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년 8월 20일

장소 : 지리산 성삼재에서 중산리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나도 한번 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내 나이 43이 가지전에 꼭 시도해 보리라 이른 봄부터 약속했었는데 드디어 그날이 왔다.  

어제까지 태풍 메기로 인해서 바람도 불고 비가 오락가락하였지만 태풍이 온 다음 날이 깨끗한 공기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태풍이 지나가고 비가 조금 내렸지만 하루 휴가를 신청하고 목요일 저녁 구례로 향했다.

구례는 마산-순천-구례로 거쳐가야 하며 순천에서 구례로 가는 마지막 차가 8시55분, 시내버스가 있는데 순천버스터미널에서 9시에 있다. 그러나 마산에서 순천으로 가는 7시20분 버스를 타고가면 9시에 순천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기사에게 이야기 했더니 순천대학교 앞 또는 약 1키로 더 떨어진 곳에 내리면 된다하여 내렸다. 구례행 버스기사 이야기로는 순천대학교에서도 손을 들면 세워주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통과(비공식정차)한단다.

그렇게 구례에 도착하였는데 밖을 보니 식당, 여관하나 없었고 할 수 없이 다시 버스터미날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였으며 잘만한 곳을 주인아줌마에게 문의했더니 구례에 딱 하나 있는 찜질방을 소개하여 택시로 3분정도만에 여장을 풀었다. 잠잘손님은 5000원이고 찜질방에 가니 인근에 사는듯한 한가족과 산행을 위해 온 사람 4명정도엿다. 주말에는 아주 분빈다고 주인장이 말한다. 성삼재에 오르려면 거의 구례를 거쳐야 하고 서울에서는 밤차가 있어 쉽지만 경상도에서는 이용하기가 힘든 곳이다. 특히 버스를 이용할때 정확한 시간과 이동방법이 쉽지않아 몇몇분은 하동을 거쳐 구례로 왔으며 진주를 거쳐 온 사람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구례행 차가 가장 많고 늦게까지 있는 곳이 순천과 광주이며 경상도에서는 순천을 통과하는 것이 가장 쉽겠다. 그리고 늦게 순천에 도착하더라도 입구에서 버스정류장이 있으므로 잘 이용하면 유익할 것 같다.

다음날 3시50분에 알람을 맞추고 잠자리에 들었고 정확히 일어나 택시를 부르려고 내려갔더니 주인장은 잠자리에 들어 별 수 없이 밖을 나와 뛰다시피하여 슈퍼나 영업중인 곳을 찾았다. 시내방향으로 약 400미터 지점에 24시 편의점이 있어 쉽게 택시를 불러 탔는데 4시 10분에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 주차장에서는 등산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팔고 있으며 특히 랜턴류,비박용품, 우의, 음식류 등등 그리고 직접 김밥을 말아서 파는 아줌마도 있었다. 어제 저녁에 먹었는 구내식당에서 설렁탕 한그릇을 시켜놓고 시간에 쫒기어 반그릇 정도비우고 급히 버스를 탔더니 만원이고 서서 성삼재에 올랐으며 화엄사에서 5명 정도 내리고 4시 45분에 도착하였다.

이곳에는 조금 전 단체관광버스가 내려 약 50여명으로 다소 분비는 곳이었다. 화장실, 등산화, 잠바를 걸치고 어둠속으로 노고산으로 향했다. 정확히 4시 55분 출발이다. 약 30분 만에 노고단에 도착하여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혹시나 산장에서 파는 떡이 있나하여 물어보았더니 9시에 떡이 도착한다하며 산장에서 숙박을 한 많은 사람들이 출발하고 있어 잠시 휴식 후 바로 출발하였다. 돼지평원, 임걸령, 노루재, 삼도봉, 화개재, 토끼봉을 거쳐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였고 이곳까지 물 한모금 안마시고 곧장 왔으며 8시55분에 도착하였다. 임걸령부터 비가 오락가락하여 화개재부근 540개에 달하는 계단길에서 비옷을 걸치고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였으며 그곳에는 약 10여명이 라면을 끊이며 식사중이었다. 사과하나와 음료수를 조금마시고 곧장 출발하였다. 이곳을 지나 벽소령, 세석까지는 계속 비속에 등산을 하였고 세석에 12시 25분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였고 15분 후 출발하여 장터목산장에서는 쉬지 않고 곧장 천왕봉으로 향했으며 2시48분 도착하였다. 비가 계속오다보니 속도도 떨어지고 비로 인해서 만들어진 웅덩이가 너무많아 웅덩이를 돌아가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듯 하다. 특히 세석까지의 끝도없이 계속되는 작은 언덕으로 인해서 지겹게 지겹게 세석에 도착하였고 세석에서 천왕봉까지는 무난한 길이었던 것 같다. 약 10분 휴식 후 천왕봉을 출발하여 중산리에 5시20분에 도착하여 긴긴 종주를 마쳤고 옷을 갈아 입고 중산리 버스정류장에서 6시 35분 진주행을 탔고 7시45분 마산행을 타고 긴 여정을 마쳤다.

다음은 전체등산 일정을 요약하였다.

  

8/19 16:35   창원시 - 마산터미널(8800,택시)

19:20          마산-순천(8300)

21:05          순천대학교 맞은편 1키로 전 정류장 구례행(3800)

21:40          구례도착

8/20 4:20    구례-성삼재(3600)

4:55           성삼재 출발

5:25-30      노고단도착/출발

6:48           노루재

7:08           삼도봉

7:20           화개재

7:48           토끼봉

8:55-9:05      연하천산장

10:00-05      벽소령산장

12:25-45      세석, 점심식사

14:10          장터목산장

14:48-15:00   천왕봉  

17:20          매표소

18:35          중산리-진주

19:45          진주-마산


 

세석까지는 그렇게 힘들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으며 벽소령에서 세석까지가 가장 지겨운 코스였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내려오는 길이 너무 힘이 들었다. 다리는 풀릴대로 풀려 있었고 급경사에 걷기가 너무 어려웠다. 주말에 많은 사람과 부딪치며 걷는 것보다 등산객이 적어서 다소 쉬었다고 할 수 있지만 비가와서 축처진 나자신과 무거운 발걸음, 그리고 안개속에서 사진한장 못찍은 것이 못내 아쉽다. 

실제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9시간 23분,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12시간, 긴긴 시간이었다.

다음날 그 다음날 까지 다리가 풀리지 않은 것을 보면 너무 무리였던것 같다.

최대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사과2,오랜지2,파이3,사탕30,초코렛2,김밥한줄,토마토2개,잠바,비옷을 준비하였고 빠른 걸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보다 더 빠른 분이 두분 있었으며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8시간에 주파하고자 하였는데 생각만큼 되지 않았다.

한번 더 종주를 할 수 있으련지...

날씨와 체력이 된다면 8시간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