의 손

 

새천년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1999년 12월에 완공된 호미곶 해맞이 축전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상생의 손은 육지에선 왼손, 바다에선 오른손이며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를 도우며 살자는 뜻에서 만든 조형물로

두 손이 상생(相生) 즉 상극의 반대를 의미한다.

 


 

 

 

잔잔한 파도, 넓은 바다, 모두를 핏빛으로 물들이며 떠오르는 해..

 

과연 해맞이의 명소답게 그 일출의 황홀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약간 흐린 날씨라 구름 따라 하늘까지 붉게 물들고..

온 국민이 서로 도우며 살자는 저 상징물이 뜻하는 대로 우리 서로 돕고 나누어서

모두가 잘 살수 있기를 염원해 본다. 
 

온몸에 전해지는 전율 같은 일출의 황홀경을 뒤로하고

주차장 옆 생 칼국수 집에서 아침을 먹고 다시 오천 방향 오어사로 향한다.

↑오어지(吾魚池)

 

산 그림자도 깊숙이 물속에 몸을 누인 체

얼음위로 한가로이 노니는 오리 떼를 지켜본다.

아! 선경이 어드메뇨, 여기가 선경인 것을.. 
 

경관이 좋은 오어지를 끼고 꼬불꼬불 몇 개의 다리를 지나

드디어 오어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참고로, 오어사 주차장은 관광버스는 서너 대 이상 주차하기 힘들고 반면에

승용차는 앞, 뒤편 주차장과 도로변을 이용하면 여러 대를 주차할 수 있습니다.)

 


↑오어사 입구 주차장

 

↑가물어서 샘물은 나오지 않고 .. 옆 건물은 오어사 대웅전

 

↑오어사 서편 입구

 

오어사(吾魚寺)

이 절은 신라 진평왕때 창건되었으며 삼국유사에 절 이름이 기록되어 있을 만큼 오래된 절이다.

또한 절의 이름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이곳에서 수도할 때 개천의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희롱하였다.

그리고는 법력으로 물고기를 생환하도록 시합을 하였는데,

그 중 한 마리는 살지 못하고 다른 한 마리는 살아서 힘차게 헤엄쳤다 한다. 
 

그때 한 마리의 산고기를 놔두고 고승 두 분이 서로 “자기가 살린 고기”라고 하여

나 오(吾) 고기 어(魚)자를 써서 오어사(吾魚寺)라 칭 하였다고 한다.

 


↑오어사 대웅전, 석가모니를 모신 주 법당이다.

 

또한 이절의 대표적 유물인 원효대사의 삿갓이 보관되어 있다 하니

보고 싶긴 하나 지나는 객이라 감히 더 이상의 욕심을 접고..

 


주차장 옆으로 자장암으로 오르는 운제산 초입에 이른다.

  10여분 약간 가파른 길에 올라서니 전망이 좋은 절벽 위

 


↑자장율사가 수도하였다는 자장암이 오랜 풍파에 시달린 노송과 함께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암자 뒤편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자장암에서 바라본 오어사, 아! 이 또한 선경이 아닌가..

 

자장암에서 시멘트길 의 임도를 지나고 산불감시초소 앞에서 제지를 받는다.

"배낭에 인화물질 없지요..?" 
 

초소에서는 입산객 서명을 받고 입산을 시킨다.

배 탈 때는 여러 번 인적사항을 적은 적이 있지만 산행하면서 주소 성명 적기는 이번이 처음..

산불나면 서명자의 공동책임 이라는데 모두 산불조심!!
 

날씨는 변덕스러워 겨울 추위는 간 곳없고

숨어 있다가 언제 왔는지 성큼 다가온 봄날의 따스하고 더운 날씨

 


 

능선안부마다 두툼한 나무 장의자가 설치되어 있어서 휴식하기도 좋고 전망도 좋다.

 

꼭지가 땡 잡은 모양, 가다가 앉아 쉬고, 가다가 앉아 쉬고..

후후.. 정상은 요원한데 언제 가려는지.. 
 

“일요일마다 산에 가는데 난 왜 맨날 걷는 게 늘지 않고 이 모양으로 힘드는지 모르겠다.”

혼자 푸념하듯 중얼거리는 꼭지 
 

그때, 어떤 아줌마, 비 오듯 땀을 흘리며 다짜고짜 꼭지를 향해

“아이고 물 있음 좀 주이소, 저 위에 샘이 전에는 물이 나왔는데 지금은 안 나와서..”

산에서의 물은 자신의 생명과 같다는데

남 주는 걸 무척 좋아하는 꼭지 그 아줌마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친다.

 

이곳은 해병대의 산악훈련장으로도 이용되는지 여러 군데 해병대의 붉은 팻말이 보여서

!!초전박살!! 꼭지와 유격훈련 받으러 온 기분이 드는데..

 

만약에 이곳에서 선착순 한다면 우리 꼭지 어떻게 될까..

후후.. 아마도 밤새도록 혼자 남을 때 까지 산악구보 해야 하리라..

 

산은 육산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오르기 편하다 보니 먼지가 자욱한 등로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의 등산객도 많이 보이고 발발거리는 발발이, 발순이, 넓적이..

산행인구가 많다하더니만 이젠 개까지 떼거리로 몰려다닌다.

 


 

운제산은 복이 많은지 정상도 두 개다.

 

우측에도 정상, 좌측에도 정상, 거기다가 돌도 많아 표지석도 두 개

에구, 이 정상 저 정상 다 오르려니 바쁘다 바빠

“왜 정상이 두 개 일까..?” 한참을 생각해도 그 의미를 알 수 없어 고개만 갸우뚱..

 


 

대왕암에 도착하니 “해병혼”을 적은 안내판이 떡 버티고 서서 읽어보고 가란다.

 

해병대에 지원한다는 아들놈 생각이 나서 열심히 읽어 보지만 이젠 용량이 모자라는지

기억이 되질 않아 디카의 메모리를 빌려 아들주려고 아예 박아간다.

 

대왕암에서 임도 쪽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는데 지금은 입산금지라

다시 백하여 오어사로 원점회귀하기로 한다.

 

오어사주차장에 도착해

혹시나 천년의 잠을 깨고 원효대사의 흔적이라도 발견할 수 있을까 기대 반의 설렘으로

꼭지를 주차장에 남겨두고 600m거리에 있다는 원효암으로 향한다.

 


계곡 다리를 지나 자장암 맞은편 서쪽으로 10여분 개천 따라 계곡 바위 길을 오르니

 


원효대사가 수도 했다는 원효암이 옛 정취를 흠뻑 머금고 있다.

어찌 1,000년의 지난 세월을 다시 돌릴 수 있으랴..

 

1,000년전의 개천도 그대로요 잡아먹을 물고기도 많건만 대사님은 어디 계시는지..

불초 소생 오늘은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 할까 합니다.

원효님, 혜공님, 자장님.. 여러 대사님들 안녕히...


 

                                              - 산사랑방 올림 -

 




▣ 이수영 - 호미곶의 일출이 아름답군요 특히 손가락 사이의 일출은 부처님 손의 여의주 같아 이 장면을 찍기 위해 노력하신 님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꼭두새벽에 기상하셔서 두가지 일을 멋있게 해냈군요. 님의 정열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고 사진이 선명하고 너무 좋습니다. 오어사 라고 해서 궁금 했는데 사찰 이름 이군요.^^
# 과한 칭찬에 감사합니다. 님이 혼신의 힘을 다해 올리시는 산행기에 비하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겠지요. 일출은 여러번 봤지만 역시 호미곶 일출은 대단하더군요 이번엔 날씨와 타이밍도 좋았고요..호미곶 일출과 오어사 운제산 언제 꼭 함 다녀가세요..

▣ 산초스일원욱하사 - 작년10월에 집사람하고 호미곷여행다녀온기역을 다시생생하게나내요! 그곳의 일출은 참으로대단하지요 정말좋은사진 감사하고요 ^L^ 오어사사찰과 운제산 한번가보고십군요 !!!!!
# 산초스님 늘 님의 많은 격려말씀 가슴에만 담고 있습니다. 댓글과 답글 자주 올리지 못해서 죄송하구요 포항 가시거든 꼭 오어사 운제산 한번 가보십시요. 늘 안전 산행으로 건강하십시요..

▣ 코리아마운틴 - 안녕하세요.. 넘넘 아름다운 곳이네요. 호미곳의 일출과 산사의 풍경 개울을 가로지르는 다리며 감사합니다.
# 망태기 메고 혼자 훌쩍훌쩍 떠나시는 님의 산행 .. 늘 부러운 마음으로 따르고 있습니다. 아마 오어사도 님의 망태기에 담는다면 산사의 향기가 진하게 묻어날만한 좋은 곳이라 여겨집니다. 내내 건강하소서..

▣ 최병국 - 절경이네요. 위에서 3번째사진 엄지손가락 우측 흰선은 비행기 맞죠? 일출, 지장암에서 바라본 오어사, 계곡의 다리, 모두 절경입니다. 포항은 한번 가본적 있습니다. 호미곶 못가서 바닷가에 텐트치고 1박한 적이 있습니다. 좋은 곳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네, 비행기가 맞습니다. 그때 흰선으로 줄을 그으며 비행기가 지나갔습니다. 잔잔한 파도와 갈매기 그속에서 떠오르는 일출.. 지금도 아스라이 떠오르는 그 감동을 님에게 보냅니다. 님이 보내주시는 많은 격려 일일이 답글로 표현은 못해드려도 제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건강 하소서...

▣ 김정길 - 15년 전의 호미곳과는 영 딴판이군요, 미답산으로 답사 예정인 운제산의 정보를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 선배님도 호미곶 가신지 오래되셨군요. 시간내시어 일출도 보시고 아직 운제산을 답사하지 않으셨다니 오어사로 한 번 다녀가십시요. 선배님이 오르신 그 많은 산 중에서 운제산이 빠져 있다니 .. 뜻 밖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운전 조십하시고 겨울산행 안전에 유의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