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분봉& 악희봉

2008년 5월 15일 목요일(청목산악회)
날씨 : 맑음 시계도 양호한 편(시원하고)

 


 

♣ 충북 괴산군에는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희양산, 군자산, 대야산, 도명산, 백악산, 칠보산, 보개산, 막장봉, 신선봉, 악희봉 등 즐비하다. 마분이란 말의 똥이라는 뜻이다. 말똥처럼 생긴 바위가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그런 모양의 바위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이 마을은 풍수지리면에서 볼 때 여궁혈이라 한다. 이 센 여풍을 누르기 위해서 마을 들머리에는 작은 남근석을 세워놓았다. 그뿐 아니라 매년 음력 정월 초이틀을 정재일로 하여 마을에서 소지재를 올리고, 마을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음복(제사음식을 먹고 마시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연풍 사람들은 이 마분봉 (馬糞峰 776m)을 '말똥바우'라 부른다 한다. 이 말똥바우쪽에 비구름이 보이면 바쁘게 비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풍지역의 비는 늘 이곳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마분봉 봉우리의 유난히 뾰족한 봉우리가 말똥을 연상케도 하지만 실제로 정상 가까이 가보면 화강암 덩어리들이 말똥처럼 보인다.

마분봉 산행은 연풍의 종산,입석,은티마을에서 각각 시작할 수 있다. 어느쪽에서 시작하더라고 쉽게 갈 수 있지만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 은티마을에서 출발하면 비경을 감상하면서 은티마을로 되돌아 올 수 있다. 우선 은티마을은 희양산,구왕봉,시루봉의 산행기점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 은티마을의 유래비 앞을 지나 노송과 전나무가 있는 구판장 앞에 차를 주차하고 마을 가운데로 나있는 골목길을 따라 회관 노인정을 지나 마지막 농가 김남태씨집 앞으로 난 수렛길을 따라 큰 규모의 축사 두 곳을 지나 20분 정도면 북쪽 입석골에서 내려오는 계곡 갈림길에 다다르며, 여기서 길은 90도 북쪽으로 향하여 밭둑길을 따라 이어진다. 5분쯤 지나면 밭이 끝나고 산길로 접어 들면 편한 길이 참나무와 소나무가 잘 어울어져 있다.

산길로 접어든지 20분정도면 오른쪽으로 큰 시루떡 같이 생긴 바위가 보이며 이런 바위가 연이어 두 곳 더 놓여 있다. 마지막 떡바위를 지나면서 길은 가파라지기 시작하고 15분 정도면 입석골안부에 닿는다. 이곳은 입석에서 악휘봉으로 오를 경우에도 거치는 안부로 사거리를 이룬다. 여기서 북쪽(오른쪽) 작은봉을 넘어 15분정도 오르며 774봉의 삼거리에 서며 여기서 북쪽으로 갈 경우 굴참나무 숲의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60분 정도면 종산마을에 닿을 수 있다. 그러나 마분봉으로 가기 위해서는 동쪽의 고사목 봉우리를 지나 일단 내려섰다가 곧추 세운 듯한 정상을 향하여 10여분간 세미클라이밍을 해야한다. 정상주변에는 죽은 소나무 열댓 그루가 시야를 가리고 있으나 말똥처럼 생긴 바위에 올라서면 서,남쪽 산의 모습이 산꾼들의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특히 남쪽의 희양산을 중심으로 구왕봉, 시루봉이 고즈넉하다.

♣ 악휘봉 (845m)
악휘봉은 괴산군 연풍면과 칠성면 경계에 위치한 해발 845m의 산으로 백두대간의 본 줄기에서 한발짝 벗어난 절경의 산으로 제1봉부터 제5봉까지 5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서 있으며, 제4봉이 주봉(主峰)이다. 전체적으로 갖가지 모양의 바위와 노송군락이 많아 경관이 뛰어나며 각 봉우리의 아름다움도 빼어나다. 특히 정상 부근은 기암괴석과 노송, 고사목이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다. 제3봉과 제4봉 사이의 벼랑 위에는 4m 높이의 입석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잠시 숨을 돌리고 오른쪽 바위를 휘돌아 오르면 몇 군데 훤히 트인 전망 좋은 장소가 있는데, 뒤돌아 보면 첩첩이 쌓인 산들과 가까이 무분봉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바위틈새를 맨몸으로도 간신히 빠지는 세미클라이밍 코스를 오르고 안부에서 30분정도면 동쪽 희양산, 구왕봉을 거쳐온 소백산맥이 맞닿고 100미터정도 더 가면 다시 소백산맥은 서쪽으로 악휘봉, 덕가산, 칠보산등 기기 묘묘한 바위산을 빚어내고 그 구비를 90도 돌려 장성봉을 향해 줄달음 친다. 장성봉 갈림길에서 10분쯤 서쪽으로 가면 악휘봉의 최고 걸작품 선바위 앞에 닿는다. 벼랑위에 4미터 정도의 높이로선 입석(立石)은 밑부분이 파석형태여서 보는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연출하고 있으며 여기서 정상은 2-3분 거리에 있다.

정상에는 악휘봉 표지석이 자그마하게 서 있으며 이곳에서의 조망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북에서 동으로 멀게는 월악영봉에서부터 신선봉, 조령산, 주흘산 구비구비 아흔아홉 고개 이화령이 넘실거리고 동쪽으로 구왕봉, 희양산, 이만봉 서쪽으로 덕가산, 칠보산, 군자산의 위용이 눈앞에 거대한 파도처럼 일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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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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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희봉 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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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티마을-우주선 바위-마분봉-은티재-선바위-악휘(희)봉-바위슬랩-822봉-은티골-입석마을(4시간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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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은티마을 가는 길

은티마을 유래비를 지나서 차를 버려도 되는데  몸통 큰 버스 돌릴 곳 없을까봐 지레 겁먹은 기사님 15분쯤 미리 강제 퇴장 시키는 바람에
아스팔트를 따라간다 청정 지역답게 논에 가두어진 물이 투명하다 접시 물에 전봇대도 빠지고 산릉도 머리 적신다 길가에 늘어선 미나리
아제비들 마중에 인사하고 몇발짝 옮기니 우공들의 축사다 우리안에 있는 우리 소들의 눈망울이 징하게 맑고 깨끗하다. 얼굴이나 몸통은
갓 목욕탕에서 튀쳐 나온 사람처럼 말갛다 안녕! 손을 흔들어주니 묵묵부답 그런데 표정이 갸우뚱하면서 '광우병이 머시여??하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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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티마을 유래비를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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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참새들의 방앗간 주막집도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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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구왕봉, 희양산, 시루봉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마분봉으로 가는 길




11:19
한 시간 쯤 올라서니 주흘산도 눈에 들어온다
연풍터널인지 두 개의 머리를 디밀어 산 아랫도리를 파 먹었다




주흘산, 신선봉,  마역봉, 깃대봉, 신선암봉, 조령산 줄지어 늘어서고
허옇게 드러누운 중부내륙고속국도도 보인다




11:19
마법의성이 이어진다
성벽의 초입부터 올라서니 저만큼 앞서가는 마분봉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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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양산(좌)과 구왕봉(우)의 뒷모습도 들어온다
다음 주에 예약된 산꾸러미이다
혹 저번처럼 스님들이 야구뱉을 들고 지름티재에 나와있진 않을지??
자료에 의하면 요즘은 정상 부근에 스님 대신 전경들이 지키고 있으며 산행자들의 고함지르는 것 단속한단다 
봉암사 스님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방책으로 옳은 선택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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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성과 오른쪽 살짝 마분봉
유희의 시간은 제법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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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성 날등을 타다가 뒤돌아본다
물이 오른 숲들이 성을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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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분봉 오름길에
길은 온순하지 않다 야생마의 등짝에 올라탄 기분이다
고개를 있는대로 치켜세우다가 기분에 따라 코를 냅다 박기도한다
시간을 성의껏 내어주어야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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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바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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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기암과 공생을 자처하는 소나무들의 몸짓이 아름답다
괴산에 있는 산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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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분봉(말똥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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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사다리를 타고 오른다
많은 산님들이 어루만진 탓에 붙잡는 자리마다 빤질거린다
미끄러운 장갑은 사양 차라리 장갑을 벗는 게 낫다
내 눈앞에서 벌어진 찰나의 사고 앞서 오르던 여산님 좍 미끄러지는 순간
남 산님 둘이 합세하여 절벽 쪽으로의 추락을 막았다 휴우~
다행히 다친 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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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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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말똥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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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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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구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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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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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바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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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양산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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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길 병풍처럼 둘러선 곳 아래는 놀이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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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성이 끝나는 지점에 코를 박는 내림이 기다리고 구왕봉이 바싹 다가온다




희양산 능선은 백두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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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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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주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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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마분봉 고스락
은티마을에서 거의 두 시간이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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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0
희양산 구왕봉이 좀 더 가깝게 다가오고
안부에 내려서면 악희봉까지 100분 소요된다는 이정목이 나타나는데




마분봉 능선(가운데 마법의성, 왼쪽 마분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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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악희봉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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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겨서보고




13:18
선바위




마분봉 능선과 뒤로 문경의 산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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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위




선바위
마분봉에서 악희봉까지의 소요시간은 어떻게 계산한 것인지 전혀 맞지 않으니 참조하지 마시길
이정목에 있는 소요시간은 생초보에게 겁주는 수준으로 보시면 되겠다




고만고만한 높이의 산들의 겹겹




악희봉




13:24
악희(휘)봉 고스락




어느쪽이지??




바위슬랩(822봉) 가는 길




822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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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봉
왼쪽이 슬랩 오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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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롭지 않고




슬랩에서 당겨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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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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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소나무의 삶은 우여곡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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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슬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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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 뒤로 칠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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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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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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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과 덕가산 능선
덕가산은 육산이다 수림이 울울창창해 조망은 거의 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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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티골과 날머리 입석마을
괴산-연풍간 4차선 도로공사로 조용하던 마을이 어지럽다
높은 다리를 세우고 이어지는 도로 때문에 빈집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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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아름다운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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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깨덩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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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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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꽃마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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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마을에서 사과밭 뒤로 악희봉 우쭐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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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송이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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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송과 입석마을 유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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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마을자랑비
관송은 현 수령 196년
벼슬아치의 관모를 닮았다하여 관송이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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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둑에 미나리아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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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에 앉은 쥐오줌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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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오줌풀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왜 하필 쥐오줌일까? 냄새?
이 풀의 뿌리에서 나는 냄새가 쥐오줌 냄새같다는 것이다




        내 작은 몸뚱아리 안 곳간에 쌓여있던 체력이 이제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다
        불치의 병 산을 향한 편집증조차도 무기력해지는 날
        몸과 마음이 함께 무너질것인가??

        그래
        아직은 산이다
        흐느적거리는 몸을 다둑이며 늘어진 숨을 살살 달랜다

        한 바탕 흘린 육수가 심신을 맑혔는지?
        호흡이 되돌아오고 무거운 다리도 한결 가벼워진다

        몸의 성능에 따라 속도를 맞추니 마법의성이 느껴지고 찾아내려 애쓰지 않아도 1인용 우주선이 눈앞에 있다
        우주선을 타고 마법의성을 다시 한 번 날아볼까?

        저만치 앞서가는 뾰족한 악휘봉에 자석 끌리듯 따라간다
        높은 곳에 서면 사방이 툭 트이며 갈맷빛 산그리메가 꿈틀거리고
        산 아래를 파고든 계곡에는 봄물로 진득하다

        연두빛이 어느새 농염하게 익으며 녹음으로 달려가고
        산세가 기를 꺾으면 나는 거꾸로 내동댕이 치기 거부하며 더듬거리고
        산세가 기세등등 목에 힘주면 호흡 가난한 자 슬슬 기면 되더라

        선 바위 우뚝서서 마분봉이 뱉아 둔 말똥바위골의 돌멩이들을 갯수를 섭렵하고있다
        한참을 서성이다 암릉에 거미되어 붙으니 머리 위에서 아자아자 팟팅!!을 외치는 청목님들
        아직은 쑥스러운 얼굴들이지만 고마운 님들이다

        악희봉 고스락에 몸 세우고 빙 둘러보니 360도 빠진 곳 없이 산들로 둘러쌓였다
        치악에서 느끼던 그 희열이 목울대를 찌르고 산들의 들러리 그 그릇 가운데서 감사함이 넘친다
        산! 거룩한 성들이여!! 영원하라

        악희봉, 악휘봉이라하는 이름을 뒤에 두고 바위슬랩의 유혹에 넘어간다
        2004년 그 때도 그랬지만 이 산의 별미라 여겨진다
        한참을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유희에 빠졌다가 은티골로 내려 입석마을로 간다
        내림길에 벌깨덩굴 지천으로 나뒹굴고
        단풍취 떼거리로 까불어댄다

        자세히 보아도 먹을만큼 친근한 나물은 없다
        가뭄에 속타는 계곡이라 물이 빈곤하다

        제법 깊은 골을 벗어나니 괴산에서 연풍으로 이어지는 도로공사로 바쁘다
        덕가산 넉넉하던 그 품도 어지럽게 생겼구나
        우리의 발이 가까워지면 산들은 피곤하겠구나
        청정한 이 산내음 영원하여야 할 터인데...
        시원한 길이 여기저기 뚫리므로 어디가 청정지역으로 남을까 쓸데없는 기우에 빠지며
        저어기 우쭐대는 악희봉 능선의 춤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