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시 : 2006년 12월 31일 <03:10~13:20분/10시간 10분 소요>

▶ 산행장소 : 설악산/한계령-갈림길-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소청봉-희운각대피소-무너미고개-양폭대피소-설악동

▶ 산행인원 / 똘배홀로 가이드 산악 따라서


▣ 코스별 시간표

한계령 산행시작 : 03:10분 / 한계령1km표지목 : 04:07분 / 09-06 이정목(3km지점) : 04:56분 / 한계령4.1km.중청3.6km : 05:37분 /

09-12 이정목(6km지점) : 06:25분 / 끝청 : 06:39분 / 중청대피소 : 07:13분 / 대청봉 : 07:35분(35분간 조망) / 중청대피소 : 08:24분 /

소청봉 : 08:44분 / 희운각대피소 : 09:54분 / 양폭대피소 : 11:01분 / 귀면암안내문 : 11:55분 / 비선대 : 12:33분 / 설악소공원 : 13:28분


 

☞ 산행글

 

모처럼 포만감(?)을 느낀 산행이었다. 전반적으로 산행 느낌도 그렇고 허벅지의 뻐근함이 그렇다.

북설악과 남설악을 다녀온 지는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올 6월 1박산행 이후 설악엘 간 것이다.

또한 작년 9월 이후 그간 꺼려왔던 무박산행의 느낌도 오랫만에 맛본 하루였다.

 

추운날씨 때문에 동계장비를 대부분 배낭에 넣고 먹거리는 밥대신 행동식 위주로 한다.

작년에 같은 코스 산행때 추위로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  

토요일에 홀로 산행예약을 하고 밤 10시에 집을 나선다.

일 때문에 조금 늦는다는 마눌과 전화통화를 하니 처가집 식구들이 온다고 산행 잘 다녀 오라고 한다.

아무래도 내가 집에 있으면 신경이 쓰일테니 마눌도 좋고 나도 좋고다.

 

간만의 무박산행이라 생소한 기분도 들고 조금 긴장되기도 한다.

복정역에 잠시 기다린 후 버스에 승차한 후 다행스럽게 곧바로 잠이 들어 한숨자고 일어나니 한계령과 미시령

갈림길에 있는 휴게소에 정차하고 한시간 가량의 시간이 주어진다.

3시 정도는 되어야 설악산에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조절을 하는 것이다.

 

걸을려면 뱃속이 든든해야 할터.. 깔깔한 입맛에도 구수한 된장찌게를 시켜 먹고 스패츠를 착용한다.

관광객들도 있지만 식사를 하고 준비물을 챙기고 장비를 챙기고 하는 모습이

마치 설악산행의 베이스캠프라도 되는 듯하다.

 

한계령에 도착하니 03시가 되려면 이른 시간이다. 곧바로 매표소로 향한다.

공단직원이 04시가 되어야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난감한 상황이다.

답답한 버스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리기도 지루하고 휴게소 주위를 서성이다가

다른팀들이 올라간 계곡길을 따라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오른다.

 

원래 국립공원은 일출 2시간전에 입장할 수 없다.

하절기 같으면 3시에도 입장이 가능하지만 7시 30분이 넘어야 일출이 되는 시기엔 3시 아니라 4시에도 규정상 안되는 것이다.

헌데 씁쓸한 것은 관리공단 직원은 본연의 업무를 지킨다고 하는 것이지만 정확한 규정에 의해 규칙이

서있지 않은 것 같으니 하는 말이다. 하.동절기를 나누어 입장 시간을 정해 놓던지

계속 변경되는 일출시간을 가지고 따진 다는 것은 애매한 것 같다.

 

어제 같은 경우 정식 입장시간은 5시 30분 정도가 규정대로라면 맞을 것이다.

그러니 자주 설악에 드는 안내산악 관계자들도 제대로 알수가 없을 터..

아쉬운 산님들이 미리 국립공원공단에 전화를 해봐야 할 일이다.

 

 

 

한계령~중청대피소 / 어둠속의 4시간

 

덕분에 길이 없는 계곡길을 따라 약간은 위험해 보이는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오르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기온이 낮아 그런지 등로엔 제법 눈이 쌓여 있다. 

헤드렌턴에 비친 바로 앞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별들만 초롱초롱할 뿐 칠흑 같은 어둠이다.

평소 오르는 길에 아이젠을 차지 않기에 조심스레 오른다. 다행이 며칠전 맹추위와는 사뭇 다르게 날씨도

온화하고 능선에 붙어 보아야겠지만 바람도 잔잔한 것 같다.

 

한계령 삼갈래길을 지나고 오르내림이 많이 둔해진 길을 따라 진행한다.

다져진 등로를 벗어나면 무릎이상까지 발이 빠진다.

내림길에 두어번 엉덩이를 찧은 다음에야 정신을 차리고 아이젠을 찬다.

기껏 시야에 보이는 것은 저만치 앞에 간 산님들과 멀리 뒤따라 오는 산님들의 랜턴 불빛이

간간히 보이고 숨소리만이 거칠뿐 아무리 백색 눈천지의 산이라도 칠흑 어둠에 묻혀 있다.

 

같이 가던 분들에게 길을 내어 주고 등로 옆에 철제의자를 깔고 앉아 휴식을 취한다.

랜턴을 끄고 하늘을 올려보니 반짝이는 별빛들이 많이 가깝게 다가온다.

어둠속이라 더욱 빛나는 별.. 1년에 몇번이나 이런 별들을 볼 수 있겠는 가..

마치 이산에 홀로 있는 듯한 오랫만에 느껴보는 호젓함이다.

배낭위에 카메라를 하늘을 향해 놓고 장노출로 찍어 보지만 허탕이다.

 

시간이 상당히 지났는 데도 컴컴한 하늘은 변하지를 않고 등로 옆 500미터 사이로 설치해 놓은

표지목만이 어느정도 진행했는가를 알려준다.

멀리 산과 하늘이 맞닿은 곳에 어슴프레한 구름모양의 띠가 간혹 보여 혹 운해를 볼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가져 본다. 오름길에 무릎위의 근육이 뻐근함이 전해 온다.

아마 뒤로 밀리지 않으려고 걷기 때문일 것이다.

능선아래는 바람이 별로 없지만 능선 날등을 진행할때면 찬바람이 볼때기를 내리친다. 

 

다시 몇분을 추월하고 진행하다가 또 휴식을 취한다.

멍하니 하늘의 별빛을 보다가 뒤에 랜턴 불빛이 가까워지면 나도 랜턴을 킨다.

이런 어둠속에서 랜턴없이 앉아있는 나를 발견하면 상당히 놀랄것  같아서이다.

큰 산언덕이 어슴프레 가로 막고 있다. 시간상으로 보아 끝청인 것 같다.

긴 오름길 중간에 또 랜턴을 끄고 홀로 휴식.. 적막감이 오히려 자유스럽다.

 

06시 39분.. 이정목을 보니 끝청이다.

아주 조금씩 산하가 밝아 온다.

걸어온 쪽을 보니 한계령 건너의 가리봉과 흰줄이 세로로 그어져있는 너덜산의 귀때기청봉이다.

멀리 가는 방향의 대청봉이 눈에 들어 오지만 미미한 여명의 징후는 보이지를 않는다.

 

몇컷 사진을 찍어보지만 아직은 빛이 적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바람이 센곳이라 그런지 눈이 휩쓸려 날카로운 모양도 만들어 내고

키작은 구상나무 묘목은 얼굴만 내밀고 있어 안스럽다.

둥그런 공이 보이는 중청봉 우측을 휘감아 돌자 몇시간 만에 인간의 불빛이눈에 들어온다.

중청대피소의 따듯한 불빛이다.

전보다 심한 고생은 하지 않았지만 악천후 고생끝에 저 불빛을 보았다면 아마 안도의 불빛 또는 생명의 불빛일게다.

 

 

이른 새벽의 한계령..

 

 

한계령 매표소..

 

 

 

 

끝청..

 

 

어둠속에 보이는 가리봉과 하얀 세로줄로 보이는 귀때기청봉..

 

 

대청봉과 중청대피소.. 그리고 속초의 불빛과 오징어 배의 불빛까지..

 

 

 

중청대피소~대청봉~희운각대피소 / 일출의 감동과 가슴벅찬 조망

 

혹시 일출을 볼까하는 마음에 대청봉으로 바로 향한다.

보기엔 그리 어렵지 않게 보이지만 명색이 남한 세번째 고봉인 데 호락할리가 없다.

다른때 보다 적은 인파지만 정상석 주변은 여러사람이 항상 탐을 낸어 북적인다.

제법 시야가 좋던 사방이 멀리 가리봉부터 바람과 함께 산을 덮기 시작한다.

일출의 기대는 없어진 것 같아 점봉산이 보이는 바위틈에 바람막이 자켓을 꺼내어 입고

앉아 뜨거운 커피를 타서 떡과 함께 요기를 한다.

 

잠시 후 탄성소리에 뒤를 돌아 보니 일출이 시작된다.

희뿌연 구름위로 작지만 강열한 빛이다.

수면위에서 떠오른 태양은 아니지만 산에서의 일출은 항상 감동이다.

내일이면 일출을 본다고 오늘의 몇배가 되는 산님들로 덮힐 대청봉이다.

중청대피소에서 잠시 보았던 누렁이가 어느새 올라와 있다.

저놈도 산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가는 개의 해가 아쉬운 것인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이 자유로워 보인다.

외로움과 자유는 어느 정도 맥이 같은 것인가..

어느 정도 일출이 끝나고 먹던 간식을 마져 먹고 배낭을 챙긴다.

 

정상부로 올라 사방을 조망한다.

동쪽의 해안선에서 얼마전 가을 흐린날 올랐던 남쪽의 점봉산과 서쪽으로 가리봉과 서북능선..

그리고 북쪽으로 공룡능선과 뒤로 이어지는 능선들..

우측으로 천불동 계곡과 화채능선까지..

운무에 휩쌓여 있던 산들이 금새 조망이 시원해졌다.

 

중청대피소로 향한다. 잠시 여유를 가진 후에 소청으로 내려간다.

능선상의 눈이라도 기온이 낮아 그대로 쌓여 있다.

용아능선과 공룡능선. 화채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멀리 북쪽을 보니 금강산 까지 보이는 듯 하다.  

가파른 철계단길이 나오고 완만한 곳은 엉덩이 썰매를 탄 자욱이 길게 나있다.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나도 타 본다. 손쉽게 내려 가고 재미도 있다.

다만 가속도가 붙으면 위험하니 가끔 브레이크를~

 

09:54분에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한다.

산님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이 보이고 매점에 다다르니 대피소에 있는 분이 반갑게 인사를 건낸다.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3,500짜리 캔맥주 하나를 시원하게 마시고 공룡능선 상태를

물어 보니 며칠전에 길이 뚫리기는 하였단다.

엄두도 나지 않았지만 그리로 가는 분들도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나 널널하다면 가리라 생각해 보았지만 오늘은 아니다.

 

대피소 주변은 동고비라는 작은새가 많다.

서울 근교에서도 많이 보던 것인 데 아마 먹이 때문에 이곳에있을 것이다.

여름에는 다람쥐가 지천이었는 데.. 대신 청설모 한마리가 주위를 돌아다닌다.

햇살이 중천에 올라 따사로움이 마치 봄날을 느끼게 하는 것이 졸음까지 밀려올 정도이다.

무너미 고개전 조그만 바위위에 올라서니 같이 간 분들이 과실주를 한잔 권한다.

인사를 하고 무너미 고개 삼갈래길에서 공룡능선 쪽으로 몇걸음을 가본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천불동으로 향한다.

 

 

대청봉 오름길에.. 가리봉이 순식간에 덮히고..

 

 

바람에 눈이 날리는..

 

 

대청봉에서 송년 해맞이를 기다리는 산님들.. 

 

 

감격의 눈물??

 

 

화채봉..

 

 

점봉산..

 

 

순식간에 덮히는 산들.. 이때만 해도 일출 포기..

 

 

잠시 후에 송년일출.. 개해(犬年)를 보내기 아쉬운지 견공도 일출을 본다..

 

 

구름을 뚫고서..

 

 

오색에서 올라 오는 산님들..

 

 

다시 시야가 걷히는 가리봉과 귀때기청봉.. 

 

 

황홀경..

 

 

온누리에 퍼지는 햇살..

 

 

 

 

공룡과 뒤로 마등령. 황철봉. 북설악까지.. 중간 천불동계곡과 우측의 화채봉..

 

 

대청봉을 내려서며..

 

 

 

 

 

 

 

 

 

 

점봉산..

 

 

중청봉.. 초광각이라 특이한 장면이.. 

 

 

뒤돌아 본..

 

 

소청봉으로..

 

 

소청봉으로..

 

 

 

 

좌측 용아능선..

 

 

서북능선과 가리봉 조망..

 

 

바람의 작품..

 

 

일망무제..

 

 

중청봉과 뒤로 대청봉..

 

 

가리봉과 귀때기봉을 당겨서..

 

 

 

 

북쪽..

 

 

어린 학생도 보이고..

 

 

용아능선과 우측의 가야동계곡..

 

 

소청봉에서..

 

 

커다란 배낭을 짊어진.. 1박을 할듯~

 

범봉과 뒤로 울산바위..

 

 

만물상과 천불동계곡..

 

 

동심의 흔적..

 

 

중간부의 산님들..

 

 

뻘줌한 똘배 새해 인사올립니다~..

 

 

가야동계곡 방향..

 

 

조망..

 

 

공룡능선..

 

 

 

 

저아래 희운각 대피소..

 

 

 

 

대피소 주변의 동고비..

 

 

익살스러운 눈사람..

 

 

희운각대피소를 떠나며..

 

 

희운각대피소~천불동계곡~설악동 / 천태만상의 풍경에 인간의 미미함을 느끼며

 

천불동의 급경사 내림길도 엉덩이 썰매장이다.

아까 탄 여파로 엉덩이가 축축해 조심스런 발걸음으로 그냥 내려 간다.

폭설로 인해 바위들이 모두 둥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더 포근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다.

설악동에서 올라 오는 산님들과 마주쳐 가끔 길을 양보하며 내려간다.

 

얼어 붙은 계곡엔 가끔 얼음 사이로 끊임없이 계곡물이 흐르고 바람한점 없는 계곡은

흰눈과 얼음만 없다면 봄으로 착각할 정도의 날이다.

고개를 들어 계곡을 올려다 보면 그웅대함에 놀라고 까마득한 계곡아래의 점으로 보이는

사람을 보면 인간의 미미함이 느껴진다.

 

이리저리 까마득한 철난간을 걷고 있으면 마치 선계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간혹 아이젠의 금속음이 귀를 거슬리기는 하지만..

산행시작 8시간이 지나는 데 힘든줄도 모르고 정신 없이

사진을 찍고 아래를 보니 양폭 대피소가 눈에 들어 온다.

계곡물을 떠서 산행진미 라면을 끓이는 풍경도 보이고 부산한 풍경이다.

 

이곳서 내려 가는 길은 올라오는 이들이 많이 보인다.

내일 일출산행을 위해 오르는 이들과 설악동에서 여기까지 올라 오는 이들로 인해..

 

11:55분 귀면암을 통과 한다.

아이젠을 계속 끼고 내려온 터라 발바닥이 화끈거린다.

15시까지 주차장에 도착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은 여유롭지만 계곡으로 들어간 흔적이

없어 족탕을 하지도 못하겠다.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이 눈에 들어오고 마등령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매표소가 나온다.

옥수가 흐르는 비선대에 잠시 눈길을 주고 설악동으로 향한다.

13시 28분.. 설악동에 도착해 10여시간 무박산행을 마친다.

 

 

 

2006년 마지막날 산행한 설악산..

설악산은 사계절 모두 멋진 풍경을 선사해준다.

특히 겨울 설악산의 멋은 눈과 함께 펼쳐지는 장쾌한 조망..

여러번을 가보았지만 늘 멋진 모습을 기대하며 찾고 또 가슴에 담아오는 산이다.

 

 

뒤돌아 본..  좌로부터 대청.중청.소청봉..

 

 

 

 

가야동계곡 방향..

 

 

공룡능선 입구..

 

 

아싸~ 천불동으로..

 

 

계곡의 시작..

 

 

 

 

 

 

속속 올라오는 산님들..

 

 

깊디 깊은 계곡..

 

 

 

 

 

 

얼어 붙은 폭포..

 

 

 

 

양폭대피소 전경..

 

 

양폭에서..

 

 

 

 

 

 

 

 

 

 

 

 

 

 

 

 

 

 

 

 

 

 

 

 

 

 

 

 

귀면암..

 

 

 

 

 

 

 

 

장군봉이 보인다..

 

 

 

 

비선대를 지나며 본 장군봉..

 

 

마등령~미시령능선이 보이고..

 

끝..

 

정해년 새해 황금 복돼지의 해 랍니다.

모든분들 건강하시고 많은 복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