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6.25. 금 / 2명

1.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에
어제 저녁 구룡산 아래까지 가서 상추를 미리 사다 둔 아내가
오늘 날씨가 좋다고 화야산이라도 가잔다.
저녁 7시 모임에 맞추자면 지난 주에 간 화야산이 좋겠다 싶어 출발.
지난 주 보다 한 시간 늦게 출발,
팔당대교를 지나 양수리에서 잠시 세워 철물점에서 아내가 한두 가지 사고
사기막골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 50분.
매표소 2000원.

2.
주차장 안내판을 보면서
화야산을 다른 코스로 오르자고 하다가
아예 고동산을 오르기로 하다.
전에도 화야산을 갔다가 내려 오면서 정상이라고 갔었는데 시비가 있었고
확실한 표지석은 못 만났었다.

안내판 거리는 3.3km. 2시간 30분 소요.
주차장에서 1km정도 계곡을 따라 올라 가면
첫 번째 삼거리, 고동산 방향 표지가 있는 데서 우측으로 물을 건넜다.

내려 올 때 보니까 여기서부터 조심해야 한다.
(화야산을 가지 않고 고동산만 가려면 물 건너 조금 가다가
유심히 보면 오른쪽으로 리본이 두어 개 달려 있는 길로 오르면
바로 고동산 안부, 정상 1km 직전 지점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화야산-고동산 사이의 안부까지는 안내 표지가 없다.
이 길로 올라 화야산 방향으로 가는 등산객이 많아선지
무심코 좋은 길을 따라 오르니 최초의 안부가 나오고
그 안부에서 좌측으로 가파르게 오르면
-우측으로 고동산 정상인가 하고 가보니 계곡으로 가는 내리막 길이다-
화야산-고동산 사이의 안부를 만난다.

(여기서 화야산이 1,9km 정도 고동산은 1.6km 정도라고
좌측으로 조금 가면 안내판이 서 있다.)

이 안부에서 우측으로 가면 고동산 1km, 사기막골로 내려 가는 표지판이
서 있는 삼거리다.
조금 더 가면 헬기장, 그리고 고동산 정상.
정상에서는 저 아래 물길이 보인다.

몇 번 만에 정상석을 발견했다. 600m.
1시 10분.
양평군과 가평군에서 각각 세워 놓았다.
증명사진을 찍고.

3.
올라 오면서 오디를 조금 따 먹었고
약을 먹을려고 감자 두 개, 토마토 1개를 먹었다.
요즈음은 산행 중 물도 덜 먹고 정상주도 생략.
소식에 만족하는 방향으로 생활한다.
많이 달라졌다.

최초 삼거리에서 하산,
소나무들이 좋다.
주차장 1km 앞 둔 지점에서 족탕,
정말 차다.
옛 사람들이 즐긴 탁족(濯足)의 우아한 모습이 아니라
아주 적게 입고 서서 차가움을 이겨내는 모습이다.
그리곤 온몸을 수건으로 적셔 닦고,
정말 시원하다.

오다 서종에서 메밀 냉면과 뜨거운 메밀칼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땀을 많이 흘린 뒤의 뜨거운 국물이 외려 시원하다.

4.
나로서는 접근의 용이함, 물, 숲 등이 마음에 든다.
-초행자에겐 특별할 게 별로 없지만.
이런 산이 주변에 있다는 것이 고맙다.


▣ 김정길 - 오래 전부터 익히 알고 있는 이승립님의 고견 중에 족탕과 탁족(濯足)의 다른 점에 대하여 이해가 부족합니다, 다시 설명을 부탁하구요, 서종의 메밀 냉면과 뜨거운 메밀칼국수 생각이 간절합니다. 고동산 정상에서 삼거리로 빽을 하지 않고 정상에서 서북능선을 경유하여 사기막 마을로 내려가는 희미한 등산로가 있다던데 저도 날이 어두웠던 관계로 감히 도전하지 못하고 빽을 해서 내려온지라 그 등산로가 못내 궁금합니다. 아시는지요.
▣ 이승립 - 1. '탁족'은 '발을 씻는다'는 뜻(洗足)으로 .'탁영(濯纓)'과 더불어 세속을 벗어난다는 의미가 함축된 탈속적 의미가 강한데 '족탕'은 통상적인 의미로 발을 상당시간 동안 물에 담근다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2. 정상에서 되돌아 나오지 않고 진행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저도 궁금했지만 사기막골 주차장으로 닿기 보다는 서종방향으로 있는 어느 마을로 내려올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입구를 알게 되면 고동산-화야산-뾰루봉의 종주가 완전할 것 같습니다. 4. 산에 대한 높은 경지를 늘 존경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