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 31. 화. / 2명


 

일원역-팔당대교-옥천휴게소-용천리-

사나사(11;55)-안부(1:25)-백운봉(2:10)-두리봉 방향-휴양림-대일학원 앞 주차장(4:20)


 

강의실 갔다가 허탕.

시간이 될성 싶어 날씨는 별로 좋진 않지만

염두에 두고 있던 백운봉 행을 갑자기 결정.


 

연수골에서는 여러 번 올라가 도로 내려 오는 길은 여러 차례 가 봤지만

사나사 쪽은 언제 한번 오르다가 마시는 걸로 떼우고 중도 하산한 경험밖에 없다.

얼마 전 최회장이 2월 동기 산우회 모임을 백운봉으로 정했다고

사나사에서 오르는 길은 전동문이 아는데,

백운봉에서 하산길을 안내해 달라는 얘기를 듣고 그러마 했는데

오르는 길도 한 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라.

 

지난 밤에 비.

차창에 빗방울이 조금. 겨울이라 날씨가 약간은 염려 된다.

팔당대교 지나면서 멀리 산정을 보니 정상 부근은 백색.

아차, 배낭을 뒤지니 아이젠은 하나뿐.


 

사나사에 도착하니 차가 많다,

눈길.

사나사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다가 계곡을 건너 가다가 백운봉 이정표를 따라 오르다.

눈 아래엔 얼음판.

유여사가 시원하게 미끌어진다.

진작 달려와 위로하지 않는다고 서운하단다.

올라 가면서 나도 몇 번을 미끌어졌다.

아이젠을 한짝씩 착용.


 

겨울 답지 않게 사나사계곡은 물이 많다.


 

언제나 겨울 북사면 눈길 산행은 위험하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서 내려다 보면 내려올 길이 걱정이 된다.


 

안부도착.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장군봉, 용문산, 우측으로는 820m를 두고 백운봉.

능선은 춥다.

벗었던 겉옷을 도로 꺼내 입었다.

조금 오니 형제 우물로 가는 좌측길엔 짐승의 발자국만 보인다.


 

1km도 안되는 이 길을 손발을 다 써 가며 40여분 걸려 정상에 도착하다.

눈밑에 얼음이 몹시 미끄럽다.

시계는 아주 잠시만 맑다가 계속 흐려 전망을 볼 수 없다.


 

정상에 두 여자 분이 식사 중.

보기가 참 좋다.


 

정상이 추워 내려오다 뜨거운 물과 떡 하나로 요기하고.


 

형제우물에서 올라오는 옛날 샛길은 보이지 않아

두리봉으로 하산하는 길로 내려가다 형제우물로 꺾는 지점에서 갈등.

아내가 혹 김이사장이 학원에 있으면 차편의 도움을 받자고 하여 전화하니,

오호라 속도 모르고 집 근처에 있다고 소주 한 잔 하자며 바로 오라한다.

소주는 내일 다시 연락하기로 하고.


 

안전에 대한 염려가 자꾸 코스 선택을 어렵게 한다.  

마침 내려오는 두 분이 차를 대일학원 앞에 두었다는 얘기를 듣고 양평쪽으로 하산키로.

산 위에서 위험을 무릅쓰느니 산 아래를 더 걷기로 작정하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내려오다가 세수골로 빠지는 우측 길을 버리고

더 진행해 진달래 능선길로 가다가 계곡길로 하산하는 길도 버리고 두리봉 방향.

그녀들도 올라오던 길을 착각하여 한동안 내려 가던 길을 되짚어 올라와 주차장 표지가 있는 길로 다시 꺾었다.

중간에 잠시 귤과 커피를 나눠 먹고 마시고.

  

유명산, 소구니산, 봉미산, 중원산, 추읍산, 양자산, 청계산, 앵자봉, 뾰루봉, 고동산, 화야산, 운길산 등

근처 산 이름을 줄줄이 대는 걸로 보아 만만치 않은 산꾼인 것 같다.


 

대일학원 앞에 도착하니 4시가 지났다.

차 있는 곳으로 도로 내려 갔으면 위험도 하지만 시간도 아마 더 걸렸을 듯.

다행이다 싶다.


 

차로 사나사까지 데려다 준다.

시간이 바쁜 듯하여 중간에 내려 달라고 하니 차도 안 다니는데 어찌 그러느냐고 한다.

고맙다.

우연히 만나 잠시 동행한 산사람의 정이 도탑게 느껴진다.

이름도 차마 물어보지 못한 명일동 사신다는 그분께 축복 있으라.

  

예정하였던 온천은 작파하고

양수리로 와 장원에 들려 삼겹살에 소주로 빈속을 넉넉히 채우다.


 

얼김에 나선 산행이 긴장감 넘치는 눈길 산행이 되고

예상하지 않던 코스에다 좋은 사람 만나 아주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