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 일시

  ○  ‘04. 10. 9 (土)   02:40 ~ 10. 9  18:10

 

 * 산행 구간

  ○  설악동 매표소 →  신흥사 →  비선대 매점 →  금강굴 입구 →  마등령 →  1275봉 안부 →

       신선봉 →  무너미고개 →  칠선골 입구 →  귀면암 →  비선대  →  설악동 매표소

       ☞ 총 산행거리  22.7㎞,  소요시간  15시간30분 (휴식 2시간45분 포함)

 

* 산행 일지

  2004년 7월말 한계령→대청봉→오색으로 산행시 대청봉에서 운무에 가려 일부만 보았던 암릉의 공룡능선을 언젠가 산행하리라 다짐 했던터라, 단풍구경도 할겸 비선대, 공룡능선, 천불동계곡, 비선대의 원점회귀 산행을 아내에게 제의하고, 회사업무 일정을 감안하여 토요일인 10월9일로 산행일정을 잡았다.  내일 영동지방에 비 올 확률이 80~90%라는 9시 뉴스를 뒤로하며 두사람은 집을 나섰다.

  비가 예상되는데다, 난코스로 알려진 설악산 공룡능선을 집사람과 도전하는 마음으로 강변터미날에서 10월8일 23:00발 속초행 심야 시외버스(18500원)에 올랐다.

  10월9일 02:15분 속초 시외버스터미날에 내려 택시(14000원)를 타고, 02:40 설악동매표소에 도착했다.  입장료(일인 3400원)를 지불하고 설악동 소공원으로 들어섰다.

 

02:40  설악동 매표소 출발, 시작부터 알바...???

  소공원을 벗어나니 온통 캄캄하여 주위가 보일질 않고, 너무 이른시간인지 등산객도 예상과 달리 보이질 않아 망설이는데 마침 일행인 듯한 남자 4명이 가길래 따라 나섰다.

  매우 빠른 그들은 머지 않아 시야에서 사라져 둘이서 칠흑같이 어두운 길을 랜턴에 의지하며 산길을 가다, 이정표를 보니 신흥사에서 1.4㎞ 벗어난 울산바위쪽 길이었다.  길을 잘못 들었음에 순간 당황스럽고 불안해 진다.  그들에게 한마디 물어보지 않고 쫏아감을 후회하고, 야간에 초행 산길을 부부만이 산행함은 매우 위험스러운 일임을 깨달으며 신흥사로 다시 하산하니 비선대 쪽으로 오르는 등산객이 몇명씩 보인다

  03:20  호흡을 가다듬고 신흥사에서 비선대길로 접어들어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는 비교적 넓고, 간간히 등반객들 말소리와 랜턴빛이 앞뒤에서 보인다.  아직 열지않은 계곡옆 식당 탁자에서 식사를 하는 등반객을 지나치며 부지런히 계곡을 따라 올랐다.

  04:10  비선대 상점에 도착하여 잠시 쉬려니 상점에 불이 켜진다. 장사도 일찍 시작한다...

 

04:25  비선대 철다리 지나니, 우측으로 가파른 너덜길

  비선대 상점을 출발 철다리를 건너 금강굴, 마등령 안내판에서 우측길로 들어섰으나, 대다수 등산객은 좌측 천불동계곡으로 오른다.  사방이 칠흑같이 어두워 보이지 않는데다 산길은 급경사면의 바위지대라 등산로 찿기가 상당히 어렵고, 오르기도 힘들다.  비가 오려는지 날씨까지 습해서 몸에 땀이 배기 시작한다.

  05:10  금강굴 갈림길 바로 밑 널찍한 바위에서 가쁜숨을 몰아 쉬며 과일을 먹는데 올라오는 등산객들의 불빛이 수직아래로 보이고, 캄캄하던 하늘에 홀연히 나타난 그믐달을 보니 비가 않올수도 있겠다는 좋은 예감이 스친다.  다시 된 비알의 바위길을 오르니 능선에 올라 선다.  산넘어에서 부는 차가운 바람에 땀방울이 모두 사라진다.  금강굴은 오른쪽으로 조금 더가야 하나 어둠이 짙어 다음으로 기약하고, 철계단을 올라 능선의 커다란 바위에서 조망하니 여명이 밝아오나 주위는 온통 뿌연 안개만 시야에 들어온다.

  이정표(비선대 2.5㎞-마등령 1.0㎞)를 조금 지나니 한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로 미끄러운 너덜길을 조심스럽게 오르는데, 바위사이로 흐르는 물(이정표-마등령 0.5㎞)이 있어 한잔 마시고 식수를 채우는데, 단체 등반객(고암산악회, 전남 광양)이 앞지른다.  미끄럽고 경사가 급한 바위길을 힘겹게 오르니 마등령 정상이다. 

 

07:30  공룡릉의 시작 마등령(1320m) 도착

  강한 바람과 간간히 뿌리는 안개비로 우의를 덧입고, 넓지 않은 마등령 정상에서 고암산악회 틈에 끼어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조망이 뛰어나다는 마등령 정상에서도 역시 보이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아쉽다....

  식사후 내리막 능선길을 내려서니 넓은 마등령쉼터에서 등반객들이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07:55  쉼터에서 공룡능선을 향한 첫 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숲속의 급경사 오르막을 조금가니 너덜지대로 물기가 있어 미끄럽다.  넘어지지 않으려 조심하다 보니, 단체산악회 일행과 합류되어 줄을 서듯이 일렬로 나한봉에 도착했다.  다행히 간간히 떨어지던 빗방울은 멈추었다.  나한봉 큰바위 아래서 오른 무릎에 통증이 있어 무릅보호대를 착용하고, 우의를 벗었다.

 몇차례 반복되는 내리막과 오르막을 지나자니 반대편에서 오는 등산객이 많아 지면서, 로프로 오르내리는 거친구간에서 10여분씩 기다리며 힘든 산행이 계속되었다.

 산길옆 단풍이 매우 붉게 잘들음 보면서도, 멀리 보이지 않는 조망에 투덜대니 집사람이 비가 안오는것 만으로도 천만 다행이라며 나를 위로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니 1275봉 직전 안부(1160m) 이다.

 

10:15  1275봉 안부에서 아쉬움을.... 1184봉에서 탄성을.... 

 1275봉 안부의 넓은 공터(희운각 3㎞, 마등령 2.1㎞)에서 휴식을 취하자니, 공룡능선에서  단풍이 절정을 이룬 설악을 조망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고통스럽기 까지 하다.  산길 옆 화려한 단풍과 공룡능선을 밟아보고, 비 않오는것 만으로도 감사하자고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급경사 바위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오른무릎에 통증이 많이 온다.  틈틈히 포대능선 등을 다니며 산행을 해온 집사람과 달리 나는 1달전 지리산 종주후 산행없이 공룡능선을 오른 나에게 내린 벌인가 보다.  바위 내리막길을 내려서 공룡릉에서 최고의 조망을 보여준다는 1184봉으로 가는 능선길에 들어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능선 좌측에 운무가 걷히면서 보여주는 천화대와 범봉의 뾰족한 암릉이 숨을 멋게하는 듯 하더니,

 

  능선 우측도 운무가 걷히면서 가야동계곡과 용아릉 산비탈 전체에 곱게 물든 단풍과 그 너머로 서북릉 귀청이 아스라이 보이는데 절로 감탄을 자아내 단지 “아~”라는 탄성만 나올 뿐이다.

   


 12:00  공룡릉의 마지막 봉 신선암(1210m)에서 맛보는 환희

  숲속의 능선길을 따라 오르니 무릎 통증도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고, 어느듯 공룡능선의 정점인 신선봉에 도달하여 암릉 비탈에 앉아 내려다보니 강한 바람에 산맥을 넘나드는 운무가 걷히고, 다시 뒤덮으며 한편에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설악 비경을 보고 있노라니 신선이 된 듯 하다.

  우측으로 화채능선 암벽에 붙은 형형색색의 단풍, 천화대와 범봉의 기기묘묘한 암릉, 정면에 오늘 산행한 공룡능선 암릉과 사이사이 어울어진 단풍,

   아래로 가야동계곡과 용아릉 산전체를 물들인 단풍과 그뒤로 첩첩산이 장관을 이룬다.

  열심히 운무를 피해가며 디카를 눌러 보았지만 서툴러 사진으로 표현하지 못함이 아쉽다.  경치에 취해 20여분 지체했음에도 발이 떨어지지 않으나, 아쉬움을 뒤로하고 천불동계곡으로 향했다

  12:25  신선대에서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올라오는 등반객이 점점 많아지고, 다시 오른무릎이 아파 온다.  집사람도 무릎에 통증이 심해져 무릎보호대를 착용하고, 조심스럽게 로프를 붙들고 내려가니 단풍이 물들은 공터에 등반객이 군데군데 웅성거리며, 오른쪽 대청봉 쪽에서 일렬로 줄지어 내려오는 등산객들로 소란스러운 무너미고개에 닿았다.

 

12:50  단풍인파로 소란스런 무너미재 (1020m)

 마등령 안부에서 무너미재까지 공룡능선을 통과(5.1㎞) 하는데 4시간55분 소요됬다.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돌 계단길을 내려가니 무릎 통증이 심해져 단풍나무숲에서 점심을 먹으며 무릎을 풀어 주었다.  천불동계곡에 들어서니 맑은 계곡과 좌우로 올려다 보이는 병풍같은 암절벽에 붙어있는 붉고, 샛노란 색색단풍 역시 한폭의 그림이다.

 

 

14:10  암벽을 가로지른 협곡 철사다리를 건너는 등산객과 단풍계곡이 어울어진 멋있는 한폭의 그림을 보며, 천당폭포를 거쳐 양폭휴게소에 이르니 단풍객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14:50 오련폭포를 지나 철다리를 건너 좌측 계곡 바위에서 간식과 탁족을 하며 휴식후 다시 계곡을 따라 얼마가지 않아 단풍 행렬로 밀리기 시작하여 좀처럼 내려가질 않는다.

 

15:15  칠선골입구 이후 2열 종대로 늘어선 단풍객

 비선대를 2.6㎞ 앞둔 칠선골입구 부터는 단풍행렬로 길게 2열 종대로 늘어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니 상당히 지루하다.  천불동계곡 주변에 물들기 시작한 단풍과 올려다 보이는 절경으로 위안을 삼고 인내하며 계단을 올라 16:10 귀면암을 지난다.  그런 와중에도 한x 산악회라는 안내표를 배낭에 붙인 몇명이 좁은 등산로에서 이리저리 새치기하는 그들을 보니 맘이 편치 않다.  산에도 나름대로의 예절이 있는데....     무너미재에서 비선대 까지 예상시간 보다 1시간 이상 더 소요된 17:10 비선대 철다리 옆의 철망문을 통과하였다.

 

18:10  설악동매표소 도착, 원점 회귀산행 무사히 마침

  비선대에서 잠시 휴식후 계곡을 따라 사람틈에 끼어서 신흥사 불상앞을 지나니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18:10  설악동매표소를 지나니 총 산행거리 22.7㎞, 소요시간 15시간30분 (휴식 2시간45분 포함)의 모든 산행을 무사히 끝냈다. 

   산행출발시 30분간의 알바, 공룡능선에서 약30분 지체와 천불동계곡 정체구간에서 1시간 이상 지체됬으나, 기상예보와 달리 비는 오지않아 절정인 설악의 단풍을 즐기고, 또한 힘든만큼 짜릿함을 얻을 수 있었던 공룡능선의 원점회귀 산행이었다.

  속초 시외버스터미날 앞에서 저녁식사후 20:00발 동서울행을 타니 잠이 쏟아진다. 청소년 축구가 중국을 이겼다는 방송을 들으며 눈을 떠보니 23:15 동서울터미날에 도착했다.

  반백(半) 부부의 만 하루에 걸친 설악산 단풍산행을 모두 마쳤다.

 

☞  설악동매표소 <알바2.8㎞> 신흥사  - 3.0㎞ -  비선대 매점  - 0.6㎞ -  금강굴 입구  - 2.9

          02:40                   [5]  03:20                     04:10 [15]      [10]       05:30      [10]

 

    -  마등령(1320m)  -  2.1㎞  -   1275봉 안부(1160m)  - 1.9㎞ -  신선봉(1210m)  - 1.1㎞

         07:30 [20]    [5]     [10]           10:15 [10]        [10]               12:00 [20]  

 

     - 무너미고개(1020m)  - 2.9㎞ -  칠선골입구 - 2.6㎞  -   비선대경계철책  - 3.0㎞ -  설악동매표소

              12:50  [25]               [15]    15:15                              17:10  [10]                    18:10

 

       * [ ] ; 휴식 및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