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壯山) 634m



2004년 2월5일(음력1월15일) 목요일 맑음



개요:
장산은 부산해운대구의 주산이다. 높이 634m이며
옛날에는 상산이라 불렸다. 전설에 따르면,
상고시대에 산 아래 우시산국(于尸山國)이 있었는데
'尸'는 고어로 'ㄹ'로도 읽고 'ㅅ'으로도 읽으므로
'울산' 또는 '웃산'이 되었다가 옛 동래지방에서
'웃뫼'라고 부르면서 상산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동래현에서 동으로 15리
떨어져 있으며 대마도가 가장 가깝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래부지에는 기장의 선봉에서 뻗어내렸다
하였고 상산,장산 또는 달래산으로 명명되어 있다




장산은 해수욕장이며 새해 해맞이 장소로도 널리
알려진 해운대를 품고 있다. 그런 까닭에
부산시민이라도 해운대 뒷산이라고 해야 고개를
끄떡이는 사람들이 종종있다. 우뚝 솟아 있지만 해운대의
명성에 가려져 있다고 할까! 그래도 산은 섭섭한
기색없이 푸근한 산자락을 펼쳐 등산객을
맞이한다.




가는길:
운촌시내버스 정류소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정류소에서 해운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7번가피자집과 세차장사이로 등산로가 나있다.




시내방향에서 오는 경우는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
해운대역에서 출발 할 경우는 시내방향으로
한정류장을 걸어 내려오면 된다.




30여개가 채 못되는 계단을 걸어 오르면 철길이다.
철길을 건너면 오른쪽으로 운촌마을회관이 있다.
직진하면 오른쪽의 등산로가 선명하다.




10여분 걸으면
길가에 나무의자 3개가 놓여 있다. 곧이어 왼쪽으로
우1동 체육공원이 있고 직진하면 10여분 만에
간비오산이다.




길 좌우에 무덤들이 무척 많다.간비오산에서 내려서면
4갈래길이고 이정표가 있다. 갈림길은 산모퉁이와
봉우리에서 모두 만나므로 염려 할 필요가 없다. 단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피한다.




봉우리 하나를 넘어 돌탑을 지나 20여분 걸으면
군사보호구역 철조망을 만난다. 10여분 철조망을
따라 걷다 35분정도 꾸준히 걸어면 옥녀봉이다.
옥녀봉에 올라서면 이정표가 있다.




폭포사로 가는 6부
능선길이 오른쪽으로 열린다. 직진하여 15분 정도
오르면 중봉이다 중봉에서 15분 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오른쪽은 억새밭 길이고 왼쪽은 재송동에서
올라오는길이다. 직진하여 15분 정도 오르면 정상에
닿는다.




 하산은 정상밑 이정표까지 다시 내려온다.
10여분 억새밭으로 향한다. 8부능선길로 3분여
너덜지대 3개를 지나서 오솔길 같은 길을 걷는다.




억새밭에서는 직진하다 5분 정도 내려오면 또
갈림길이다 오른 쪽으로 방향을 잡고 20 여분 만에
임도와 만난다. 임도에서 폭포사까지는 30분정도
걸린다.(사람과 산 2004년2월호에서 발췌)



산행후기:
정월 대보름!  휴일을 맞아
늦잠을 실컷 자고도 빈둥빈둥 방바닥을 헤엄친다.
오늘 저녁엔 여동생집에서의 회식이 기다리고 있다.
이때 집사람이 해운대 장산에 같이 가자고 꼬신다.




어~! 한번도 안가봐서 잘 모르는데....! 얼버무리자
자기는 몇 번 가봤으니 걱정 말란다.



그럴까! 산보삼아 다녀 올 양으로 운동화차림에
청잠바를 걸치고 집사람을 따라나섰다. 집사람 친구인
영미씨와 반여동 새마을금고앞 사거리에서 만나 국수
한그릇씩으로 중식을 때우고는 아파트 모퉁이를 돌아
산길로 접어든다.



해송 무성한 산길이지만 발길 옮길적마다 흙먼지가
풀씬풀씬 피어올라 바지가랑이에 뽀얗게 달라 붙는다.
다른 지방은 눈이 내린다던데....!



너덜밭에 잠시 앉아 두
여자의 수다를 귓전으로 흘리며 맞은편의
금정산을 바라본다. 여기보다 휠씬 낮아보이는
착시현상이생긴다. .



도심의 빌딩조차 모형건물 같이만
보여서 제법 높이 올라온 느낌이지만 금정,백양산보다
낮은 해발 634m의 높이에 불과하다.



주위의 생강나무 꽃망울이 제법 물이 올랐다.
메마른 날씨 속에서도 어제가 입춘이었으니 머지않아
꽃소식은 북상할 것이다.




통신탑이 있는 정상부는 군부대의 철조망이 둘러처져 더 이상의
진입을 막고 있다. 별 수 없이 철조망을 따라 좌에서
우로 이동한다.



바다위를 달려나가는 광안대로가 일품이지만 그보다는
철조망속에 갇혀있는 기암괴석들이 제초작업 잘 된
황금색의 억새위에 놓여져서 마치 거대한
수석전시장을 관람하는 기분이다..



이곳은 일년에 딱한번
,정월 초하룻날 일출맞이 행사때만 개방한다고 집사람이
장산에 관한한 자기가 한수위임을 은근히
과시한다.



천천히 철조망을 따라 걷다가 바람을 피해서 양지바른
억새밭으로 들어가 털썩주저 앉는다. 동백섬 왼쪽으로
신도시 고층아파트가 즐비하고, 그 뒤편의 푸른 바다는
맞닿은 하늘색과 같은 색깔로 끝없이 펼쳐져 하늘과
땅의 구분이 없어졌다.



청춘시절에 저 넓은 태평양을 바라보며 대야망(?)을
키웠었건만 속절없는 세월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젊은인 미래에 살고 늙은인 과거에 산다더니~!.




봄날, 따스한 오후, 집사람과 친구와 나는 억새풀속의
낭만에 빠져서 젊은 날의 추억을 반추하며 귀발개술로
분위기를 돋군다.



자~아 이제 슬슬 내려가 볼까? 신시가지를 내려다 보며
아내와 영미씨가 앞장서 가고, 억새밭 오솔길을 따라
나는 그녀들 뒤를 졸졸 따라간다. .



마악 언덕배기 흙길로
내려설 무렵, 핸드폰이 울린다. 황급히 꺼내들고
여보세요! 하는 순간 왼쪽 발목이 삐긋하며 메마른
언덕을 쭈루룩~!

폭~, 꼬꾸라지고야 말았다.



에이! 흙먼지를 툭툭 털며 일어서려는데, 우욱~! 꼼짝
할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왼쪽발목 부위를 파고든다.
아~ 뼈를 다쳤구나! .



터져나오는 신음을 속으로 삼키며
잔뜩 웅크리고 있으려니 잠시후 영미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되돌아온 두사람에게 119신고부터
하게한다. 그런데 현위치 설명이 잘 안되고 있다.




때마침 우리들 뒤편의 산복도로에 차량 한 대가
천천히 내려가는 걸 발견하고 영미씨가 냅다 고함을
지르며 달려간다.



잠시후 건장한 미군병사 두명과 중년의 한국인이
황급히 달려오는데, 이들은  통신부대소속으로
두달에 한번정도 이곳의 장비 점검차 들렀다가 우릴
발견한 것이다. .



그들은 황급히 주위의 굵은
나뭇가지를 잘라서 부목을 갖다대고 상처주위를 고정
시킨다음, 기마자세로 나를 무등 태우곤 운전석 옆으로
옮겨 앉힌다.



톱도 없이 생나무를 토막내어 그렇게 하기란 무척
힘든 일임에도 젊은 그들은 여유를 갖고 쉽사리 해낸
것이다. 그제서야 고마움을 표시하고 통성명을
하였다. .



나 때문에 차량 짐칸에 영미씨와 아내와
함께탄 흑인병사는 Hollis(SGT)이고,
운전병Maakesstad(SPC)는 노르지움의 백인병사다.
내 옆자리의 인솔책임자이신 박 두욱님(011-537-2368)은
 나보담 젊어보이는데도 59세나 되신다고 한다..




만약에 119에 구조됐더라면 군부대 출입수속이 무척
까다로워 많은 시간이 지체됐을거라며면서 자기들을
만난건 행운이라고 한다.



실제 그 넓고 큰 군사기지를 빠져나오데는 4군데나
되는 각기 다른 부대의 게이트를 통과해야만 했다.
육군,공군부대,신병훈련소..등등 해운대 장산 정상부에
이토록 많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을줄이야!




천천히...상처부위에 충격을 주지 않으려고 아주 천천히, 장대하기만한 장산을
빠져나와 해운대 신시가지의 택시정류소에서 그들과
헤어졌다. 나를 덥썩 안아서 택시에 옮겨 앉힌
Hollis는 싱긋 웃음으로 바이바이한다.



범일동의 M정형외과 담당의사는 응급조치를
잘했다면서 천만다행이라고 한다. 만약에 부목을 대지
않았더라면? 혹은 상처부위를 주물렀다면 더욱 큰
상처로 확대됐을 것이다..



뒷동산이라 해서 가벼운
차림으로 산을 올랐다가 부상을 당한
것이 창피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일을 나만의 경험으로 덮어두기엔 진정 산을
사랑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니란걸 병원의 침대에
누워서 생각해본다.




산에 갈 땐 반드시 호루라기나 휴대폰을 지참해야
한다. 또한 미량의 음주도 삼가야 한다. 앗차! 하는
순간에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그리고 나홀로
산행도 피해야 할 것이다.



만약에 부상을 당해서 구조요청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현위치 파악부터 정확하게 해서 알려야
하고 될 수 있는한 헬기장까지 이동 해 가야 한다.




그리고 골절일 경우 반드시 부목으로 골절주위를
고정시켜서 더 큰 상처가 나질 않게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끄럽지만 나의경험이 여러분의 산행활동에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고, 오늘 나처럼의 작은 방심으로 인해서, 평생
좋아하는 산을 한동안 갈 수 없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겠다.



이글을 빌어서 나를 구조해주신 박 두욱님, 그리고
 Hollis병장과 Maakestad상병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감사합니다!!"



위로
 
다른사진,산행기보기







▣ 유종선 - 큰 고생하셨습니다. 부단없는 산행으로 단련이 되셨건만 그런 일이 발생하였군요. 혼자 외진 곳에서 당하셨다면 큰일날 뻔하셨습니다. 저도 종종 산속에서 부상당하면 어떡하나 생각할 때가 있는데, 문선생님 글을 읽으니 더욱 실감이 납니다. 조속히 완쾌되시길 기원합니다.
▣ 문창환 - 불의의 부상을 입으셨군요... 골절이 있었던 모양이군요. 몸조리 잘하시고 얼른 완쾌하시기 바랍니다.
▣ 강사원 - 큰일날번 하셨군요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군인들을 만나것은요 쾌유를 빌겟습니다(저를 기억 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삼악산 갔던 사람입니다)
▣ 서정길 - 좋은 분들을 만나 천만다행입니다. 나홀로 산행을 자주하는 편인데 사실 두려운 점도 많습니다. 항상 조심해야겠지요. 빨리 완쾌하시어 좋은 산행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
▣ 좋은만남 - 군인아저씨들 고마운 일 하셨군요. 바쁘다고 그냥 지나갔더라면?
▣ 권경선 - 선배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훌륭한 미군병사도 있군요.....
▣ san001 - 고생하셨네요. 빨리 완쾌하시길 기원합니다. 앞으로 당분간은 재미있는 산행기를 읽을 수 없어 섭섭하군요.
▣ 이정택 - 좋은 경험 하였읍니다. 빠른 괘유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