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욕지도 (일출봉)~망대봉~(대기봉)~천황산, 아쉬움을 접고

 

Mt. 1201 / 섬(島)산 054. 056 망대봉(×206m) * 天皇山(△392.4m) - 경남 통영시

 

산행일자 : 2012년 1월 8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은 후 흐림

동 행 인 : 28산우회 동참 산우님들

 

산행(도상)거리 : 약 8.4km

              불무개 <1.2> 망대봉 <2.7> 혼곡 마을 위 2차선 도로 <1.1> ×350봉 <0.6> 천황산 <1.1> 약과봉 갈림 삼거리 <1.7> 동해해운여객선터미널

 

산행시간 : 3시간 45분 (식사 휴식 33분포함)

         불무개 · 등산안내도 <0:23> ×201봉 · 일출봉 표지와 이정표 <0:16> 망대봉(×206m) · 조망 정자 · 정상표지 및 이정표 <0:18> ▲154.5봉 <0:07> 잿고닥 위 도로변 공터 · 점심식사 <0:35> 혼곡 마을 위 2차선 도로 · 등산안내도 <0:42> ×350봉 · 대기봉 표지 · 벤치와 연화도 방향 조망도 <0:12> 천황산(△392.4m) · 이세선 통제사 친행 암각문(岩刻文) <0:11> 태고암(太古菴) · 석간수(石間水) 샘 <0:06> 약과봉 갈림 삼거리 · 등산안내도 · 콘크리트길로 이동함 <0:22> 동해해운여객선터미널

 

 

 천황산으로 가면서 뒤돌아 본 모습

 

 

멀리 욕지도가 보인다.

 

 

오늘 산행 구간도

 

요즈음 순천, 여수 정보지들의 산행 게시판은 온통 한라산 눈꽃산행으로 도배되었다.

그런 가운데 모 정보지에 ‘코발트블루 청정해역에서 남국의 정취를 - 통영 욕지도(393m)’라 소개한 28산우회의 산행 소식을 접하고 보니 만사를 제켜두고 -특별히 하는 일도 없지만-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이제는 나이와 약해진 체력으로 인하여 다른 산악회의 산행에 동참하기가 부담스럽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총무에게 전화를 했더니 안 받는다.

 

 

벼랑으로 이뤄진 해안선

 

 

삼례도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전화가 걸려 왔다.

“총무? 욕지도 산행에 참여하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아, 예. 다른 분에게 전화해두겠으니 꼭 참석하세요.”

젊고 부지런한 총무도 직장동료들과 함께 한라산을 찾아 제주도에 있다고 했다.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심설산행을 하는 젊음이 부럽다.

 

 

바로 앞의 망대봉 줄기와 뒤의 천황산

 

 

포곡 형으로 들어앉은 포구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산행의 애로점은 배 시간이다.

그런 연유로 출발시간이 이른 아침이어서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일어난다.

어제 밤에 사다 놓은 초밥 서너 개와 두유 하나로 요기하고 역시 초밥과 두유 등을 작고 허름한 보따리에 넣어 아파트를 나서자 날씨가 좋고 생각보다 아주 춥지는 않다.

잊어버릴 만하면 불쑥 찾아가는 뜨내기인지라 친분을 가진 일행은 없으나 그래도 몇 분과 인사를 나누고 마련해 준 자리에 앉고 보니 산행지가 좋은 탓인지 정원을 초과했다.

버스는 통영 항을 향해 곧장 달린다.


 

통영 항 여객선터미널

 


통영과 욕지도를 오가는 배

 

통영에서 욕지도를 오가는 방법은 통영 항과 미륵도 삼덕 항이 있는데 우리는 배를 타는 시간이 더 많지만 배 시간에 맞춰 통영 항을 이용하게 된 것 같다.

-32km 가량 떨어져 있는 욕지도까지의 여객선 요금은 일반 기준 9,700원이나 성수기에는 더 비싸다고 한다.-

저음으로 은은하게 울려 퍼지던 뱃고동소리와 달리 금속성이 강하고 방정맞은 듯한 소리를 짧게 두어 번 내 뱉은 225톤급 여객선이 항구를 미끄러져 나간다.

우측으로 보이는 미륵산은 케이블카 설치문제로 시끄럽더니만 결국 그것이 설치되었고 충무 유람선터미널은 해금강이 생각나게 만들어 준다.

 

 

유람선터미널과 미륵산

 

 

과자의 유혹에 날아드는 갈매기

 

한산도와 미륵도 사이를 빠져나가는 배 뒤꽁무니를 갈매기 떼가 날아든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으려고 그러는데 나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2006년, 중국 봉황산과 천산 그리고 비사성으로 잘 알려진 대흑산 산행 때 대인훼리(대련-인천)를 이용했었는데 망망대해를 날던 갈매기 떼가 날아와 손에 들고 있는 과자도 낚아채가는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과자에 함유된 성분도 그러하거니와 모든 생물은 제 습성대로 살아가게끔 해야 마땅하다.

 

 

연화도

 

 

욕지도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배가 연화도에 닿자 대충 백여 명이 내린다.

등산객이 대부분이었고, 배는 다시 거의 반시간을 더 나아가 욕지도에 도착했다.

09시 30분에 통영을 출발하여 11시 10분에 도착했으니 1시간 40분이 걸렸다.

콩나물시루처럼 복잡한 버스를 타고 산행 들머리를 찾아간다.

 

 

버스 종점에서 본 가두리 양식장과 천황산

 

 

 산행 들머리

 

 

 201봉 직전

 

11 : 33 불무개

등산안내도가 세워진 산행 들머리의 한 나무는 마치 옛날 성황당 당산나무가 연상되리만큼 울긋불긋한 수많은 표지기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갈지자로 이어지는 초입은 상당히 가파르고 좌측 해안 쪽으로는 낡은 철망이 늘여졌다.

조망이 없는 숲속을 한동안 걸어 포구와 천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한 눈에 들어오는 바위지대를 스쳐 봉우리에 올라섰다.

 

 

201봉 (일출봉)

 

 

일출봉에서 본 모습

 

 

 망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1 : 56 ×201봉 (일출봉)

작은 바위가 있는 봉우리로 ‘일출봉 정상’이라 적은 표지와 이정표가 세워졌다.

서쪽 조망은 거침이 없는데 동쪽은 나무들이 방해한다.

바윗길과 육산 능선을 따르다 등고선 상 140m까지 떨어지는 안부로 내려서 앞 봉우리를 향해 다시 천천히 오른다.

 

 

망대봉

 

 

 망대봉에서 본 모습

 

 

망대봉에서

 

12 : 12 망대봉(×206m)

한 숨 돌리며 편히 앉아 아름다운 경관을 둘러볼 수 있는 사각정자가 있다.

약과봉 우측으로 아직 가보지 못한 두미도의 천황산이 높게 보인다.

남해지맥 종주 당시 끝자락인 빗바위에서 욕지도를 바라봤었는데 오늘은 그 반대로 욕지도에서 남해도를 바라보지만 가물가물할 뿐이다.

10분쯤 걸어 2차선 도로로 내려서면서 보니 앞 선 분들이 그냥 도로를 따르고 있다.

마주한 봉우리는 지형도상 욕지도에 두 개 밖에 없는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도로를 걷고

 

 

154.5봉

 

 

154.5봉 삼각점

 

12 : 30 ▲154.5봉

도로를 100m 가량 따르다 절개지를 타고 오른 봉우리에 반가운 삼각점이 기다리고 있다.

풀잎을 걷어내고 ‘욕지 413. 2006 재설’ 삼각점을 확인한 뒤 앞사람을 쫓아간다.

이내 봉우리를 우회하는 도로로 내려섰는데 지형도에 의하면 혼곡 마을 뒤까지는 산길이 아닌, 그늘이 없는 도로를 상당히 걸어야하므로 한여름에는 힘든 걸음이 되겠다.

 

 

 멀리 갈도가 보인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12 : 37~57 도로변 공터

옹기종기 둘러앉은 일행들 모서리에 대충 자리하고 간편한 초밥으로 배를 채운 후 임시 총무에게 살며시 다가간다.

“걸음이 늦어 먼저 가겠다.”는 말을 하고는 포장도로를 따라 되도록 빨리 걷는다.

그러나 기막힌 절경을 보면 나도 모르게 걸음이 늦어지게 마련이다.

 

 

벼랑 위의 조망 정자

 

 

삼녀도가 보인다.

 

13 : 15 절벽위의 사각정자.

개미목을 거슬러 해안 절벽위로 난 길을 따르다 나오는 정자 앞에서 선두를 만났다.

식사 중이었으며 적당한 크기로 자른 귤을 대여섯 조각이나 얻어먹고 출발하는데 마른 고구마 줄기를 찾고 있던 염소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이방인을 바라본다.

상록수림을 통과하고 도로를 스쳐 산길로 들어서 잠시 가면 머리 위로 일주도로가 보인다.

 

 

일주도로

 

 

염소목장 문은 열려있다

 

 

 미륵산도 보이고

 

 

약과봉을 보며

 

13 : 32 혼곡 마을 위 도로

이제부터 상당히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또한 숲속이어서 조망도 시원찮다.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멈추고 또 다시 걷기를 반복하며 조망이 트이는 바위에 올라 본다.

오늘 산행 들머리에부터 지나온 산줄기와 도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기능을 상실해버린 듯한 열린 염소목장 철망 문을 지나 굵은 밧줄이 늘여진 암봉으로 오른 후 조금 더 가자 ‘↑ 대기봉 0.8km * ↓ 혼곡 1.1km’ 이정표가 나온다.

지금까지 보아온 이정표 거리표기는 실측했는지 모르나 도상거리와는 차이가 난다.

   

 

 대기봉의 조감도

 

 

대기봉에서 본 모습

 

 

목장승과 천황산

 

14 : 14~18 ×350봉 (대기봉)

조망도가 세워진 봉우리 이정표 기둥에 대기봉이라 적어 놓았다.

망대봉 쪽에서 이 부근을 바라보면 적상산이나 구례 계족산 병풍바위가 연상되는 암벽이 있었고, 좌측으로 가면 그것을 볼 수 있겠지만 포기하고 천황산을 향해 우측 길로 들어선다.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목장승을 만나고, 태고암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스쳐 비록 정상 삼각점은 확인할 수 없을망정 일반인 출입이 허용되는 전망대를 찾아 나무 계단을 오른다.

 

 

천황산

 

 

전망대에서

 

 

삼거리로 되돌아간다.

 

14 : 30~35 천황산(△392.4m)

암벽에 새겨진 글자를 보호하기 위한 투명창 너머로 ‘이세선 통제사 친행 암각문’을 대충 읽어보고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삼거리에 이르러 배 시간 때문에 부득이 약과봉은 생략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모르긴 하나 산세를 봐서 약과봉은 또 다른 훌륭한 조망처가 되리라 여겨지며 부지런히 걸으면 16시 30분에 출항하는 배를 탈 수도 있겠지만 혼자만의 생각이다.

계단을 조금 따라 내려가자 임도 수준의 넓은 길이 나오면서 이내 태고암 주차장이 나온다.

 

 

 태고암

 

 

 옹달샘

 

14 : 46~50 태고암

주차장에서 우측으로 50m 가량 떨어져 있는 태고암은 여느 여염집 같고 암자 모서리에 물맛이 좋다는 옹달샘이 있다.

바위를 파서 만든 샘으로 물은 석간수임이 분명하고 소문대로 맛있다.

마음과는 달리 몸뚱이는 약과봉 오름을 포기했는지 늑장을 부리다 발걸음을 옮긴다.

 

 

시금치는 우측 길로

 

14 : 56 도로

지도에 표기된 욕지도 동서를 잇는 도로 삼거리에 이르자 좌측의 시금치가 아닌 직진 산 사면으로 길이 보이고 표지기 몇 개가 길을 안내한다.

고도 100m를 오른 약과봉에서 논골로 내려선 뒤 169봉은 생략하고 도로를 따르면 여객선 터미널에 닿을 수 있겠다.

하지만 통영으로 나가는 막배, 한 사람의 과욕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발이 묶여버린다면......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미련을 버리자.

아쉬운 마음을 접고 지루한 콘크리트길을 따라 터미널을 향해 터벅터벅 걷는다.

학교 옆을 지나고 골목길도 걷고, 우체국이 있는 조금 넓은 길을 따라 포구에 이르러 수족관에 들어있는 활어도 구경한다.

 

 

 

배 운항 시간표

 

15 : 18 동해해운 여객선 터미널

앞섰던 분들이 보여 다가가서 물어보니 약과봉에는 가지 않았다고 한다.

가까이 보이는 약과봉은 눈으로만 오르고 육지로 나갈 배를 기다린다.

‘약과봉에 다녀올 걸......’ 기다리는 시간은 한없이 길고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등대와 욕지도

 

 

 선실 내부

 

 

땅거미가 내리는 통영항

 

욕지도(欲知島)는 면적 12.619㎢로 예전에는 녹도(鹿島)라고도 하였으며 두미도(頭尾島)·상노대도(上老大島)·하노대도(下老大島)·우도(牛島)·연화도(蓮花島) 등 9개의 유인도와 30개의 무인도가 있는 욕지면의 주도(主島)이다.

100여 년 전에 한 노승(老僧)이 시자 승(侍者僧)을 데리고 연화도의 상봉(上峰)에 올랐는데, 시자 승이 도(道)에 대해 묻자 욕지도 관세존도(欲知島觀世尊島)라고 답하며 이 섬을 가리킨 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행정구획 상으로는 중세기 이래 고성현에 속하였으며, 1900년 진남군 원삼면(遠三面)으로 편입, 이후 1909년 용남군(龍南郡) 원삼면, 1914년 통영군 원량면(遠梁面), 1955년 통영군 욕지면에 이어, 1995년 통영군과 충무시가 통합되면서 통영시 욕지면이 되었다.

최고점은 천황산(392.4m)이며 전체적으로 구릉이 발달하여 경지면적이 협소하고, 해안가는 절벽과 기암괴석으로 장관을 이룬다.

지역 특산물로 고구마가 생산되며, 감성돔을 비롯한 어종이 풍부하고, 연안에서는 김과 굴 양식이 활발하다.

덕동해수욕장은 300m에 걸쳐 펼쳐져 있는 까만 몽돌 밭과 맑은 물로 인해 여름이면 해수욕을 겸한 낚시 인파로 북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