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세 개가 선명한,아직 단풍이 설악보단 이른 치악산 비로봉입니다.


◈치악산 -- 비로봉(1288M)

◈2004년 10월 4일 월요일

◈맑음

◈금대리~영원사~남대봉~향로봉~곧은치~비로봉~사다리병창~구룡사

◈약20KM

◈AM 09:00 금대매표소 통과~ PM19:00 구룡매표소 통과

   식사및 휴식 약 2시간 포함 총 10시간


 

2004,10,03

 

 설악산! 설악산! 노래만 하고있지 혼자서는 안내산행 따라서라도 도저히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선배.

연이틀 하늘도 높고 맑은 황금같은 주말 그렇게 맘만 설악에 가있고 몸은 동대문 남대문 넘나들며 무얼 그리 볼것이 많은지 아님

살 것이 많은지 전화를 해서 이건 어떠냐 저건 어떠냐 이런게 있다는데 들어는봤냐 이거말고는 눈에 안들온다... 

 

일요일 오전근무중 전화가 또 왔는데 바쁜 나머지 통화를 못하고 집으로 가는 중 전화를 하니 아직도 남대문...  좀있다 동대문으로

넘어가면 볼일 끝나니 북한산이나 가자고 하는데 산에 가자는거 마다할 몸이 아니니 기꺼이 외로운 선배의 구세주가 되어줍니다.

치악산 산행 계획한 지라, 시간도 여유 있는것이 아닌지라 간단한 코스로 정하고  집에 들어서기 무섭게 익숙한 손놀림으로

-물론 그와중에도 김밥도 사고  과일, 팔팔 끓은물은 보온병에 하나가득 담고

커피와 기타 등등등을 챙겨- 북한산으로 향합니다.

 

산 아레서 만난 전에 없이 빵빵한 선배의 배낭.   알고보니 기껏 자켓 하나 티셔츠 하나가 이틀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다리품 판 수확의 전부였습니다.

더 기가 막힌건 생수작은것 두 개, 떡 한접시. 그것이 산행 준비의 고작입니다. 그나마 떡은 홍제역에서 버스기다리면서

샀다는데 한접시는 깨끗이 비우고 남은 하나만 덜렁...    그러구서 북한산 가자고...

오후 4시가 넘어 또 야간산행을...

 

2004, 10, 04 월요일

 

원주행 고속버스는 아침 06시 첫차를 시작으로 21시 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됩니다.

월요일에만 05시 40분과 05시 50분 우등고속이 06시 이전에 운행된다고 합니다.

물론 주왕인 첫차를 타고 원주로 향할 계획을 했지만  어설픈 야간산행후 늦은시간 잠을 청하다 보니 알람소리에 천근만근

무거워진 눈꺼풀이 제대로 떠지지도 않고 밤새 무거워진 몸이 벌떡 일어날리 만무하고... 

 

5분만 더,  10분만 더,  이불을 부여잡고 뒤척인끝에 고속터미널엔 6시 30분이 되서야 도착을 합니다.

벌써 5대의 버스는 원주를 향해 떠났고 6시 45분 버스로 치악을 향해 떠납니다.

차의 흔들림에 잠이 깨니 버스는 문막을 지나고있습니다. 

 

시외버스 터미널과 앞뒤로 이웃해 있던 원주 고속버스 터미널은 언제 신시가지로 이사를 했는지 모르고 있었던건 아니지만

이사후 처음 와보는지라 영 낯설기만 합니다.

금대리 가는 21번 버스도 이곳엔 지나지 않고  어느분께 여쭈어보니 버스로 중앙시장을 가서 다시 21번으로 갈아타면 된다고

말씀을 해 주십니다.

 

일단 맞은편으로 건너며 친절한 설명과 현재의 상황을 간단히 분석을 합니다.

그쯤엔 이미 제 눈은 버스보단  지나가는 빈택시가 없는지에 쏠리고있습니다.

때마침...  택시를 대하는 모든사람들의 본능...   오른쪽 팔이 힘껏 앞으로 향합니다.

 

금대리 까지 이른바 '메다요금' 만원정도 나올거라고 하십니다.

서울은 하늘이 눈부실정도로 아름다웠는데 원주는 고개들어 어딜향해도 푸른하늘과 햇살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금대리를 들머리로 치악산을 오르는건 이번이 첨이지만 금대리는 처음이 아닌지라 풍경은 낯설지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 철교라는 금대리 철교(백척교라고 하는지요?)를 지나 금대리 계곡을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매표소와

주차장이 나옵니다.

21번버스가 종점이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이곳 매표소가 종점이 아니라 5번국도를 따라 다른곳으로 계속 지나가는 버스라면

차라리 택시를 탄것이 잘 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금대리 입구에서 매표소까지 꽤 먼길입니다.   

 

 

금대매표소와 주차장 그리고 뒤로 야영장입니다.

09시 정각 영원사를 향해 출발합니다. 금대매표소에서 남대봉 능선 안부까지 계곡과 그 골짜지가 그렇게 깊은줄은

알지도 못한채 말이죠.

 

영원사까지 쭉 계곡을 따라 차량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비포장 임도와  시멘트포장 길이 이어집니다. 영원사 2.4km 이정목에서

부터는 폭우시 계곡범람을 대비한 우회등산로가 있습니다. 영원사를 0.9km 남겨논 지점까지.

 

 

옛길과 새길.   낡고 오래된 좁은 다리를 보고서야 예전엔 이렇게 넓게 포장된길이 아니었음을 알아차립니다.

 

09:30 영원사

 

신라 문무왕16년(676년) 의상대사가 영원산성의 수호사찰로 창건했다는 영원사.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수가 없었습니다.  한참 공사중입니다.  카메라에 담고 싶지 않았습니다.

깔끔한 시멘트 포장길은 영원사가 종점입니다.  영원사 아레 계곡을 건너는 좁은  다리가 하나있고

그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다리를 건너 바로 만나게 되는 이정목입니다.

바로 옆에 영원산성에 대한 안내판이 함께 서 있는데 이곳에서  영원산성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지는 파악하지 않았습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는 그다지 큰무리없이 이어지고 수량이 풍부하진 않아도

시원하고 맑은계곡을 보며 철계단과 다리를 지나는 등산로는 지루하지  않게 이어집니다.  

적어도 상원사를 1.9km 남겨둔 강우 자동관측기가 있는곳 까지는... 

 

 

제가 휴대했던 지도 두개 모두 영원사를 조금 지난 지점에 아들바위라고 표시가 되있고 두 지도중 한곳은 아들바위 옆에폭포 표시도

되있는것으로 봐서 이곳 옆에 좌측으로 있는 제법 큰 규모의 바위지대중 어느곳이 아들바위인가 봅니다.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길도 거의 여기가 종점입니다.

 

강우 자동관측기를 지나면서 바로 파릇한 이끼가 많이 덮힌 너덜지대가 시작 됩니다.

 

 

너덜의 절정. 10:20

 

점점 가파르게 이어지는 그야말로 너덜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바로위에 이정목이 있습니다. 상원사 1.3km...

저곳부터 능선안부까지는 또 다시  꽤나 가파른 길이 이어집니다. 가끔씩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가득 쏟아지는 햇살에

날씨는 맑아졌구나 느낄수 있었지만 아무런 주변의 조망도 없이 오직 된 비알만 주구장창 올라야 하는 다소 지루한길이

계속됩니다. 

 

고속 터미널에서 출발하기 전 시간이 조금 남아 먹었던 따끈한 오뎅 다섯개와 국물 한사발로 버티고있는

뱃속의 장들이 이대로  더는 못가겠다고 아우성입니다.  금대리를 출발 능선 갈림길 안부까지 쉬지도 않고 물 한 모금도 먹지 않고

오릅니다.     헉헉...

 

10:55

흔한 나뭇가지 하나 잡을것 없는 꽤나 가파른 길을 마지막으로 오르니 드디어 능선안부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확트인  시원한 조망은 전혀 없지만 마치 비로봉이라도 도착한듯 '드디어' 라는 기분이듭니다.

 

비로봉 11km.    상원사 0.5km.   그리고 남으로는 치악산종주시 거쳐야하는(정규 탐방로는 아님) 

시명봉과 금창리 가리파 고개로 향하는 갈림길입니다.  시명봉쪽으로는 물론 출입금지와 함께 그 '무시무시'한 벌금50만원

이라는 서슬퍼런 문구가 선명합니다. 

 

유독 능선에서 벗어나 볼록히 솟은 암봉.  사자머리같기도 한데 아무런 이름은 없는지요?

 

신라말 경순왕때 무착조사가 창건하고 참선도장으로 일관해온 국내유일의 수선도장인 상원사.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높은곳에 위치한 절이며 꿩과 구렁이에 얽힌 전설로 너무나 유명한, 치악산이라는 이름도

이곳에서 기인된것이라는 상원사.    이번 산행에서 과감히 생략하고 직진했습니다.

 

 

 

 

11:20  남대봉(1181.5m)  이런... 이곳이 남대봉 정상이랍니다.   스테인레스로 제작된 정상표지판이

상당히 초라해 보입니다.  

 

 

사람이 붐비는 주말이야 어림도 없겠지만 넓직하다고 그늘진 마땅한 곳이 없다고 그냥 헬리 포트에서 휴식하지 마세요.

비로봉쪽으로 아주쪼금만 직진하다 좌측으로 선명하게 난 길을 따라 조금만 들어가면 이렇게 멋진 조망을 할 수 있는곳이 있습니다.

물론 발아레는 낭떠러지긴 하지만 대여섯은 충분히 앉아 휴식할 수 있는 평평한 곳입니다.

 

이곳에서 허기진 배를 달래 볼까하다 굵직한 사과 하나로 달래 주고 더 이동해서 아,점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능선을 이동하며 만난 빛깔이 고왔던 단풍입니다.  남대봉에서 치막평전까지 몇번 올록 볼록한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가끔 주의해야할 구간도 있습니다. 크게 오르내리지는 않으니 부담스럽진 않습니다.

 

 

 

남대봉에서 비로봉까지 대부분의 구간이  우거진 잡목으로 주변 조망이 어렵습니다.  조망이 좋은 어느 무명봉우리에서 앞으로 가야할

능선과 멀리 비로봉을 한 참 바라봅니다. 언제나 갈지 까마득하기도 하고... 

 

 

12:48   치막평전(금두고원)     이 전 부터는 무난한 능선길이므로 아무생각없이 빠르게  이동하다보면 그냥 헬리 포트인가보다 합니다. 

이곳이 향로봉 직전의 치막평전 입니다.  그늘도 지고 많은 등산객들이 휴식을 한 자리가 헬리포트를 막 지나 오르면 보이는데

그곳에서 식사를 할까하다 향로봉은 넘고 보자하고  걸음을 제촉합니다.

 

같은곳에서 지나온 능선을 담아봅니다.

 

 

13:00  향로봉(1042m)

 

비로봉으로 향하는 능선에서 좌측으로 계속해서 원주시내를 따라 이동하지만 향로봉 정상에서 원주시내가 가장 가깝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이곳 향로봉정상에서도 동쪽 조망은 좋지가 않습니다.

 

 

향로봉 정상의 이정목입니다.

 

 

 

떠돌이 산꾼임을 자칭?하신 석훈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 길 없지만 작은 리본안에 담은 글귀가 참 제 맘과도 같습니다 그려...

쉬엄쉬엄 서두르지 마시고 즐겁고 건강하게 아름다운 금수강산  다녀 가십시요.  

 

향로봉을 조금 내려오니 행구매표소(국형사)갈림길이 나오고 내리막에 참 걸터 앉아 쉬기 좋은 바위를 만납니다.

거기서 다시 굵직한 사과하나 먹고 조금 내려오니 갈대가 무성한 헬리포트가 나오고 다시 조금 지나니 곧은치 갈림길이 나옵니다. 

고든치와 이전의 헬리포트 사이에 넓직하니 시원한 자리가 있습니다.

 

거기서 이제서야 아,점을 해결합니다.13:40 ~ 14:40. 휴식도 함께.

 

 

치악산에서의 오찬.

 

 

치악에서 만난 꽃.  무슨꽃인지 색깔도 모양도 너무나 이쁘네요.

 

 

원주시 행구동(관음사)과 횡성군 강림면 부곡리로 갈라지는 길입니다.  어느지도에는 고든치라고 표기가 되있고

부곡리쪽 계곡도 고든골이라 표기가 되있네요.   이정목에  분명 곧은치라 해놓았으니 그것이  옳은거겠죠?

 

 

곧은치를 지나며 돌아본 능선입니다.  꽤 많이 지나 왔습니다. 맨 우측에 솟은 봉우리가 향로봉입니다.

 

 

외로운 이정목, 억세와 가을하늘.

 

14:55   무명 971.2 봉우리 헬리 포트입니다. 

향로봉에서 곧은치로 내려오는 잠깐 짧은 구간을 을 제외하곤 원통재까지의 능선은 빽빽한 전나무숲을 우측으로 두고

줄곧 완만하게 이어집니다.

 

점점 다가오는 비로봉은 오색으로 차츰 물들어 가는데 그 비로봉을 선명하게 볼 수있는곳이 비로봉 통제소 직전까지 없습니다.

 

 

16:15.     통제소(산불감시초소) 직전의 헬기장으로 추측되는 평평한 곳에서 비로봉을 한참 바라봅니다.

 

 

짧게 짧게 이어진 가파른 계단을 올라 드디어

16:30   비로봉(1282m)에 오릅니다.

 

사방 조망이 시원한 비로봉 정상에서 펼쳐진 장쾌한 치악의 능선을 바라보노라면

가슴이 확 뚫리는듯  15km이상 지나온 산행의 피로함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

 

가운데 가장 높게 보이는 봉우리부터~~~   지나온 능선들... 

비로봉 정상에서 보는 장쾌한 치악의 능선들입니다.

 

베낭을 내려놓고 정상의 상쾌함을 만끽하려하지만 비로봉 정상에 예닐곱계시던 산님들께선 자리를 털고 일어나시더니

정상석을 배경을로 기념촬영을 마치시곤 일제히 하산하십니다.  

그렇게 16시 약40분 부터 비로봉을 주왕은 독차지 하게 됩니다.

 

 

비로봉을 독차지하는 기쁨을 오래 누리고 싶지만 하루가 다르게 해 넘어가는 시간이 빨라지다보니 더 태평스럽게 머물 수 가

없습니다.  저도 하산 하기전 기념촬영을 하고(물론 셀프촬영) 17시가 조금 넘어 사다리 병창으로 하산합니다.

 

 

 

정상에서 하산하기 직전 매화산과 전재로 이어지는 진달래 능선과 큰골쪽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사다리 병창길의 계단.

 

 

난간이 설치된 가파른 구간과 삭막함을 덜어주는 단풍들.

 

 

 

하늘도 붉게 물들어가고 능선도 붉게 물들어갑니다.

 

 

인파가 몰릴 때이면 가장 지체가 심한구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해발 700m지점 부근의 암릉길.  사다리병창길 역시 조망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사다리 병창길중에서 위험하긴해도 조망이 괜찮은 구간이기도 합니다.

 

보통 구룡사에서 비로봉을 오르면 사다리병창으로 올라 계곡길로 하산을 하시는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치악산 왔을때 새렴폭폭아레 아치다리를 지나자 마자 사다리병창과 계곡길의 갈림길에서 눈앞에 버티고있는 

끝도 없어보이는 살벌한 계단에 그만 기가죽어 계곡길로 올랐었습니다. 

 

그때 계곡길로 오르는 사람은 없고(늦은시간도 아니었는데) 드문드문 내려오시는 분만 만났죠.

또 사다리병창으로 내려갈때는 하산 하시는 사람은 드물고 대부분 올라오시더군요.

작년 시월 어느 주말 단풍이 물들때 위의 사진안에서 꼼짝달삭 못하고 한참을 서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다리병창길은 계곡길과 함께 년중개방되는 코스이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코스이다보니 등산로의 나무들은

그뿌리가 대부분 절반이상은 앙상하게 드러나있고 등산로도 많이 훼손되있는것 같습니다.

 

 

18:05    세렴폭포 아레 아치형 다리를 지납니다.    산행통제 안내문만 지키고있는, 이미 어두워져 있지만 여기서 매표소까지도 3km나

더 가야 합니다.  이제 부터는 산책로나 다름없는 길이니 아무런 부담은 없습니다.

 

어두워진 하산길에 렌턴을 꺼내 밝히고 가려하다 세렴폭포부터 계속 어두운 길을 그냥걸어갑니다.

어두운길에 사람만나는것이 젤 무섭다고 하지만 설마 옆에서 불쑥나와 때리기라도 할라구...^^

 

그렇게 어두운 길을 걸으니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생각과 상념 상상 그 많은것들은 제쳐 두고라도 주로 홀로 하는 산행에 있어

문제점과 고쳐야 할 점들이 많습니다.

좀더 노력해서 보다 좋은 산행이 되도록 해야 겠다 홀로 다짐하며 치악산 짧지 않은 산행을 마감합니다.

 

2004,   10,  06

이 가을 가고싶은 산이 너무 많아 어떡해야 좋을지 모를

주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