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2일 목요일 날씨 아주맑음.

운두령-1496봉- 계방산정상(1577m)- 이승복생가터.

 

매달 첫째 목요일이면 남편과 함께 산행을해요,

그런데 정기검진 예약을하다 보니 하필이면 산행다음날,

전날 죽만 먹으라는 말을듣고 이번 산행은 집에서 쉴꺼라네요.

예약을 미루고 함께가자;; 졸르다가 저 혼자서만 배낭을멥니다.

 

밤사이  살포시 또 눈이 내렸습니다.

엊그제 선자령갈때 보던 창밖풍경, 오늘도 그렇습니다.

이런 겨울풍경을 처음보시는 회원님들 감탄사가 터져나옵니다.

목적지에 다달을수록 산꼭대기는 하얀  할아버지가 되버렸습니다.

아름다운 산행이 될것같아 벌써부터 맘이 설렙니다.

 

" 아~~~ 오늘도 아름다운 설경을 보겠구나~~~"

 

9시, 운두령고개에 내린 산님들 탄성이 터져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이 네번째인 계방산에 이곳부터의 상고대는 처음입니다.

아주 기가 막힌 대박입니다^^*

초입의 나무계단이 온통 눈으로 덮여있고 아름다운 눈꽃나무는 어서오라 합니다.

 

계단엘 올라서니 하얀세상이 펼쳐집니다.

우리 산행팀은 2월,8월엔 산행을 안하는고로 이렇듯 아름다운 눈산행은 처음입니다.

모두 탄성을 지릅니다.

이분들 저 계방산 정상쯤엔 어떤 광경이 펼쳐지는지 아직은 모릅니다.

힘든 언덕길을 올라야만 천상의 하얀 낙원이 쳘쳐질테니까요.

 

이럴줄 알았습니다~

1496봉에 올라서니 대 장관이 펼쳐집니다.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청명한 하늘~

눈에 보이는건 온통 하얀 눈꽃세상입니다.

멀고 가까운 산들도  똑같이 하얀 모자를 썼습니다.

집에서 티비만 보고있을 남편생각에 안타까운 맘 그지없습니다.

 

모두 보이질않습니다.

저 혼자 후미가 되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그저 머물고 싶어서 한동안 맴을돕니다.

이 산호초 속에서 빠져 나가고 싶지 않습니다.

 

윗쪽에서 소리가납니다.

저를 기두르는게 아니라 사진기를 기두르는 사람들입니다.

학창시절처럼 해보자며 두숙녀가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엎드립니다.

이렇게나마  한아름 선물을 안겨줄수 있음이 한없이 행복합니다.

그리곤 또 꼴찌가 되였습니다.

썰렁한 정상엔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 사진찍는다고 오른손 꽁꽁 다 얼었습니다.

 

잘 생긴 주목나무 아래서 점심 상을 펼친 일행과 합류합니다.

하늘이 내려준 그 하얀 축복아래서 잠시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하산길.

돌너덜 길이 그만 하얀 봅슬레이길로 되여버렸습니다.

비닐을 꺼내 엉덩이썰매를 타고 쏜살같이 내려옵니다.

너무 즐거워서~ 너무 행복해서~~

세상사 다 잊어버린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