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지 : 금오산,매봉산(경남 밀양,양산)

2. 높 이 : (760.5m, 755m)

3. 산행일 : 2004. 3. 29

4. 코 스 : 어영마을회관(10:17) – 갈림길(10:56) – 임도,약수암입구(11:15) – 금오산정상(11:30, 휴식 30분) – 갈림길(12:17) – 무명봉1(12:42) – 무명봉2(12:58) – 790봉(13:20) – 720봉(13:30) – 매봉산정상(13:38, 30분 휴식) – 720봉(14:16) – 헬기장(14:42) – 김씨묘(15:24) – 어영마을회관(15:55) ----- 총소요시간 5시간 38분(휴식시간 1시간 10분 포함)

5. 동 행 : 홀로산행

6. 후 기 :

지난 주 동행했던 친구가 갑자기 다리에 이상이 생겨 들머리에서 산행을 어이없이 포기했던 곳.
금오산과 매봉산을 어어가는 산행.
낙동강을 끼고 달리는 원동행 구절양장 도로는 언제나 정겹다.
원동에서 배내골로 들어가는 길로 따라가다 보면 어영마을 표지석이 다리앞에 서 있는 것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약 4K 시멘트포장로를 달려 어영마을회관앞에 당도한다.
어찌 이런 곳에도 촌락이 형성되어 있는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곳.
요새와도 같은 마을이이다.

10시 17분. 어영마을회관
마을회관 한쪽에 없는 듯 주차하고 쥐죽은 듯 조용한 마을을 살금살금 빠져나와
원동기도원이 있는 방향으로 시멘트 포장로를 따른다.
제법 규모가 있는 마을이건만 이토록 적막감이 흐르다니 은근히 조심스럽다.
기도원 뒤쪽으로 오르막을 좀더 오른 지점에서 본격적인 산행로가 열린다.
자주 찾는 등산로는 아닌 듯 시그널이 띄엄띄엄 한 둘 보일 뿐이다.
오래된 길가에는 벌써 이름모를 야생초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노란 꽃들로 시야를 물들이고 있다.
생명의 신비.
그리 긴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생명은 마술처럼 다시 일어난 것이다.
풀꽃 하나하나에도 나름의 존재 가치가 있을 터,
내딛는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다소곳 오름세인데도 땀은 이마를 타고 뚝뚝 떨어진다.

10시 49분. 갈림길1.
오랜만에 보는 도룡뇽이 발자국소리에 놀라 낙엽을 헤치고 후두둑 달아난다.
능선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서 삼거리가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오르는 길은 능선을 통해 매봉산으로 바로 가는 길이리라.
산사면을 돌아 가는 길은 고향의 뒷동산을 넘는 길처럼 옛스럽고 정겨운 길이다.

10시 56분. 갈림길2.(5분 휴식)
능선에 올라서자 다시 삼거리다.
거의 유턴하듯 하는 길은 아까 갈림길에서 오른쪽을 타고 오르는 길을 만나는 모양.
평판한 능선이 이어지다 오르막으로 바뀐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정상 바로 아래에 도도한 모습으로 암자가 자리하고 있다.
약수암이다.

11시 15분. 임도,약수암입구.
잘 닦여진 임도가 갑자기 나타나고 넓직한 공터가 시원스레 드러난다.
임도를 따라 100여 미터를 지나면 다소 규모가 있는 암자가 바로 약수암이다.
밭고랑을 메던 할머니 한 분이 먼저 인사를 한다.
황송한 나머지 얼른 머리를 조아리며 잘못한 아이마냥 사태수습에 나선다.
허락을 얻어 식수를 보충하고 고맙게 먹겠다며 다시 한 번 인사치레를 하는 것은
어른에 대한 잘못이 크기 때문일 게다.
아담하면서도 조용한, 금오산에 어울리는 사찰이다.
사찰 옆 무덤을 돌아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은 다소 오르막이다.

11시 23분. 능선갈림길.
오른쪽길은 안태에서 오르는 길인 듯.
능선을 따르는 길은 좌우의 조망이 어느 정도 열리면서
바로 위 바위봉인 금오산 정상 바로 아래로 들어 서게 된다.

11시 30분. 금오산 정상.(30분 휴식)
훤한 조망을 제공하는 정상에는 예상과 달리 2002. 4월에 세운 정상표지석이 늠름하게 자리하고 있다.
배낭을 내리고 고스란히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숨을 가라 앉힌다.
유유자적 낙동강이 동서를 가르고 강을 훌렁 넘는 다리가 희미하게 걸려 있다.
안태호옆을 따라 산사면을 지나는 도로는 아마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천태호까지 이어지리라.
남으로는 토곡산과 천태산이,
동쪽 산 아래는 첫걸음을 내 딛던 오지마을이 다소곳이 자리하고,
맞은편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을 잇는 능선은 하늘을 가르며 그 위풍을 뽐내고 있다.
평소와 달리 여유있는 시간이라 자연과 함께 되어 마냥 즐겁다.
엉덩이를 털고 일어서는 순간 남으로 이어지는 바위능선길이 아름다워 잠시 탈선을 해 본다.
아마 천태산에서 이어지는 길인 듯하다.
바위능선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출발한 마을에서 서쪽편으로 진입하였더라면
이 능선을 따라 금오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다소 아쉬운 마음이다.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 나와 오던 길로 내려 선다.

12시 17분. 갈림길.
약수암과 임도를 거쳐 다시 능선갈림길로 되돌아 온다.
아까 오르던 길을 버리고 직진 능선길을 따르자 갑자기 급한 내리막을 내려 안부에 닿는다.
마을사람들이 이용하는 고개인 듯. 급하게 내려온 만큼 다시 급한 오르막.

12시 42분. 무명봉.
제법 숨이 찰 즈음 봉우리에 올라 서자 이제는 암릉이 가는 길을 막아 선다.
오늘 산행로 중 일탈과 같은 스릴을 느낄 수 있는 곳.
우회하는 길이 있으나 직벽 오르는 코스를 택한다.
누군가 위쪽에 리본을 매단 것으로 보아 오르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 보인다.
두세군데 바위를 타는 재미가 쏠쏠하다.

12시 58분. 다시 무명봉.
암릉을 통과하면 봉우리에 올라서고 갈림길이 나선다.
곧은 길을 따라 안부에 내려서면 이제부턴 사색의 길이 이어진다.
평탄한 능선길은 좁기는 하나 산책하듯 여유롭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왼쪽으로 밀양댐이 보였다 사라지기를 몇 차례하면 790봉과 720봉을 차례로 만난다.
어느 산님이 봉우리에 리본으로 고도를 표시해 놓아 도움이 된다.

13시 38분. 매봉산 정상.(30분 휴식)
어렵지 않게 정상에 도달한다.
관목에 가려 조망은 불편하다.
정상석도 없어 국제신문 리본에 표시된 정보가 없으면 찾기 힘든 산.
그다지 볼품없이 밋밋한 산에 불과하다.
햇볕을 피해 늦은 점심을 김밥으로 해치우고 느긋한 오후의 시간을 커피 한 잔으로 즐긴다.
여느 때와 달리 정상에서 이토록 여유를 즐기는 경우는 처음인 것 같다.
밀양댐과 그 위로 550m 산마을 바드리마을과 백마산이,
그 뒤로 향로산이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재약산 사자봉과 수미봉 또한 고운 자태를 드러내 놓고…

14시 16분. 720봉.
하산길은 처음부터 고생을 각오한 터.
원점회귀할 수 밖에 없어 하산길을 찾아야 한다.
결국 오던 길로 되돌아 나와 720봉에 이르러 좌측으로 희미한 길로 들어선다.
국제신문리본이 듬성듬성 보여 그나마 위안이 되었으나
점차 어영마을과는 멀어 지는 길이라 포기하고 다시 오던 길로 돌아 선다.
산사면 길을 개척하여 790봉 근처까지 이른다.

14시 42분. 헬기장.
오던 길에 보이지 않던 헬기장이 드러나고
다시 좌측으로 보일 듯 말듯한 길을 따라 마을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길이 보이다 끊어지기를 반복하고 배고픈 짐승 먹이 찾듯 눈을 열심히 돌려
희미한 길이나마 열심히 찾아나선다.

15시 06분. 허물어진 무덤1기.(5분휴식)
다 허물어진 무덤 하나가 시야에 들어 온다.
주위에는 빈 소줏병들이 나뒹굴고 있고.
무슨 사연이 있었음직한 모습이다.
잠시 숨을 고른다.
예전에는 산중에서는 즐거움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산에도 희로애락이 있음을 안다.

오르고자 하는 산에 올라 가슴트이는 시야를 가지게 될 때의 기쁨,
산행로 여기저기에서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버려진 양심들에서 느끼는 분노,
지금 이 자리와 같이 이미 삶을 마감하고 영혼으로만 남은 존재들이 누구의 보살핌도없이 버려져 있는 애닮음,
사시사철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멋을 내는 산풍경의 즐거움.
바로 희로애락이 아닐까.

15시 24분. 김씨묘.
마을이 위치한 방향만으로 거의 족적이 없는 길을 따르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김씨묘가 있는 지점에서 그나마도 끊기고 만다.
오래 전 간벌을 한 곳이라 여기저기 꺾여진 가지들로 가는 길이 더욱 힘들다.
이리 빠지고 저리 뒹굴며 이럭저럭 마을 어귀에 당도하고 보니 옷은 이미 먼지 투성이다.
왠만하면 짜증스런 일일테지만 실실 헛웃음이 나는 건 단지 산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일 게다.

15시 55분. 어영마을.

(덧붙여)
어영마을회관 주차한 후 마을서편으로 시멘트포장로가 이어지는 길을 따르면
금오산 남쪽 능선길로 오르는 길이 있는 듯함(정상에서 하산코스 방향 확인함).
이길을 따르면 약수암을 두번 거치지 않는 종주길이 가능할 것으로 보임.
또한 매봉산에서는 720봉까지 돌아나와 국제신문 리본을 따라 계속하산
(본인은 하산중 포기하고 다시 능선으로 올라선 코스이나
내려오는 도중 관찰한 결과 마을접근이 쉬운 코스로 보였음)하면서
어영마을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쉬울 것으로 판단됨.

정리하면
어영마을 – 마을서쪽 건너편 시멘트포장로 – 금오산 산기슭 – 남쪽바위능선 – 금오산 정상 – 약수암 – 임도 – 능선갈림길 - 790봉 – 720봉 – 매봉산정상 – 720봉 –왼쪽산능선길 – 어영마을


▣ 불암산 - 제가 꼭 가봐야 할 곳이 매봉산인데, 아직 접근도 하질 못했습니다. 강원도 인제의 매봉산, 1000고지가 넘고 제법 험난합니다. 아주 오지산으로 알고 있구요, 또 다른 밀양의 매봉산 꼭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홀로산행은 항상 안산하셔야 됩니다. 행복하십시요.------------------> 보잘 것 없는 산행기 관심주시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산행충고 또한 감사합니다. 즐산하시고 건강하십시오.
▣ 김정길 - 푸르뫼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원동 배티고개~매봉산~금오산~천태산~천태사 로 종주를 하였기에 어영마을에서 금오산을 오르고 매봉산에서 어영마을로 하산하는 등산로는 추측 뿐이었는데 알게되어 감사합니다. 산행피로 바쁜 일상 중에 산행기를 작성하고 올려주심에 감사합니다. 5월2일 의상봉 남도행사에서 꼭 뵙기를 소망합니다. ------------------> 선배님께서 관심주시니 산초보 힘이 생깁니다. 남도행사에 일정을 맞추어 선배님 뵙도록 하겠습니다.
▣ 달빛 - 5월16일 금오산 개척산행하는데 조금 도움이 됩니다
▣ 달빛 - 문태광씨 금오산 산행 지도 올려 놓겠습니다 산행지도란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