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3일 화요일 날씨 맑음 (청우 산악회)

충북에는 이름이 널리알려진 명산도 많이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산들이 많다.
이번에 다녀온 충북 괴산 칠성면과 경북 문경시 가은읍에 위치한 장성봉과 막창봉도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산행을 해보면 어느 명산에 뒤지지않은 아기자기하고 아슬아슬하고 짜릿한 맛을 느낄수있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산이다.

대야산, 군자산,둔덕산,칠보산,악희봉,구왕봉,희양산,이만봉,백화산 등 많은 산들에 둘러쌓여있는 정성봉은 조망이 산줄기 산능성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심신유곡에 둘러쌓인 느낌을 주는 산이다.

청주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한 산악회 버스는 2시간 달려서 경북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도착했다
북쪽으로 가면 장성봉을 오르는 길이고 남쪽으로는 대야산 방향이다
백두대간의 길목이기도한 이곳 2차선 도로 옆에서 장성봉을 향해 입산을 한다.

입산하기전 금년 한해동안 무사히 산행을 잘할수있게 해달라는 산신제을 올린후에 오전 10시 20분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오르는길이 남향이라서 눈은 많이 녹았지만 다시 얼고 다시녹고 반복하다보니 눈길이 오르는데는 그다지 미끄럽지는 않고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발자국에 눈이 밟히는 소리만 아삭아삭 들린다

백두대간 길목이라서 많은 등산객들이 지나간 길이라 발자국이 무수히 많고 산악회 띠지도 곳곳에 많이 붙어있다
오르는길은 그다지 가파르지 않아 그리 힘은 들지 않는다

바람이 약간 거세게 불어와 얼굴이 시리지만 그래도 몸에서는 땀이 난다.
바람이 불어 모자를 눌러썼더니 갑자기 누군가가 옆 이마를 세게 치는것같아 쳐다보니 소나무에 옆이마를 부딪쳤는데 어찌나 이프던지 한참 동안 정신이 멍할정도였다

오전 11시11분 장성봉 915,3m 에 도착했다
이곳까지 올라오는길은 위험하거나 힘든곳이 없어서 입산해서 약 50분를 소요해서 도착했다

겨울 산행은 북쪽길을 걸을때는 찬바람에 추위를 느끼지만 남향의 길과 북쪽이 막힌 길을 걸을때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것이 겨울 산행이기도 하다

장성봉 정상에서 조망을 바라보면 건너편으로 바라보이는 대야산 둔덕산 등등은 녹지않고 그대로 쌓여있는 하얀눈이 산줄기와 그리고 나무와 어울려 한폭의 동양화를 그린 병풍처럼 길게 늘어져 바라보는 눈이 즐겁다.

장성봉에서 우측으로 가면 애기봉으로 가는 길이고 우리가 오늘 가야할길은 막창봉으로해서 재수리재로 하산해야한다.

장성봉에서 부터 막창봉까지 가는길은 능선길이라서 그다지 힘이 드는것도 아니고 미끄러운것도 아니라서 양옆의 조망을 바라보면 마음의 여유을 가지고 풍광과 조망을 즐기면서 걸어간다.

이곳 괴산 지방의 산들이 마사흙에 암반과 암석이 깔려있어 그 박복한 땅에서 자생하는 소나무는 새한도에 그려진 소나무를 꼭닮은 노송들이 많다
수석에 정성을 다해 가꾼것 같은 소나무들이 각가지 형태의 모양으로 여기저기 지천이다

장성봉에서 막창봉으로 오는도중 막창봉을 근거리에두고 좌측길로 내려와야지 막창봉으로 올수있지만 그냥 우측능선길로 가면 백두대간 길목으로 가는길이기 때문에 방향이 다르다.

오전 11시52분 막창봉 868m 에 도착했다
함께 오던 회원들은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단다
그다지 바람도 불지않고 정상도 앉은 자리가 좀 넓다.

나는 조금더 오다가 코끼리 바위 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혼자서 먼저 걸어서 통천문을 지나는데 통천문이 구불구불한것이 길어 꼭 미로 찾기하는 기분을 느끼면서 걸어오니 이제까지 온길은 위험하거나 그다지 미끄럽다 생각지 않았는데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다른길이다.

암반과 암석이 깔린 길인데 눈이 녹아 다시얼어붙어 암반이 어찌나 미끄러운지 웬만한곳은 양쪽에 서있는 나무들을 붙잡고 오르고 내려가면 안전하게 올라가고 내려갈수가 있지만 암석과 암반이 깔린곳은 마땅히 붙잡을곳도 없고 발을 옮겨놓으면 미끄러지고

암반이 긴 곳은 그런데로 로프가 매여있어 로프를 붙잡고 올라오면 되지만 로프를 붙잡고 오른다해도 암반이 얼어붙어 있으니 암반이 얼기전보다 힘이 갑절로 들고 그만큼 위험도 느끼고 마음도 불안하다

로프도 매여있지않은 어정쩡한 사이 오르고 내려가는길은 그야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아주 조심 조심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는데 그 위험한곳을 오르고 정상에 앉아서 조망을 바라보는 그기분 참으로 좋다

위험한곳을 아슬아슬하게 오를때의 그 기분 그 위험구간을 가까스로 통과할때의 그 짜릿한맛 미끄러운길을 꼬불꼬불 돌고돌아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그 아기자기한 맛은 밋밋한 산을 등산하는것하고는 그 감회가 정말로 다르다.

음지에는 하얀눈이 그대로 쌓여있고 그 쌓인눈을 아삭아삭 밟아가면서 양지쪽에 녹다 다시얼어붙은 미끄러운 눈길을 미끄러 넘어지지 않으려고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그 스릴은 전국의 여러산이 있지만 특히 이곳 충청도 괴산 지역에 있는산들이 겨울 산행으로는 짜릿한 스릴있고 아슬아슬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가장 좋지않나 생각이든다.

통천문에서 투구바위까지 약 1시간이 소요되는 등산로 거리는 이처럼 위험한 등산로이기도 한데 그래도 이구간이 가장 재미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을 구간이라생각한다.

투구봉을 지나 안부능선을 거쳐 이빨바위 그리고 재수리재까지는 하산로가 위험하거나 미끄럽지않아 앞에 보이는 남군자산의 하얀눈을 바라보면 즐거운 마음으로 내려오
니 넓은 2차선 도로가에 타고온 산악회 버스가 기다리고있고 오늘 산을 오르지 못한 분들이 '산행 힘드셨죠' 한다

'아니요 참 재미있었습니다.'
하산한 시간이 오후 2시 30분

아침에 산제 지낸 음식을 나누어먹고 청주로 오다가 선녀탕이라는 목욕탕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니 어느새 피로는 다 풀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버스안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즐겁기만 하다

산행한길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입산 - 백두대간길 - 장성봉 915,3m - 막창봉 - 868m - 코끼리바위 - 통천문 - 투구바위 - 안부 - 이빨바위 - 재수리재 - 4시간 10분 소요


▣ 오랜만에 - 막장봉에서 보는 희양산 암벽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어렵고 위험한곳을 잘 지나 오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