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제8차<전망바위(괘일산 제1봉)-선돌(입석리)>


 

제2007051026호     2007-07-29(일)


 

자리한 곳 : 전북 순창 전남 담양, 곡성

지나온 길 : 전망바위(괘일산 제1봉)-괘일산-무이산-과치재-고속도로(25번)-연산-방아재-만덕산-호남정맥중앙이정표-임도-수암산-선돌마을(입석리)

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 약14.0km(04 :30 ~14 :45) 10시간 15분, 실제거리: 약19km 만보기= 29,928보

날     씨 : 흐리고 구름 많음(물안개 자욱 시계 나쁨)

함께한 이 : 단독


 

극성스런 모기의 습격으로 잠에서 깨어나 자세를 고치고 시간을 보니 자정을 지나고 있었고 하늘에 떠있던 보름달은 구름 속으로 완전히 숨어버려 사방으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짙은 안개구름뿐 이였다.

빈틈을 찾아 습격해오는 모기떼의 공격으로 1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일어나 자리를 고쳐보지만 등산복위로 덤벼들어 물어대니 속수무책이다.

3시가 넘어서며 도저히 더 버틸 수가 없어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복장을 갖추고 풀어헤쳐진 배낭을 꾸려 구름이 바람에 날려다니는 모양이 선명한 바위봉우리에 올라서니 산들바람이 불어와 청량감이 느껴져 바위봉우리에 앉아 배낭에 의지하고 졸았지만 여기서는 모기의 습격이 없었는데 바람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하며 서서히 날이 밝아오자 바위능선 윤곽이 짙은 안개속에 흐릿하게 느껴지는 바위봉우리 2개를 넘어서 가파른 바위능선대신 우회로를 따라 가파른 오름을 올라서 괘일산에 올랐다.(05:09)





◀ 괘일산 암릉을 휘감는 구름은 보기드문 장관이였다 ▶
 

“곡성 괘일산” 정상목뒤로 붙어있는 표시기가 바위능선으로 오라고 유혹하여 조심스럽게 오르내려서 전망이 좋은 바위봉우리에 이르렀는데 상당히 눈에 익은 풍경이여서 자세히 살펴보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어제비박하고 새벽에 산행을 시작했던 자리에 돌아와 있는게 아닌가?(05:26)

◀ 하루밤을 유했던 자연의자 바위 ▶

 

◀ 다시찾아간 괘일산 정상 바위틈에 서있는 멋진노송 ▶
 

왔던 길을 뒤돌아서 능선 길을 피하여 우회로를 이용해 다시 괘일산에 올랐으나 아직도 짙은 구름으로 조망은 불가했으나 일출시간이 지났으니 산행에는 불편함이 없었다.(05:39)

안부 갈림길을 지나 부드러운 오름을 따라가니 무아산 삼각점에 닿았고 이어지는 유순한 내리막에서 과일과 비상식량으로 아침식사를 때우고 소나무 숲을 내려서는데 구름 속에 떠있는 태양이 마치 어제저녁에 본 달처럼 허연 얼굴이라 느낌이 야릇했다.(06:49)



◀ 한국의 정치처럼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날씨에 달처럼 느껴지는 태양 ▶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7시뉴스는 아프간 탈레반 인질사태와 “정치권의 이전투구“ 싸움이야기가 뿐으로 답답하고 짜증스러운 보도가 전부였고 신나는 소식은 한마디도 없었다.

일기예보는 중부(서울)지방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예상되니 대비하기 바라고, 호남지방도 오후에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를 들으며 진행이 더딘 이유가 무더위와 무성한 잡초와 가시넝쿨을 헤쳐 나가느라 기력이 소진되어 금일 산행목표지점을 어디까지로 정해야 무난할지를 고민하는 사이에 담양과 곡성을 이어주는 13번국도과치재에 내려섰다.(07:56)

◀ 과치재 국도에는 차량이 없이 한산하기만하다 ▶
 

신촌주유소에 들어가니 안주인으로 생각되는 중년여인이 자리하고 있어서 식사할 곳을 물었더니 지금시간에는 어렵다는 대답과 식수보충을 원했지만 식수통의 물이 조금밖에 없다며 마시고만 가라해서 시원한 물로 목을 적시고 수통의 저장중인 물로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식수보충이 가능한 지점까지 갈수 있다는 생각에서 군말 없이 가야할 길을 재촉한다. 주유소 뒤로 버려진 도로(옛날2차선 시절에 호남선 고속도로)우측으로 방향을 잡고 비포장 길을 따라가다 호남고속도로에 올라서 중앙분리대가 끊어졌다 이어지는 공간이 눈에 들어와 그곳으로 건너기로하고 차량통행이 뜸하기를 기다려 기회가 오기에 민첩한 동작으로 고속도로를 횡단하는데 저쪽에서 고속도로순찰차가 달려오며 확성기를 통하여 무단횡단을 나무란다.

중앙분리대를 넘어서 반대편 차로의 차량통행이 뜸하기를 기다려 무사히 횡단하여 절개지를 거슬러 철계단을 이용해 마루금에 올라서 위험을 무릅쓰고 횡단하여 건너온 고속도로를 미안한 마음으로 내려다본다.(08:23)





◀ 연산에서 조망해 본 호남고속도로는 위험이 느껴지기는 커녕 평화롭기만 하다 ▶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20여분을 올라서 전망이 트인 곳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내려다보니 짙은 구름으로 아득하고 소나무 숲에 올라서 연산정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09:26)

방아재를 내려서 벌목지대를 오를 때에는 구름사이로 쏟아지는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어 그늘 없는 벌목지대 산길이 힘겨웠지만 나무그늘에 이르니 시원함의 강도를 훨씬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 벌목지에서 나뭇그늘의 소중함을 알았다 ▶
 

아담한 봉우리를 넘어서니 임도에 이르렀고 어긋나게 연결되는 마루금을 찾아 가파르게 이어지는 된비알로 전신이 땀으로 흠뿍 젖었지만 졸음이 밀려와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어서 비교적 나무그늘이 양호한 나무에서 배낭을 배게 삼아 잠깐 눈을 붙이려고 했었는데 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정신을 수습하여 후텁지근한 날씨와 싸우며 안부에 올라서니 정상할머니바위갈림길 안내판이 서있다 헬기장으로 추정되는 넓은 공간은 잡풀이 우거져 늪지대로 착각하며 만덕산정상 안내판에 이른다.(12:31)

 

 







◀ 명산에 명당자리가 있어서 일까? 아무튼 높은곳에 호화 묘지가 많이 자리하고 있다 ▶
 

구름이 짙어 조망이 불만 이였지만 어쩌겠는가?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라 내려서는데 능선안부에 넓게 조성하여 잘 관리하고 있는 묘지에서 우측내리막으로 내려서니 암릉지대로 마루금은 조망이 훌륭했고 아름다운 기암들과 신선바위를 지나며 짙은 구름으로 장관의 조망을 눈으로 확인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 조망이 압권일 것으로 생각되는 신선바위 ▶
 

남은 과일로 대강 요기를 했지만 밥으로 끼니를 해결한지가 오래되어 그런지 자꾸만 얼큰한 매운탕 생각이 간절하다

임도를 건너서 마루금을 이어가다 이번산행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으며 그것도 진정한 산 꾼이라고 말해도 오답이 아닐 단독산행자로 빠진 구간을 땜방중이라는 산객은 유난히 땀이 많은지 물에서 건져낸 사람처럼 땀으로 젖어있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무더위에 무리하지 말자는 덕담으로 작별을 고하고 임도를 넘어서 벌목지대의 경계능선을 따라 10여분을 진행하니 많은 시그널이 만국기처럼 잔치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호남정맥중간지점(231km)임을 알리는 지점의 안내판에 도착했다.(13:49)

                   

◀ 시작이 반이라고 벌써 중간지점에 닿았다 ▶
 

밤새워 술을 마시고, 비박지에서는 모기의 극성으로 절대적으로 잠이 부족했고 설사가 심한데다 습도 높은 심한 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서 항문주위가 헐어서 쓰라리고 진물이 흘러내리며 통증과 불쾌감이 높아져 어려운 산행을 이어가며 임도를 넘어 가파른 오름을 올라서 수양산 정상앞 봉우리에서 정맥은 급하게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14:22)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는 묘지를 넘어서 입석리에 내려서니 물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가족단위 인파가 붐빈다.(14:45)

여기서 산행을 접으려고 마음먹었다.

당산나무 그늘아래에 주차한 자동차에서 부부가 산행복장으로 땀을 흘리고 서있어서 앞에 있는 산악자전거 동호인으로 착각하고 수고했다고 인사를 건네니 뜻밖에도 같이 가자고 반겨준다.


 

◀ 아직 한낮시간이지만 누적된 피로때문에 여기서 산행을 접는다  ▶
 

나중에 알았지만 아침에 이곳에다 주차하고 정맥구간을 끝내고 택시를 이용해 차량을 회수하러 왔다며 대중교통이용 가능한곳까지 태워다 주겠다는 친절을 베풀어준 순천에 살고 있다는 고마운 산객부부의 호의로 편안하게 창평면(담양군)까지 편승한 후 고마운 작별을 고하고 식사할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장터에 자리한 국밥집에 들려서 국밥 한 그릇을 깔끔하게 비우고 버스정류장에서 광주행 버스를 한참을 기다려 탑승하자 졸음이 몰려와 참지 못하고 졸다가 눈을 떠보니 광주역을 지나쳐 임동4거리 버스정류장에 서있었고 버스는 텅 비어 있었고 승객은 나뿐이다 .

버스에서 내렸으나 넓은 도로에는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이 이상하리만큼 한산하다 택시를 타고 광주역으로 향하면서 복잡했던 대로가 이토록 한산하냐고 물으니 휴가를 떠나서 도시가 비었다는 택시기사 말이 실감났다.(16:30)

광주역에서 용산행 17시50분 새마을열차표를 매표하고 화장실에서 찌든 땀을 대강 닦아내고 옷을 갈아입으니 정신도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하여 말썽을 부렸던 스틱을 비눗물로 깨끗하게 목욕시켰더니 작동을 거부하던 스틱이 얌전하게 작동해서 완전히 분해하여 이물질을 씻어내고 신문지로 포장하여 배낭에 부착하고 매점에서 식수 한통을 구입하여 갈증을 한방에 날려 보내고 개표시간을 기다려 열차에 오르니 자리가 편안하고 아늑하니 최고의 잠자리였다.

늘어지게 한숨을 즐기는 사이에 달려온 기차는 어느새 영등포역을 지나 용산역을 향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온몸이 참기어렵도록 가려워 마구 긁어대니 따갑고 쓰라려 고통스러웠다.

처음에는 풀독으로 잘못알고 있었는데 심한가려움증이 나중에 알고 보니 땀띠였고 긁다보니 진물이 전신으로 번져 일주일을 고생했으며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가렵고 온몸이 상처투성이다.

전철을 갈아타고 귀가하여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순간 산행과 무더위 그리고 배고픔의 고통이 오래전의 일들이고 추억으로 아련하게 남는다. -끝-.


 

이틀간소요경비 :73,700원 <우등고속버스(서울-광주) 22,400원, 버스(광주-금과 방축리) 2,800원, 식수와계란2,000원 아침식사(순댓국)와 점심(공깃밥) 5,000원, 점심(국밥) 4,000원, 버스비(창평-광주) 1,400원 택시(임동4거리-광주역) 2,000원, 식수 1,000원, 기차새마을(광주-용산) 33,100원>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07-08-07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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