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기백산-금원산-거망산-황석산 (경남 함양군)
2. 일 시 : 2004. 8. 3 (화) 02:00 ~ 21:30
3. 코 스 : 용추사 일주문-기백산-금원산-수망령-거망산-황석산-유동마을
4. 동행인 : 본인과 친구 2명 (총3명)


5. 코스별 시간 :
용추사일주문(05:10)-기백산정상(07:55/08:10)-수망령사거리(09:10)-금원산정상(10:10/10:20)-수망령(11:10/11:25)-큰목재삼거리(12:25)-은신치(13:45)-대장골삼거리(15:30)-거망산(15:50)-거망샘사거리(16:05/16:20)-장자벌삼거리(17:25)-탁현삼거리(18:05)-거북바위(18:40)-황석산정상(18:55/19:00)-유동마을(21:30)

 

6. 총 산행거리 및 산행시간  : 28.5 Km / 16시간 30분
(용추사일주암-4.2K-기백산-5.0K-금원산-2.5K-수망령-7.0K-거망산-4.8K-황석산-5.0K-유동마을)

 

7. 산행기 상세

 

창원출발 (02:00)

 

여름휴가철이지라 가까운 산행친구들과 좀 색다른 산행을 하기로 일주일전에 의견을 모았는 데, 결론은 지리산 주능에는 산장예약이 안되니, 조금 빡빡하더라도 기백산부터 황석산까지 당일종주를 하번해보기를 했다. 동행한 친구들은 지리산 당일 종주를 10시간전후에 주파하는 실력자들인지라 금원산 당일 종주는 그다지 크게 힘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새벽 2시에 집을 나서서 함양휴게소에 도착하니 4시가 되었다. 아직은 시간이 일러 휴게소가 아주 한산하다. 식사를 마치고 04:40 경에 휴게소를 떠나려고 하니 새벽에 움직이는 가족 단위의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갑자기 모여들기 시작한다.

 

용추사일주문 (05:10)

 

용추사 일주문앞에 있는 주자장에 도착하니 새벽 5시이다. 주위는 어슴프레하며 주차장에는 많은 휴가객들이 이곳저곳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장비를 챙겨서 일주문 지나 조금 올라가니 우측으로 기백산으로 오르는 산행로 초입이 보인다. 안내표지판에 보이는 그림상에서 용추사 지역에서 기백산 정상으로 오르는 산행로는 비교적 밋밋한 경사길로서 그다지 산행하기에 힘들 것 같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백산까지의 전체 산행거리는 4.2 Km 로 되어있다.

 

경사가 완만한 길을 따라 산행한지 30분만에 첫번째 휴식을 한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며, 안개가 가득한 산행길이라 주위가 보이지 않고 다만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적막을 깨뜨리는 듯하다. 오늘의 산행이 장거리 여름 산행인지라 가능하면 힘을 분산시켜 페이스를 유지하려다보니 조금씩 속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서 앞에서 가는 친구들과의 거리가 벌어진다.

 

07:40분에 정상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삼거리에 도착한다. 정상까지는 200미터 떨어진 거리이지만 안개에 가려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약 2시간이면 오를 것으로 예상한 기백산 정상까지는 뜻밖에 2시간 45분이 걸려서 예상보다 훨씬 힘든 산행이 되고 말았다.

 

기백산정상 (07:55/08:10)

 

기백산 정상석에는 기백산( 白山) 해발 1,331 미터로 표시되어있다. 거리안내표지판에는 금원산까지 5.0 Km, 금원산 휴양림 4.65 Km, 유한청 폭포 5.7 Km 로 되어있다. 정상 주변에는 구름이 가득하여 시계가 아주 불량하다. 다만 정상 가까이 있는 누룩덤이 아주 기묘하고 특이한 형상을 한 채로 선명히 눈에 들어온다.

 

잠시 숨을 돌리며, 친구들이 가져온 포도를 몇알과 사과 한조각을 먹으니 아주 기분이 좋아진다. 약 15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금원산쪽을 향해서 출발이다. 금원산 가는 능선길은 부분적으로 영남알프스의 가지산에서 아랫재로 가는 능선길처럼 아주 편안한 코스가 중간중간 이어진다.

 

수망령 사거리 (09:10)

 

한참을 가다보니 수망령 삼거리가 나타난다. (09:10/ 금원산 1.6Km, 기백산 2.4 Km. 수망령 1.2 Km) 여기서 거리상의 오류가 발견되는 데, 기백산 정상의 안내표지는 금원산까지 5.0 Km 였으나 이곳 표지판에는 4.0 Km 로 되어있다. 실제로 걷다보면 금원산까지의 거리는 5 Km 는 족히 되는성 싶다.

 

키가 큰 수풀의 아침 이슬속으로 두어시간 걷다보니 긴바지자락을 타고 내려간 이슬이 등산화 속을 타고내려 마치 신발속은 물속을 걷다나온 것처럼 질퍽거려 양말을 짜보니 물이 사정없이 쏟아진다. 수망령 삼거리를 지나서부터는 금원산까지는 꽤 심한 오르막길과 평편한 능선길이 반복적으로 계속 이어진다.

 

동봉 아래쪽에 금원산 자연휴양림으로 갈리지는 삼거리에서 동봉이 금원산 정상인줄 알고 착각하여 열심히 오르니, 아뿔사 금원산 정상은 좀더 북동쪽에 동봉과 비슷한 고도로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금원산정상 (10:10/10:20)

 

용추사 일주문을 떠난지 정확하게 5시간만에 금원산 정상(해발 1,353 미터)에 도착했다. 금원산의 이름은 옛날 이 산에 살고 있던 금빛 원숭이를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잡아 가두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상 주변에는 안개에 가려서 여전히 시야는 꽉 막혀있다. 다만 언뜻언뜻 건너편의 거망산지역의 흐릿한 능선과 멀리 한참 아래쪽 흐릿한 곳에 수망령이 있을 것이라 짐작할 뿐이다.

 

정상에는 삼각대를 갖춘 사진기를 가지고 온 등산복 차림의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한명 있었는데, 물이 떨어졌는 지 아래쪽 수망령에 가면 물이 많다고하며 물한모금을 달라고 한다. 인간성 좋은 친구는 별로 의심치 않고 있는 물을 나누어 마신다. 나중에 확인된 사실이지만 수망령에는 마실 물이 나오는 곳은 없다. 아마도 수망령(水罔領)이었던 모양이다.

 

수망령(11:10/11:25) : 해발 940 미터.

 

금원산 정상에서 수망령으로 내려오는 하산길은 아주 지긋하게 내려온다. 금원산 정상으로부터는 약 400미터 이상 고도를 낮추니 웬만한 동네 뒷산 높이만큼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이 하산로는 마치 웅석봉 산행에서 왕재에서 밤머리까지 내려가는 것과 비슷한 생각이 든다. 내려오는 길에 한무리의 산행가족을 만났는 데, 이런 날씨에 빈손으로 게다가 물병도 하나없이 산행한다는 것이 왠지 불안하게 보인다. 금원산 정상에서 약 50분만에 수망령에 도착한다. 수망령에는 승용차나 짚차가 넘어다닐 수 있는 도로가 잘 나있다. 잠시 거망산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한다.

 

큰목재삼거리 (12:25)

 

수망령에서 거망산으로 향하는 초입의 오르막길은 경사가 꽤 급하여 땀을 많이 흐려야 한다. 오르막길 중간에서 갑자기 친구가 "더덕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산를 꽤많이 다녔지만 아직 더덕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나는 무척 궁금해서 어떻게 더덕을 알아보냐고 친구에게 물어보니 친구 설명은 우선 더덕잎은 주위풀잎보다 색깔이 진하고, 또한 잎이 네방향으로 선명히 나오기 쉽게 구분할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더덕이 있는 곳을 지나칠 때 더덕향이 나기 때문에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친구가 뽑아준 더덕 뿌리를 한입씹으니 잎안에 더덕향이 그윽하다.

 

등산로 주위에 더덕이 더 있는지 조금 관심을 가지고 계속 오르막길을 오르다보니 어느새 해발 1,100 미터 정도는 올랐는지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지기 시작한다. (12:10) 왼쪽 금원, 기백산쪽은 안개가 끼여 주능산만 희미하게 보였으나. 우측의 월봉산쪽은 시야가 좋아서 깨끗하게 월봉산 정상(1,279미터)이 보인다. 큰목재 삼거리의 안내표지판에는 수망령 1.5 Km거망산 5.5 Km, 우측으로는 남령재 방향으로 되었다. (12:25) 삼거리를 지난 숲속길에서 우리일행은 뜨거운 햇빛을 피해 점심식사를 한다. (12:35~13:00)

 

은신치 (13:45)

 

식사를 마치고 계속 거망산을 향해 나아간다. 비록 밋밋한 능선길이 이어지지만 중간중간 오르내리막길이 반복되고 또한 햇볕이 뜨거운 구간이 많아서 한없이 땀이 쏟아진다. 오늘의 산행거리를 감안하여 얼음물 2리터, 얼린 게토레이 1.5리터 모두 3.5리터를 가져왔는 데 이제 거의 2티터의 물을 소비한 것 같아서 남은 구간까지는 그다지 물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

 

이렇게 한참을 나아가니 눈앞에 보이는 정상까지 급경사 등산로 직전의 안부에 도착하는 데, 가만히 표지판을 보니 이곳은 은신치이다.(13:45) 안내표지판에는 거망산 4.1 Km, 은신암 입구 2.0 Km 로 되어 있다. 앞서간 친구들은 숲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잠시 휴식후 급경사를 치고 오르니 10분이 안되어 무명봉의 정상지역에 도착한다.

 

거리와 시간으로 볼 때 거망산까지는 약 2시간은 족히 가야할 것 같다. 수망령에서 거망산으로 가는 길에는 등산객이라고는 전혀 없고 오직 약초캐는 초로의 아주머니 두명을 만났을 뿐이다. 또한 등산객의 방문이 적은지 잡초가 사람키까지 자라서 등산로가 제대로 식별되지 않은 곳이 굉장히 많다.

 

대장골삼거리 (15:30)

 

숲속길.. 또 사람키만큼이나 자란 잡초속의 숲속길..  끝없는 숲속길을 헤쳐나가니 어느듯 대장골 삼거리에 도착한다. 거리표지판에는 거망산 0.55Km, 은신치 3.45Km, 대장골입구 2.55Km 로 되어있다. 이제 거망산까지는 약 20분 정도의 거리.. 다시 힘을 내어 거망산을 향한다.

 

거망산정상 (15:50)

 

드디어 거망산 정상이다. (해발 1,184미터) 거망산 정상은 동네 뒷산과 비슷히게 밋밋하여 특별한 감흥은 없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지금까지의 11시간째 산행 끝에 젖은 등산속에서 부풀은 발바닥이 조금씩 따갑기 시작하여 신발을 벗고서 잠시나마 맛사지를 해본다. 이곳 거망산 정상에서 가져온 식수가 거의 모두 떨어진 친구들은 황석산 방향의 아래쪽 안부지역에  거망샘이 있다는 기대를 안고서 먼저 출발하고 나는 잠시 더 휴식을 취한 다음 마찬가지로 거망샘을 향한다. (16:05).

 

거망샘사거리 (16:10/16:20)

 

거망산 정상에서 약 5분간 내려가면 안부가 나타나며, 이곳은 사거리로 황석산(4.6Km). 거망샘, 지장골 입구로 길이 나누어진다. 멀리 황석산 쪽으로는 구름이 많이 끼여서 전망이 좋지 못하며, 아래쪽 계곡방향에서는 천둥소리 비슷한 소리가 나서 한바탕 소낙비라도 뿌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거망산 샘터는 사거리에서 약 3~4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데, 비록 고무호스 등 제대로 된 시설은 없지만 수량이 많고 아주 시원하여 거망산 이후의 목마름에 고민하는 우리 일행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시원한 샘물에 세수를 하고서 잠시 휴식후 다시 황석산을 향한다.

 

장자벌삼거리 (17:25)

 

거망샘을 떠나서 약 30분만에 황석산 3.9 Km 표지판을 만나고(16:50) 곧 3.7Km 표지판을 만났다. (16:55)

계속 황석산을 향해 가는 길에 어느 무명봉 정상에서 시그날을 보고서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갔건만 갑자기 산길은 산죽 수풀사이로 사라지고만다. 잠시 헤메이다가 아무래도 정상적인 하산로가 아닌 것 같아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제대로 된 등산로가 나타난다. 길은 찾았지만 약 10분 정도를 헤멘 꼴이 되어버렸다.

 

계속 나아가니 장자벌 삼거리가 나타난다. (황석산 2.9Km, 거망산 1.9 Km, 장자벌 입구 2.8Km) 능선상의 산길이 험한지 아니면 다리에 힘이 빠져그런지 아니면 한여름 낮의 힘든 산행탓이지 오르막길도 아닌데 시간당 채 2Km를  못걷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문득문득 표지판의 거리표지가 조금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런 능선길이면 최소한 시간당 3 Km는 걸을 수 있는 데 라는 생각에서....

 

탁현삼거리 (18:05)

 

황석산을 1.3Km 앞둔 지점에서 탁현삼거리가 나타난다. 이정표에는 탁현 3.9 Km, 황석산 1.3Km 라고 나와있다. 그냥 짐작으로는 1.3 Km 이니까 약 30분 이내에 황석산 정상에 도착하려니 생각했는 데, 이는 심한 착각이었음을 깨닫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 구름이 기득낀 편평한 능선길을 따라 가다가 갑자기 산행로는 급경사를 따라 약 100미터 이상을 내려간다. 내려가면서 좌측 황석산 정상쪽을 바라다보니 구름속 거대한 급경사 암벽 너머로 정상으로 생각되는 봉우리가 보이는 데 다시 올라갈 길이 장난이 아니다.

 

한참을 내려가다가 길을 다시 정상을 향해 급경사로 올라가는 데, 앞서간 친구가 한참을 기다리다가 나를 찾으러 갔던 길을 되돌아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내가 앞에서 약 10분이상 헤메였던 것 때문에 시간이 꽤 늦었던 모양이다. 힘들고 지쳐있는 나에게서 배낭을 넘겨받은 친구는 다람쥐처럼 가볍게 급경사길을 올라간다. 밧줄로 연결되어 있는 위험한 암벽을 따라 약 5분을 오르니 고개마루에 도착한다. (18:30)

 

거북바위 (18:40)

 

고개마루에는 황석산 정상까지 500미터로 나와 있다. 이제 500미터이니 10분이면 정상에 도착하려니 생각했는 데, 여전히 황석산 정상은 멀리 있다. 거북모양의 큰바위(거북바위/18:40)를 지나니 다시 능선길은 내리막길로 이어져서 오히려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거북바위에서 약 10분을 가니 갑자기 이 높은 곳에 잘 다듬어진 산성의 성벽이 나타난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알아본 내용이지만 황석산성은 함양땅 "안의" 사람들의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적이라고 한다. 이 황석산성은 고려시대의 석축산성이며 육십령으로 통하는 관방 요새에 축조된 삼국시대부터의 고성이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이들이 성이 무너지자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려 지금껏 황석산 북쪽 바위 벼랑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다고 한다.

 

황석산정상 (18:55/19:00)

 

산성터를 지나 조금을 가니  50미터 전방에 정상이 있다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이 마지막 50미터야말로 오늘의 하이라이트이다. 급경사의 험한 바위더미를 따라 로프를 붙잡고 힘들여 올라야만 정상석에 도착할 수 있다.(1,190미터) 오늘의 기나긴 산행길 14시간만에 어렵사리 정상에 도착했건만 사방은 구름에 가려 시계 제로이다. 잠시 숨을 돌리고서 바로 하산길이다.

 

유동마을 (21:30)

 

아래의 유동마을까지 약 5Km 정도의 하산길은 내리막길인지라 그다지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아직 어둠이 내리지 않아서 잘만하면 밝을 때 유동마을에 도착하리라는 생각을 하고 계속 내려가는 데 조금 가다보니 날이 어두워지고 예상과는 달리 오르막길이 한참 이어진다. 길을 잘못 들어섰나 하고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방향이 맞는 것 같아서 계속 가다보니 동쪽으로 하산길이 이어진다.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주위는 깜깜해져서 후라시를 켜고 내려가야만 한다. (19:40) 생각보다도 하산길은 멀고도 험했다. 온몸이 땀에 젖어 이제는 거의 다내려왔다고 생각되는 곳까지 내려와서 언뜻 나타나는 이정표를 보니 유동 1.6 Km 라고 쓰여진 표지판이 보인다. (20:40) 비록 어둠속이지만 몸은 거의 탈진하다시피하여 무척이나 한걸음씩 내딛기가 힘들다.

 

마을 가까이 내려왔지만 급경사는 이어지고 곧 아래쪽에서 카세트 음악소리가 요란한 곳을 지난다. 아마도 여름 휴가인지라 텐트치고 계곡에서 누군가가 놀고 있는 모양이다. 한참을 가니 유동마을의 가로등이 눈앞에 보인다.

 

불은 켜져있지만 조용한 마을 앞을 지나 계속 내려가는 데, 너무 발바닥이 아파서 친구랑 등산화를 아예 벗고서 맨바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드디어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21:30) 오늘의 멀고도 험한 16시간 30분간의 산행이 여기서 끝이 나는 순간이다.

 

개울가에는 계곡물이 쏟아져내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피곤한 몸을 아스파트에 벌렁 눕혀서잠시나마 휴식을 취한다. 개울가에서 잠시나마 몸을 씻으니 아주 기분이 상쾌하다. 밤 10시가 넘어서 아래쪽에서 차가 올라오는 데, 반갑게도 먼저 내려와서 차를 가지러 간 친구의 승용차이다. 피곤한 몸을 싣고서 안의의 식당에서 잠시 시원한 맥주한잔에다가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창원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