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진양기맥 한자락

산행일 : 2009년 2월 25일 화요일

누구랑 : 삼실 직원과 청솔을 따라서.

산행코스 : 춘천재~529봉~사별산~629봉~공터~669.2봉~683봉~636봉~숙지령~오름봉

                 망설봉~관동마을 고개~611봉~관술령~562봉~583봉~활공장~망실봉~개목재

 

 

-후기-

 

한정없이 그냥 거닐고 싶었다.

그래서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그런 내 뒷통수를 향해 마눌이 한방 갈긴다.

 

누구는 죙일 돈벌러 나가구

누구는 죙일 룰루랄라 놀러나 가구...

 

참말루~!!

내가 돈 벌어 오라구 시켰슴 나 총살감이다.

그저 한달쯤 다니다 그만 두려니 한 마눌이 질기게 버틴다.

 

막내까지 대학에 들어갔으니

마눌이 그놈 용돈이라두 벌어야 겠다 악착을 떨수록

난 무능한 가장이기에 그토록 가고싶은 차마고도 트래킹을 향한

나의 욕심을 결행하려는 입지는 더욱 더 좁아저 간다.

 

우이씨~!!!

갱제나 좋아야지....

뭔놈의 환율은 그 지랄루 잔뜩 오르고

나락으로 떨어진 나라 살림은 점점 더 처박히니 답답하다. 

 

세이브존 앞....

예약없이 그냥 나온 몸이나 걱정은 없다.

왜 ?

안내 산악회는 어정쩡한 요즘이 불황기라 좌석이 널널할게 뻔하기 때문이다.

오늘 세이브존 07:20 에 도착하는 산악회 버스가  둘 이다.

아무거나 먼저 오는차에 올라 타기로 마음을 정했다.

만약 신어산 가는 버스가 먼저오면 내려 간 김에 하루 더 묵고

금정산 종주나 해야겠다 맘을 먹고 있는데 스르르 도착한 청솔 산악회 버스가 문을 활짝열고

원추리님 미소 가득담은 얼굴 디밀며 산찾사를 부르며 쪼개고 있다.

 

그래

오늘은 우리 삼실 입사동기가

여기 갈꺼니 같이 가자 했으니 가 보자며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탄다.

순간 부산의 산우 창우형님 얼굴이 떠 오른다.

내가 부산에 왔다면 그 커다란 덩치가 반가움에 어쩔줄 몰라 했을건데...

 

대전역에서

입사동기 종우형님이 올라타며 나를 보곤 반색을 한다.

오고 가는길 길벗을 만나니 좋긴 좋은가 보다.

하긴

익숙하지 않은 안내 산악회에 아직 적응이 안될땐

아는 사람 하나가 많은 의지가 될 터이다.

 

도중 들린 휴게소...

함께 버스에 동승햇었나 ? 신셈님이 눈에 뛴다.

봄 방학인가 보다.

가슴앓이로 마음 아팟던 기억이 떠 올려진다.

인생이 모~ 있나 ?

그냥 왔다 가면 그만인게 인생인데....

 

"선생님 커피 한잔 하시죠...."

 

뒤 돌아본 신셈님의 쭉 째진 눈매가 순간 커지고

입은 귀에 걸릴 만큼 벌어지며 무척 반가워 하신다.

함께 발 맞춰 본게 언제인지 ?

나와 함께 하는 산행이 그리웠단다....

 

오늘이 진양기맥 마지막 구간이란다.

그런거 별 관심없다.

그냥 산에 들어 마냥 걷고 싶은 오늘 바램이 있다면 길게 걷고 싶을 뿐...

대략 도상거리가 18km 이니 그냥 저냥 하루 소일은 될것 같다.

 

오늘도 맨 후미에서 출발이다.

그러나 얼마 못가 선두에서 시그널을 깔아놓는

선두대장 이부장님 뒤에 선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선두그룹이 처음과 끝을 함께 했다.

기맥과 정맥길이 거의가 다  그렇 듯 등로는 미색과 별 상관이 없다.

얕으막한 야산과 가는길을 성가시게 하는 가시덤풀이 있을뿐....

 

이런길의 묘미는 독도다.

그리고 알바.....

그러나 이 구간은 선등자들이 참 많다.

무조건 시그널이 많이 달린쪽으로 진행하면 그게 정답이다.

 

가던 도중

유일하게 헷갈린 갈림길에선

함께 상의하고 결론지은 방향이 틀려 버려야

할 얘기거리가 좀 있을 건데란 나의 못된 소망이 사라진다.

 

똑똑한 동료들이 넘 많다.

선두대장님이 쫌 더 고집을 부렸다면 알바의 묘미를 느꼇을 것이데

다수의 의견에 쉽게 승복하신다.

 

에이~!!!!

 

오늘 산행은 몽땅 소나무 숲길이다

주위의 조망도 없다.

목에 걸고 다니던 디카를 베낭에 쑤셔 넣는다.

당췌 원~!!!

담을게 있어야지....

 

솔잎 푸신한 육산이 넘~ 좋다.

오르락 내리락 얕은 야산이 영락없는 어릴적 뛰놀던 내 고향 뒷산이다.

이젠 완연한 봄이다.

겉옷도 모자라 다 벗어 제킨 반팔 차림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가끔씩 나오는 덤풀에 난 생채기의 따가움에 내가 살아 있슴을 느낄 수 있어  그것도 좋다.

 

가는 도중

길 한가운데 자리한  무덤에서 점심을 먹고

내처 바삐 걸음을 옮겨 종아리가 뻐근할 쯤에 나타난 개활지...

활공장이다.

오늘 산행 하일라이트가 여기다.

거창읍내가 발 아래다.

거창 읍내를 넘어 가야산군 일대가 한눈에 다 들어온다.

가야산 별유산 의상봉 비계산 두무산 오도산 미녀산 숙성산 금귀봉 보해산등등.....

산우들 손가락이 저거 이거 확인작업이 한창이다.

 

이곳 개활지에서

거창의 산군들이 동쪽이다.

당연 아침 일출의 명소가 이만한 덴 없을거란 짐작이 든다.

언제 한번 다시 일출과 함께 거창산군들의 조망처로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활공장을 지나자

아주 작은 정상 표지석이 망실봉이라 적혀있다.

뭔 뜻을 품고 있는 글인지 ?

아마도 조망이 아름다워 모든 근심 시름 다 잊는다는 뜻은 아닐찌 ?

 

망실봉에서 오늘 도착지

개목치로 향한길이 잡목과 덤풀로 성가시다.

반팔차림의 난 계속 벌을 서며 내려선다.

그나마 덜 긁히려 두 팔을 번쩍 들고 내려야 했기에....

 

오랫만에

하루종일 육산의 솔밭길을 걸으며 땀을 흘렸다.

산행을 끝낸 뒤 쥔장 원추리님이 끓여낸 어묵국물이 환상이다.

오랜만에 막걸리 한잔을 마셨다.

알딸딸한 막걸리 후유증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대전 도착후

기맥완주한 님들의 쫑 파티가 있는 듯....

모든분들이 다 산찾사님 아시는 분들이니 함께 가자는

님들의 청을 고맙게 사양하고 집으로 향한다.

얼떨결에 한구간 밟은놈이 뭔 자격으로 거길 가냐~?

 

함께 하신 산우님께 감사드리며....산찾사.이용호

 

 

몇장 담아온 사진으로 그날의 흔적을 남깁니다.

디카에 담을 주위의 풍광이 빈약함에 인물사진이 대부분이라 죄송함니다.

 

 

 산행 들머리 춘천재임니다.

 

 

 

 

 

 

가린 숲이 살짝 보여준 조망처

 

 

 

사별산 삼각점이던가 ?

 

 

 

 

 

 

 

남정네들 보다 더 잘 걷는 무늬만 뇨자인 산꾼

   

 

 

선두 대장님의 고민..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 갈까.

 

헷갈리넹~!!!

 

그런디 대장님~

원레 망설봉은 망설이다 가야 된다카네유~

 

 

  

 

 

 

 

 

 

우리

워디루 갈까~?

 

 

 

 

나가 선상님여~

선상님 말 들음 댜~

암말 말 말구 쩌그루 가자구..

 

 

 

 

선상님 쩌그 말이쥬~?

 

 

 

 

 

 

 

활공장에서 바라본 거창시내와

그 넘어 거창의 산군들....

풍광 쥑입니다.

 

 

 

 

 

 

 

 

 

  뜻밖의 환상적인 조망에

  모두들 발이 묶였습니다.

 

  모든님들이 외친 한마디는

 

  나~ 가기

  증말루

  시러 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